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5화 (155/265)

부릉!

스떼빤이 탄 차가 주차장을 나갔다.

“채 실장... 어떻게 된 건가?”

“죄송합니다.”

“그런 말을 듣자는 게 아니네. 내 말은...”

“제 진단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맥도 하지 않았지 않나?”

“모든 병에 진맥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불문진단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100% 확신인가?”

“인간이기에 100%라는 말은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 순간이 와도 제 진단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알겠네. 어차피 우리와 인연이 닿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으니 크게 괘념치 말게나.”

“그러죠. 저 역시 지구상의 모든 병자를 살릴 수는 없는 일이니...”

윤도도 회사를 나왔다.

생각은 찜찜했다. 만약 아무 조건이 없는 상태였다면 윤도의 진단을 받아들일 뤄샤오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있었다. 그것들이 얽히면서 거부감이 형성된 것이다.

‘다행히 외삼촌이 중의라니...’

차에 오른 윤도가 시동을 걸었다. 화상 통화였기에 제대로 보지 않았을 수 있었다. 바로 중국으로 간다니 뤄샤오이의 상태를 직접 보면 윤도를 수궁할 수도 있다. 거기에 희망을 걸고 도로에 올라섰다.

기분 탓인지 도로도 엉망이었다. 올 때는 뻥뻥 뚫렸던 길이 체증을 보이고 있었다. 겨우 길이 뚫리자 이유가 나왔다. 교통사고가 났던 모양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윤도는 산해경을 뒤지다 잠이 들었다. 첫 번째 대 성공을 이룬 알레르기성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 그 2탄으로 이어가려는 치매 신약을 위한 노력이었다.

그 꿈에 윤도는 중국의 헤이싼시호를 보았다. 호수 위에 선 그림자는 그 아이였다. 아이가 호수를 향해 손을 펼치자 호수가 역류를 했다. 역류한 물이 윤도에게 쏟아졌다. 윤도는 물줄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다 잠이 깨었다. 전화벨 소리 때문이었다.

“여보세요.”

영어음이었다. 처음에는 누군가했지만 이내 알게 되었다. 낮에 TS전자에서 만났던 러시아와 유태인 피가 섞인 미국인 스떼빤이었다.

“닥터 채.”

스떼빤의 목소리는 굉장히 다급했다.

“무슨 일이죠?”

솔직히 귀찮았다. 낮의 일을 빌미로 원망이라도 하려나 싶었다. 하지만 전화기로 흘러나온 그의 말은 아주 달랐다.

“지금 SS병원입니다.”

‘SS병원?’

“아까 TS전자를 나와 호텔로 가다가 접촉사고를 당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잠시 깨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큰 병원에 와서 MRI를 찍었는데...”

“......!”

그 말 끝에 윤도가 전화기를 떨어뜨렸다. 떨어진 전화기에서 스떼빤의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조금 전에 MRI 결과가 왔습니다. 마침 여기 닥터가 존스홉킨스에서 내 선배와 함께 공부한 닥터라서 상세 모니터를 제공 받았는데 내 여자친구가...”

스떼빤의 목소리는 조금 멈췄다가 이어졌다.

“폐암 3기라고 합니다. 당신 말이 맞았습니다.”

“......”

“미안합니다. 병원에서는 소세포폐암이라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발견이 늦은 편이라 항암치료를 받아도 완치율이 굉장히 낮고 그냥 두면 길어야 1년을 산다고 합니다. 헌데 이런 경우라면 오히려 당신을 찾아가 보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아까는 진심으로 무례했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스떼빤의 목소리가 무너졌다. 흐느낌은 없지만 우는 목소리였다.

“스떼빤.”

“당신이 원하면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무례를 용서해주시고 뤄샤오이를 부탁합니다. 저는 이 사람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 여자가 바로 내 공학이자 삶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

“당신에게 데리고 가겠습니다. 제발 여자친구를 살려주세요.”

스떼빤은 몇 번이고 거듭 무너졌다. 그 심각함을 따라 밤은 저 홀로 깊어갔다.

이른 아침, 윤도는 일침한의원 앞에 있었다. 옆에는 진경태가 보였다. 잠이 깨는 즉시 한의원으로 달려온 윤도였다. 진경태에게 폐암 약침액을 부탁했다. 진경태는 기꺼이 지시에 따랐다.

8시가 넘어 스떼빤이 도착했다. 뤄샤오이와 함께였다. 그들을 맞아 원장실로 향했다.

