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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이 깡패임-93화 (93/221)

<혈통이 깡패임 93화>

93화 전쟁 (1)

“……저, 저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에슐리는 권미를 향해 소리쳤다.

“호세 딜 파블로 님의 뒤에 누가 있는지 아세요? 갓파더께서 계세요! 그분의 말 한 마디면 남미의 카르텔 모두가 움직일 거예요!”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던가.

에슐리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우리 카르텔의 힘이 흑천에는 못 미치더라도 당신을 포함에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확실하게 죽일 수 있어요! 그걸 명심…… 꺄악!”

권미가 다시 손을 뻗어 에슐리의 목을 움켜잡았다.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란다. 남미 카르텔 전체가 움직이면 흑천 그룹은 몰라도 나랑 여기 있는 애들은 다 죽일 수 있을 거라고 했니?”

하지만 그래봤자 쥐는 쥐에 불과하다. 고양이를 어쩔 수는 없다.

하물며 권미는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였다.

“왜 이렇게 자신감에 가득 차 있나 했더니…… 자기 집 앞마당이라고 실컷 짖었구나. 이런 모독을 받고 가만히 있을 수 없지.”

권미가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김비서. 나예요. 지금 함선에 있는 우리 애들한테 제 명령을 전하세요.”

권미는 한점의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즉시 남미에 있는 모든 카르텔의 중요 거점을 파괴할 것.”

그리 말한 뒤, 권미는 전화를 끊었다. 그때, 에슐리는 멍한 얼굴로 소리쳤다.

“허, 허세 부리지 마세요. 다, 당신이 데려온 헌터라고 해봤자. 여, 열 명이 겨우 넘잖아요. 그, 그렇게 적은 숫자로 연합과 싸울 수 있을 리가…….”

“우리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지?”

권미가 시덥잖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흑천이라는 이름을 너의 같잖은 잣대로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니?”

권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에슐리는 천천히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아, 아가씨!

스마트폰 너머로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가, 갑자기 적이…… 적이 나타났습니다! 우리 애들이고 건물이고 다 부수고 있어요!

에슐리는 귀신에 홀린 얼굴로 물었다.

“……몇 명이죠?”

폭음이 들려왔다. 이윽고 소리가 들려왔다.

-한 명입니다!

그 순간, 전화가 끊어졌다. 잠시 후, 또 다른 전화 소리가 들렸다.

-에슐리! 다행히 전화를 받는 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목소리였다.

-갑자기 습격을 받았다! 우리 애들이 모두 전멸해버렸어! 네가 있는 곳도 위험할지 모르니 도망…… 막아! 막으란 말이다! 고작 한 명을 왜 못 막는…… 끄아아악!

또 전화가 끊어졌다.

에슐리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권미를 올려다봤다.

* * *

에슐리는 비명을 지르며 호텔 밖으로 도망쳤다.

권미는 그녀를 굳이 쫓지 않았다. 마치 그럴 필요도 없다는 듯이.

“너한테는 사과를 해야겠구나.”

권미가 권한울 향해 말했다.

권한울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권미가 자신에게 사과를 하다니?

“네 임무인데. 내가 멋대로 일을 진행하고 말았어.”

“뭐, 어쩔 수 없죠.”

권한울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사실 속으로는 전쟁은 좀 과하지 않나 싶었지만.

흑천이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기에 그냥 넘기기로 했다.

“대신 고모님, 호세 딜 파블로는 제게 맡겨주세요.”

“……그 녀석을?”

권미의 얼굴에 곤혹스러움이 떠올랐다.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니. 호세 딜 파블로는…… 너무 위험하단다.”

권한울은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 권미는 진심으로 권한울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걱정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뇨, 제가 맡겠습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권한울은 호세 딜 파블로를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고모님 말씀대로 이건 원래 제 임무입니다. 최소한 마무리는 제 손으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태의 원흉은 호세 딜 파블로다. 권한울의 손으로 그를 직접 처치해야 의미가 있었다.

게다가 신경 쓰이는 사람도 한 명 있었다.

GG.

파블로 패밀리에 원한을 가지고 있는 그가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호세 딜 파블로의 주변에 반드시 GG가 있을 것이다.

생판 남이면 모를까. 팀원의 목숨을 빚지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권미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권한울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알겠다. 대신 반드시 호세 딜 파블로를 이겨야 한다.”

* * *

에슐리에게 연락을 한 뒤, 호세 딜 파블로는 곧바로 약속장소로 향했다.

