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8화 (128/265)

“......?”

더 놀라운 건 느낌이었다. 마치 인체에 시원한 바람구멍을 내준 것 같았다. 수십 년 닫힌 때가 털리고 상큼한 바람이 들어오듯 폐세포 사이가 싱그럽게 느껴졌다.

“......”

그러다 또 한 번 경악하는 차평재였다. 망침 때문이었다. 침은 흉곽으로 들어와 등을 뚫고 나와 있었다. 일침이혈이니 일침오혈이니 하는 신기는 차평재 또한 손에 익었다. 하지만, 몸통을 관통하는 투자침은 상상조차 못하던 그였다.

차평재는 전율했다. 침체(鍼體)가 폐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침은 생물이다.

몸 속에 들어가 온몸으로 병마와 싸워야한다.

그걸 해내야 진정한 명의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의 말이 스쳐갔다. 아버지의 침술을 볼 때마다 한없이 낮아지던 차평재. 그 아버지의 침술보다 더 숭고한 침술이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게 아닌가?

가닥...

한 가닥...

두 가닥...

윤도의 망침은 폐세포를 흔들며 새 기운을 끌어들였다. 세포 하나하나에 생명을 깃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찌든 때에 달라붙어 분해하는 세제의 역할과도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 신묘한 자침. 차평재에게 있어 윤도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윤도는 바람의 줄기처럼 망침을 뽑았다. 아프지 않았다. 침 끝에는 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빵빵하게 분 풍선을 관통해 나온 바늘.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은 풍선. 그 신기가 윤도의 침에 있었다.

‘차오른다.’

윤도는 여전히 혈자리에 집중했다. 이제야 폐 안에 천기가 모이기 시작했다. 기가 모이니 나머지 작동들은 자연스레 이어졌다. 폐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이다.

촤아아!

그것은 흡사 마른 대지에 내리는 단비와 같았다. 바짝 말라버린 폐포에 진기가 감돌았다.

철컹!

거기서 운문혈을 틀어막았다. 폐장의 암세포가 기세를 업고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손을 쓴 윤도였다. 남은 두 침은 중부와 소상혈에 넣었다. 이런 질병을 다스림에 있어 중부혈을 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소상혈은 임파에 전이된 암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이 혈은 임파의 우물혈로 불리기도 하는 까닭이었다.

‘후우.’

낮은 날숨과 함께 이마를 쓸었다. 여학생이 손수건을 내밀었다. 그제야 여학생이 거기 있는 걸 알았다. 수건을 받아 이마의 땀을 닦았다. 땀 닦는 건 건성건성이었다.

윤도의 정신줄은 오직, 암세포를 겨눌 뿐이었다.

북한의 침술영웅-2

북한의 침술영웅-2

폐경락은 견갑고부까지 관장하니 견갑골에 가지를 친 전이의 뿌리도 함께 관리가 되었다.

간경의 자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간은 비장에서 이어지는 영양분의 통로. 갈래 하나가 폐경의 천지혈에서 소통하니 기의 연합과도 같았다. 여세를 몰아 중봉혈, 여구혈, 중도혈로써 간기를 확산시켰다. 마무리는 장문혈로 갈음하고 기문혈을 틀어막았다.

남은 건 이제 비경이었다. 차평재의 암이 시작된 곳. 근원이지만 기세는 가장 약했다. 새로운 영토의 확장, 즉 전이를 위해 기세를 간과 폐로 옮긴 까닭이었다. 하지만 뿌리다. 이걸 잡아야만 간과 폐의 전이 암, 나아가 전이를 시도 중인 이마와 어깨 견갑골의 흔적도 제압할 수 있었다.

‘비장...’

잠시 비장을 생각했다. 비장은 특이한 장기다. 오장육부 중에서 오직 주기만 하는 곳이다. 어떻게 보면 어머니를 닮았다. 치료에 좋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

이미 지났다. 그렇기에 그 시간대의 비장에 맞춰 자침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대도혈과 삼음교혈, 혈해혈에 장침을 넣었다. 그런 다음 태백혈에 다향장침을 넣었다. 간경과 폐경, 그리고 비경 자체의 방향으로 들어간 삼향장침이었다.

태백은 비경의 원혈. 기를 조절하는 곳이니 심혈을 기우렸다. 마지막으로 기문혈과 충문혈을 막아 암세포의 퇴로를 막았다.

