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9화 (209/265)

[약재사용유무] 가능

[용법용량] 적량을 환부에 바름

[약효기대치] 中上

‘오옷!’

분석을 읽은 윤도가 확 고무되었다. 짐작이 맞았다. 웅황을 가미한 임시 법제가 대박이었다. 독성은 사라지고 약성은 살짝 높아졌다. 산해경 기준 中上이니 현실 기준으로는 上上급. 이만하면 도전해볼만 한 약성이었다.

이른 아침, 정나현을 동반한 윤도가 병원에 도착했다. 피부과 담당 주치의를 현관에서 만났다. 미리 연락을 주고 받았기에 가벼운 인사만 나누고 병실로 향했다.

“닥터 채.”

그가 말문을 열었다. 당직을 선 건지 눈동자에 피로감이 엿보였다.

“예.”

“환자의 얼굴 말입니다.”

“네.”“정말 동양의학으로 치료가 가능한가요? 외과적인 수술도 없이?”

“질병입니다. 신이 아닌 한 장담은 못하죠. 하지만 달리 말하면 질병이니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된다는 쪽이군요?”

“생각은 언제나 그렇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병실에 도착했다. 미리 통보를 받은 경호원이 먼저 병실로 들어갔다. 보호자에게 윤도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다. 경호원은 잠시 후에 나왔다.

“들어오시랍니다.”

그녀가 문을 열어주었다.

이른 새벽의 병실은 회색이었다. 조명이 아니라 느낌이 그랬다. 모든 것을 체념한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암울한 분위기... 윤도는 정나현이 준비해준 장미 한 송이를 창가의 물병에 꽂았다. 보호자의 시선이 따라왔지만 이유는 묻지 않았다. 윤도가 보호자에게 꾸벅 예의를 갖추었다.

“행운을 빕니다.”

간단한 체크를 마친 주치의가 윤도에게 말했다. 그에게도 예의를 갖춰주고 환자 앞에 섰다.

얼굴 부상으로 시작된 절망. 처음 한두 번의 성형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환자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불타는 인기가 식을까 노심초사하며 서두른 환자. 그게 문제였다. 얼굴에 피부갑착증이 생기면서 흉측해졌고, 그걸 고치기 위한 무리수. 결국 불행의 반복이 되고 말았다.

그때... 환자는 신장과 비장이 나빴을 일이었다. 그게 폐를 쳤다. 하지만 현상을 중시하는 성형외과에서 오장육부까지 돌볼 의무는 없었다.

신장과 비장.

어쩌면 보지 않아도 뻔한 일. 그러나 오묘한 인체에서 뻔한 진단이라는 건 없었다. 사소한 감기의 양상도 모두 다른 게 인간이었다.

잡념을 버리고 기본에 충실했다. 그렇기에 새벽 진맥을 잡으러 온 윤도였다. 해가 뜰 무렵에 환자의 잠을 깨웠다. 환자가 히죽 웃었다. 치매의 발동이었다. 진맥의 일곱 과정을 모두 지켰다.

정신집중.

마음비우기.

호흡조절.

여기까지는 윤도의 몫이었다.

다음으로 환자의 손목에 손가락을 올려 피부의 기를 살폈다. 손가락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이제는 위장의 기를 보는 것이다. 다음 단계에서 힘을 더 모아 오장의 기를 체크했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호흡을 살핌으로써 진맥은 끝이 났다.

오른손의 진맥은 전부 정상이 아니었다. 폐와 대장, 비장과 위장, 신장의 기가 모두 Down이었다. 그나마 왼손 진맥은 조금 나아 척맥만 문제가 엿보였다.

“체온 데이터 어때요?”

윤도가 정나현을 바라보았다.

“주로 오후부터 자정 직후가 가장 높고 아침 시간대에 다시 높아요.”

환자 차트를 분석한 정나현이 대답했다.

오후부터 자정 직후, 그리고 아침 시간대.

윤도의 진단과 일치하는 발열이었다. 폐에 문제가 생기면 오후 발열이 많다. 비장은 아침, 저녁, 마지막으로 신장이 자정 무렵이니 세 장기의 기운이 바닥이었다.

얼굴을 살폈다. 전반적으로 누렇게 뜬 피부. 흉측한 피부 흉터들 중에서도 왼뺨이 심했다. 오른뺨은 간에 속하고 왼뺨이 폐에 속한다. 거기에 자잘하게 자란 몸의 잔털들 또한 폐가 튼실치 못함의 반증이었다.

