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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티 크러쉬 - 쥐와 고양이
"우와. 더러워."
마리아의 여과없는 말 그대로. 뭔가 엄청나게 꾀죄죄한 모습의 로제가 마리아의 말을 듣고는 불만어린 표정으로 다가오는 바다의 날개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디에서 거적데기 같은 걸 주운 상태로 짧은 금발 가발을 쓴 로제의 모습은 겉보기에는 그냥 이쁘장하게 생긴 남자애였지만. 마리아와 나는 대충 보자마자 저게 로제라는 걸 짐작 할 수 있었다.
로제 말고는 다른 목적이 이 어촌에는 없으니까. 바다의 날개가 순식간에 항구 근처로 다가가고, 로제가 박자에 맞추어서 훌쩍 배의 선체를 붙잡고 기어올라와 갑판에 착지했다. 로제가 배에 타자마자 다시 가속해서 우리는 오토바이 날치기범들처럼 그 어촌을 떠나기 시작했다.
"선장님, 더럽다니요.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하, 시원하다. 라고 말하면서 로제는 자신의 머리 위를 덮고 있던 금발 가발을 휙 바다로 던져버리고 바닷 바람에 머리를 휘휘 털기 시작했다. 가발 아래에 숨어있던 기름끼가 떡진 검은 머리카락이 서로 뒤엉켜서 바닷바람에 흩날리는데... 그 모습이 흡사 미친ㄴ... 깨끗한 모습은 아니었다. 여기저기 땟국물이 줄줄 흐르고, 눈에는 피곤과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가 있는데다가 몸에서 고약한 냄새도 난다.
"도대체, 그렇게 막 살아야 할 정도로 내가 준 지원금이 적었나?"
라는 마리아의 말에 로제가 하품을 한 번 하고 말했다.
"거지흉내 내고 있었어요."
그래 보인다. 하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 거지흉내기는 하지만. 로제는 마리아를 보면서 말했다.
"반가워요 선장니임! 하면서 안기고 싶은데, 지금은 냄새가 심하니까 일단 씻을게요."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 너 지금 쓰레기를 삼킨 것 같은 냄새를 뿜어내고 있단 말이지. 로제가 내 말에 충격받은 표정으로 울먹이며 나를 바라본다.
"나는... 우리 배를 위해서... 이런 꼴이 되는 것도 꾹 참았는데."
어... 우리가 조금 심했나. 확실히 우리가 바다의 날개 타고 달아다니고 있을 때 로제는 길거리를 도보로 걸어다니면서 엄청 고생을 했을 텐데. 아무래도 사과를...
나는 로제에게 사과하기 위해서 고개를 들었다가 순간적으로 말이 막혔다. 저거 웃고 있잖아?
"연기였냐?!"
네, 라고 말하고 다시 멀쩡한 표정으로 돌아와서 씻어야지~ 하는 소리와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로제는 선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저 불여시같은 계집이...!
매는 다시 도리안에게로 날려보냈다. 바다의 담요로 와달라는 쪽지도 하나 달아놓은 상태로. 도리안이 말한 방법처럼, 부리를 몇 번 툭툭 치니까. 그대로 휭 하고 날아가버리던데. 이제 한 동안 잘 써먹었던 우리의 훌륭한 우체부는 다시 자신의 주인 어깨에서 휴식을 취하겠지.
배는 다시 바다의 날개로 향하고 있었고, 잠시 뒤에 선장실에서 나온 로제는 이전에 자신이 가져왔던 승마복을 입은채로 물기가 남아있는 검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비비고 있었다.
"로제씨, 돌아왔군요!"
선원 몇 명이 갑판까지 올라와서 반기는 목소리에 로제가 웃으면서 선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들 잘 지냈어요?"
로제는 선원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쪽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거에요? 기껏 숨는데 성공해서 이제 좀 쉬어야지 하고 있었는데요."
로제의 말에 나는 대답했다.
"아이리 공화국이 바다의 담요 위치를 알아낸 것 같아."
그 말에 수건으로 머리를 비비던 로제의 손길이 잠깐 멈춘다.
"그래도, 애초에 문제가 될 건 없잖아요. 싸늘한 앤을 안개의 미아로 막고 사방에다가 안개를 뿌려놓으면 녀석들도 그렇게 쉽게 바다의 담요를 정리하지는 못할텐데요."
