소설리스트

회귀해서 미용재벌-83화 (83/200)

83화. 김소연의 (김다이어트)

나는 은서의 남자친구가 갑자기 개입하자 당황하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은서가 나섰다.

“가게 그만뒀다고 그러는 거야. 원장님이 나 때문에 힘들어한대.”

그러자 문신조폭이 나의 멱살을 쥐었다.

나는 순간 그의 카리스마에 눌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가게 그만 두던말던 내버려둬라. 앞으로 한 번 더 찾아오면 멀쩡하게 다니지 못할 거다.”

문신조폭은 강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 공장 창고에서 잠깐 보았던 그 카리스마 있는 눈빛이 더욱 강해져 있었다. 이제는 누구도 그를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대답만 했다. 문신조폭은 나의 멱살을 놓아주었고, 나는 그가 놓아주자마자 그곳을 벗어났다. 지금 당장은 그와 대결해봤자 아무 이득이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사실 1대1로는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치만 오늘의 치욕은 반드시 갚아 줄 것이다. 이제는 은서와의 일이 아닌 나 개인의 치욕을 갚기 위해서.

* * * * *

김소연 한의사의 병원은 문전성시였다. TV에 자주 나오기도 했고, 그녀의 능력도 워낙 출중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모양이었다. 나도 성인 여드름을 그녀가 치료해 주었던 적이 있었기에 그녀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와, 진짜 오랜만이에요. 박준수씨!”

김소연 한의사는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나는 지리산에 다녀온 일을 이야기 하며 아픈 곳을 말하였고, 침 몇 번과 물리치료로 금방 나아질 수 있었다. 치료를 마친 나는 다시 김소연 한의사와 마주했다.

“요즘 많이 유명해지셨더라구요?”

“유명한 걸로 치면 박준수씨도 만만치 않죠.”

두 사람은 그동안 각자의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었고, 이제는 그 분야에서 알아주는 유명인이 되었다. 그렇게 대화를 하던 중 김소연 한의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따르르릉.

“여보세요. 네, 안 그래도 그 일로 제가 연락을 드렸는데, 김다이어트 이거는 효과를 제가 장담합니다. 제가 얼마나 연구를 거듭한 건지 아시잖아요!”

김소연 한의사는 한의학과 피부, 건강, 다이어트 등 많은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한의사다. 나도 그녀가 앞으로 해나갈 많은 일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응원하고 있었다. 거기다 김다이어트는 공전의 히트를 하는 제품이라, 마다할 이유가 없는데, 왜 저러는 걸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미안해요. 일이 바빠서.”

“아닙니다. 바쁘시면 좋죠.”

“화장품 회사들이 보는 눈이 없어요. 맨날 지들 의견이 옳다고.”

“근데, 그거 특허는 내셨어요?”

“특허요? 아직 안냈는데.”

“빨리 내셔야죠. 그래야 나중에 비슷한 거 나오는 것도 막고 그러죠.”

“어머, 난 그건 몰랐네. 그거 어떻게 하죠?”

김소연 한의사는 아직 특허를 내지 않은 상태인데, 그건 사업이 성공할 시에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했다. 나는 일단 그녀의 제품을 특허 내는 일을 도와주기로 한다. 이미 앞전에 했던 것이라서 어렵지는 않았다.

“고맙습니다. 준수씨.”

“아닙니다. 저도 마침 화장품 회사를 준비하는 중이라서 공부도 되고 좋죠.”

나는 김소연 한의사에게 화장품 회사를 런칭한다는 말을 일부러 흘렸다. 그녀가 준비하는 김다이어트가 앞으로 히트 칠 것을 알기에, 그녀와 손을 잡고 싶어서였다.

“어머, 화장품 회사를 준비 중이시라고요? 그거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잘 될 겁니다. 제가 안목이 좀 있거든요.”

김소연은 나의 말에 솔깃하였다. 그녀가 준비하는 제품이 잘 될 건지 물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결코 나의 회사와 손을 잡을 생각은 없었다.

