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 죽음을 거부하는 까마귀(13).
* * *
용사의 여정은 굉장히 위험하다.
대륙을 돌아다니며 자연 절경을 눈에 담고 여러 문화를 경험하는 둥 하는 모험 이야기는 소설에나 나올 법한 망상에 가깝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싹 틔운 사랑과 우정은 언제 잃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위태로운 감정이었다.
어제 함께 했던 동료가 내일도 살아있으리란 확신이 없으니.
용사와 동료들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발버둥 치며 마왕을 향해 나아갔다.
애쉬와 강아진도 마찬가지였다.
강아진은 용사들의 고난을 알면서도 애쉬를 뒤따랐다.
“…후우. 애미 시발. 이제 여한이 없다.”
매 전투가 위기의 연속이다.
강아진의 실력으로 애쉬를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떻게든 버려지지 않으려고 무리한 결과, 강아진의 몸은 성한 구석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성수가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도대체 왜 계속 따라오려는 거야, 병신아.”
“……돼지한테 돼지라고 하면 화내는 거 알아? 나 진짜 화내기 전에 병신이라고 그만해.”
“병신.”
강아진이 오른팔을 들어보였다.
상완 아래로 잘려나간 상태라 팔이라 부르기도 애매할 지경이었다.
처음 애쉬를 만났을 때는 그래도 손목까지 남아 있었는데.
“이젠 진짜 병신 됐네. 혼자선 딸딸이도 못 치는 병신….”
강아진은 그나마 멀쩡했던 왼팔을 흔들어보았다.
손목 아래로 덜렁거리고 있었다.
마족에 의해 당한 것이라서 소생이 불가능하다.
평생 손도 없는 병신으로 살아가게 생겼다.
그 사실이 강아진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차라리 다리를 가져가지….”
“야 시발, 울어? 진짜로? 와, 미치겠다.”
애쉬가 헛웃음을 흘렸다.
우는 이유가 고작 딸딸이라는 게 어이가 없었다.
“물의 정령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디네인가 뭔가 하는 년한테.”
“…그거 좀 괜찮네.”
잠깐 고민한 강아진이 울음을 뚝 그쳤다.
애쉬는 그런 강아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원래부터 글러먹은 새끼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제 그만 돌아가지 그래? 끝까지 따라올 필요 없어.”
“…….”
“이 정도 업적이면 뒈질 때까지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거 알지? 네가 좋아하는 여자, 실컷 사서 안을 수 있다고. 팔 없으면 어때, 위에서 여자가 알아 움직여줄 텐데.”
“…….”
애쉬가 강아진을 일으켜 세웠다.
불편하지 않도록 부축했다.
“내가 알아서 마왕 죽일 테니까. 괜히 욕심내서 이 지랄하지 말고 그냥…. 하아, 그 표정 존나 짜증나는 거 알아? 용사도 뭣도 아닌 새끼가….”
강아진의 왼팔을 제 어깨에 걸치고 천천히 움직였다.
남이 자신의 몸에 손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애쉬인데.
애쉬는 강아진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기댈 수 있게 해주었다.
강아진은 그런 애쉬를 슬쩍 흘겨보았다.
전장에서도 환하게 빛나던 외모가 보였다.
그러나 강아진의 시선은 잿빛의 머리카락에 머물렀다.
찐득한 핏물과 엉켜있는 회색빛.
한 걸음 모자라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남자가 배팅을 했으면 끝까지, 인생까지 걸어야 진짜 남자인 거다.”
“뭐라는 거야, 병신아. 진짜로 뒈지려고?”
“…네 처녀보지 따먹기 전에는 안 돌아가.”
“그냥 죽어라, 죽어. 걱정하는 내가 병신 같잖아, 쓰레기야. 길바닥에서 추하게 죽어버려.”
“…으갸갹! 히익, 히이잇! 헤으으응!”
하복부와 불알과 전립선에 새겨진 각인 마법이 애쉬의 의지에 반응하며 발동됐다.
사정보다 격한 쾌락이 강아진의 하반신을 덮쳤다.
강아진은 사정을 억제 당한 채 쾌감에 허우적거렸다.
