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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김상팔-208화 (208/250)

208.

208.

“난 상식을 초월했다!”

미스터 점프는 아무것도 없는 공중을 자유롭게 점프하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받아라!”

미스터 점프는 도중 방향을 틀어 지면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잽싸게 공미의 배를 걷어찼다.

“아악!”

공미는 발차기 한 방에 운동장을 벗어나 한강으로 날아갔다.

“공미!”

문일은 주아라만 남겨 놓고, 공미를 구하기 위해 뛰어갔다.

“젠장!”

주아라는 양손에 든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나 미스터 점프는 음흉하게 웃으며, 그녀의 공격을 간단하게 피했다.

“내가 최근에 싸운 상대 중 가장 형편없어!”

“좀 닥쳐 줄래?”

분명 한 방의 위력은 주아라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모든 공격이 그렇듯 명중하지 못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킥!”

미스터 점프는 날카롭게 발끝을 휘둘러 마치 칼날처럼 주아라의 옷을 벴다.

교모하게도 그의 발차기는 주아라를 쓰러뜨리기 위함이 아닌, 그녀의 옷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이런 변태새끼!”

주아라는 얼굴을 붉히며 계속 도끼를 휘둘렀다.

얼마나 세게 휘둘렀는지 도끼가 헛나가 지면을 때렸는데, 그 충격으로 땅이 쫙 갈라졌다.

“그렇게 느려 터져서야 내 털끝 하나 스칠 수 있겠어? 하하하!”

미스터 점프는 주아라를 비웃으며 그녀의 머리 위로 계속 뛰어다녔다.

“이제 완전히 끝장을 내주마! 받…….”

갑자기 미스터 점프의 머리가 무언가에 세게 부딪쳤다.

단 한 방에 의식을 잃은 미스터 점프는 지면으로 추락했다.

“뭐야? 뭐가 걸린 거야?”

도로시 위에 탄 변해라와 호규는 고개를 쭉 빼서 아래에 있는 주아라와 미스터 점프를 쳐다봤다.

미스터 점프는 날뛰다가 공중을 부유하던 도로시를 자기 혼자 들이박은 것이었다.

“오빠, 준비해.”

“응.”

호규는 능력발현을 하면서 입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자 그의 주변에 소리산탄 몇 개가 생겼다.

“출발한다!”

도로시는 변해라의 생각에 따라 빠르게 날아갔다. 그리고 방벽을 파괴하기 위해 돌진 중인 미스터 볼을 따라잡았다.

“저기 있어!”

호규는 변해라가 가리킨 곳을 향해 짧게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

소리산탄 하나가 미스터 볼을 향해 날아가며 터졌다. 그러나 아깝게도 첫 발은 빗나갔다.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이번엔 세 발 동시 발사.

소리산탄은 미스터 볼을 노리며 연속으로 터졌다.

결국 미스터 볼은 소리산탄에 맞아 그 충격으로 지면 위로 튀어 올랐다.

“도로시!”

변해라의 명령에 도로시는 그런 미스터 볼을 아랫면으로 후려쳤다.

미스터 볼은 지면으로 처박혔다.

“좋았……!”

변해라가 환호하려는 순간, 탱크들의 포탄이 도로시를 향해 날아왔다.

넓적한 형태의 도로시는 아주 맞히기 좋은 표적이었다.

“추, 추락한다!”

호규는 변해라를 끌어안은 채 도로시 위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자신을 쿠션 삼아 그녀를 보호했다.

한편, 미스터 터틀은 의외로 헌터들의 공세가 강하자 당황했다.

그의 방어막을 때리는 헌터들의 시선으로 허둥거리는 그의 표정이 보였다.

“크윽!”

미스터 터틀은 절대 방어막을 해제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바로 뒤에 정좌 자세로 눈을 감고 있는 미스터 버드와 미스터 판타스틱이 있었기 때문이다.

“쓰레기 같은 녀석들!”

미스터 터틀은 방어막을 움츠렸다가 확장하는 방식으로 주변의 모든 것을 튕겨 냈다.

적아군 할 것 없이 방어막에 맞아 멀리 날아갔다.

“미스터 타이거! 그냥 초토화시키세요. 미스터 버드와 미스터 판타스틱만 지키면 나머지는 필요 없습니다!”

미스터 터틀의 외침에 한참 최향자와 싸우고 있던 미스터 타이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타타타! 좋아, 그 말을 기다렸다!”

