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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이 깡패임-30화 (30/221)

<혈통이 깡패임 30화>

30화 혈통이 눈치챔 (2)

아수라왕이 붉은 연기로 변하더니 권한울의 몸속으로 흡수됐다.

<아수라왕(阿修羅王)을 흡수했습니다!> <체내에 아수라왕(阿修羅王)이 자리 잡습니다!> <수라기(修羅氣)가 수라혼(修羅魂)으로 격상됩니다!> <수라혼(修羅魂)을 주입한 무기에는 특별한 능력이 추가됩니다.> 아수라왕씩이나 되는 존재를 흡수한 것치고는 초라한 메시지.

하지만 권한울은 체내에 자리 잡은 아수라왕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느낄 수 있었다.

아수라왕의 진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기에 부여해야 했다. 이대로는 봉인된 것과 똑같았다.

“그런데 수라혼(修羅魂)은 대체 뭐지?”

내친김에 직접 써보기로 했다.

아공간에서 단검을 꺼내 수라혼을 부여했다.

수라혼을 흡수한 단검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권한울의 주위를 마구 날아다녔다.

손바닥을 펼치자 단검이 손바닥으로 돌아왔다.

“……이거 쓸 만한데.”

권한울은 권사인 만큼 무기를 쓸 일이 많지 않다. 그렇기에 약간 다른 활용법을 떠올렸다.

“무기가 아니라 전투 도중에 잔해 따위에 수라혼을 부여하면…….”

전투 도중에 갑자기 잔해를 조종해서 허를 찌를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옷에 수라혼을 부여해서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등등. 여러 가지 활용법이 떠올랐다.

권한울은 흡족한 얼굴로 단검을 집어넣었다.

“이만 나가볼까.”

사당의 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때, 코끝에서 향기가 느껴졌다.

교룡지체로 인해 발달된 후각이 아니었다면 잡아 낼 수 없었을 정도로 미약한 향기였다.

‘뭐지?’

약간 달짝지근하면서도 시큼한 냄새.

좀 더 자세히 맡기 위해서 코를 킁킁거렸을 때였다.

<‘건강혈(健康血)’이 극독을 감지합니다!> <해독력이 0.5 증가합니다!>

<독 저항력이 0.8 증가합니다!>

<‘천재혈(天才血)’이 최상위 저주를 감지합니다!> <해 주를 위한 마력 패턴을 준비합니다!> <정신 오염이 정화됩니다!>

권한울은 재빨리 칠색피독주를 꺼내 입에 물었다.

<칠색피독주(七色避毒珠)가 해로운 물질의 침입을 막습니다.> <칠색피독주(七色避毒珠)가 체내의 독과 저주를 정화합니다.> 칠색피독주가 최상위 레전더리 유물인 이유가 이것이다.

독에만 작용하는 피독주와 달리 칠색피독주는 모든 해로운 물질을 차단, 정화했다.

‘메이 가문이 술수를 부린 모양이군.’

설마 권명우가 경고를 하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

‘그렇게 나를 없애고 싶었나?’

흑천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메이 가문에게 권한울의 존재는 무척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날 죽이면 흑천과 전쟁이 발생할 텐데.’

권한울 한 명을 죽이겠다고 흑천과의 전쟁을 감수한다? 그건 말이 되지 않았다.

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천재혈(天才血)이 독과 저주의 해석을 끝냈습니다.> <다양한 독과 저주가 복잡하게 얽힌 조합독입니다.> <중독률과 오염률이 각각 80% 이상이 될 경우, 168시간 이내로 심장 활동이 정지됩니다.> ‘천재혈에 이런 능력도 있었나?’

권한울은 감탄하며 메시지를 좀 더 자세히 읽었다.

독과 저주에 감염이 되면 168시간, 즉 일주일 이내에 죽는다는 소리다.

문득 메이룽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유물 중에는 감쪽같이 사람을 죽이는 물건도 있다고 했던가?’

아무래도 그때 했던 말은 경고가 아니라 사전 예고였던 모양이다.

건강혈과 천재혈, 두 혈통과 칠색피독주가 아니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지도 몰랐다.

‘이걸 어떻게 한다.’

메이 가문이 자신을 암살하려 했다.

그 사실을 떠올린 순간,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끌어 올랐다.

놀랍게도 그건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서 생긴 분노였다.

