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7화 (237/265)

전액무료의 리뉴얼. 문의할 때 첨부한 남편의 사진을 보고 온 답변이었다. 서비스 좋은 병원답게 Before와 After 비교사진도 함께 왔다.

“와아! 우리 신랑 이렇게 하니까 강동원 닮았네?”

사진을 본 아내가 좋아 어쩔 줄을 몰랐다.

“아는 게 그저 강동원... 내가 이 나이에 얼굴은... 고질병 고친 것만 해도 어딘데...”

남편이 얼굴을 붉혔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멋지면 좋지 뭘 그래요? 저는 콧수염만 없어졌는데도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아내가 인중을 짚었다. 시커멓게 피어올랐던 콧수염은 흔적만 남았다. 안미란의 장침이 소장혈을 제대로 치료한 것이다. 돌산도에서 온 불임부부는 그렇게 희망을 안고 떠나갔다.

불임.

출산을 반기지 않는 시대라지만 불임의 고민은 여전히 만만치 않았다. 시험관 아기가 있지만 비용의 측면도 있었다. 게다가 시험관 아기라고 성공률 100%인 것은 아니었다.

“기산을 고치시다니 대단해요. 거기에 간허와 울혈, 심장의 열에 얼굴 비대칭까지 한 방에 싹쓸이...”

안미란이 엄지를 세워주었다.

“저는 겨우 3분의 1 역할입니다. 여자 분은 안 선생님이 맡았고 얼굴 성형은 SS병원에서 맡기로 했잖아요?”

“말이라도 기운이 펄펄 나는 데요?”

“으음... 저는 기운이 바닥입니다. 제 기가 다 저 부부에게 갔는지 기 좀 보충해야겠어요.”

윤도는 그제야 땀에 젖은 가운을 벗었다.

발칙한 도발-1

발칙한 도발-1

화요일, 윤도는 의료관광단을 맞았다.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에서 온 관광단이 아니었다. 그들의 출발지는 갈매도였다.

“채 선생님.”

갈매도의 어르신 40여 명을 인솔해온 은세희가 관광버스에서 내렸다.

“채 선새애앵!”

이장도 내리고 어촌계장도 내렸다.

“저도 있습니다.굵직한 목소리의 주인은 차명균 선장이다. 그가 빠질리 없었다.

“아이고, 한의원이 아주 복스럽네.”

“그러게요. 아주 딱 채 선생 스탈이야.”

“스탈이 아니고 스타일요.”

어르신들이 입을 모으자 은세희가 바로 잡아주었다. 반가운 손님들의 대미는 황 원장이 장식했다. 읍내 참숯 한의원 원장인 그도 관광버스에 동승해 있었다.

“원장님도 오셨어요?”

윤도가 반색을 했다.

“어르신들 가신다기에 나도 침 좀 맞으러 왔지. 어깨에 격통이 심해서 말이야.”

“정말입니까?”

“중이 제 머리 깎나? 겸사겸사 채 선생 얼굴도 볼 겸... 안 될까?”

“안 되긴요. 다들 들어가세요.”

윤도가 어르신들을 밀었다. 40여 명이 한꺼번에 들어서니 한의원이 모자랐다. 그 정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나현의 활약 덕분이었다. 노련한 그녀는 어르신들을 능률적으로 분산시켰다.

“이건 우리 선물.”

어촌계장이 쌓아놓은 건 아이스박의 산이었다. 작은 아이스박스는 20개도 넘었다.

“여기도 있어.”

이번에는 이장이었다. 그 역시 작은 박스와 쇼핑백, 보따리들을 수십 개나 쌓아놓았다. 갈매도 특산품들이었다. 생물 생선도 있고 반건조도 있고, 갈매도에서 나는 채소와 과일들도 있었다.

“우와, 갈매도 냄새가 팍팍 풍기는 데요?”

과일 하나를 집어들고 한 입 물었다. 폭망한 기분으로 내렸던 갈매도 선착장. 그러나 대반전을 이루고 특별 제대를 하던 날의 느낌까지 한꺼번에 느껴졌다.

“그럼 침 시작할까요?”

윤도가 어르신들에게 물었다.

“그려!”

어르신들은 합창으로 답했다.

40여 명. 안미란이 있었지만 돕지 못했다. 어르신들의 똥고집 때문이었다. 소소한 신경통과 요통, 두통에도 윤도의 장침을 원했다. 번거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윤도를 보려고 먼 길을 달려온 어르신들이었다. 그들 모두에게 마치 불치 난치를 씻어내듯 정성을 다해 시침해주었다.