로제의 말이 틀리지는 않다. 잠깐 그렇게 태연하게 말하던 로제가 다시 손을 멈추었다.
"아...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방랑자라고 하는 더 쉽이 아이리 공화국으로 넘어갔다는 소문이 진짜였군요."
로제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하긴, 소문 치고는 너무 세세해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미나 웨스트우드라고 했었나. 선장이? 여자라고 하던데요."
그 말에 나는 얼굴이 확 썩어들어갔다. 저 이름 내가 아는 이름인데. 마리아가 내 표정을 보고 입을 열었다.
"뭐야, 아는 사람이냐?"
잘 아는 사람이지. 언젠가 나를 발라먹겠다고 하더니만 어디에서 또 그런 잠수함을 하나 주웠데? 나는 머리가 아파지는 걸 느끼면서 말했다.
"예전에, 싸늘한 앤에 제가 놀러갔던 적 있지요."
마리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로제는 그런 적이 있었나요?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로제는 없을 때니까.
"싸늘한 앤에서 일하던 삼류 항해사입니다. 제가 조금 답답해서 이것 저것 알려줬었는데..."
여튼 그 솜털이 보송보송하던 갓난 항해사가 갑자기 더 쉽을 몰고 등장할 줄 누가 알았겠냐. 마리아는 내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흠... 하며 팔을 꼰 채로 뭔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무슨 문제라도?"
나의 물음에 마리아가 아,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말한 다음에 다시 잠깐 침묵하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냥, 불길한 기분이라서 말이지. 너 그 미나라고 하는 항해사랑 뭔 야릇망측한 일 있었던 건 아니지?"
그 말에 나는 마리아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푸후, 하고 웃었다. 미나랑 나랑? 그럴리가 있나. 애초에 실수 한 번 했을 때 마스트 붙잡고 스트립쇼를 하라느니 병신새끼라느니 하면서 어마어마하게 쌍욕을 퍼부었는데.
그리고 막판에는 작센 해협에서 뒤통수 치고 도망쳤잖아.
"야릇망측한 일 없었습니다."
나를 만나면 죽여버리고 싶어할 걸? 무슨 미나 웨스트우드가 마조히즘에 찌들어 있는 여자가 아닌 이상에야 자기을 쌍욕으로 괴롭히고 마지막에 뒤통수 치고 유유히 떠난 녀석과 분홍분홍한 공기를 만드는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걸 걱정할 상황이 아니잖습니까. 선장님?
"... 싸늘한 앤을 안개의 미아가 무력화 시킬 수는 있겠지만."
안개의 미아는 이전부터 밝혀져 있었지만 속도가 보통 범선 정도의 수준이다. 그 말은, 다른 범선들을 바다 아래로 끌어내리는 방랑자가 안개의 미아도 바다 속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거지.
그렇게 되면, 안개가 사라질 것이고, 싸늘한 앤이 우리가 타고 있는 바다의 날개를 볼 것이고. 우리는 그대로 꽝꽝 얼어붙어서 적군의 포격을 맞게 될 거다.
이게 최악의 시나리오고. 이 시나리오를 피하려면 역시 어떻게 해서든 안개의 미아를 살리는게 중요하다. 그거만 살리면 만사형통이야! 상대 해군들에게 시야 디버프를 잔뜩 끼얹어주고 나면 그 다음에는 우리의 세상이니까. 배들끼리 부딪치는 일대 일의 상황에서도 안개의 미아는 강하지만 다수와 다수가 싸우는 해전에서 상대의 시야를 멀게 만드는 안개의 미아는 살아있다는 전제 하에는 다른 더 쉽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살려야 하냐고!"
이 세상에도 초보적인 기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범선들의 흘수선(배와 물이 만나는 선. 선적량이 많으면 흘수선이 내려가고, 선적량이 적으면 흘수선이 올라간다)을 공략하는 것이 목적이라 바다 아래로 다니는 방랑자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 물론 강철 추 같은 걸 달아서 던지면야 바다 아래로 가라앉겠지. 하지만 바다 아래의 수압을 버틸 정도로 만드는 걸 불가능하다.