“뚜이부치.”

뤄샤오이가 사과를 전해왔다. 그는 외삼촌과의 통화를 통해 윤도가 중국어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암을 통고 받은 그녀는 여러 풀 꺾여있었다. 누구든 그렇다. 양성종양만 나와도 가슴이 철렁할 판에 암이었다. 그것도 중증의 폐암이었다. 그녀 자신,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진맥부터했다. 이제는 치료가 관건인 사람. 환자인 그녀를 두고 지난 일을 질책할 생각은 없었다.

긴장!

그 단어가 윤도 어깨에 빼곡이 내렸다. 중병이란 놈이 주는 중압감은 언제나 그랬다. 동시에 기도였다. 이 환자의 질환이 치료가 가능하기를. 맥을 통해 혈자리를 통해 그 정보를 알 수 있기를. 이제는 명의라는 호칭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윤도는 신이 아니었다.

“......!”

맥을 짚던 윤도 눈에 미세한 출렁임이 스쳐갔다. 폐암은 좌우엽에 다 들어앉았다. 동시에 아래쪽으로 쏠린 병소였다.

구분을 하자면 선암에 속했다. 폐경락의 원혈인 태연혈부터 튀고 있다. 동시에 임맥을 포함해 흉부의 혈자리들이 죄다 부어올랐다. 그러나 폐의 아래쪽이라면 신장으로 비롯된 병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장은 그리 약하지 않았다.

‘병소...’

눈을 감은 채 폐의 결절신호를 받았다. 암은 두 개의 본진을 형성하고 있었다. 오른 폐에서의 기세가 조금 더 강했다. 왼쪽이 강한 것보다 좋지 않았다.

상세진단을 위해 대릉혈과 전중혈을 짚었다.

‘쉣!’

한숨이 살짝 밀려나왔다. 이 여자의 혈자리 또한 특이혈이었다.

[존재하되 잡히지 않는 은혈(隱穴)]

[강철처럼 단단해 침을 박살내는 철혈(鐵穴)]

[원래의 혈자리에서 떠 있는 부혈(浮穴)]

[그리고 진짜 혈자리처럼 보이는 가혈(假穴)]

윤도 뇌리에 4대 기혈이 스쳐갔다. 뤄샤오이는 부혈과 가혈이 뒤섞인 혈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몇 군데 혈자리를 눌러 가혈과 진혈의 차이를 알아냈다. 그것으로 환부 확인에 나섰다.

병소의 짐작하는 데는 전중과 대릉혈만한 곳이 없었다. 오장의 기가 윤도 손으로 들어왔다. 폐의 좌우엽에 가득한 사기... 진맥에서 안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기... 그 아래의 덩어리... 그 아래의 암세포들...’

MRI를 찍듯 윤도는 암세포의 기세를 확인했다. 진맥은 그렇게 끝났다.

“닥터.”

지켜보던 스떼빤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좀 심각하군요.”

윤도가 영어로 답했다.

“치료가 불가능합니까?”

“당신은 차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나요?”

“예스.”

“처음에는 굉장히 막막했겠죠?”

“예스.”

“하지만 지금은 실체에 닿았겠죠? 그러니 세계 각국의 유수한 기업에서 당신을 탐내는 걸 테고.”

“예스.”

“나도 이제 막막함을 겨우 넘었습니다.”

윤도가 웃었다. 스떼빤은 그 미소의 의미를 알았다.

“닥터, 뤄샤오이의 진료기록입니다. 참고로 써주세요.”

스떼빤이 병원에서 받아온 기록을 넘겨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기록들을 중국의 뤄샤오이 외삼촌에게 보냈었습니다. 그 분도 고개를 젓더군요. 한국의 SS병원이라면 세계적인 곳이니 거기서 방법을 찾아보라고... 중국에서 해결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습니다.”

“닥터...”

“그러나 저 역시 보장이나 장담은 하지 못합니다. 다만 가능성은 있다는 것. 치료는 의사 혼자 하는 게 아니니 함께 도전해봅시다.”

윤도가 뤄샤오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끄덕, 고갯짓으로 강한 의지를 밝혀왔다.

“어제 들으니 가벼운 침을 놓을 줄 안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경락이나 기혈에 대해서도 알겠군요?”

“네, 조금은...”

“이 암의 출발은 신장이었습니다. 폐가 이 지경이니 다른 오장육부도 굉장히 나빠야 하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

“피부가 나빠진 건 언제부터인가요?”