하지만!

브레이크도 걸렸다. 두 명의 할머니는 암이 있었다. 한 사람은 아예 모르고 있었고, 또 한 사람은 알고 찾아온 경우였다. 두 사람을 따로 빼어 오장직자침을 찔렀다. 모르는 할머니에게는 말해주지 않았다. 나이 80을 넘은 분. 어차피 치료해 줄 거라면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했다.

차명균에게도 침을 놓았다. 어깨가 많이 나빠져 있었다.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았다.

“그렇지. 침이 이 정도는 돼야지.”

침을 뽑자 차명균은 날아갈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채 선상, 고마워.”

“아이고, 여기로 이사를 오든지 해야지. 침 한 번 맞으니까 삭신이 다 풀리네.”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하늘을 찔렀다.

황녹수 원장은 몇 가지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치료하는 환자의 혈자리에 관한 것들이었다. 몇 가지 조언을 주자 얼굴이 활짝 피었다. 새파란 후배뻘인 윤도. 그럼에도 기탄없이 조언을 구하는 그가 고마웠다.

“섬에 좀 놀러와.”

“그려. 채 선상이 오면 뭐든지 공짜여.”

어르신들이 돌아가는 버스에서 손을 흔들었다. 침 한 방을 위해 하루를 달려오신 분들. 그 정이 고마워 한방피로회복제를 넉넉히 실어주었다.

“어휴, 정신이 다 없네.”

버스가 멀어지자 진경태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푸근하지 않아요?”

“푸근 뿐입니까? 저 양반들 이런 대물도 가져왔어요.”

진경태가 약초를 꺼내보였다. 진귀한 자연 항암버섯과 약재들이었다. 생체분석기를 가동하니 약성도 좋았다. 돈으로 쳐도 수백 만원은 호가할 최상품이었다. 그것 외에도 복령, 후박, 길경 등이 보였다. 윤도가 길경과 후박을 집어들었다.

“좋은 데요?”

약향을 맡으며 웃었다. 진경태는 고개를 갸웃했다. 항암버섯과 대물 약재도 많은데 도라지에 관심이라니...

“중의들 연수 대비해서 특별약침 만들어야 하지 않냐고 하셨죠?”

유윤도가 진경태를 바라보았다.

“예. 이틀 후에 온다면서요?”

“약침은 말이죠...”

윤도가 나지막한 지시를 던졌다.

“......!”

그 말이 또 진경태를 놀라게 했다. 중국에서 오는 중의들. 윤도의 침술에 놀라 그 비법을 배우러오게 되었다.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에 걸쳐 한의원에 머물며 침술을 참관한다. 덕분에 진경태도 긴장하고 있는 중이었다. 중의들의 목적이 침술연수라지만 약재 또한 연장선상에 있는 까닭이었다.

그래서 특급 법제와 대물 약재들로 만든 약침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잖아도 최상급의 약침액이지만 중의들에게 한국 약침의 우수성을 보여줘 콧대를 꺾으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윤도의 생각은 그 반대에 있었다.

기본.

그게 윤도의 의중이었다.

“다른 건요?”

“그게 어떤 환자가 문의전화를 해왔는데 재미난 걸 묻더군요.”

“어떤 거죠?”

“이 분 모친께서 병이 있는데 너무 연로해서 이런 저런 약을 먹기 너무 힘들다는 겁니다. 해서 우리 탕약 중에 마시지 않고 바르는 건 없냐고?”

“바르는 한약요?”

“요즘 환자들도 까다로워서 별 걸 다 요구한다니까요. 저번 환자는 냄새만 맡으면 되는 탕약을 묻더니...”“재미난 의견이군요. 노령화 시대가 되어 마시기 힘드니 바르는 탕약이라...”

윤도는 고개를 끄떡이며 원장실로 향했다.

“설마 바르는 탕약 만드실 생각은 아니겠죠?”

옆에 있던 정나현이 진경태를 돌아보았다.

“모르지. 워낙 거침없는 분이니.”

진경태도 턱 괸 손을 내리지 못했다.

딸깍!

약제실로 돌아와 문을 닫았다. 테이블에 펼쳐진 갈매도산 약재들을 보았다. 윤도가 관심을 보이던 길경과 후박이었다.

‘대체...’

이 기본약재로 뭘 하려고...