항해사실 안에서 내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지기만 하고, 해법이 나오지를 않고 있었다. 요격이 불가능한 바다 아래로 다니는 배를 어떻게 잡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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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앞에 준비되어있는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 마침내."
럼보틀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웨스트우드 선장이 추적하고 있던 해적선들이 바다의 담요로 향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 위치를 찾아내는데에도 성공한 모양이고. 에밀은 턱을 쓰다듬으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참모들을 바라봤다. 뭐, 여전히 멍청한 것들이지만 오늘 정도는 그냥 넘어가주도록 할까.
"최소의 군함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으고, 전투를 준비하도록 하지. 웨스트우드 선장이 큰 일을 해냈군. 준비 과정에 있어서 합류 예정 시간과 보급 정도를 파악해서 수시로 보고할 수 있도록."
그 말에,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위치가 발견되었다고 해도. 병력을 너무 많이 이동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에밀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설명해보도록."
그 말에, 남자가 잔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해적도 아이리 공화국에 큰 위험이기는 하지만.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해전을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피해가 생길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카멜롯 왕국이 걱정되는 건가. 일리가 없는 내용은 아니지만. 에밀은 그를 보며 말했다.
"지금도 이미 카멜롯 왕국보다는 아이리 공화국의 해군력이 더 나은 상태이다. 다소의 피해가 생긴다고 해도 심하게 무게추가 카멜롯 왕국 쪽으로 기울어지지는 않겠지."
카멜롯의 제독인 그랜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우리가 현상금 제도를 활용하는 와중에도 꾸역꾸역 해군만을 사용해서 바다를 관리하고 있다. 한때 바다의 전설이라고 불리던 남자도 나이가 먹으면 효율보다는 습관을 중시하게 되는 모양이지.
"명령에 변경은 없다. 바다의 담요를 공격할 준비를 하도록."
거기에 가면, 바다의 날개를 타고 자신을 엿먹이던 여해적 마리아와 그 항해사가 있다.
그리고, 에밀은 경례를 하고 나가는 참모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서늘하게 웃었다. 그 배를 사냥하는데 성공하면 드디어 그 로제를 손에 넣을 수 있겠지. 그걸 위해서라도 바다의 날개와 마리아 해적단은 생포를 위주로 전략을 편성해야한다.
에밀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에, 레인의 실루엣이 점점 진해지면서 에밀의 앞에 나타난다.
"오, 고생했어. 혹시 이야기 들었나? 이래뵈도 약속은 지키는 편이라고. 응? 그래서, 내 부탁은 어떻게 되었지?"
에밀의 말에 레인이 그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분노와 증오가 여전히 이글거리고 있었지만. 동시에 무력감도 자리잡고 있었다.
"... 다섯 명 모두 장님으로 만들었어."
그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었고. 굉장히 지쳐 있었다. 레인은 더 이상 에밀에게 존대말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할 정도의 정신력이 남아있지를 않았다. 에밀을 바라보는 레인의 표정에는 지독한 혐오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에밀은 여전히 웃음을 지우지 않고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보자고. 네가 나에게 해주기로 한 게 뭐였더라?"
그 말에 에밀의 몸이 움찔한다. 에밀은 레인에게 바다의 담요 위치를 들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두 사람이 맺었던 계약이 무효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떨리는 목소리로 레인이 말하고. 에밀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없던 일로 하자고. 바다의 담요에서 내가 여해적 마리아와 그 일당들을 굳이 죽여야 할 이유는 없어졌으니."
그 말에 레인은 아아아아아... 아아아악 하는 비명과 같은 고함을 터뜨렸고,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찻물과 식수를 포함한 모든 물들이 레인의 주변을 빠른 속도로 돌기 시작했다.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에밀이 있는 방 전체가 크게 울리기 시작한다.
"그럼 내가 여태동안 그 모든 일을 한 이유가 뭐야! 아무 문제도 없이 살고 있던 한 아이의 어머니를 죽이고, 그 아이를 장님으로 만들어야 했던 이유가 뭐냐고!"
레인의 절규에 찬 목소리에 에밀이 픽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 했다.