“2-3년 되었어요. 하지만 몇 번 이사를 하면서 기후가 안 좋았기에 피부 트러블로만 생각했었죠.”

“오후에 열도 났을 겁니다.”

“맞아요. 저녁이 가까워지면 가끔...”

“한방식으로 설명하자면 털과 피부가 나쁘면 폐에 이상이 온 것입니다. 피부에 영향을 끼치는 건 폐와 신장이거든요.”

“저는 과로 때문으로 생각했어요. 프로그램 개발을 하다보면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아서...”

아쉽군요.

그 말은 하지 않았다. 환자에게 미련만 줄 뿐이다. 미련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임맥을 포함해 가슴 부위를 지나는 많은 혈자리들이 부어 올랐습니다. 가장 심한 곳이 고황 쪽인데 일단 그것들을 안정 시키고 본격 시침을 할 겁니다.”

“고황...”

뤄샤오이가 중얼거렸다. 그녀도 고황의 중요성을 아는 눈치였다.

“위로를 하나 드릴까요?”

“......?”

누워있던 뤄샤오이가 고개를 들었다. 온몸을 스쳐가는 청량감 때문이었다. 침 하나의 마술이었다. 윤도의 장침이 전중혈을 찌른 것이다. 전중은 오장의 기가 모이는 곳. 환기를 하듯 막힌 기를 뚫어주니 시원해지는 뤄샤오이였다.

“닥터...”

“기분전환입니다. 본격 치료를 앞둔.”

윤도가 가운소매를 걷어붙였다. 풀 코스가 될 수도 있는 장침의 애피타이저이기도 했지만 윤도에게도 필요한 자침이었다. 그것으로 또 한 번 부혈과 가혈의 감을 잡은 것이다.

“닥터...”

놀란 뤄샤오이가 뒷말을 이었다.

“외삼촌이 말하기를 제 혈자리는 아주 특이하다고 했는데...”

“맞아요. 굉장히 특이합니다. 침을 보세요.”

윤도가 전중혈자리를 가리켰다. 장침은 하나가 아니고 둘이었다. 하나는 조금 낮게 들어갔고 하나는 깊었다.

“어떻게 한 거죠?”

“특이한 혈자리 환자를 몇 번 보았거든요. 그 분들이 다 내 공부가 되었지요. 당신의 혈자리는 부혈과 가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서 첫 침으로 부혈을 잡아놓고 두 번째 침으로 가혈 밑의 진혈을 찔렀지요.”

“맙소사!”

“그저 수고 한 번을 더할 뿐입니다.”

“그런 실력이라 곡지혈 시침을 생략했나요?”

그녀는 과연 침술을 알았다. 침술의 사고예방을 위해 선조치로 놓는 곡지혈을 알고 있었다.

“곡지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놓습니다.”

윤도가 웃었다.

마침내 본격 시침이 시작되었다. 임맥의 출발인 승장혈을 시작으로 중완까지 내리 달렸다. 자침은 첫 침과 같았다. 하나로 부혈을 누르고 또 하나로 그 아래의 진혈을 찾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애를 먹었지만 염천혈과 천돌혈에 이르러서는 찌를만 했다.

임맥은 음기(陰氣)를 관장하는 경락이다. 인체 내의 음양 밸란스 조절에 큰 축을 차지한다. 폐를 포함하는 오장은 음의 속성을 가지는 기관들. 부어있지 않더라도 시침해서 나쁠 게 없었다. 침감은 혈자리의 붓기에 따라 달리했다.

이어 족양명경, 족태음경 등의 가슴부위 혈자리도 모두 잡았다. 붓기를 달랜 장침만 해도 50여 개에 가까웠다.

“......”

뤄샤오이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마디로 신기에 가까운 침술이었다.

‘자, 준비운동은 끝났고...’

윤도의 눈이 뤄샤오이의 가슴팍을 겨누었다. 가슴팍 안의 폐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그 안에 검은 왕국을 형성한 암세포 군단도 보이는 것 같았다. 암은 기세등등이다. 소리없이 인체를 습격해 완벽한 자리를 잡았다. 수술불가까지 몰고 온 것이다.

남은 건 인체정복이었다. 소세포폐암은 전이도 잘 된다. 간이나 림프, 뇌를 장악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폐암...