신장-비장-위장-폐...

루틴이 섰다. 하지만 손을 떼려는 순간에 그 끝에 알갱이 같은 느낌이 걸렸다.

‘진심맥...’

미간을 구긴 윤도가 다시 맥을 잡았다. 맥을 따라 심장의 맥을 세밀하게 체크했다.

‘젠장, 큰일 날 뻔 했군.’

윤도 척추가 수직으로 곤두섰다. 하마터면 지나칠 뻔 했던 심장이었다.

심장...

그러고 보니 얼굴 피부갑착증에 반진도 섞였다. 왼쪽 볼이 더 붉으면서 반진이 섞인 피부염. 얼굴은 위장경락에 속한다. 그러나 반진은 위장과 폐, 심장에 열이 뭉치면 나타나는 질환. 이걸 대비하니 피부질환의 주범이 셋으로 늘었다.

<신장>

<비장>

<심장>

피부는 본시 폐와 신장, 대장이 주관한다. 얼굴은 위장경락이 주관한다. 심장이 나빠져도 얼굴이 붉어진다. 심장은 비장을 돕고, 비장은 폐를 돕는다. 그러나 폐가 나빠지면 신장과 비장도 함께 나빠져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상을 종합하니 명백해졌다. 심장혈의 추가였다. 원인은 상심으로 보였다. 깊이 상심하면 비장을 해친다. 비장이 데미지를 입자 역순행이 일어났다. 심장까지 부작용을 입은 것이다.

그렇기에 폐의 기혈조화를 이루어 피부갑착증을 없애려면 세 장기의 원기부터 부양해야했다.

큰 틀은 정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환자가 건강하다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면 되었다. 그러나 환자의 기혈은 꼬인 실타래와도 같았다. 그것도 다 삭아서 자칫하면 한 올 한 올 끊겨나갈 수 있는...

그렇기에 세 장기에 손을 대려면 사전조치가 필요했다.

우선 사관이었다. 합곡과 태충혈의 짝을 다 동원해 기순환을 이루어야했다. 순환이 이루어지면 독맥의 척중혈을 취한다. 이 혈은 신장과 비장을 따뜻하게 보하는 명혈. 여기에 더할 것이 심장의 관문 거궐혈이었다. 마무리는 중완과 천추혈이 필요했다. 두 혈은 위장과 대장을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사관혈에 척중, 거궐과 중완, 그리고 천추혈... 거기에 더해 약침액...’

윤도의 계산이 바삐 돌았다.

“보호자분은 자리를 비켜주시지요.”

피부과 주치의가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 말을 윤도가 막았다.

“괜찮습니다. 입회시켜 주세요.”

“예?”

놀란 주치의가 윤도를 바라보았다. 본래 중대한 치료에는 보호자를 내보내는 게 옳았다. 감염의 우려도 있고 놀라 방해가 될 우려도 있었다.

“어머니, 잠깐 오시죠.”

치료준비를 마친 윤도가 보호자를 불렀다.

“이 약침액과 침으로 따님을 치료하게 될 겁니다.”

윤도가 침을 보여주었다.

“......”

“처음 보는 거겠죠?”

“네.”

“*따님의 치료는 30분이면 됩니다. 원하시면 나가셔도 되고 뒤에서 지켜보셔도 됩니다.”

“고작 30분이라고요?”

“예. 지금부터 시간을 재셔도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약속하셔야하는데 어떤 일이 있어도 진료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

“약속할 수 있습니까?”

“약속... 하죠.”

보호자가 대답하는 사이에 윤도가 환자를 향해 돌아섰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원장님.”

정나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딸 때문에 걱정이 많을 겁니다. 이럴 때는 아예 오픈하고 가는 게 좋아요.”

“하지만...”

“스스로를 의심하지 마세요. 우린 해낼 수 있습니다.”

윤도가 손을 내밀었다. 정나현은 그 손에 장침을 건네주는 수 밖에 없었다.

30분.

시간까지 예고한 윤도의 시침이 시작되었다.

수렁 속의 월드 스타-2

수렁 속의 월드 스타-2

윤도의 손은 성자의 그것처럼 움직였다. 표정도 그랬다. 보호자와 주치의의 시점이 그랬다. 두 사람이 보기에 이 두 동양인은 마치 성화에 나오는 한 장면으로 보였다. 거룩한 사명을 가지고 강림한 의료천사들. 딱 그 분위기였다.