"내가 알게 뭐야. 그러니까 좀 더 빨리 해결했어야지, 꼬마야. 세상 만사가 다 속도가 중요한 법이란다. 인생 공부했다고 생각하지 그래?"
레인은 무심하기까지 한 에밀의 목소리에 혼자 넋을 놓은 것 처럼 아하하하 하고 웃다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아... 다 필요없어. 당신도 여기서 죽어버려!"
레인의 말과 함께 그의 주변을 돌고 있던 물방울들이 에밀을 익사시키기 위해서 돌진하다가. 에밀의 근처에서 그대로 힘을 잃고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그걸 본 레인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물방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에밀의 주변으로 떨어진 물방울들은 레인의 명령을 거부했다.
"뭐, 보험이라고 생각해서 한 번 해봤는데. 그럭저럭 성공이군."
에밀의 말에, 레인이 그를 바라본다. 에밀이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너는 이제 사람 여럿 죽여본 살인마잖아? 그것도 애 엄마는 죽이고 애들은 장님으로 만들어버리는 아주 극악무도한 살인마."
에밀의 눈이 초승달처럼 얇게 휘었다.
"사람 피 맛을 본 짐승이 툭하면 내 앞에 나타나는데. 내가 요 2주나 되는 시간 동안 그냥 놀고 있었을까? 물러 터졌군."
에밀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밟고 서 있던 러그를 툭 발로 차서 밀어내었다. 러그 아래에서는, 은빛의 원이 반짝거리고 있다. 그걸 보는 것 만으로도 레인은 등골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그거... 도대체 뭐야!?"
에밀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로 입을 열었다.
"별거 아니야. 싸늘한 앤의 얼음을 조금 공수해와서 녹였지. 먹힐지 먹히지 않을지는 확신이 없었지만 말이야. 일단 그 배도 나가의 유물로 알고 있거든."
잘 먹히는 모양이군. 에밀은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작은 병을 꺼내 휙, 하고 레인을 향해서 던졌고. 병이 박살나면서 안에 들어있던 액체가 레인의 몸에 쏟아졌다.
"아아아아악!"
액체가 닿는 순간부터 레인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레인이 그대로 주저앉아서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른다. 비명을 지르고 있는 레인의 몸에다가 액체를 더 뿌리고, 에밀은 레인의 머리채를 손으로 잡고 그대로 끌고가기 시작했다. 날뛰는 레인의 비명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에밀은 아이를 끌고 지하실 아래로 내려갔다.
"아 걱정하지 말라고. 뭔 일을 할 생각은 없어."
그리고. 에밀은 레인을 방 안에 가두고 그대로 그의 주변에 액체를 뿌려서 동그랗게 원을 그린다. 물과 똑같은 색이던 액체는, 곧바로 바닥에 닿자마자 은색으로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레인의 몸에 반응하는 모양이지.
"보자, 빠져나올 수 있으려나?"
거의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레인을 보면서 에밀이 활짝 웃었다. 레인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몸을 구르지만. 에밀이 만들어낸 원의 경계 근처에는 다가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불가능한 모양이군."
에밀은 시시하다는 표정으로 레인을 바라봤다. 이래서야, 애들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흡혈귀랑 다를게 거의 없잖아. 엄청 강하다고 하는데 약점 투성이야. 그 악마들은 나를 저런 약점 투성이 몸뚱아리로 만들 생각이었으면서 무슨 어마어마한 힘을 준다는 듯이 꼬신건가?
에밀은 하품을 한 번 한 다음에 작은 병 하나를 그 원 안으로 던져넣었다.
"내가 이전에 말한 마약 기억하나? 매일 와서 확인 할 예정이니까. 부디 귀찮지 않게 빨리 마셔버리라고."
에밀은 말을 마치고 나서 서늘하게 웃었다. 싸늘한 앤의 얼음을 녹인 물을 바닥에 뿌려놓은게 이틀도 더 지난 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동을 한다는 건. 지금 저 꼬맹이 주변에 뿌려놓은 물도 마찬가지라는 거겠지. 매일 와서 물을 갈아준다면 녀석이 마약을 먹기 전에 여기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럼, 좋은 꿈 꾸고 있으라고."
둔중한 소음과 함께 레인이 들어가 있는 방의 문이 닫혔다.
============================ 작품 후기 ============================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