‘메이 가문 따위가 날 죽이려 했단 말이지?’

그것도 겨우 독 따위를 이용해서 말이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온몸의 피가 들끓었다. 이가 빠득 갈렸다.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식으로든 메이 가문에게 책임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나 혼자 결정하기에는 사안이 크다.’

다른 상황도 아니고 흑천 일가가 메이 가문을 방문하고 발생한 일이다.

자칫 잘못하면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일단 작은 할아버님께 말씀을 드려야겠다.’

권한울은 사당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메이룽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반겼다.

“좋은 경험이 됐는가?”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메이룽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권한울의 입 꼬리가 저절로 비틀렸다.

썩을 놈.

뻔뻔하고 가증스러울 뿐이다.

“예, 메이 가문의 시조께서 어떤 분이실지 궁금해지더군요.”

“어쩌면 조만간 뵙게 될지도 모르겠네.”

“죽은 사람을 어떻게 뵙는다 말입니까.”

권한울의 물음에 메이룽은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그냥 해 본 말일세.”

메이룽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누군가 그에게 다가왔다.

메이 가문의 대표자 중 한 명인 메이홍이었다.

“메이룽 님, 가주님께서 부르십니다.”

“가주께서? 무슨 일로?”

“제가 그걸 알겠습니까.”

가문의 최고 어른을 뵙고 있음에도 메이홍의 목소리는 퉁명스러웠다.

그게 못 마땅하다는 듯 메이룽은 길게 혀를 차며 권한울에게 고개를 돌렸다.

“미안하게 됐군. 자리를 비워야겠네.”

“괜찮습니다. 어차피 돌아볼 곳은 다 돌아봤으니까요.”

“이해해 줘서 고맙군. 메이홍, 이 흑천의 대표자를 흑천의 혈족들에게 안내해 주게.”

메이룽은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메이홍이 예의 바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제가 모시겠습니다.”

메이홍이 권한울을 스치고 지나갔다. 찰나의 순간, 메이홍이 권한울의 손에 무언가를 쥐어줬다.

무심결에 물건을 확인하려던 찰나, 메이홍이 속삭였다.

“고개를 내리지 마세요.”

권한울은 바로 멈췄다.

“감시자들이 많습니다. 수상한 행동을 하시면 바로 들킬 겁니다.”

메이홍은 정면을 바라본 채 걸음을 옮겼다. 권한울은 말없이 그녀를 따라갔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지금 당신의 몸은…….”

“독에 중독되어 있다고 말씀하시려는 거죠.”

메이홍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걸 어떻게…….”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중독이 되면 일주일 이내로 심장이 멈추는 독이 아닙니까.”

권한울은 메이홍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했다. 메이홍의 표정이 한층 더 굳어졌다.

“흑천 가문과 마찰 없이 절 죽이기 위해 서용한 것 같은데…… 이게 그 해독약입니까?”

“……맞습니다.”

“정확히 무슨 독입니까?”

“몽환지독(夢幻至毒)이라 불리는 합성독입니다. 유물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극독을 조합해 제작됐습니다. 중독되면 어느 날 갑자기 잠자듯 죽게 되죠.”

“유물에서만 얻을 수 있는 극독이라…… 꽤 비쌀 거 같은데요.”

“중소 규모의 도시를 통째로 팔아도 재료비조차 마련할 수 없습니다.”

“그런 대단한 물건을 저한테 쓰다니. 이거 영광이네요.”

한심하고 어이없어 비웃음만 나온다.

얼마나 애가 탔으면 그런 독까지 사용했을까.

“왜 저한테 이런 걸 알려 주는 거죠? 그쪽은 메이 가문의 혈족이잖습니까.”

으득, 이를 가는 소리가 났다.

메이홍은 여전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두 눈빛에서 증오심이 묻어나왔다.

“메이 가문에게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한기가 몸을 타고 올라왔다. 메이홍이 품고 있는 증오심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메이 가문을 멸문시키고, 메이 가주의 목을 베고, 매중제일검 메이룽의 심장을 씹어 먹고 싶습니다.”

“복수와 날 돕는 게 무슨 상관입니다.”

“절 흑천 가문에 받아 주세요.”

권한울의 눈동자가 커졌다.

“흑천 가문의 편에 서서 메이 가문과 싸우고 싶습니다.”

