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8화 (168/265)

<미친 병을 낫게 하는 서산경의 문요어.>

<미친 병을 낫게 하는 북산경의 지어.>

<치매방지 효과를 내는 북산경의 인어.>

<머리가 이상해지는 병을 고치는 북산경의 백야.>

네 가지 영약을 교대로 약침으로 쓰며 효과를 측정했다. 그렇게 완치한 치매 환자가 무려 26명. 윤도의 신침으로도 치매 완치를 못한 건 단 한 사람 뿐이었다. 그 환자는 할아버지였다. 불행히도 마무리 침을 맞으러 오던 날 차량사고로 운명하고 말았다.

네 가지 영약은 치밀하게 분석되었다. 하지만 둘은 분석불가로 나왔고 두 영약만 성분 일부를 알아냈다. 분석기에서 보이지 않은 걸 혈자리의 반응을 기준으로 삼아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약재를 찾아낸 것이다. 그때부터 진경태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기존 한방에서 치매약재로 쓰는 약재를 구해 일절 분석에 나선 것. 그 결과 유의미한 성분을 찾았다.

그 약침 역시 윤도의 장침으로 확인에 들어갔다. 치매는 종류가 많다. 알츠하이머에 의한 것부터 혈관성, 알코올성에 루이체 치매까지 있다. 윤도의 약침은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에 효과가 탁월했다. 거기에 기혈을 순환을 돕는 약재와 몸을 보하는 약재를 첨가해 가며 최적 비율을 탐색해 나갔다.

혈자리 적용 역시 세밀하게 접근했다.

한방에서의 치매, 특히나 내상치매는 몸의 노화에 기인한다. 즉 기혈음정(氣血陰精)의 고갈로 야기되는 뇌기능의 장애. 허한 기혈작용과 정과 음의 고갈로 뇌세포 손상이 일어난 것이다.

윤도의 목표는 명백했다. 고갈된 기혈을 채워 뇌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손상된 뇌세포의 회생을 돕는 것이다. 관건은 손상된 뇌기능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회복시키느냐에 있었다.

지상 목표는 기혈음정허(氣血陰精虛)가 일어난 몸에 기혈음정(氣血陰精)을 보하는 일이었다.

약침은 다양하게 시침되었다.

최적의 혈자리 조합은 백회혈, 신문혈, 귀안혈, 구미혈, 내관혈, 기해혈이었다. 신문, 소상, 용천, 심수혈과 비교해 화침을 놓았지만 그보다 나았다.

시침은 기해혈로 기를 끌어올리고 구미혈로 장부의 기능을 보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구미는 모든 음장부의 원기가 모이는 혈로 정신질환의 요혈로 꼽힌다.

이어 백회로 오장의 기혈을 소통 시켜 상초로 올리고 신문혈, 귀안혈, 구미혈, 내관혈로 심장과 간, 뇌의 기운을 북돋아 치매를 잡아가는 방식이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백회혈 전후좌우의 사신총을 추가했고 열결혈과 심수혈, 중완혈도 덧붙였다.

치료 중에 일어난 해프닝도 있었다. 소위 돌팔이들에게 받은 치매진단 환자의 말이었다.

“태양혈에 압통이 있고 인근 근육에 경결이 있으니 곧 치매 걸릴 증상.”

몇 몇 환자가 이구동성이었다. 그게 걱정이 되어 찾아온 환자들이었다. 병든 사람의 근심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는 사람은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을 일이었다.

기해혈에 장침 하나만을 찔러 보란 듯이 치매를 잡아주었다. 진짜 침술의 진수를 보여 헛된 유혹을 불식시켰다.

약침으로 시작한 치매치료는 슬슬 탕제 중심으로 옮겨갔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혈자리에 약침을 넣고 탕제치료를 권한 것이다.

“활성물질 검출에 들어갔습니다.”

의견교환이 끝나자 진경태가 말했다.

“약재는요?”

“실험분량은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계속 공급해 달라고 주문해 두었습니다.”

“이거 벌써부터 가슴이 뜨끈해지는 데요?”

“저는 머리가 뜨끈합니다. 치매약 대량생산이라뇨. 이거야 무협지에나 나오는 일이지...”

“언제 류수완 대표님도 불러야겠죠?”

“하명만 하시면 자료를 준비해두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급할 거 없으니 좀 더 최적의 약성을 찾아보기로 하죠.”“이번에도 거금 들어오면 기부하실 겁니까?”