윤도는 오직 한 번 주춤거렸다. 중완혈 때문이었다. 중완에 화침을 넣어 주변 사기(邪氣)를 몰았다. 이런 경우 사기는 척중혈 쪽으로 달아난다. 척중혈은 신장과 비장을 따뜻하게 보하는 명혈. 사기를 몰아놓고 원샷으로 청소할 생각이었다. 만약 이 과정을 어기고 척중혈에 먼저 침을 넣으면 중완의 효력이 줄어든다. 사소한 것 같지만 첫 단추를 잘못 잠그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러나 상대는 고질병이다. 이미 악성 피부질환까지도 경험해본 윤도. 심지어는 방사능 오염 피부까지 고쳐보았지만 질병은 어는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침이 들어가자 주변 사기가 침을 휘어 감고 놓지 않는 것이다.

무리하지 않고 호침 두 개를 주변에 세워 사기의 예봉을 무력화 시켰다. 그것 외에 수고를 더한 건 척택혈이었다. 척택혈은 신장과 비장의 기혈 조화를 돕는다. 그 역시 일반 환자보다는 침감이 세게 들어갔다. 그제야 신장과 비장에서 조성된 생기가 폐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폐수혈에 약침을 넣을 때 윤도는 이미 침과 혼연일체였다. 이 혈자리는 피부조직을 복구시킨다. 반진 때문에 흉터 아래의 피부가 많이 꺼져내렸을 환자. 그 빈 자리만큼 침감을 더하는 윤도였다.

사락!

사라락!

침 끝으로 약침의 작용점을 더듬었다. 전과 다른 순초를 웅황으로 법제한 윤도. 그 부족한 만큼을 침술로 채워야했다. 그걸 위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윤도였다.

덜컥!

느낌이 왔다. 약침액의 최고 활성점이었다. 혈자리가 무는 기세가 그랬다. 바늘 문 물고기를 채듯 침을 감았다. 고요 속에서 태풍을 일으키듯 감았다.

침은 기혈의 폭풍을 일으키며 환자의 생기와 면역을 자극했다. 감으면 모였고, 풀면 쏜살처럼 퍼져나갔다.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뭉긋뭉긋 번져가는 기혈. 그 기혈이 마침내 얼굴의 상처 부위에서 무지개로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오장육부 자체가 하나의 우주였으니 인체 조화의 신비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웠다.

순간.

주르륵!

환자의 얼굴에서 검붉은 사기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처음에는 몰랐던 환자. 축축한 느낌에 시선을 돌렸다. 시트에 습기가 느껴졌다. 습기의 반경이 점점 커지더니 검붉은 액체가 눈에 들어왔다.

“까아악!”

환자의 비명이 터졌다.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정신이지만 제 몸에서 나오는 핏물의 위협까지 모르지는 않았다.

“엘리자베스!”

보호자가 다가왔다.

“까아악!”

환자의 비명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손 때문이었다. 무심결에 얼굴을 만진 손에 묻은 액체가 흥건하게 묻어나자 기겁을 한 것이다.

“멈춰요. 그만 하세요.”

겁을 먹은 보호자가 윤도에게 말했다.

“보호자 진정 시켜요!”

윤도가 차갑게 응수했다. 정나현으로서도 처음 보는 오싹함이었다. 늘 온화하기만 하던 윤도. 때로는 신선처럼 보이던 윤도였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러나 정나현은 알았다. 그건 한의사의 오기 따위가 아니었다. 윤도는 지금 치료에 화룡점정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누구의 방해도 허락될 수 없었다.

“진정하세요. 중요한 순간이에요. 진료를 방해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요?”

정나현이 보호자를 달랬다.

“하지만 엘리자베스가 죽을 것 같잖아요. 이 치료 포기할래요. 엘리자베스를 그냥 두세요!”

보호자가 정나현을 잡고 애원을 했다.

“캐서린, 캐서린!”

정나현이 꿈쩍도 않자 복도를 향해 외치는 보호자. 그러자 여자 경호원이 뛰어 들어왔다.

“채 선생!”

당황한 주치의가 윤도의 상황을 환기시켰다. 윤도는 대꾸조차 없이 침감조절에 몰입했다.

기(氣)...

그건 약물처방과 달랐다.

10mg 투여하고 안 되면 20mg, 그래도 안 되면 50mg으로 가는 게 아니었다. 이건 신묘함의 조합이다. 이토록 중요한 순간에는 더욱 그랬다. 1+1=1이 아니었고 1-1=0도 아니었다. 1+1=100도 되고 1-1=-100도 될 수 있는 순간, 윤도는 병실의 아수라장에도 아랑곳없이 침감조절에 사력을 다했다.

