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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1568년 10월.
펠리페 2세의 아내, 이사벨 데 발로이스는 출산 중이었다.
“으으으으음!”
펠리페 2세는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사랑스러운 어린 아내가 자신의 아이를 낳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기도하자.’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결국 찾아간 곳은 성당.
애절한 마음으로 무사히 출산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제발 무사히.......’
아들을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이사벨이 무사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만약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이교도들을 모두 몰아내겠습니다.’
펠리페 2세는 걱정이 되었다.
이사벨은 결혼 초기에는 유산을 거듭했다. 14세란 어린 나이에 결혼해 임신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지금은 두 딸을 낳은 여인이었고 이제 또 한 명의 자식을 낳기 일보 직전이었다.
허나, 신은 펠리페 2세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원하는 아들을 낳긴 했다. 다만 숨을 쉬지 않았다.
사산.
“왜.......?”
사랑하는 이사벨이 낳은 아들을 원했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이사벨은 프랑스 왕실의 피를 가졌으니 아들을 낳는다면 계승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었다. 사랑도 있었으나 합스부르크 가문 특유의 정략결혼을 통한 통일도 걸려 있는 문제였다.
합스부르크와 프랑스 왕실이 하나로 합쳐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사벨이 않은 아들은 죽고 말았다.
“이사벨.......”
그리고 이사벨도 얼마 안 가 사산한 후유증으로 죽고 말았다.
펠리페 2세는 또 다시 홀아비가 되었다.
1569년 1월.
전쟁을 떠났던 신유성은 겨우 황궁에 입궁했다.
‘달달한 나의 집!’
황궁에 도착하자마자 달렸다.
“내가 왔도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미친놈처럼 질주했으나 아무도 신유성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드디어 황제가 돌아왔다며 미소 짓는 이들이 많았다.
“내가 왔다!”
“폐하!”
황궁 깊숙한 여인들의 처소. 그 곳에 도착하니 주녹정이 환한 표정으로 신유성을 반겼다.
와락 끌어안은 두 사람은 떨어질 줄 몰랐다. 손에 감기는 부드러운 몸을 더욱 끌어안았다. 주녹정은 조금 답답한 느낌이었으나 오히려 미소 지었다.
그리고는 좀 더 신유성의 몸으로 파고들었다. 단단한 몸을 더욱 느끼기 위해.
신유성이 전쟁터에 가 있는 동안 몸매 관리를 열심히 한 주녹정의 몸매는 농염함을 잔뜩 품고 있었다. 아이를 낳은 여인으로서의 풍만함과 운동을 통해 군살을 뺀 허리.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몸은 신유성을 더욱 즐겁게 했다.
“더 못 참겠다.”
“들어가시지요.”
신유성은 주녹정을 번쩍 안아들었다. 품에 안긴 주녹정의 얼굴에는 행복하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허나 침실에는 다른 이들도 기다리고 있었다.
“폐하.”
나츠를 비롯한 여인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 널따란 방에 가득한 여인들의 모습에 신유성은 신체 일부가 더욱 단단해졌다.
급해진 신유성은 옷을 마구 벗었다. 그러자 여인들도 하나씩 옷을 벗었다. 스르륵 옷이 바닥에 떨어지고 알몸이 된 여인들은 차례로 침상에 올랐다.
거대한 침상에서 여인들이 저마다 자세를 잡고 신유성을 유혹했다.
예전에는 소녀였다면 이제는 성숙한 여인들이었다.
성숙한 얼굴 뒤에 숨은 요염함이 빛을 발한다.
가까이 다가가니 체첵과 사르나이가 하복부에 달라붙었다. 남성의 상징을 서로 빨아대며 칭얼거리는 것은 어린 아이 같지만 몸은 터질 듯한 매력으로 가득했다.
잠시 두 여자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고 신유성은 다시 움직였다. 그러자 나츠가 다가와 살며시 입맞춤했다.