‘이제 수삼리와 양로혈인가?’

잠시 생각을 가다듬었다. 정신없이 달려온 자침. 하나하나 복기해보고 두 침을 뽑았다. 암세포라는 악성 옹저의 뿌리를 뽑으려면 두 혈자리를 빼놓을 수 없었다. 합곡과 삼음교 역시 동원했다. 몸 속의 좋지 않은 찌꺼기를 내보내는 데는 이 두 혈도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윤도의 장침에 약침이 찍혔다. 시작은 비장 그 자체였다. 사인펜으로 표시한 암세포의 자리. 침이 들어가자 매끈하고 단단한 무엇이 걸렸다. 암 덩어리는 강철과도 같았다. 실드라도 친 건지 미꾸라지처럼 미끄덩거리며 침끝을 피했다. 이걸 제대로 관통해야 했다. 혹시라도 비장의 실질세포를 잘못 찌르면 목숨의 마감일을 앞당길 뿐이었다.

“......!”

“......?”

두어 번 침감으로 표적을 노리던 윤도, 어느 순간 손목에 스냅을 주었다. 장침은 암세포의 덩어리에 걸렸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보조침을 동원했다. 암세포의 앞 뒤에 넣어 고정 시켰다. 그런 다음에 약침을 넣었다. 그제야 겨우 암 덩어리 하나를 관통하는 윤도였다.

두 번째부터는 조금 나았다. 그렇다고 해도 쉽지는 않았다. 침이 생물이라면 암세포는 동물이었다. 피하고 또 피하니 적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침들은 하나하나 화침이었다. 뜨거웠다. 손가락은 불덩이라도 보내려는 것인지 주인인 윤도조차 놀랄 정도의 화침을 작렬 시켰다.

지직!

지직!

침이 들어가면 그런 소리가 들렸다. 암 덩어리 녹는 소리. 그러나 윤도 귀에만 들렸다. 이어진 자침은 간이었다. 거기서는 다섯 개의 장침이 들어갔고 망침 하나가 보태졌다. 간의 후면에 자리잡은 암 덩어리를 위한 망침이었다.

장침은 폐를 거쳐 어깨의 견갑골까지 빠짐없이 찔렀다. 안으로 암 덩어리 녹는 소리가 연주를 방불케했다.

‘녹아라. 아주 말쑥이...’

시침을 마친 윤도가 비틀 일어섰다.

“선생님.”

놀란 여학생이 소리쳤다.

“쉬잇.”

윤도가 여학생을 안심 시켰다. 벽에 기대 차평재를 바라보았다. 시선을 맞춘 그가 잔잔하게 웃었다. 그 역시 필생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눈빛이었다.

‘관운장...’

윤도 뇌리에 고사가 스쳐갔다. 먼 옛날 화타의 전성시대였다. 화타는 팔에 화살을 관통 당한 관우의 치료에 불려갔다. 관우는 살을 째고 치료하는 고통을 고스란히 참아냈다. 화타조차 감탄하는 인내심이었다.

“드세요.”여학생이 물을 내밀었다. 그걸 받아 단숨에 마셨다.

“선생.”

차평재가 고요히 운을 떼었다.

“불편하십니까?”

“그게 아니고 방금 그 침술... 이름이 있소?”

“그런 건 아닙니다만...”

“그렇군.”

차평재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꼬치꼬치 캐물을 마음은 없는 윤도였다.

그때 현관 쪽에서 소란이 일었다. 윤도가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여학생이 나갔다. 잠시 후 문을 연 건 여학생이 아니라 방수용이었다. 그 뒤로 낯선 군관 셋이 보였다. 살벌한 표정이었다.

“......!”

현관으로 나온 윤도가 소스라쳤다. 느닷없는 비보였다.

서해 바다의 NNL에서 사고가 터졌다. 북한병사의 월남 사건이 전격 발생한 것이다. 소형 어선을 타고 NNL로 월남을 시도한 북한군의 두 하사관. 북한 해군 함정이 출동해 총탄을 퍼부었다.