“헤이, 닥터, 사모님께서 그만 두기를 원하고 있잖아요!”

여자 경호원이 윤도에게 다가서는 순간, 윤도의 묵직한 목소리가 병실을 흔들었다.

“당신들... 그렇게 오래 기다려놓고 잠깐을 못 참아요? 여기서 포기할까요?”

“......!”

“이게 그저 단순히 주사 한 방 침 한 대로 끝날 줄 알았나요? 그렇게 쉬운 건 줄 알았냐고요?”

“......”

“*결정하세요. 다 포기하고 말까요? 이대로 희망 없이 살다 죽게 둘까요?”

<포기할까요?>

힘 들어간 한 마디에 경호원이 물러섰다. 보호자도 그제야 정신줄이 돌아왔는 지 가슴을 쥐어뜯으며 물러섰다.

마지막 침감조절을 마친 윤도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기어이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원장님!”

정나현이 돌아보았다.

“나보다 환자를...”

“원장님...”

“딱지가 녹았을 겁니다. 얼굴을... 얼굴을 닦아드리세요. 아기를 대하듯 부드럽게...”

윤도는 스스로를 돌볼 생각도 없이 환자만을 가리켰다. 그 숭고함에 경호원이 팔을 내렸다. 펄펄 뛰던 보호자도 엘리자베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엘리자베스...

얼굴에는 핏물이 흥건했다. 핏물은 볼을 타고 내려와 베개를 적시고 시트를 물들였다. 그 공포감에 어쩔 줄 모르는 환자에게 정나현이 다가섰다. 환자가 본능적으로 웅크렸지만 정나현이 손을 밀어냈다. 그녀 역시 노련한 간호사였다. 이 정도의 상황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스윽!

부드러운 멸균 거즈가 엘리자베스의 얼굴을 스쳐갔다.

“......!”

정나현이 호흡을 멈췄다. 거즈에 한가득 묻어난 반진 흉터의 딱지들 때문이었다. 그것들은 놀랍게도 저절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스치기만 해도 스르르 밀려나고 묻어나는 것이다.

“원장님.”

“계속하세요.”

윤도 말은 들은 정나현이 거즈를 교체했다. 새 거즈가 한 번 더 볼의 잔해물을 닦아내자 그 아래로 새 살이 드러났다. 진물이 흥건하지만 말간 새 피부였다.

“원장님!”

“계속...”

윤도의 말은 변하지 않았다. 정나현의 손길은 갓난아기를 다루듯 세심하게 진행되었다. 마침내 마지막 반진의 딱지까지 걷어내자, 이번에는 보호자가 비명을 질렀다.

“맙소사!”

“오, 마이 갓.”

주치의의 비명도 그 뒤를 이었다. 흉측하게 볼을 가린 반진 딱지들. 그냥 떨어진 게 아니었다. 그것들은 새 살이 복구되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과정과 다르지 않았다. 아니, 딱 그런 과정이었다.

“엘리자베스...”

보호자의 두 손이 와들거리며 볼로 향했다.

“만지면 안 됩니다.”

윤도의 지시가 날아왔다. 놀란 보호자가 찔끔 뒤로 물러섰다.

“닥터...”

“따님의 얼굴은 치료 되었습니다. 상심이 깊어 비장과 심장이 망가졌습니다. 거기에 신장까지 가세해 폐를 쳤어요. 폐는 얼굴을 관장하니 얼굴 피부가 엉망이 된 거지요. 네 장기가 엇박자를 내니 간장 또한 부조화의 극치에 이르렀습니다. 피부병 약을 먹어도 부작용만 나온 이유입니다.”

“닥터...”

“한의학은 서양의학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다르다고 배척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의술의 근원과 목표는 인간의 질병을 고치자는 것인데 그건 히포크라테스나 편작, 허준의 의도가 다르지 않습니다.”

“닥터...”

“얼굴 피부는 곧 정상화될 겁니다.”

“오오...”

“따님의 치매 치료를 맡기겠습니까?”

“당연히... 무조건...”

“하지만 이번 같은 무례는 절대 안 됩니다. 약속까지 해놓고는 진료를 방해하려 하다뇨? 아까 거기서 마무리 기 조화에 실패했더라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었습니다.”

“Sorry, 딸의 비명에 놀라는 바람에... 이렇게 사죄합니다.”

보호자가 두 손을 모았다. 경호원 역시 그 옆에서 허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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