대체 무슨 일을 당해야 이토록 가문을 증오할 수 있을까.

자세한 사정을 묻고 싶었으나 권한울은 굳이 캐묻지 않았다.

그럴 만큼 깊은 사이도 아닌데다 이 여자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복수를 위해서 흑천 일가의 편에 서고 싶다. 그래서 날 도왔다.

말은 좋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만약 이것도 메이 가주의 계략이라면?

“미안하지만 나는 그쪽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권한울은 해독제를 다시 메이홍의 손에 넘겼다.

“이 일은 어디까지나 나와 메이 가문 사이의 일입니다. 당신은 참견하지 마세요.”

메이홍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 사이, 권한울은 흑천의 혈족들이 기다리는 곳에 도착했다.

“저기 오는군!”

가장 먼저 권명우가 그를 반겼다.

“그래, 메이 가문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온 기분이 어떻더냐.”

“흑천 일가보다는 못하더군요.”

“으하하하핫! 당연한 소리를 하는구나!”

권명우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권한울은 가까이 다가가서 속삭였다.

“작은 할아버님. 메이 가문에서 저를 독살하려 했습니다.”

그 순간, 권명우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

권한울은 칠색피독주를 내밀었다. 무지개 색으로 빛나던 칠색피독주가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독과 저주를 정화했다는 뜻이었다.

“……무슨 독인지는 파악했느냐?”

“몽환지독이라고 하더군요. 향으로 퍼지는 독인데. 흡입하면 일주일 뒤에 잠자듯이 죽는다고 합니다.”

“그 정보는 어떻게 입수했느냐.”

“메이 가문의 대표자인 메이홍에게 들었습니다. 복수를 위해서 저희 쪽에 붙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믿을 수 있는 자냐?”

“확실치 않습니다.”

권명우는 무서운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그때,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제 슬슬 헤어질 시간이구료.”

가까이 다가온 메이 가주가 권명우에게 말했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조금 아쉽군. 조촐하게 술자리라도 갖는 게 어떻겠소?”

“술자리라. 메이 가문의 매실주가 또 기가 막히지.”

“역시 술맛을 아는 구료. 마침 잘 익은 매실주가 있으니 들어가서 한 잔 듭시다.”

메이 가주가 술을 권하자 권명우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웃는 얼굴 그대로 메이 가주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 * *

주먹이 메이 가주의 머리통을 부수기 직전, 메이룽이 달려들었다.

검을 빼들어 권명우의 주먹을 막아냈다. 주먹과 칼이 부딪히는 순간, 천지가 울렸다.

권명우와 메이룽은 주먹과 칼을 맞댄 채로 서로를 노려봤다.

“흑천제일권! 미친 게요!”

“개소리 하지 마라. 내 정신은 멀쩡하다.”

“그럼 이게 대체 무슨 짓이오! 감히 가주님을 공격하다니!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거요!”

메이룽의 경고에 권명우는 비웃음을 지었다.

“흑천의 혈족을 죽이려고 한 주제에 뻔뻔하기 짝이 없군.”

“메이 가문을 함부로 모함하지 마시오!”

“모함? 누구의 말이 맞는지. 네 놈의 골통을 부숴서 확인해봐야겠구나!”

둘의 살기가 점점 짙어졌다. 사태가 막장까지 치닫기 전, 메이 가주가 소리쳤다.

“메이룽! 물러나라!”

메이룽이 칼에 힘을 쥐었다. 튕겨져 나가듯이 뒤로 빠졌다.

“흑천제일권이여. 이게 무슨 일인 이해가 안 가는구려.”

“끝까지 뻔뻔하게 나오겠다 이거군.”

권명우는 반대 손에 들려 있는 칠색피독주를 내보였다.

“저기 있는 내 손자에게 준 것이다. 색이 탁하게 변한 게 보이느냐?”

중독되지 않고서는 독을 정화할 수 없는 법.

권한울이 독에 당했다는 명백한 증거에 메이 가주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칠색피독주? 아내의 유품을 저 아이에게 줬단 말이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흑천의 혈족이 메이 가문 내에서 암살을 당할 뻔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모르는 일이오!”

“같잖은 연기는 집어치워라. 얼굴 가죽을 뜯어버리기 전에.”

