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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서 미용재벌-180화 (180/200)

180화. 이 차장의 반격(2)

이 차장은 앞서 재준이 데리고 왔던 그자를 불렀다. 그자는 작은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는 자인데 아주 비밀스러운 일만 해내는 사람이었다.

“자네로군.”

“네? 저를 아시나요?”

이 차장은 앞서 그를 봤지만, 그자는 이 차장을 봤던 것을 잊었을 것이다.

“일을 아주 잘한다고 들었어.”

“그럼요. 돈을 아주 많이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내가 아주 많이 줄 생각이야.”

“시키실 일이 무엇인가요?”

“아이를 납치해줘야겠어.”

남자는 순간, 이 일이 전에도 했던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묘하게 기시감이 들었다.

“납치하는 것은 일도 아니죠. 그래서요?”

“아이를 죽여줘야겠어.”

남자는 화들짝 놀랐다. 지금까지 그런 짓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네? 아 그건 좀 그런데요? 사람 죽이는 것은 가능한데, 아이를 죽이는 것은 좀…….”

“너 내가 누구인지 알지?”

남자는 이 차장을 흘끔 쳐다보며 말했다. 이 차장에게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기가 죽을 정도였다. “알죠. 대한민국에서 이창민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럼 내가 여기서 내 의도를 알고 나가는 너를 그냥 둘 것 같아?”

“네? 아니 제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요?”

이 차장은 남자의 멱살을 쥐었다가 놓았다 하며 협박조로 말했다.

“내게 지령을 받고서 안 하겠다고 하고 나가면 니 목숨이 사라질 거라는 이야기야.”

“아, 그치만 아이를 어떻게 죽입니까?” “20억을 주겠어.”

남자의 눈이 번쩍 뜨였다. 상상도 못했던 금액이니까. 솔깃한 제안이니까.

“네? 지……진짜에요?” “그래, 납치해주면 5억, 죽여주면 20억. 토탈 25억이네.”

“그럼 이야기가 달라지죠.”

남자는 욕심에 눈이 멀기 시작했다. 돈 앞에서 이성을 잃는 일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나 이런 사람에게는 더욱 더.

좀 전의 양심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 당시 20억이면 건물을 사고도 남을 금액이니까.

“납치해서 오재훈이 스스로 물러나게 되면 5억 더 주고 끝나는 거고.”

“납치하고 오재훈이 물러나면 십억을 준다는 이야기죠? 납치해서 아이를 죽이면 25억을 준다는 거고?” “그래, 그렇게 되는 거지.” “하, 왠지 죽이고 싶어지네.”

남자의 혼잣말을 들은 이 차장이 피식 웃었다. 남자가 자신의 미끼를 제대로 물었음을 직감했다.

“죽이는데 실패해도 또 죽이면 돼. 언제든 죽이기만 하면 돈을 한꺼번에 줄 생각이야.”

“만약 죽이는데 실패해도, 그걸 포기하지 않고 또 하면 반드시 돈을 준다는 이야기죠?”

남자가 이 차장 쪽으로 몸을 가까이하며 말했다. 이 차장의 말에 아주 솔깃하다는 뜻이다. 이제 남자는 이 차장의 의도대로 움직일 것이다.

“그렇지. 대신 죽이는데 실패하면 신분 세탁도 해줄 수 있어. 니가 원하는 것을 전부 들어줄 생각이야.”

“오, 그럼 죽일 때까지 서포트를 해준다는 이야긴가요?”

“그래, 수십 번 시도해도 괜찮아. 그만큼 내가 보상을 해줄 생각이야.”

“참나.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남자는 살짝 망설이고 있었다. 이 차장이 내건 조건들이 너무 파격적이라서.

“믿지 않으면 너는 죽는 거고. 믿으면 돈이 생기는 거지.”

“어찌됐건 아이를 납치해야 하는 거네요.”

“그래, 그렇게 되는 거지.”