납치범이 그를 불러낸 곳은 해안가에 있는 어느 마을이었다.

과거에는 항구 마을로서 때문에 제법 번창한 곳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항구로서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날이 쇠퇴하는 마을이었다.

호세 딜 파블로는 낡은 창고로 향했다. 화물을 산적해 놓는 곳이라 굉장히 크고 넓었다.

“아무도 없잖아?”

그런데 창고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가 아닌가?”

호세 딜 파블로는 몇 번이고 문자를 확인했다.

분명 이곳이 확실했다.

“이 새끼가 또 무슨 개수작을 부리려고…….”

하는 수 없이 호세 딜 파블로는 창고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근처에 버려 있는 의자를 가져와서 앉았다.

아무리 시간이 자나도 납치범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밤이 지나고 해가 떴다. 그러고도 한참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활짝 열려 있던 창고의 문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드디어 나타나셨군.”

호세 딜 파블로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있느라고 굳어 버린 몸을 기지개를 켜며 쭉 늘렸다.

“숙부는 어디에 있냐.”

납치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호세 딜 파블로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럼 그렇지. 쉽게 돌려줄 리가 없지.

“너, 정체가 뭐냐?”

“내가 왜 너를 이곳에서 기다리게 했는지 알고 있나?”

호세 딜 파블로는 인상을 썼다.

“뭔 소리야.”

“이 창고가 어딘지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군.”

“내가 이딴 지저분한 곳을 왜 알아야 하는데?”

납치범이 머리에 쓰고 있던 후드를 벗었다.

그 순간, 호세 딜 파블로는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었다.

“……토끼귀?”

거친 남자의 머리 위로 북슬북슬한 털을 가진 토끼 귀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그 괴상한 장면에 호세 딜 파블로는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핫, 이런 미친 새끼를 봤나. 제 정신으로 그딴 걸…….”

웃다가 멈췄다. 기억의 저편, 어둠으로 쌓여 있는 곳에서 무언가 떠오른 것이다.

“……환수혈?”

호세 딜 파블로는 납치범을 향해 말했다.

“가르시안 가문의 사람이었군. 그럼 이 창고도 설마……?”

“그래.”

납치범.

GG가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가르시안 가문의 사람들을 잡아서 가둬놓았던 창고다.”

“아하.”

호세 딜 파블로가 손가락을 세워 남자를 가리켰다.

“네가 누군가 했더니 이제 기억이 나네. 그 놈이었어.”

호세 딜 파블로가 웃음소리와 함께 말했다.

“나한테 속아서 가문의 위치를 발설한 그 멍청한 놈!”

* * *

“설마 네가 내 앞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호세 딜 파블로는 반가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 다른 놈들은 다 잡았는데. 너만 놓쳤지. 어디서 뭘 하고 다니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호세 딜 파블로가 GG를 살피며 말했다.

“그래서 내 앞에 왜 나타났지?”

“그걸 몰라서 묻는 건가?”

이를 가는 소리가 났다. GG가 분노를 담아서 말했다.

“너한테서 가르시안 가문의 사람들을 되찾기 위해서 돌아왔다.”

“뭐? 뭐라고? 되…… 되찾아? 푸하하핫!”

호세 딜 파블로는 폭소를 터트렸다.

“가문의 사람들을 팔아넘기고 혼자 도망친 주제에 뭐? 되찾으러 와?”

호세 딜 파블로는 급기야 배를 움켜잡았다. GG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가문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지?”

GG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습격한 파블로 패밀리의 간부들 중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넌 알고 있겠지. 네가 모든 일의 지휘했으니까.”

호세 딜 파블로는 손등으로 눈가를 닦아냈다. 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나왔다.

“그래,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 한 번 만나게 해 줘야지.”

호세 딜 파블로는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주섬주섬 목걸이 하나를 꺼냈다.

상아를 깎아서 만든 듯, 우윳빛을 띄고 있는 곰돌이 목걸이였다.

“자, 인사해라.”

GG의 얼굴에 불쾌감이 떠올랐다. 이게 무슨 되먹잖은 장난질이냐는 표정이었다.

“잘 봐. 이게 뭐로 만들어졌을 것 같아?”

호세 딜 파블로가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유니콘의 뿔이야.”

“유니콘? 헛소리 하지 마라. 유니콘의 뿔은 그렇게 저급하지…….”

GG의 목소리가 뚝 끊어졌다. 눈을 단 한 번 깜빡이지 않고 그 목걸이를 노려봤다.