보통 사관을 열고 중부혈, 척택혈, 태연혈, 폐수혈, 중완혈을 잡는다. 기의 소통을 끌어올려 폐를 보해 암세포를 소멸 시키는 조합이다. 폐암을 폐실(肺實)로 보고 폐의 자혈인 척택, 중부, 태연혈을 주치혈로 삼는 것이다. 태연혈은 허실을 불문하고 꼽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윤도는 그 법을 따르지 않았다. 다른 오장이 버틸만했기에 처음부터 전면전을 치르기로 했다. 암의 본진을 전격 공략하는 오장직자침을 쓰려는 것이다.

철컥!

철컥!

문부터 닫았다. 폐로 연결되는 혈문 전부를 닫았다. 폐엽에 튼실하게 진지를 차린 암의 본진. 그 퇴로부터 차단한 것이다. 전쟁으로 말하면 배수진이었다. 여기서 폐암 세포를 맞아 몰살로 몰아가야했다.

Go!

윤도가 약침을 뽑았다.

글로벌 인재의 거궐혈에 장침을 꽂아라-3

글로벌 인재의 거궐혈에 장침을 꽂아라-3

오늘의 약침은 새로 조합한 칵테일 타입이었다. 산해경의 영약에 북한에서 얻어온 산삼, 거기에 진경태가 남해고도에서 캐온 대물 최상급 한약재의 진액을 섞어 만든 맞춤형이다.

사뿐!

침이 뤄샤오이의 폐를 뚫고 들어갔다. 침끝이 암 덩어리에 닿았다. 윤도 손끝이 파르르 떨었다.

‘안녕?’

인사와 함께 장침이 꽂히기 시작했다. 30여 분 후에 윤도가 겨우 숨을 돌렸다. 뤄샤오이는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왼쪽 폐에 꽂힌 장침만 무려 30여 개였다. 마치 고슴도치의 가시밭 같았다. 그러나 마취라도 한 듯 조금의 아픔도 느껴지지 않는 절정의 침술...

‘세상에는 말이다.’

그녀의 뇌리에 외삼촌의 말이 스쳐갔다.

화타와 편작이 있단다.

어디엔가 분명...

누군가 죽을 때가 되어도 그 의원을 만나면 살 수 있지.

외삼촌의 꿈은 그런 중의가 되는 거란다.

언제나 소원처럼 말하던 외삼촌의 말... 그 말의 주인공이 지금 뤄샤오이의 눈앞에 있었다.

장침...

30여 개를 나란히 꽂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30개는 왼쪽 폐포에 자리잡은 암세포 덩어리의 숫자였다. 큰 것이 8개, 중간 것이 16개, 작은 덩어리가 6개였다. 물론 하나 하나 약침을 넣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혈괴나 암덩어리가 녹으면, 다음 시침에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먼저 적중부터 시켰다. 작은 암 덩어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생각이었다.

오른쪽도 같은 장침을 넣었다. 이쪽은 24개였다. 손을 떼고 보니 정말이지 장침의 산을 보는 듯 했다.

“긴장되나요?”

윤도가 뤄샤오이를 바라보았다.

“긴장 안 되면 사람이 아니죠.”

“그냥 여드름 짠다고 생각하세요. 폐에 난 여드름... 그럼 긴장이 풀릴 겁니다. 긴장은 조금 후에 하면 됩니다.”

설명과 함께 가장 작은 암 덩어리에 꽂힌 장침을 돌렸다. 돌리면서 눌렀다. 침감으로 암 덩어리를 달래면서 약침을 퍼트리는 것이다.

팟팟!

장침은 쉴 새도 없이 암을 파고 들었다. 숨도 쉬지 않은 채 왼쪽 폐암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지 손톱보다 큰 덩어리의 핵 안으로 장침을 밀어넣었다. 이 침은 저항을 받았다. 암은 침 끝을 문 채 놓지 않았다. 눌러도 들어가지 않았다. 억지로 힘을 쓰다 오버하면 폐포를 관통할 일. 그대로 두고 다른 약침을 두 개 더 넣었다. 먼저 들어간 침과 역삼각을 이루는 위치였다.

‘포기해. 넌 이미 끝장 났어.’

윤도가 암 덩어리에게 말했다. 가만가만 침 끝을 고르다 포인트로 여겨지는 타이밍에서 침끝을 밀었다. 왼쪽 폐에서 가장 큰 암 덩어리가 뚫리는 순간이다. 그 동시에 나머지 두 침도 함께 밀어넣었다.

“하아!”

뤄샤오이가 긴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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