“아뇨. 이제 기부는 다음으로 미뤄둘 생각입니다. 좀 멀리 보려고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기부는 훌륭하지만 원장님은 더 큰 일 하셔야합니다.”

우정어린 말을 남긴 진경태가 자료를 들고 일어섰다.

오후 5시, 오미자차 한 잔을 마시고 환자를 받았다. 50대의 남자였다. 그는 두통과 불면증을 호소했다. 진맥 결과 환자의 호소와 맥의 정보가 같기에 시침을 했다. 풍부혈과 내관혈이었다. 모두 장침을 넣었다.

풍부혈은 바람에 약하다. 바람이 들어오기도 가장 쉬운 곳이다. 그밖에 풍지혈, 풍문혈 등도 바람을 조심해야 하는 혈자리에 속한다.

환자의 두통은 창문과 선풍기에 있었다. 그는 창문 열기를 좋아했고 선풍기를 안고 살았다. 문제는 머리 방향이 창 쪽이고 선풍기 역시 머리로 향하는 데 있었다.

내관은 불면증 때문이었다. 불면증의 사기가 그곳에 많았다. 자침은 문제가 없었고 환자는 맑은 머리로 침구실을 나갔다.

빠라빠바방.

거기서 윤도 전화가 울었다. 부용이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시간 좀 내주셔야겠어요. 바쁘시면 저희가 갈 게요.”

돌발상황의 발생이었다. 공연연습 중에 가수 하나가 발목을 삐었다는 통보였다.

“제가 조금 일찍 마감하고 가죠.”

통화가 끝나기 무섭게 윤도는 뜻밖의 방문객 한 무리를 맞이하게 되었다. 승주가 그들을 막아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네가 채윤도인가?”

선두의 남자는 초면부터 칼 각을 세웠다. 순간 윤도는 의료사고를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는 다짜고짜 각을 세울 사람들이 없었다.

“무슨 일인지요?”

윤도가 물었다. 소란을 들은 진경태와 종일이 복도에 와 있었다.

“나는 삼척에서 온 김남우라는 사람일세.”

70에 가까운 남자가 이름부터 밝혔다.

“김남우?”

윤도가 고개를 갸웃하자 뒤에서 고함이 뒤따랐다.

“강원도의 전설이자 명침명의로 불리는 김남우 선생님도 모르나?”

호령하는 남자는 40대 초반, 알고 보니 뒷줄의 네 명 모두 한의사들이었다.

“아, 김남우 선생님.”

그제야 생각이 난 윤도가 예의를 갖추었다. 김남우라면 현존 10걸 안에 꼽히는 명침이었다. 특히 강원도에서는 중풍의 신으로 불리며 환자를 구름처럼 몰고 다닌다는 신화까지 있었다.

“예의 따위는 필요 없네. 자네 진짜 한의사 맞나?”

김남우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무슨 말씀인지요?”

“내 얼마 전부터 자네 이름을 들었네만 새겨 듣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국민영웅으로까지 부각되는 마당이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서 올라왔어.”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잘못이지. 자네 누구에게 침을 배웠나? 그 침이 한의학에 근거한 침술은 맞나?”

“예?”

“보아하니 다들 신침이니 명침이니 하는데 자네의 침술은 한의학의 그것이 아니라 타짜들의 사술이네. 내 말이 틀렸나?”

“선생님.”

“방금 나간 환자, 풍부혈에다 내관혈까지 자침했더군.”

“그렇습니다만.”

“장침? 맞나?”

“그렇습니다만.”

“이런 고얀!”

김남우의 목소리가 원장실을 흔들었다.

“이봐요.”

불만을 느낀 진경태가 김남우를 제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윤도가 막았다.

“그냥 계세요.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신 모양인데...”

“오해? 제 정신이 아니고는 장침을 시침하지 못할 혈자리에 장침을 넣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제 정신이야?”

김남우의 목소리는 끝간 데 없이 높아졌다.

“선생님.”

“닥쳐. 다들 몇 몇 사례에 눈이 멀어 화타 취급을 하는 모양인데 네 놈 침은 사술이야. 한의학의 침술이 아니라고.”

“......”

“그러니 당장 한의원 간판을 내리거라. 몇 몇 사례는 운이 좋았다만 필경 초대형 의료사고를 내게 될 것이다. 헛된 욕심을 위한 사술은 결국 패망의 길을 걷는 법.”

“그것 때문에 오신 겁니까?”