권명우가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놈들이 사용한 독의 이름이 몽환지독이라는 것도. 중독이 되면 일주일 뒤에 잠자듯 죽는 다는 것도 이미 다 알고 있다.”

메이 가주의 얼굴이 굳었다. 독의 이름과 효능까지 맞출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모양이었다.

“억울하오! 우리는 정말 모르는 일이오! 아니, 애초에 흑천 가문에서 우리에게 누명을 씌우고자…….”

“메이 가주.”

권명우가 살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연기는 그만 하시게. 그쪽이 정말 결백하든 말든 나는 이 일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으니까.”

권명우가 용투기를 일으켰다. 검은 오러가 하늘로 치솟았다.

그 절대적인 기운에 메이 가문 혈족들의 표정이 창백하게 변했다.

“결국 피를 봐야겠소?”

“당연한 걸 왜 묻지?”

메이 가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정말 곤란하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쉰 뒤,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아냈소?”

* * *

“참 아쉽게 되었군.”

잘못을 저지른 입장에 있음에도 메이 가주의 태도는 당당했다.

“일이 잘 풀렸으면 저 어린용의 싹을 자르고, 흑천과의 관계도 양호하게 이끌 수 있었을 것을.”

메이 가주가 권한울을 향해 물었다.

“흑천의 어린용이여.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네. 몽환지독은 하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은밀하지. 그래서 이번 일을 위해서 특별히 꺼냈거늘…… 대체 어떻게 눈치를 챈 겐가?”

“작은 할아버님께서 주신 칠색피독주 덕분이었죠.”

“내가 그 정도도 예상하지 못했을 줄 아는가? 칠색피독주의 효능은 인정하는 바이나 결국 피독주일 뿐이지. 그리고 피독주는 액체 상태의 독은 금방 판별해 내지만 기화 중인 독은 알아내기 못한다는 단점이 있네.”

권한울은 새삼 메이 가문이 얼마나 준비를 철저하게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말해 주시게. 어떻게 알았지?”

“사실 제가 촉이 좀 예리하거든요.”

권한울이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메이 가주의 인상이 저절로 찡그려졌다.

권한울의 대답에 메이 가주가 인상을 썼다.

“농담하지 말게.”

“진짠데요.”

어째 익숙한 문답이었다. 비슷한 질문을 메이룽에게도 받지 않았던가?

“……설마 본능적으로 눈치 챈 건가? 무섭도록 날카롭군. 역시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 자네를 없애지 않는 이상, 우리 메이 가문은 흑천을 이길 수 없어.”

메이 가주의 살기가 권한울에게 쏟아졌다.

메이룽 만큼은 아니지만 메이 가주 역시 대단한 고수였다.

엄청난 위압감이 권한울의 전신을 옥죄였다.

“어린 것을 핍박하다니. 나이를 어디로 처먹은 게냐!”

권명우의 일갈에 메이 가주의 기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둘 사이의 격차가 확연하다는 증거였다.

“순순히 인정하니 보기가 좋구나. 그럼 남은 문제를 마저 처리해볼까?”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권명우의 기세가 더욱 강해졌다.

메이 가주는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물었다.

“설마 지금 우리와 싸울 생각이오?”

“그렇다면?”

“하, 흑천이 아무리 오만하다 하지만 이렇게 천지를 분간 못할 줄이야!”

메이 가주는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소리쳤다.

“이곳은 메이 가문의 심부요! 메이 가문의 병사! 무기! 고수가 모두 모여 있소! 그런데 고작 다섯 명에서 우리와 싸우겠다고?”

이 자리에 있는 흑천의 혈족은 권명우를 비롯해서 다섯 명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메이 가문의 혈족은 족히 수백 명이 모였다.

열세라는 말조차 부족할 정도였으나 권명우는 조금도 기죽지 않았다.

“못할 것도 없지.”

“……지금 뭐라고 했소?”

“내가 네놈이랑 매중제일검을 잡고, 우리 애들이 다른 놈들을 잡으면 될 일이 아닌가.”

메이 가주의 입이 쩍 벌렸다. 이 오만한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흑천제일권. 실례지만 미치셨소?”

“멀쩡하다면?”

“그대가 천하에서 손꼽히는 고수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홀로 메이 가문을 대적할 수는 없는 법이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전쟁을 벌이겠다는 거요?”

권명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용투기가 불길처럼 타올랐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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