“그럼 제 제품은 어떤지 좀 봐주시겠어요?”

나는 김소연이 걸려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제품이 잘 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그걸 우리 회사로 가져오기 위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주어진 것이다.

“그 전에 저도 선생님 제품을 런칭하고 싶은데요. 그 기회를 저한테도 주시죠?”

“네? 아니…, 그건 좀 곤란한데.”

김소연은 나의 제안이 크게 와닿지 않는 듯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기사 김소연 같이 유명한 사람이, 갓 만들어지는 신생 회사에 합류한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본인 손해일 수 있으니.

“그거 히트 칠겁니다. 제가 장담하죠. 그니까 대형 회사보다는 신생이랑 계약해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하게 계약하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무모하다. 사실상 회사의 이름만 지어진 셈인데 막 던지는 셈이다. 아무리 김소연이라고 해도 신생 화장품 회사와 작업하게 된다면,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미래를 안다고 해도, 다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제가 지금 계약을 하려고 하는 데가 있어서 거기랑 하게 될 것 같아요. 준수씨 회사는 나중에 연락을 드리죠.”

나는 이대로 김소연 한의사를 보낸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제품은 다이어트 제품을 필두로 그 후에도 히트하긴 하지만 다이어트만큼은 아닌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것도 선정이가 한동안 그 제품을 사다 먹어서 알게 된 일이었다. 나의 모든 지식은 선정이가 넣어 준거나 다름없었다.

“저희는 첫 출시 한 달 동안 수익을 전부 김소연님에게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후부터 받는 걸로 하죠.”

나는 이대로 대어를 보내는 것보다는, 큰 미끼를 던져서 훗날을 도모하는 것을 택했다. 그녀의 제품은 후로도 몇 년은 히트를 치는 걸 알기에 할 수 있는 도발이었다.

“정말이에요?”

김소연은 나의 말에 솔깃하였다. 한 달 매출을 고스란히 준다는 것은, 어느 회사에서도 듣지 못한 파격적인 제안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준수가 제안하는 그 회사는, 도무지 신뢰를 할 수 없어 보였다. 그 신뢰를 갖게 해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말입니다. 제가 보증하죠.”

“그럼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직접 보여주시죠. 창업 회사이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있을 거잖아요?”

김소연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미끼를 물었다.

“네, 그럼 조만간 연락드리죠.”

나는 그날 저녁, 창립 멤버들을 소환했다.

* * * * *

“당장 무슨 수로 회사를 차리무니까? 말이 되무니까?”

내가 딜레이 했던 창립을 갑자기 서두르자고 하니 다들 당황해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창립을 하지 않는다면, 김소연 김다이어트라는 거대한 제품이 물 건너 갈 것이다. 그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공전의 히트를 할 제품을 지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걸 그냥 보낸다면 우리는 땅을 치고 후회할 겁니다.”

“그게 무슨 제품이죠?”

“다이어트 제품입니다.”

나의 말을 들은 은미는 코웃음을 쳤다. 지금까지 다이어트 제품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저기 다이어트 제품은 아직 엄청난 성공, 그니까 준수씨가 말하는 공전의 히트를 한 적이 없어요. 그게 히트한다는 생각은 준수씨만의 착각이 아닐까요?”

나는 김소연이 히트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게 왜 히트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내가 히트한다고 하면 히트한다’라고 우긴다고 이 사람들이 들어줄 리도 없다. 그렇다면 원래 계획하고 있었던 가발을 붙이는 사업을 먼저 런칭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김소연도 끌어들인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일단 요즘 가발 붙이는 것이 붐인데, 그 휴우증이 장난 아닌 거는 아시잖아요. 그 때문에라도 우리 회사가 런칭해야죠. 제가 제안한 그 방법은 홍부자 선생님도 인정한 방법입니다. 그게 히트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시죠?”