진경태의 궁금증은 폭발직전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일일이 캐물을 수 없는 일. 이틀 후가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그날 밤, 윤도는 산해경에서 놀았다. 익숙한 산들을 지나 운우산에 닿았다. 신들의 약재로 불리는 난이라는 나무 앞이었다. 신들 여럿이 공사다망하여 그냥 지나쳤다. 다음은 곤륜구산에 멈췄다. 약수가 눈길을 끌었다. 이 약수는 새의 깃털조차 가라앉는 물이었다. 뜰 재료가 없으므로 손을 넣었다. 손이 젖었다. 물기는 현실로 나와서도 마르지 않았다. 생체분석기를 돌렸다.

[원산] 산해경 약수

[약성함유등급] 上上품

[중금속함유] 무

[독성함유] 무

[약재사용유무] 가능

[용법용량] 기력이 쇠할 때 공복에 마신다. 하루 3회 마시면 활력이 넘친다. 외상을 입었을 때 피부에 발라도 좋다. 목 질환이 있어 넘기지 못할 경우에도 피부에 바르면 같은 효과를 낸다.

[약효기대치] 上中

목이 아프면 발라도 된다.

그 말이 진경태의 말과 겹쳐왔다.

탕약.

오직 마시거나 먹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렇기에 탕액 아니면 환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 위나 목 관련질환이 있는 사람도 그렇지만 연로하면 약 삼키기가 힘들다. 그래서 작은 요양원 등에서는 간병사들이 알약을 깨느라 바쁘다.

그게 탕약이라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양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피부에 발라준다면? 방법의 변화만으로도 굉장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의서를 꺼냈다. 도깨비 방망이가 있어 ‘피부에 발라라 얍.’ 하고 끝낼 수 없는 까닭이었다.

한약의 경피흡수.

그러자면 삼투흡수를 고려해야한다. 혈중의 약물농도도 일정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 한의학에서의 피부는 12경맥의 유주에 의한다. 12경근과 같이 12 구역으로 나뉠 수 있었다.

12 구역을 계산해 오장에 혈중 약물농도를 유지하며 기혈순환을 촉진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다만 피부각질층과 모공, 피부의 혈액순환 상태 등이 변수가 된다. 나아가 피부를 통해 들어갈 탕약재의 분자량, 수용성, 지용성 등의 요소도 치밀한 계산이 필요했다.

큰 그림이 보였다. 세밀한 과정은 약제실의 분석기와 강외제약 실험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바르는 탕약>

윤도 마음에 들었다. 성공하면 목 넘김이 불편한 환자들을 고통에서 해방 시킬 수 있는 일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윤철과 맥주를 한 잔했다. 새 프로젝트 팀에 배정된 윤철은 굉장히 고무되어 있었다.

“잘 해라. 니가 또 발표에는 고수잖아?”

윤도가 힘을 실어주었다.

“형, 우리 이사님 말이야, 잇몸이 신통치 않다던데 형이 장침 한 방 놔줄 수 있어? 그럼 점수 좀 따고 시작할 텐데.”

“No!”

청탁은 단칼에 잘랐다. 이사가 난치병이 있다면 봐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소소한 질환에 인맥을 내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았다. 윤철이 입맛을 다셨지만 오랜만에 마시는 형제의 술자리는 시원상큼 그 자체였다.

빠라빠라빵!

다시 방으로 왔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번호가 길어 한참을 보았다. 번호를 보니 왕민얼이었다.

“웨이?”

윤도가 전화를 받았다.

“채 선생님, 안녕하시죠?”

왕민얼의 중국어가 흘러나왔다.

“이 밤에 어쩐 일이세요?”

“어쩐 일은요? 명침명의에게 보내는 아부성 안부인사죠.”

“혹시 이번 중의 연수단에 왕 선생님도?”

윤도가 물었다. 아직 저쪽 참가자 명단을 받지 못한 까닭이었다.

“그러고 싶었는데 지원했다가 짤렸습니다. 여기 병원 사정도 있고요.”

“진짜 지원했던 겁니까?”

“생각은 굴뚝 같았죠. 솔직히 병원 사표내고 갈까도 싶었는데...”

“그렇게까지야...”

“중의 연수단 내일 도착하죠?”

“예.”

“아, 이거 어떻게 말을 꺼내야하나.”

왕민얼은 잔뜩 뜸을 들였다.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긴 눈치였다.

“무슨 일 있습니까?”