침을 흘려대며 애쉬에게 매달렸다.
“어휴, 시발.”
애쉬는 투덜거리면서도 절정에 이른 강아진을 질질 끌고 함께 걸었다.
그 걸음은 최전선에서 마왕 바알을 마주하며 끝이 났다.
“…….”
찬란한 은빛 광휘가 전장에 휘몰아쳤다.
* * *
여자의 보지를 실제로 처음 본다.
노모 야동으로만 접하다가 내 눈으로 실물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얼른 빨아, 강아진.”
애쉬의 손이 내 머리를 꾹 눌렀다.
그 손길을 따라 고개를 숙여 먹음직하게 차려진 보지에 얼굴을 갖다 댔다.
움찔거리며 떨리는 보지가 후끈한 습기를 뿜었다.
나는 혀를 내밀어 애쉬의 보지를 핥았다.
할짝. 할짝.
인터넷 낭설에는 그런 말들이 떠돌고 있다.
남성 호르몬이 남자들을 좆의 노예로 만들지 않았다면, 여성의 음부는 자지가 아니라 창에 꿰뚫렸을 거라는….
공포와 두려움은 무지에서부터 찾아와 인간을 괴롭힌다.
그런 되도 않은 말들이 미지의 보지 냄새에 대해 겁을 주었다.
하지만 그 공포도 동정 남자의 성욕을 막을 순 없다.
애쉬의 보지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도 게걸스레 빨아재낄 자신이 있었다.
할짝. 할짝.
“……!”
츄르릅. 츄릅.
“하으응!”
한 입, 두 입, 그리고 빨아들였다.
만주평야를 내달리는 칭기즈 칸의 말처럼 애쉬의 도톰한 보짓살에 내 침으로 영역표시를 했다.
“흐응…. 응…!”
츄르르릅.
애쉬의 보지에선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시큼하고 구역질 나오는 비린내 따위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달달한 맛이 나서 더 빨고 싶었다.
쫙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하루 종일 활동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흡…. 살살, 무식하게 핥지 말고…!”
애쉬는 신음을 참으며 내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기분 나쁘지 않았다.
거의 쓰다듬듯이 어루만지며 웅얼거리는 수준이었다.
나는 애쉬의 허벅지를 손으로 밀어 벌리고 고정했다.
오므리지 못하도록 하고 보지즙을 맛나게 빨아먹었다.
츄르르르르릅.
간드러지는 애쉬의 신음은 내 먹방 배경음악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흣, 하…. 느낌 진짜 이상햇…. 근데 좋아, 거기…. 흐응. 강아지, 내 보지 맛있어?”
“…….”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벌 받을까봐 가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맛있어서 그랬다.
애쉬가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칭찬이라도 하듯 쓰다듬는 손길에 자지가 터질 듯이 부풀었다.
자지를 가두고 있는 정조대 때문에 정신이 몽롱했다.
“맛있게 먹어. 그래도 혀는 넣으면 안 된다…? 그건 유테론 가서….”
“…유, 유테론 가서 뭐? 뭐 할 건데? 뭐 하려고?”
“…….”
고개를 들어 애쉬를 바라봤다.
무슨 대답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기다렸다.
애쉬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천천히 열리는 입술에서 내가 생각하는 대답이 나올까 기대했다.
“이 시발, 나중에 어련히 알게 될 텐데 왜 묻고 난리야. 그냥 내 보지나 먹어.”
“으급, 웁…!”
애쉬가 내 머리를 꾸욱 눌렀다.
수북한 보지털이 인중과 콧구멍에 닿았다.
할짝, 할짝. 츄르르릅.
“핫, 흣…. 하으으응…!”
나는 더 이상의 대화를 기대하지 않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애쉬의 보지에 최선을 다했다.
“애쉬, 나 더는 안 되겠는데….”
“응? 아.”
정조대 때문에 자지가 뻘겋게 부었다.
좁은 통에서 부풀어 오른 액체괴물 같은 모양새였다.
애쉬는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내 정조대 자물쇠를 풀어주었다.