“오냐. 내 듣자니 네가 몇 몇 원로들의 마음까지 현혹해 신뢰를 얻은 모양이다만 나는 속이지 못한다. 침이 왜 구침인지도 모르고 겉멋만 들어 장침을 찔러대다니... 그건 환자의 목숨을 아무렇게나 다루는 것과 다름이 없어.”

“말씀이 지나칩니다.”

“네 아직 뜨거운 맛을 보지 못했구나? 아니면 네 공명을 위해 의료사고를 내고도 돈으로 입을 막았든지. 듣자니 네 무슨 질병이든 장침에 망침을 들고 달려든다던데 대체 구침의 사용법은 알고나 있는 거냐? 금침혈은 알고나 있느냔 말이다. 머리에 속하는 독맥과 임맥, 족태양경, 수태양경, 수소양경, 족소양경, 수양명경, 족양명경에서 침술사고에 취약한 혈자리를 알기나 하고 시침하느냔 말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 기준이라면 모르지 않지요. 신정, 뇌호, 신회, 영대, 신도, 회음, 수분, 신궐, 운문, 승읍, 유중, 청령, 옥침, 낙각, 승근, 횡골, 기충, 각손, 승령, 노식, 견정... 계속할까요?”

“뭐라?”

“하지만 옛날 기준 아닙니까? 게다가 과거에도 한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사용할 수도 있었던 혈이고요.”

“네가 그 숙련도를 논할 나이란 말이냐?”

“침을 나이로 놓습니까?”

“뭐라?”

“선생님의 존함은 많이 들었습니다만 다짜고짜 폄훼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일찍이 구침을 만든 이유는 각각의 모양과 용도에 따라 편리하게 쓰게 하기 위함으로 압니다만 모든 한의사가 매번 구침법에 따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예컨대 제가 중국 명의순례 때 본 일인데 어떤 음식점의 주방장은 중식도만으로 크고 작은 재료를 다 다루더군요. 주방에 여러 종류의 칼이 있음에도 말입니다.”

“신성한 의술을 요리에 비한단 말인가? 이건 생명을 다루는 분야야.”

“하나의 예를 들었을 뿐입니다.”

“오만방자한... 듣자니 인턴 레지던트 과정도 거치지 않고 바로 개업하였으니 임상 경험조차 일천할 마당에 진맥과 혈자리에 득도라도 했다는 말이냐? 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네가 마약 약침을 써서 환자들을 우롱한다는 소문도 들었거늘.”

“그 문제라면 진실이 밝혀진지 오래입니다. 문제를 제기했던 탁상명 선생을 불러올 수도 있고요.”

“......?”

“가까운 곳에 계시니 모셔올까요?”

“참으로 어이가 없구나. 평생 진력해도 못 미칠 학문이건만 약관의 나이로 오만을 떨다니. 보아하니 대통령 한방주치의에 내정된 것으로 그러는 거라면 그 칼은 내 손에 있음을 알아야할 것이다.”

김남우의 눈에서 레이저가 쏟아졌다.

대통령 주치의.

‘내정’된 자리였다. 자리가 자리다 보니 청와대에서 신분조회에 들어간 눈치였다. 그렇다면 원로나 한의학계의 의견이 필요했다. 김남우의 말뜻은 그것이었다.

“제 스타일을 말씀드리는 것 뿐입니다. 구침이 있다 해서 매 혈자리마다 구침에 맞춰야하는 건 아니니까요.”

윤도는 주치의 자리에 목을 매지 않았다.

“그렇게 혈자리와 침술에 자신이 있단 말이냐?”

“그리 따져 물으시니 할 말은 없지만 4대 기혈과 8대 기혈의 일부까지도 시침해 보았고 혈자리가 끊긴 사람의 혈자리를 대체하는 시침도 해보았습니다.”

윤도가 기염을 뿜었다.

김남우라면 한의학계의 원로에 속하는 사람. 마땅히 대접할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거두절미하고 닦아세우니 선배 한의사라하여 깨갱 꼬리를 내릴 생각은 없었다.

“4, 4대 기혈과 8대 기혈에 대체 혈자리까지?”

윤도의 한 마디에 김남우 뒤편의 한의사들이 술렁거렸다.

침술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남우 조차도 자신하지 못하는 4대 기혈과 8대 기혈. 거기에 더해 대체 혈자리.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윤도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있었다.

넘보지 마라-2

넘보지 마라-2

“푸하하핫!”

