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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미용재벌-142화 (142/200)

142화. 가 기자를 잡아라(3)

“그게 왜 말이 안 되죠?”

배영석이 황당해 하며 말했다. 그로서는 이해가 되질 않는 반응이었다.

“전관예우 몰라요? 이 사람은 그걸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구요. 그 전관예우를 사용하려고 줄을 선 로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아, 전 그게 뭔지 몰라서………….”

오재훈은 검사에서 곧 내려오는데, 변호사가 되고 첫 사건은 무조건 프리패스다. 전관예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무죄를 받곤 한다. 그게 사법부의 민낯이었다.

그러자 오재훈이 배영석을 보며 말했다. 굉장히 자상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였다.

“제가 맡아드릴 테니 영상을 불법으로 만들어 유포한 사람들 싹 다 고소하시겠어요?”

“재훈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준희가 발끈하며 말했다. 전관예우는 부르는 게 값인데, 지금 돈을 안 받고 해주겠다는 말이 아닌가?

“아, 저는 좋지만.”

“그게 얼마짜린지나 알고 하는 말이에요? 태어날 아기한테 뭔가를 해줘야지!”

준희가 발을 동동 구르며 오재훈을 끌고 갔다. 그러자 오재훈이 준희의 손을 잡고 웃었다. 배영석은 약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우리는 형님이 있잖아요. 형님 돈 엄청 많아요.”

그 말을 들은 나와 김설아가 피식 웃었다. 맞는 말이긴 하다.

“아니, 그래도!”

“됐어. 내가 니들 먹여 살릴 능력은 되니까 그냥 해. 대신 제대로 싹 다 잡아 넣어야 해?”

“네, 형님.”

“그럼 기왕 이렇게 된 거. 이번 사건을 이슈화 시키는 건 어떨까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드는 거죠. 정치인으로 첫 발걸음을 떼는 시점이잖아요. 여성들의 편이 되어 준 오재훈? 그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김설아의 말에 다들 무릎을 탁 쳤다. 오재훈만 쑥스러워 했지만, 싫은 건 아니었다. 나도 이런 사건을 그냥 묵힐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기사화를 하는데 그쳤을 것이다.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그렇게 하죠. 그래야 전관예우를 제대로 써먹는 것 같네.” “네, 형님.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오재훈이 변호를 맡게 되자, 배영석이 좋다고 사인을 해 주었다. 배영석은 평소에도 오재훈의 팬이었다고 했다.

“이제 맡길 테니까. 제대로 잘 좀 부탁드립니다.”

배영석의 말에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우리가 반드시 이길 테니까요.”

우리는 이미 한 덩어리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 * * * *

오제훈과 준희는 소송 중비를 하러 가고, 나와 김설아는 동대문으로 향했다.

“근데 비디오를 유통하고 만든 사람들을 어떻게 다 잡아요? 그런 거는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때는 2021처럼 유투브가 없어서, 비디오를 통해서 영상이 유통되었다. 덕분에 비밀리에 영상이 유통되는 일이 허다했다. 불법이 판치는 시대라 하겠다.

“검은 시장이죠. 그러니 우리도 검은 방법을 써야하지 않겠어요?”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되나요? 경찰이 하는 일이 그런 사람 잡는 걸 텐데.”

“글쎄요. 이런 건 유야무야 묻히는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비디오에 나온 여자 연예인을 욕하곤 하죠. 왜 피해자를 욕하는 걸까요?”

“그러니까요. 정말 화가 나요.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때는 2021년과 많이 달랐다. 여자가 성적인 수치심을 당하면 그것이 여자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시기였다.

“근데 검은 방법이란 게 뭐죠?”

“흥신소라고 알아요? 거길 이용하는 거죠. 아마 비디오를 유통하는 몸통을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 당시 흥신소는 그 자체가 불법이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더 불법을 저지르곤 했다. 좋은 의도의 사람도 많았지만, 불법을 깔고 하는 장사기 때문에 악용되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서 불륜 현장 촬영? 같은 것을 주로 하곤 했다.