“좋습니다. 하겠습니다. 이 일은 계약서를 좀 써야 할 것 같은데요?”

“얼마든지.”

이 차장은 계약서까지 써주며 남자를 홀렸다.

남자는 이제 아이를 납치할거고, 죽이게 될 것이다. 성공할 때까지 할 테니 무조건 성공한다고 봐야 하겠지.

이 차장은 오재훈이 미쳐서 죽어가는 꼴을 생각하니 체증이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오재훈이 스스로 무너지게 되면 정치인으로서의 생명도 끝날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이 차장이 만들 것이니까. 만약 오재훈이 정신을 차린다면 그것도 처리할 방도가 있었다. 그를 냉혈한으로 몰아가면 된다. 자식이 죽었는데도 서울시장에 목메는 미친놈으로 만들 것이다. 어떻게든 오재훈을 무너트릴 것이고, 계획은 이미 수만 가지다.

* * * * *

“오빠!!!!!!!!”

준희의 아이가 죽었다. 납치해서 죽임을 당했다. 누가 그런지도 알 수 없다. 경찰은 아이를 죽인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너무 어린 아이가 그토록 잔인하게 죽다니 용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범인을 찾기 전에 아이를 살려야 했다. 반지가 있으니 그걸로 아이부터 살려야 했다.

“박준수에게 반지가 있었구만?”

이 차장은 회귀의 반지가 가져오는 두통을 느꼈다. 아이를 살리려고 박준수가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5억의 힘은 실로 대단하지.”

이 차장은 피식 웃었다. 놈이 박준수의 방해로 실패했다고 쳐도, 또 도전할 것을 알기에.

“오빠!!!!!!”

박준수가 회귀해서 아이를 살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아이가 죽었다. 이토록 황당한 일이 있을까?

박준수는 또 회귀의 반지를 썼다. 하지만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가 죽는다. 살리고 또 살려도 자꾸만 일이 벌어지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근본부터 찾아내어 해결해야 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 * * * *

나는 깨달았다. 반지를 사용해서 아이를 살려도 계속해서 아이가 죽을 거란 사실을.

이 일을 시킨 사람은 분명 이 차장일 것이다. 그가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할 사람도 없다. 대체 왜 어린 아이를 잔인하게 몇 번이고 죽이는 걸까? 그는 악마였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자기도 아이가 있는 사람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나는 당장 이 차장을 찾아갔다. 얼마간 겪은 일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이 차장은 내가 찾아올 것을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반갑게(?) 맞아주었다.

“왔구만?”

나는 다짜고짜 이 차장의 멱살을 잡았다. 그의 비서가 나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이 차장이 손을 들어서 말렸다. 그 포즈 자체부터 역겨웠다. 점점 사람의 껍데기를 벗어던지는 놈의 모습은 역겨워서 냄새까지 날 지경이었다.

“당신이 시킨 거지?”

“뭘?”

이 차장은 대답하면서 피식 웃었다. 사악하고 역겨운 미소였다.

이 차장은 비서에게 가라고 눈짓했다. 비서는 우리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자리를 떴다.

“니가 내 조카를 죽이려고 하는 거잖아!”

“니 조카가 죽었어? 언제?”

이 차장은 무슨 말을 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거렸다. 한 대 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참았다.

“아직 죽지 않았어. 하지만 니가 계속 죽이는 거잖아!”

“그럼 니가 계속 살리는 거네? 반지가 또 있는 거야?” “그래, 내게도 반지가 있다! 어쩔 건데?”

“어쩌긴? 계속 니 조카도 죽어야겠지.”

“미친 새끼!”

퍽.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보다 주먹이 먼저 터져 나왔다.

이 차장의 입술에서 피가 흘렀다. 나는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턱.

비서가 어느새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았다.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놔, 저 새끼는 죽어야 해! 사람이 아니야! 저 새끼는 악마새끼라고!”