“설마…….”

“금방 알아보는군. 그래, 이 목걸이에 쓰인 재료는 그냥 유니콘의 뿔이 아니야.”

GG의 몸이 서서히 떨려왔다. 주먹을 쥔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너희 가르시안 가문의 혈족이 만들어낸 유니콘 뿔이다.”

* * *

환수혈(換獸血).

다른 생물의 능력을 흉내 낼 수 있는 혈통.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제와는 약간 달랐다. 환수혈은 능력을 흉내 내는 혈통이 아니다.

자신의 신체를 다른 생명체의 것으로 ‘변이’시킴으로 그 능력을 발휘하는 혈통이다.

“그때 너희 가르시안 가문을 찾아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혈통의 순도가 높을 수 록 보다 진짜에 가깝게 신체를 변이시킬 수 있다.

“갓파더의 환심을 살만한 선물을 준비 중이었거든. 희귀한 몬스터의 부산물로 예술작품을 만들려고 했는데…… 재료가 부족했지 뭐야.”

변이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체력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유일하게 영구적으로 변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유니콘의 뿔이랑 샐러맨더의 심장, 그리고 또 뭐가 부족했더라? 아, 화익조의 눈동자가 부족했지.”

죽음.

변이를 한 채로 죽으면 신체는 영원히 변이된 채로 남는다.

“잡혈처럼 순도가 낮은 놈으로 만든 건 쓸모가 없었지만 열혈은 제법 괜찮았지.”

울음소리가 났다.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마치 짐승과도 같은 울음소리였다.

“아, 다른 친구들도 보여 줄까? 내 방에 가면 볼 수 있어. 갓파더의 선물재료로 못 쓸 놈들은 내가 가져갔거든.”

GG가 땅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토끼의 각력 덕분에 먼 거리를 순식간에 뛰어넘었다.

내지른 주먹이 호세 딜 파블로의 얼굴을 강타했다. 하지만 오히려 인상을 찌푸린 쪽은 GG였다.

“많이 화가 났나 보군.”

호세 딜 파블로기 실실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근데 이를 어쩌냐. 겨우 이 정도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데.”

호세 딜 파블로의 몸이 움직였다. GG는 재빨리 다른 몬스터로 변이했다.

“오우거!”

푸르죽죽한 피부가 순식간에 GG의 몸을 휘감았다. 그 위로 호세 딜 파블로의 주먹이 꽂혔다.

그 순간, GG의 몸이 튕겨져 나갔다. 땅을 한 번 박고, 위로 치솟아서 벽에 처박혔다.

“커억!”

일격.

단 한 번의 공격에 오장육부가 뒤집힌다. GG 피를 토해내며 괴로워했다.

“가르시안 가문 중에 중에서 네가 제일 강했지. 피의 순도도 높았고.”

호세 딜 파블로는 손을 탁탁 털며 말했다.

“이제 곧 갓파더의 생일인데. 마침 잘됐어.”

“……어떻게 죽었지?”

GG가 힘겹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가르시안 가문의 사람들은…… 어떻게 죽었냐고 물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호세 딜 파블로는 인상을 쓰며 말했다.

“조직 애들한테 맡겨 놨으니까. 뭐, 어떻게 잘 죽었겠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호세 딜 파블로가 낸 것이 아니었다.

GG가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 웃고 있었다.

“다들 개죽음을 당했구나.”

GG가 몸을 일으켰다. 호세 딜 파블로를 노려보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마몬.”

* * *

호세 딜 파블로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마몬? 그건 또 무슨 몬스터…….”

그 순간, GG의 몸에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평범한 마력이 아니었다. 보는 것만으로 공포심이 일어날 만큼 섬뜩한 마력이었다.

마력이 GG의 몸을 휘감았다. 그와 동시에 소리가 났다.

우득.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소리가 날 때마다 GG의 몸도 바뀌었다.

척추가 늘어난다. 팔다리가 두터워진다. 입이 길어진다. 온몸에 털이 돋아난다.

짐승.

거대한 짐승이 두 발로 선 채 호세 딜 파블로를 노려봤다.

“악마……?”

말을 끝내기도 전에 호세 딜 파블로의 몸이 튕겨져 나갔다.

복부에 가해진 충격이 그를 날려버린 것이다.

“커억!”

호세 딜 파블로는 재빨리 자세를 잡았다.

“이 자식, 이런 걸 숨기고 있었…….”