“어머, 그 사람들이 형사도 아니고 어떻게 그래요?”

“법을 안 지키고 수사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

수사를 하는데 앞서, 수사법이라는 것이 있다. 미란다 원칙 같은 것을 고지하는 것이 그 중 한가지다. 그렇게 절차와 형식이 있기에 그걸 지키며 범인을 잡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경찰의 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네? 그게 무슨?”

“암튼 다 왔어요. 그냥 차에 있어요. 험악한 분위기가 될 거니까 안가는 게 좋겠어요.”

“그럴수록 더 가야죠.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야 하니까요.”

“아…… 그러면 같이 가죠.”

김설아는 입술을 꽉 깨물고 내 뒤를 쫓아 나왔다. 그녀가 따라 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후에는 안 따라 나왔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녀석이 아주 괜찮은 사람을 소개해 주었어요. 그 녀석이 뒤에서 봐주고 있는 애들이라면서.”

“아는 사람 누구? 나도 아는 사람인가요?”

“알 수도 있는 사람?” “으음?”

나는 빙긋 웃고는 김설아의 손을 잡고 건물에 들어갔다.

건물은 오래 된 외관이었지만 깔끔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김설아가 알 수도 있는 사람은 바로 노랑머리다. 그가 회귀 전, 감옥에 있을 때 알았던 사람이 수사에 재능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를 젊어서부터 후원하여 경찰로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성질이 너무 과해서 금방 경찰을 때려치웠다고 했다. 수사 쪽으로 머리가 좋은 녀석이라 그냥 묻히기가 아까워서 흥신소를 차려주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능력이 좋은 거겠지.

우리는 금세 놈의 아지트 입구에 섰다.

* * * * *

흥신소, 말이 좋지 조폭들 소굴 같은 곳이었다. 아마 전에 유 사장을 혼내주었던 그들도 흥신소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나와 김설아가 들어서자 웬 조폭들 같은 놈들 여럿이서 한꺼번에 절을 하였다. 나도, 김설아도 놀라서 뒷걸음 쳤다.

김설아는 그때까지 모자와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아, 네에.”

“아 깜짝이야.”

그러자 흥신소 사장이 호탕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서오세요. 울 형님이 얼마나 신신당부를 했는지 모릅니다.”

그가 지칭하는 형님은 바로 노랑머리다.

“안녕하세요. 제가 의뢰를 할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네, 말씀 하시죠. 엇? 혹시 김설아 씨 아닙니까?”

사장이 그렇게 말하자 덩치들이 한꺼번에 놀라서 김설아를 쳐다보았다. 김설아는 더 감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웃으며 마스크를 벗으며 수줍게 인사했다. 그러자 덩치들이 또 한꺼번에 눈이 동그레졌다. 놀랍고, 기쁘고, 신기하고, 감동적인 표정들이 한 눈에 보였다.

“으악, 내가 김설아를 보다니.”

“오늘 잠은 다 잤습니다, 형님.”

“나는 김설아 씨 선전하는 것만 쓴다고요.”

조폭들이 하도 재잘대는 바람에 한동안 내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저들은 마치 보석을 다루듯이 김설아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감사합니다. 제가 사인을 다 해드릴 테니, 다들 저희 의뢰를 열심히 좀 해주시겠어요?”

김설아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김설아의 목소리를 들은 덩치들이 또 감동과, 눈물과, 의지를 표현하는 눈빛을 보여주었다. 정말 단순한 사람들 같았다.

다들 한 목소리로 ‘네!’를 외쳤다.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김설아는 그들의 행동을 보며 혼자 웃느라고 바빴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는 정말 기쁠 거예요.”