“허, 흐. 왜 안 돼…?”
다급한 마음에 손이 급해졌다.
딜레이는 내 자지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이리 와봐.”
보다 못한 애쉬가 내게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애쉬 앞에 자지를 내밀었다.
애쉬는 빠르고 꼼꼼한 손놀림으로 정조대 케이지를 열고 링에서 불알을 빼주었다.
자유를 되찾자마자 힘차게 발기했다.
“자위하지 마. 싸면 안 돼.”
애쉬가 내 자지를 훑어보며 명령했다.
예상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았다.
‘유테론 가서….’
무슨 짓을 하게 될지 알아차려버렸다.
눈치 못 챌 수가 없었다.
이게 다 노골적으로 표현해준 애쉬 덕분이었다.
‘무조건 참지.’
주인공 용사 루크의 히로인이었던 애쉬는 누구라도 반할 만한 미모를 지녔다.
그런 미인이 서로의 첫 경험을 교환하자고 한다.
며칠 참으면 처녀보지에 농축된 정액을 쌀 수 있게 해준단다.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못 참는 게 병신이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애쉬에게 물었다.
“…보지, 먹어도 돼?”
“응. 네 마음대로 하세요.”
애쉬는 피식 웃으며 다리를 벌려주었다.
“흑…!”
애쉬 가랑이 사이에 코를 박고 마구 핥았다.
탄탄한 허벅지 말랑한 종아리 토실토실한 엉덩이 은근슬쩍 쓰다듬고.
부드러운 젖가슴은 아직 무리일 것 같아 패스.
“아악…!”
“기어오르면 뒈진다, 진짜. 개새끼 되고 싶어?”
“아닙니닷…!”
대신 전략적 요충지인 귀여운 아랫배 은근슬쩍 만지려다가 머리채 잡히고.
두 손 두 발 다 들고 빌어서 겨우 풀려났다.
츄르르르릅. 츕.
“하으으…. 잠깐, 그만….”
“……?”
애쉬가 내 머리를 밀어냈다.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애쉬 보지에서 얼굴을 뗐다.
왜 그만두라는 건지 애쉬의 얼굴을 살폈다.
애쉬는 당황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따라서 고개를 돌렸다.
“…….”
린이 이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운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여기서 절어버리면 지는 거니까.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오빠 고, 고추에서 자물쇠 풀 때부터요….”
“음.”
거의 다 본 거네.
달아오르는 얼굴을 붉힐 새도 없이 린이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놨다.
“용사님이랑 오빠가 너무 안 오셔서…. 찾으러 가보라고….”
“누가?”
린은 뒤늦게나마 두 손으로 눈을 가리며 말했다.
“빈센트 할아버지가….”
애쉬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훠이훠이 저었다.
꺼지라는 의미의 제스처였다.
린이 호다닥 도망가고 애쉬가 바위에서 일어났다.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강아지, 씻고 돌아가자.”
“어….”
“그래도 잘 했어. 처음치고는 나쁘지 않네.”
“…….”
애쉬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했다.
썩 기분 좋지는 않았다.
‘…나는 처음인데.’
회귀를 했으니까 아마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능숙하게 나를 다루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왜인지 서글퍼졌다.
“뭐해, 강아지? 얼른 와.”
애쉬는 개울에 발을 담그고 나를 불렀다.
나는 이 감정을 내색하지 않고 개울로 향했다.
물로 몸을 적시고 먼지를 털어내며 대강 깨끗하게 씻었다.
그리고 개울에서 나와 물기를 닦아냈다.
철컥.
“유테론까지만 참아. 가서 술식 새기면 훨씬 편해질 거니까.”
씻자마자 금방 정조대가 채워졌다.
묵직하고 서늘한 감각은 아무리 해도 적응할 수가 없다.
야영지로 돌아왔다.
모두들 애써 모르는 체 해주었다.
빈센트에게 원망의 시선을 보냈지만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좆같은 늙은이 틀딱 할아범.
최악이다.
그렇게 밤이 지나갔다.
불침번 내내 애쉬에게 장난감 취급당한 것을 빼면 아주 무난한 밤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