어선이 NNL을 넘음으로써 한국 해군이 응사에 나섰다. 교전의 와중에 북한 해군함정이 암초와 충돌해 전복되었다. 한국 해군은 즉각 구조활동에 나서 승조원 8명 전원을 구조해 뒤쫓아온 북한 함정에 넘겼다. 더 이상 충돌 없이 현장 교전은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북한은 NNL을 넘은 북한병사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복된 함정의 함장이 사망했다. 총상은 아니었지만 사망은 사망이었다.

특사 밀담이 한창 진행되던 중이었다. 잘 나가던 회담은 거기서 결렬 되었다. 결국 윤도에게도 호텔 귀가 특명이 떨어진 것이다.

“방 비서님...”

윤도는 황당했다. 차평재에게 혼신의 시침을 하던 참이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그런데 사태는 시침을 마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제 아무리 방수용이라고 해도 격앙된 당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돌아가 계시오.”

방수용의 목소리는 한없이 무거웠다.

“방 비서님... 이건 진료입니다. 전쟁 중에도 의사의 진료는 허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갑시다.”

군관들이 윤도 팔을 끌었다. 방수용은 말리지 못했다. 남측 대표단에 대해 연금령이 떨어진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럼 침은 일단 그대로 두십시오. 그대로...”

윤도는 군관들에게 이끌려 집을 나섰다. 대문 앞에는 무장군인들이 서있었다. 윤도가 입을 닫았다. 여기는 북한, 확실한 비상사태였다.

**

“방수용 비서의 외사촌형을 치료하다 왔다고요?”

호텔로 돌아오자 김광요가 물었다. 한국 대표단은 한 방에 모여 있었다.

“예...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우리도 자세히는 모릅니다. 다만 서해 NNL에서 교전이 있었다는 것과 그로 인해 북한군에 전사자가 나왔다는 것...”

“......”

“상황이 심각해요. 하지만 자세한 상황을 알 수 없으니 미치겠군요. 자칫하다가는 여기서 볼모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박상직 의원의 목소리는 더 무거웠다.

“뭐 그렇게까지야 하겠나? 우리가 여기 들어온 건 남북 고위층만 아는 사실인데...”

“하지만 사상자가 났다지 않습니까?”

“이거야 원. 우리 정부와 연락할 방도가 없으니...”

오병길의 한숨도 한없이 깊었다.

“아무튼 일단 자중하고 계셔야겠습니다. 아까 이쪽 정보부 친구들에게 슬쩍 들은 이야긴데 사고로 죽은 함장이 당 실력자의 아들인 데다 북한 지도자가 주목하던 군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김광요의 말에 모두가 소스라치고 말았다. 그건 굉장히 나쁜 소식이었다.

시간이 흘러갔다. 객실로 돌아온 윤도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객실이 감옥이다. 북한이라는 곳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았다.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을 간과했다. 고위층의 초청이니 큰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하지만, 그런 위험보다 더 갑갑한 건 차평재의 상황이었다. 침을 꽂은 채 나왔다. 치료의 끝을 보지 못한 윤도였다. 그건 한의사로서 잊어버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윤도가 거기 있다고 해도 침을 뽑지 않았을 것이다. 침은 하루나 이틀 정도 넣어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순간순간의 기세를 살펴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일이 틀어졌다. 이제는 정말 차평재의 목숨은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이 더 답답한 윤도였다.

두 시간 후, 방수용 쪽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호텔로 오고 있다는 전갈이었다. 그가 도착했다. 공항에 배웅을 나왔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는 서경세가 아니라 군관들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살벌한 분위기는 호텔 접객원들에게도 감지되었다. 그들 역시 소소한 응대를 일절 거절하고 있었다.

방수용은 김광요, 오병길과 먼저 만났다. 윤도는 방 안을 서성거렸다. 어떤 주체가 되지 못한다는 거 이렇게 애간장이 타는 일이었다.

똑똑!

답답한 마음이 가득할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방수용이었다.

“방 비서님.”

“이거 채 선생께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방수용이 담담하게 말했다.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우연찮게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어요. 하필이면 우리 측 희생자 장교가 지도자 동지께서 아끼던 소좌 동무라 특사 회담을 이어가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럼 외사촌형님의 치료는?”

“그게... 지금 이런 마당이라 내 외사촌의 치료를 언급할 분위기가 못되는군요.”

“침은 아직 뽑지 않으셨죠?”

“그렇긴 합니다만 돌아가면 뽑아야할 거 같습니다.”