미스터 타이거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스멀스멀 H력을 뿜어냈다. 그 아지랑이의 규모는 운동장 전체를 넘어 그 주변으로까지 퍼졌다.

“이 자식!”

불길함을 느낀 최향자는 대검으로 힘껏 미스터 타이거의 어깨를 내려쳤다.

미스터 타이거는 최향자의 대검을 보면서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앗!”

최향자의 대검이 미스터 타이거의 어깨를 힘껏 때리며 그의 자세를 무너뜨렸다.

“타타……타…….”

미스터 타이거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활짝 웃었다.

“이제 끝이다.”

최향자는 대검을 들어 한 번 더 내려칠 준비를 했다.

“아니, 너야말로 끝이야.”

미스터 타이거의 입에 긴 송곳니가 돋아났다. 그리고 전신이 거대해지면서 호랑이와 인간이 섞인 수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물론 어깨에 입은 상태는 말끔히 나았다.

“타타타!”

미스터 타이거는 한 손으로 최향자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공중으로 팔을 빙빙 돌리다가 그녀를 휙 집어던졌다.

“다 죽여주마!”

미스터 타이거는 헌터들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괴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헌터들을 일방적으로 공격했다.

“피, 피해!”

헌터들은 수인이 된 미스터 타이거를 보며 겁에 질렸다.

심지어 그는 장기인 H력의 물질화를 이용해 갑옷까지 맞춰 입은 상태였다.

“타타타!”

미스터 타이거는 가장 가까이에 있던 나존귀의 목을 움켜쥔 채 들어올렸다.

“목을 꺾어 주마!”

“카악, 퉤엣!”

나존귀는 가래를 모아 미스터 타이거에게 침을 뱉었다.

“이 새끼가……!”

미스터 타이거가 나존귀의 목을 꺾으려는 순간, 주아라의 도끼가 빙그르르 날아와 손목을 찍었다.

“응?”

미스터 타이거는 별것 아니라는 듯 손을 툭툭 털어서 도끼를 떼어 냈다.

도끼에 찍힌 손목은 살짝 눌리기만 했을 뿐 생채기 하나 없었다.

“하아아앗!”

주아라는 펄쩍 뛰어올라 미스터 타이거의 갑옷 틈인 목덜미를 찍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도끼는 그의 가죽을 뚫지 못했다.

“타타타! 겨우 그 정도 힘으로 누굴…….”

“받아라!”

주아라의 도끼 위를 최향자의 대검이 때렸다.

마치 망치로 정을 때려 바위를 깎듯 미스터 타이거의 가죽이 움푹 파이면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크아아악!”

미스터 타이거는 울부짖으며 나존귀를 버리고, 대신 주아라를 쥐었다. 그리고 주먹을 쥔 채로 최향자를 후려쳤다.

“끄아아악!”

최향자와 주아라는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타타타!”

미스터 타이거는 혼자 헌터들을 쓰러뜨렸다. 다른 적들은 그의 활약을 구경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망할 자식들! 너희 같은 약골이 날 당해 낼 것 같아?”

미스터 타이거는 쓰러진 최향자를 발로 밟아 뭉개려 했다. 그러나 쏜살같이 달려온 장마리가 그녀를 낚아채 갔다.

“쳇! 놓쳤군.”

“이봐!”

“응?”

다음으로 미스터 타이거의 시선을 사로잡은 사람은 바로 한유화였다. 그녀는 이일과 함께 서서 미스터 타이거에게 손짓을 했다.

“그렇게 잘나셨어? 그럼 어디 한번 쳐 봐!”

“타타타!”

미스터 타이거는 발을 번쩍 들어서 한유화를 짓밟았다. 그러나 곧 그의 입에서 비명이 나왔다.

“으아아악!”

미스터 타이거는 뒤로 벌러덩 넘어져 몸부림쳤다.

그 바람에 뒤에 있던 탱크와 조직원, 그리고 미스터 터틀의 방어막이 깔리고 말았다.

미스터 터틀의 방어막은 거구와의 충돌로 인해 움푹 찌그러졌다.

“하하하!”

한유화는 옆구리에 손을 대며 당당하게 서 있었다.

미스터 타이거는 자신의 발바닥을 어루만지며 한유화에게 물었다.

“그렇게 튼튼하면서 왜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는 거냐?”

“그건 내 맘이다!”

“황당한 녀석이군.”

미스터 타이거는 다시 몸을 일으켜 한유화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이번엔 그냥 그녀를 손으로 붙잡았다.

“이젠 어쩔 거지?”

미스터 타이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유화에게 물었다.