“그게 아니라. 아, 이거 이러면 내가 내부 고발자가 되는데...”

‘내부 고발자?’

“그래도 제가 채 선생님하고 각별하니 말씀드려야겠네요. 실은 이번에 가는 중의 연수단 말입니다. 약간 불손한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불손한 계획이라고요?”

“제 스승님이 중국에서 좀 나가는 명의 아니십니까? 아까 낮에 들은 말인데 중의학중앙회에서 괜한 짓을 벌이고 있다고 성토를 하시더군요.”

“......?”

“지난번 채 선생님의 베이징 활약으로 중의들의 체면이 지하실로 떨어졌지 않습니까? 그걸 만회해보려고 잔머리를 굴리는 거 같습니다.”

“잔머리라면?”

“이번에 선발된 신진 중의 세 명, 추이펑, 쑨시앙, 우레이. 모두 제 또래인데 굉장한 실력자들이랍니다. 특히 추이펑은 광동의 천재로 소문난 침의 명인이지요. 혹시 호망조각(毫芒雕刻)이라는 예술을 아십니까?”

“처음 듣는 말인데요?”

“이게 우리 전통예술의 한 분야인데 미니조각, 혹은 정밀미세조각으로도 불리죠. 털끝이나 쌀알처럼 작은 물체에 조각을 하는 건데 모래와 머리카락에도 작품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 친구의 조부가 광둥성 지역에서 최고로 꼽히는 호망조각가였는데 추이펑도 그 손재주를 이어받아 손재주가 굉장하다고 합니다. 천부적인 감각으로 혈자리를 잡는 통에 그쪽 지역에서 내놓으라 하는 원로 침술가들과의 침술대전에서 연승을 거뒀다고 합니다.”

“침술대전이라는 게 있습니까?”

“우리 중국 중의들의 전통 아닌 전통인데 말하자면 일본의 도장깨기 비슷한 겁니다. 돈 많은 갑부집에서 중증 환자가 나오면 명의로 불리는 중의를 초대하지요. 맥을 보게 한 다음에 어떤 혈자리를 어떻게 잡을지 의견을 듣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 최근에는 일침즉효의 묘방까지 여러 번 선보였다고 하더군요.”

“......?”

“같은 중국인으로서 낯 부끄러운 작태지만 아무튼 중의학중앙회의 의도는 연수를 빙자해 채 선생님을 누르려는 수작입니다. 최고로 불리는 채 선생의 침술을 젊은 중의를 통해 누름으로써 중의 침술의 굴기를 부각 시키려는 거지요.”

“그렇군요.”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저는 같은 중국 사람이라도 화가 나던데.”

“왕 선생님처럼 좋은 분이 있으니 됐지요.”“채 선생님...”

“그 연수 제가 침술 자랑하려고 모시는 거 아닙니다. 한중의 침술교류를 위해 받아들인 일이니 크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연수단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든 주관자는 저니까요.”

“채 선생님 생각은 아름답지만 연수단 목적이 불순하니까 그러는 거죠. 아무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러죠. 고맙습니다.”

통화가 끝났다.

‘중국 중의학중앙회...’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쩐지 거액의 배팅이었다. 2억은 작은 돈이 아니었다. 사실 윤도는 중의학중앙회에서 거절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연수를 추진하길래 두 가지 생각을 했었다.

<대국이라 제대로 지르는구나.>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건가?>

결국 후자가 당첨되어 버렸다.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침술이라면 쌀알에 조각하는 호망조각가가 아니라 티끌에 조각하는 감각을 지닌 사람이 와도 자신이 있었다. 더구나 공명심을 앞세운 친구들이라면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 의술이라는 탑은 공명심으로 쌓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일침즉효.

그런 경우라면 윤도도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윤도의 평정심은 처음 만난 추이펑의 한 마디로 금이 가고 말았다. 목요일 오후였다. 인솔자인 한의협회 사무차장과 중의 셋, 그리고 중국 통신사의 기자가 도착했을 때였다. 한의원에 들어선 추이펑, 윤도가 우레이와 인사를 나누는 동안 벽의 액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한 액자에 멈췄다. 윤도가 중국 명의순례 연수를 마치고 받아온 연수증이었다.

“추 선생. 뭐하십니까?”

우레이가 추이펑을 불렀다. 연수증에 꽂힌 추이펑이 대답도 없이 중얼거렸다.

“채 선생님, 혹시 헤이싼시호에서 침술 눈을 뜬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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