“이렇게 중단한단 말입니까?”

“사망한 소좌의 아버지가 제 지인이기도 합니다. 아들 잃은 슬픔이 큰 사람에게 외사촌 형님 치료를 위해 남한 대표들을 붙들어두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

“운명이군요. 그나마 사망자가 별 다른 외상 없이 죽은 게 다행입니다. 만약 남쪽으로 간 병사들처럼 총알에 맞아 벌집이 되었다면 채 선생과 남쪽 대표들의 안위조차 보장하기 어렵게 되었을 겁니다.”

“방 비서님...”

“우리 의료진이 헬기로 실어와 최선을 다해보았는데 결국 숨통을 트는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 군관이 살아만 났어도 문제가 다를 수 있었는데... 그나저나 이거...”

방수용이 침통을 꺼내보였다. 경황이 없어 차평재 집에 두고 온 침통이었다.

“외상이 없다면 심장마비입니까?”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일종의 쇼크라고... 그렇잖아도 원로 의료진께서 저희 외사촌 형님 이야기를 하더군요. 차평재가 건재하면 살려낼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쇼크? 방금 몸은 깨끗하다고 하셨죠? 총상 같은 것도 없고요?”

윤도가 물었다.

“그렇게 들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그 소좌의 사체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채 선생이요?”

“총상도 아니고 쇼크라면... 혹시라도 살릴 길이 있을지 몰라서 그럽니다. 차평재 선생님도 그런 적이 있다면서요?”

“하지만...”

“저는 안 된다는 겁니까? 잘 하면 많은 걸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지 모릅니다. 우선은 죽은 소좌를 살리고, 차평재 선생님도 살리고, 겨우 불씨를 틔운 남북관계도 살리고요.”

“......?”

“밑져야 본전 아닙니까? 거기 원로 의사가 차평재 선생님을 거명했다면 저를 보내주십시오. 이게 운명이라면 제가 그 군관을 살려낼 수 있을 겁니다.”

“채 선생...”

“시간이 없습니다. 한 시가 급해요.”

“이... 이거...”

“방 비서님.”

“......!”

잠시 고뇌하던 방수용이 군관을 돌아보았다.

“김 중좌, 리한웅 동무가 지금 부검 준비 중이라고 했지?”

“그렇습네다.”

“병원에 전화해서 20분만 미뤄달라고 해.”

“예?”

“내 말 못 들었나? 20분!”

방수용이 잘라말했다. 수령의 신뢰를 받는 서열 10위권의 방수용. 그 정도 말빨은 먹혔다.

“안 돼.”

하지만, 한국 대표 오병길의 판단은 달랐다. 공연히 사태를 악화 시킬 수도 있으니 저들의 권유대로 철수하자는 주장이었다.

“반전을 이끌어낼 수도 있습니다.”

윤도가 항변했다.

“반전도 반전 나름이지. 죽은 사람을 살린다는 게 말이 되나?”

“죽은 사람이 아니라 죽지 않았으면 살리겠다는 겁니다.”

“아무리 북한이라고 해도 막 볼 의술은 아니라오. 죽은 자와 산 자도 구분을 못하겠소?”

“사망 군관에게 외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배가 전복되어 바다에 빠졌으니 찬 바닷물에 심장이 정지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월남자를 놓쳤다는 분개심에 화가 치밀어 기통(氣桶)이 박살났을 수도 있고요. 그런 쇼크사라면 길이 있습니다.”

“채 선생.”

오병길의 목소리가 묵직하게 변했다.

“예?”

“뭘 착각하고 있나본데 이 밀담의 주제는 남북의료교류가 아니라오. 게다가 이 대표단의 대표는 이 사람이고. 나는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찬성할 수 없소.”

“실망이군요. 저는 지금 의료가 아니라 남북교류의 숨통을 잇기 위해 가겠다는 겁니다. 이대로 내려가면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습니까? 게다가 이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면서요?”

“뭐라고?”

“다시 반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윤도의 시선이 오병길을 겨누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신념. 그건 고조된 오병길도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결국 오병길이 고집을 꺽었다.

“조심하시게. 절대 무리하지는 말고.”

김광요의 당부를 곱씹으며 윤도는 군관의 차량에 올랐다.

편작재림-기사회생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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