나의 말대로 가발을 붙이는 것이 대유행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은미도 얼마 전에 가발을 붙였다가 뗀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가발 붙이는 거 정말 힘든 작업이더군요. 그때 고생 많았잖아 자기.”

은미는 갑자기 노랑머리의 손을 턱 붙잡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미 끈적한 사이가 되었고, 노랑머리는 은미의 전용 미용사가 되어 있었다.

“응. 우리 은미 머리 다 뽑혀서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데.”

‘어유, 놀고 있다.’

나는 둘이 그러는 것을 보고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지만, 꾹 참고서 다시 말을 하였다.

“지금 휴우증이 심각한 시점에 더 좋은 제품이 나와야 하는 거죠. 앞서 매직약 첫 A제품이 실패하고 C제품이 성공했던 것은 A의 단점을 보완한 C라는 이미지가 제대로 먹혀서 그랬어요. 사실상 두 제품은 겉만 다른 같은 제품이었음에도 소비자는 더 업그레이드 된 거라고 생각 했고요. 지금도 그러합니다. 부작용이 넘쳐나는 시점에 내놓아야 하는 거에요.”

“그래, 좋습니다. 그건 설득이 되었어요. 앞서서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면 한 달 이내에 테이프 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다 해놓은 작업이니까요. 그건 이은미씨에게 달렸어요. 투자를 해야 하니까요.”

조씨는 믿을만한 청사진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자기가 회사에서 짤리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이미 다 준비해놓고 있던 것이니, 내가 더 손볼 것은 없어 보였다. 그를 포섭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제 은미의 결정만이 남았다. 그녀의 투자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은미는 망설이고 있었다. 지금 그 돈을 주식에 넣었는데, 그게 엄청 오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빼는 것이 싫은 탓이었다.

“난 반대입니다. 투자금을 아직 뺄 생각이 없어요.”

나는 은미가 그렇게 나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노랑머리를 통해서 그녀의 근황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최근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고, 그 주식이 지금 상한가를 치고 있어서 돈으로 빼는 일이 어렵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곧 주식이 땅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다. 은미의 자본을 그대로 둔다면 얼마 되지 않아 반 토막이 날 텐데 그걸 그냥 둘 수는 없었다.

“그럼 투자하지 마세요. 제가 가진 주식을 팔면 됩니다.”

“뭐라고요?”

은미는 내가 어디에 주식을 넣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 주식은 지금 최고로 올라가고 있는데 그걸 판다니 놀랄 수밖에.

“그걸 지금 판다고요? 제정신이세요?”

“은미씨, 제가 우리 한 원장님 말려서 달러 사게 한 이야기는 들으셨어요?”

나는 노랑머리를 시켜서 한 원장이 달러와 금을 샀던 이야기를 미리 하게 했었다. 은미가 나를 믿게 된 것도 노랑머리의 입담이 한몫했다.

“그, 그건 들었어요. 그래서 뭐요?”

“조만간 주식이 갑자기 하락하는 일이 생길 겁니다. 그때 빼면 이미 늦은 건 아시죠?”

“어머, 그거야 순전히 추측 아닌가요? 갑자기 하락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믿지 마세요. 난 경고 했으니까.”

“그, 그래서요? 내가 주식을 빼면, 나중에 다시 투자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신네 회사에 투자하면 투자금이 없어지는데!”

은미는 지금 주식투자에 엄청난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라, 그걸 못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거기다 투자금을 다른데다 쓰고, 다시 주식투자를 못하게 한다면, 당연히 화가 날 것이 분명했다.

“그 투자금은 6개월 뒤에 다시 생길 겁니다. 우리가 수익을 내서요.”

“말 그렇게 함부로 하는 거 아닙니다. 그 돈이 얼만 줄 알고 그러는 거죠?”

“만약 수익이 없다면 내 전재산을 팔아서라도 줄 거라고요!”

나는 은미가 너무 답답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스으윽, 턱.

그때였다. 누군가 그 공간으로 들어왔다.

회귀해서 미용재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