그러자 이 차장이 껄껄대며 웃었다.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악마새끼 좋네. 그러면 악마의 새끼이니 곧 악마가 되겠군? 더 강해진다는 소리로 들려.” “미친 새끼야! 니가 그러면 나는 계속해서 살릴 거야! 그리고 꼭 놈을 잡을 거야. 누가 이기는지 해 보자고!”

이 차장은 다시 비서를 보냈다.

비서는 으레 있는 일인양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나는 비서가 나가자마자 이 차장의 멱살을 쥐었다.

“너 모르는구나?” “뭘 몰라!? 너보다 많이 알아!”

이 차장은 재수 없게 피식 웃고는 멱살을 쥔 내 손을 떨쳐 냈다.

“해리 말이야. 해리가 자기가 죽었다가 살아난 걸 기억하기 시작했어. 해리가 너랑 연인이었던가? 니가 자기를 스타로 만들어주었다고 하더군?”

“그걸 어찌?”

“기억해 낸다니까?”

나는 잠시 이 차장의 말에 혼돈을 느꼈다. 정말 해리가 기억을 한거라고? 하지만 이 차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었다. 놈이 몇 가지 상황으로 추론해 낸 거라고 생각했다.

“거짓말하지 마. 그걸 어떻게 기억해 낸다는 거지? 말이 된다고 생각해? 니 상상만으로 나를 혼란하게 하려는 거면 그만 둬. 나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야.”

“너를 배신하고 재준에게 갔던 것을 후회하더라고? 니가 자기에게 가장 잘해준 사람이었다고 했어. 시상식에서 니가 항상 뒤에서 지켜봤다면서?”

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건 정말 해리와 나만 아는 이야기인데, 정말 기억이 났다는 것이 아닌가?

“그, 그래서 뭐? 해리가 기억하던말던 나는 그 여자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게 어떻다는 거지? 아이를 죽이는 것과 무슨 상…….”

나는 말을 하다가 멈췄다. 이 차장의 말인즉슨, 아이도 해리처럼 자기가 죽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그래, 니 조카도 자기가 죽는 순간을 기억해낼 수 있다는 거야. 그러면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겠어? 몇 번이나 죽었던 그 고통스러운 순간을 기억해낸 아이가 정상이겠어? 자꾸 살려내면 그런 부작용이 있다니까?” “하, 그……그건 몰랐는데.”

“어쩌면 오재훈이도 기억이 날지도 모르겠네. 오재훈이도 몇 번 살아났지 아마?”

나는 얼마 전의 일을 기억해 냈다. 준희가 했던 말, 오재훈이 죽었다가 살아난 기억이 있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럼?” “그래, 멍청한 놈아. 니 조카 미칠지도 몰라. 니가 계속 살리면 말이야.”

“미친 새끼!”

퍽.

나는 다시 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사람이 아닌 새끼에게 자비는 없다. 놈의 몸에 올라타서 미친 듯이 주먹질을 해댔다. 이 차장은 맞으면서도 실실 쪼갰다. 아주 역겨운 미소였다. 비서가 빠른 속도로 다가와서 나를 밀쳐냈다. 나는 밀쳐지는 순간까지도 놈을 패는데 집중했다. 한 대라도 더 때려죽이고 싶었다. 사람이 아닌 놈은 살 가치가 없다.

“죽어! 넌 죽어야 해!”

“내가 방법을 하나 알려줄까?”

이 차장이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 차장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반지를 이용해서 놈이 서울시장에 도전하지 못하게 해야 해. 아예 처음부터 정치는 꿈도 꾸지 못하게, 그래야 내가 아무 짓도 안 할 거거든.”

나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놈이 어떻게 해서든 대권을 손에 쥘 것이라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놈을 막을 사람은 지구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나를 보면서 낄낄거리는 놈의 모습은 진정으로 악마였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치고 반지를 이용해도 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놈의 플랜은 사람이 막을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놈을 막을 방법은 단 하나라는 것을.

회귀해서 미용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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