그러자 또 덩치들이 감동하고, 눈물을 훔치고, 좋아서 뛰고, 주먹을 꽉 쥐고 난리도 아니었다. 저들의 모습은 코디미의 한 장면 같았다. 당시 조폭 마누라 같은 영화가 유행하던 때라서 저들의 모습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사실 무서운 분들임에도 말이다.

“그래서 의뢰하실 일이 무엇인가요?”

사장의 말에 다들 입을 다물고 경청했다. 자기들에게 직접 의뢰를 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우리를 쳐다보았다. 김설아의 약발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배양 비디오 다들 아시죠?”

내 말에 덩치들이 수군수군댔다. 자기들도 이미 다 돌려본 모양이었다. 하긴 그때 그 비디오는 유행에 가까웠다. 그런 짓을 하는 일에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그……그게 왜요?”

한 덩치가 당황하며 말했다. 그는 눈까지 빨개져 있었다. 아마 많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거 유통한 사람을 찾아서 고소하려고 합니다. 그런 걸 유통하는 건 범죄니까요.”

그러자 눈 빨간 그 덩치가 더 흥분해서 말했다.

“보……보. 본건 괜찮겠죠?”

그러자 김설아가 빵 터졌다.

“네에,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죠. 이런 건 복사해서 유통한 사람이 문제니까요.”

그러자 그 덩치들 중 반의 얼굴이 붉어졌다. 저들이 복사해서 유통하였던 모양이다. 사실 정말 많은 남자들이 복사 후 전달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그때는 불법 복제도 불법으로 여겨지지 않던 시대니까.

저들의 표정을 본 김설아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 법으로는 복사와 유통만으로 잡아넣을 수 없다고 하고요. 그걸 돈 주고 판 사람이 문제에요. 우리는 그들을 잡아넣으려고 하는 거구요.”

김설아의 말을 들은 덩치들 중 한 사람이 발을 살짝 뒤로 뺐다. 나는 그걸 놓치지 않고 그 사람을 잡았다.

“뭔가 알고 계신 게 있으신가보네요?”

그러자 그 덩치가 내 손을 뿌리쳤다. 나는 놈의 손에 넘어질 뻔하였다. 그러자 사장이 달려와서 놈의 멱살을 쥐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새끼가…. 죽고 싶어?”

“죄, 죄송합니다, 형님.”

“너 뭔가 알고 있는 거야? 돈 주고 판 놈들 누군지?”

그러자 그 놈이 사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장은 놈의 무릎을 발로 깠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당장 가서 잡아와.”

사장이 놈을 발로 까서 넘어뜨렸다. 놈은 넘어졌다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서는 다시 무릎을 꿇었다.

나는 더 맞게 놔두면 안 될 것 같아서 사장을 잡았다.

“아니, 그건 경찰이 할 일이구요. 여기서는 그 사람의 정체와 있는 곳을 은밀하게 알려주시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 유통을 한 사람들을 더 알아봐 주시면 좋구요. 우리가 하려는 것은 그런 유통이 불법이고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전국에 알리려는 겁니다. 그게 불법이고, 또 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을 다들 알아야 합니다.”

그러자 그 곳에 서있던 덩치들이 전부 고개를 숙였다. 저들은 비디오를 다 본 모양이었다. 한 놈도 고개를 든 놈이 없었다.

김설아는 그 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거의 다 봤다는 건 예상한 일이었지만, 눈앞에서 확인을 하니 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흥신소는 덩치를 앞장세워서 빠른 수사를 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비디오 유통 업자를 찾아냈다.

우리는 발 빠르게 움직여서 놈들과 가 기자를 바로 고소하였다. 양 기자는 사람을 보내서 우리가 하는 일들을 고스란히 카메라로 담았다. 이 일로 오재훈의 인기는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 차장에게 전화가 왔다.

“고소장 넣었던데? 그거 통과되기 힘들 거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 차장이 제동을 걸어왔다.

회귀해서 미용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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