이번에는 머리 위에서 주먹이 떨어졌다. 호세 딜 파블로의 몸이 땅에 처박혔다.

“……#%$#%#!”

짐승은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며 마구 호세 딜 파블로를 짓밟았다.

발을 구를 때마다 바닥이 뭉개지며 박살이 났다.

문득, 짐승의 움직임이 멈췄다. 발을 떼자 땅속 깊이 처박혀 있는 호세 딜 파블로가 보였다.

짐승은 호세 딜 파블로를 움켜쥐고 뽑아냈다. 머리통을 움켜쥔 채로 그를 노려봤다.

“……크으.”

호세 딜 파블로가 입을 열었다.

“제법이야. 넌 역시 훌륭한 재료가 될 것 같다.”

호세 딜 파블로가 손을 뻗었다. 짐승의 가슴팍에 손바닥을 얹었다.

그 순간, 보이지 않는 힘이 짐승을 후려쳤다. 짐승의 몸이 뒤로 밀려나갔다. 짐승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

하지만 짐승은 금방 고통을 떨쳐났다. 다시 호세 딜 파블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튼튼하군.”

호세 딜 파블로가 이죽거리며 손가락을 위로 세웠다. 그러자 짐승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짐승은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몸은 점점 더 위로 올라갈 뿐이었다.

“뒤져.”

호세 딜 파블로가 손가락을 밑으로 내렸다. 그 즉시, 짐승의 몸이 땅에 처박혔다.

엄청난 충격에 땅이 흔들릴 정도였다. 짐승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짐승은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호세 딜 파블로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위를 봐야지.”

GG가 고개를 쳐들었다.

돌기검을 양손에 쥐고 떨어지고 있는 호세 딜 파블로가 보였다.

밑으로 낙하하는 것과 동시에 호세 딜 파블로가 돌기검을 내리쳤다.

돌기검의 울퉁불퉁한 날이 짐승의 살점을 파고들었다.

그 순간, 오러가 폭발하며 창고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 * *

“퉷.”

박살이 난 창고.

그 속에서 호세 딜 파블로가 침을 뱉어냈다.

“별 것도 아닌 새끼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이야.”

호세 딜 파블로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곳에는 변이가 풀린 GG가 쓰러져 있었다.

아직 의식이 남아 있었으나 곧 기절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숙부는 어디에 있지?”

GG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호세 딜 파블로는 손바닥으로 뺨을 철썩 때렸다.

“이 새끼 이거 정신을 못 차리네.”

연신 뺨을 때렸다. 그럴 때마다 GG의 머리가 마구 흔들렸다.

“리카르도 파블로는 어디 있냐고.”

그때, 갑자기 벨소리가 울렸다. 호세 딜 파블로는 인상을 쓰며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다.

“이 새끼야. 바빠 죽겠는데 왜 전화를…….”

-보, 보스! 큰일입니다!

스마트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흑천이…… 흑천이 미쳤어요!

“뭔 소리야.”

-흑천이 저희를 공격하고 있단 말입니다!

몇 초 정도 세상이 정지한 것 같았다.

“그게 뭔…….”

-지금 우리 애들 다 죽고 있습니다! 빨리 와주셔야 해요!

“에슐리, 그년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호세 딜 파블로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잘됐군. 안 그래도 나대는 꼬라지가 보기 싫었는데. 이번 기회에 갓파더께 부탁을 드려서 그놈들을 죄다 죽여…….”

흑천이라는 이름을 듣고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승심에 불탔다.

그런 호세 딜 파블로를 향해 부하가 소리쳤다.

-안 됩니다!

“네가 뭔데 내 말에 토를 다냐?”

-우리 패밀리뿐만이 아니라 연합에 속해 있는 모든 패밀리들이 흑천에게 공격을 받고 있어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호세 딜 파블로의 미간이 거의 맞닿을 것처럼 좁아졌다.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흑천에서 데려온 헌터들이 몇 명이나 된다고 우리 패밀리들이 습격을 받아!”

에슐리가 미리 조사를 했다.

현재 남미에 와있는 흑천의 사람들 중에서 전투가 가능한 인원은 열 명이 간신히 넘는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패밀리가 공격을 받는단 말인가.

-그 미친놈들이 인원을 한 명씩 쪼갰어요!

안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데. 부하 조직원이 한층 더 이해가 안 되는 소리를 지껄였다.

-각 패밀리마다 한 명씩 보내서 깽판을 치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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