윤도의 말에 김남우가 웃었다. 오래 웃었다. 그를 따라온 한의사들도 배를 잡고 웃었다.

4대 기혈.

8대 기혈.

그건 사실 전설에 불과했다. 사람에 따라, 환부에 따라 혈자리를 잡기 어려운 건 사실이었지만 혈자리가 없다느니 움직인다느니 하는 건 무협지에나 나올 일이었다. 그들의 생각으로는 그랬다.

팩트는 한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혈자리를 제대로 찾고 못찾고였다. 그런 까닭에 더러 침술사고가 났고 그것을 경계하고자 떠도는 말에 불과하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윤도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한의학도 이제 현대의학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신비감을 바탕으로 하는 진료가 아니라 실증의 의술이었다. 그런 차에 4대 기혈, 8대 기혈이라니?

하지만.

이제 윤도는 알았다. 그건 무협지나 전설에 나오는 일이 아니었다. 다만 한의사의 자질과 실력에 의해 인지하고 못하고로 갈릴 뿐이었다. 윤도는, 분명히 체험했었다. 그 8대 기혈의 일부를...

“채윤도.”

김남우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말씀하시죠.”

“많은 한의사들이 생각하기에 네가 마약이나 금지된 약을 써서 운 좋게 재벌가의 난치병을 고친 후로 정관계 인사들까지 손을 뻗어 각종 이권과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권력자들의 부인들에게 사술을 써서 베갯머리송사를 조정하고 있다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런 송사는 알지도 못하며 금지된 약을 쓴 적도 없습니다.”

“내 네가 졸업한 한의대의 지도교수도 만나보았다. 그가 말하기를 재학 중에 네가 탁월한 건 혈자리 외우는 것 외에는 없다고 하더라만.”

“그렇다면 선생님은 날 때부터 명침 소리를 들었습니까?”

윤도가 바로 받아쳤다.

“뭐라?”

“저도 나름대로 부단한 노력을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확인도 없이 괜한 비방에 동조하시는 건 책임 있는 원로의 모습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네가 그토록 침술에 자신이 있다?”

“침은 천지의 음양을 인간에게 전하는 것이니 자신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를 맞이해 경건하게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만은 아끼지 않습니다.”

“공명심에 사로 잡혀 환자의 안위는 아랑곳 없이 겉멋 든 사술을 펼치는 게 아니고.”“한 가지 잊으신 게 있군요.”

“잊어?”

“저도 한의사 면허소지자입니다.”

“......!”

“따라서 환자의 안위가 우선입니다. 없는 말로 사람을 모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듣고 있던 한의사 하나가 나섰다. 김남우에게 강의를 듣고 한의대를 졸업한 서병탁 한의사였다.

“일단 이 인간에게 검증 기회를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검증기회?”

김남우가 고개를 들었다.

“보아하니 쉽게 인정할 그릇이 아닙니다. 현장을 들켜야 꼬리를 내릴 것이니 무슨 사술을 쓰든 선생님과 우리를 속일 수는 없을 겁니다.”

서병탁은 깐죽깐죽 말을 지어냈다.

“좋다. 네 내 앞에서 네 침술이 신묘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겠느냐?”

김남우가 윤도를 쏘아보았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선생님들은 침을 놓을 때 누구에게 증명을 받고 놓고 있습니까?”

“뭐라?”

“당연히 아니겠죠. 그러니 제가 여러분 앞에서 증명 따위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굳이 원하시다면 응해드리겠습니다. 그래, 뭘 보여주면 됩니까? 환자의 시침을 참관하겠습니까?”

윤도의 말과 함께 창밖에서 고양이 울음이 들렸다.

“아니면 고양이라도 잡아다 침을 놓아볼까요?”

“아니, 나에게 놓으라고. 그럼 인정해주지.”

서병탁이 손을 들었다. 이상 혈자리라고도 되는 걸까? 그의 표정은 자신만만하고도 남았다.

“그럼 침대에 누우시지요. 시간이 많지 않아서 말입니다.”

윤도의 손은 거침이 없었다. 서병탁이 올라가 상의를 벗었다. 김남우와 한의사들, 그리고 진경태와 승주 등의 시선이 윤도에게 쏠렸다.

“팔뚝을 걷으십시오.”

윤도가 말했다. 서병탁이 니트의 소매를 올렸다. 순간 윤도의 동공이 파르르 전율을 했다.

“......!”

서병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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