“이, 이건 생각 못했는데…….”

한유화는 어색하게 웃었다.

“꺼져 버려!”

미스터 타이거는 한유화를 한강으로 냅다 집어던졌다. 그러자 장마리가 날아간 그녀를 쫓아 달려갔다.

“흥! 가소로운 것들.”

미스터 타이거는 다시 헌터들을 공격하려 했다. 그러나 이때 변해라와 호규가 그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

“오빠, 잘 부탁해!”

“어, 알았어.”

호규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것을 힘차게 내뱉었다.

“아아아아!”

엄청난 소음.

미스터 타이거는 몸을 웅크리며 고통스러워했다.

변해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의 눈을 향해 H력을 내뿜었다.

“후후후!”

도로시를 잃은 상황. 그녀는 마음 놓고 새로운 조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타타……타타…….”

미스터 타이거의 동공이 풀리며 표정이 멍해졌다.

변해라는 배시시 웃으며 미스터 타이거에게 명령했다.

“저기 보이는 찌그러진 방어막을 공격해.”

“타!”

미스터 타이거는 미스터 터틀의 방어막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헌터들의 공격에 꿈쩍도 안 하던 방어막은 미스터 타이거의 주먹 몇 방에 힘없이 무너졌다.

“지금이야, 오빠!”

“으아아아!”

호규는 방어막이 깨지자, 그때를 노려 힘껏 소리를 질렀다.

호규의 초음파에 미스터 터틀, 미스터 버드, 미스터 판타스틱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국회의사당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탱크들의 모습이 일제히 사라졌다.

이로서 네오서울에 있던 하이브리드의 분신은 모두 사라졌다.

“지금이야, 공격해!”

헌터들은 그 사실에 사기가 올라 단숨에 적들을 쓰러뜨렸다.

반면에 플레잉과 뉴 월드는 겁에 질린 채 뿔뿔이 흩어졌다.

“돌아와, 이 겁쟁이들아!”

미스터 블레이드가 큰소리로 외쳤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 있었다.

“이런 젠장!”

미스터 블레이드는 한숨을 내쉬며,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 도망쳤다.

***

드디어 우리조가 탄 버스도 목적지에 도착했다.

남주나는 어깨를 돌리며 몸을 풀었다.

“히히히! 어디 한번 깽판을 쳐 볼까?”

“주나야, 아무리 탱크가 없어졌어도 너무 방심하지 마.”

마다랑은 실실 웃으며 창밖을 가리켰다.

지부로 온 인원은 고작 9명.

다른 팀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숫자였다.

최마군을 제외한 공포특급 6명과 나, 유정, 그리고 노건이었다.

“다, 다들 창밖을 보세요!”

노건은 창밖을 보면서 펄쩍펄쩍 뛰었다.

버스는 지부 근처에 멈춰 섰고, 우리는 창문에 얼굴을 대고 바깥을 바라봤다.

“와!”

다들 감탄을 쏟아 냈다.

족히 수백은 될 인원이 지부 앞을 지키고 있었다.

“탱크가 없어졌어도 여전히 버겁겠는데요?”

유정은 소총에 고무탄이 든 탄창을 채웠다.

“싸울 맛은 나겠는데?”

김두는 입맛을 다지며 몸에 두른 붕대를 조였다. 그것을 본 갈리는 작게 속삭이듯 웃었다.

“다……죽여 버려……!”

“섹, 시!”

우태훈은 하반신을 들썩이며 버스 창문에서 바깥으로 뛰어내렸다.

“저 화상!”

혀를 차는 남주나를 필두로 우리는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일자로 쭉 서서 싸울 준비를 했다.

나, 유정, 노건은 진압용 총.

손평화는 새로 만든 로봇.

나머지는 그냥 맨손이었다.

“폭탄의 원격제어장치는 다른 세 곳에 없었어요. 그럼 분명히 여기에 있을 거예요.”

내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 어마어마한 숫자도 이해가 되지.”

우리는 동시에 달려서 적들에게 덤벼들었다.

“하아아앗!”

공포특급은 힘 조절을 위해 손평화만 빼고, 능력발현만 사용했다.

그들이 앞에서 적들의 시선을 끌어 주는 동안 우리 셋은 총으로 적들을 맞혔다.

“젠장!”

탱크가 없으니, 적들은 수가 아무리 많아도 속수무책이었다.

여러 명이 동시에 달려들어도 공포특급 팀원들이 워낙 강해서 먼지 털 듯 우수수 털어 버리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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