“보고 싶었어요.”
“나도 보고 싶었다.”
소녀 때 보았던 얼굴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성숙한 여인이 된 나츠는 환하게 웃으며 신유성의 몸을 더듬었다. 신유성 또한 몸을 더듬자 말랑말랑한 가슴이 만져졌다. 나츠는 흥분한 표정으로 손을 잡고 아래로 이끌었다.
부드러운 속살 속에 뜨거운 온천이 있었다.
온천에 몸을 담근 손가락은 기분 좋아서 장난을 치자 질척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나츠의 반대편에서는 화진이 다가와 안겼다. 유구에서 자란 화진의 까무잡잡한 피부는 다른 여인들과 대조를 이루어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말랑한 가슴을 만지작거리자 흥분한 표정으로 손을 은밀한 계곡으로 이끌었다.
다리가 묶이고 양손은 바빴다.
그때, 매화와 레이가 다가오더니 여자들을 떼어내고 신유성을 이끌었다. 홀로 누워있던 주녹정은 한껏 다리를 벌리고 신유성을 맞이했다.
준비가 된 열쇠가 구멍에 들어갔다. 딱 알맞게 들어간 열쇠의 움직임에 입이 열렸다.
“으으응.”
신유성은 서둘지 않았다. 아내들이 다시 달라붙어 애무하는 것을 즐겼다.
신유성이 여자의 몸에 굶주린 만큼 신유성의 아내들도 신유성을 그리워했었다. 지위가 있고 아이가 있어 꾹 참고 지냈을 뿐, 이미 맛을 알게 된 욕정은 그리 쉽게 꺼지는 것이 아니었다.
뜨거운 열기가 피어났다. 음란한 질척거리는 소리와 신음소리가 어우러져 화음을 만들어냈다.
190센티미터에 달하는 장신의 몸을 가진 신유성에게 여자들은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단단한 근육에 부드러운 살을 마구 문지르며.
오랜만에 님을 만난 반가움에 떨어질 줄을 몰랐다.
이성은 없고 욕망만이 가득해지는 순간, 음탕한 탕녀가 되어 돌아온 탕자와 뒤엉켰다.
“흐윽!”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일까? 쉽게 절정에 도달한 주녹정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나츠가 얼른 주녹정의 위에 엎드렸다.
신유성은 자세를 바꿀 것도 없이 나츠의 안으로 파고 들었다.
하얀 둔부를 슬쩍 움켜쥐니 찰떡이 따로 없었다.
바르르 떨던 둔부는 열심히 흔들렸다.
“큭!”
얼마나 바쁘게 휘두르던지 신유성은 금방 사정할 뻔 했다. 허나, 관심을 끊고는 손을 뻗어 다시 질척한 온천을 찾았다. 그러다 모든 여인들의 몸을 즐기지 못하게 된 신유성은 드러누웠다.
나츠는 다시 신유성의 위에 올라탔다.
매화는 얼른 신유서의 오른손을 잡아 자신의 은밀한 계곡으로 이끌었다. 반대편에서는 레이가 왼손을 잡았다.
체첵과 사르나이는 각자 허벅지를 다리 사이에 끼고 문지르며 나츠의 몸을 더듬었다. 더 흥분하게 만들기 위해서. 더 빨리 절정에 도달해 쉬게 하기 위해서였다.
화진은 조용히 입맞춤을 해왔다.
“엉덩이를 위로 해.”
감히 허락도 없이 황제의 얼굴에 엉덩이를 들이대기가 어려워 잠시 망설이던 화진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 위로 엉덩이를 올렸다.
음란하게 젖은 그곳의 모습을 보며 혀를 움직이자 화진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
이어서 신유성은 쾌락에 몸을 움직였다.
감각을 활짝 열렸다.
여자들의 부드러운 몸이 전신에서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열락과 신음 속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기분.
매일 즐길 때는 약간 지루한 느낌까지 들던 일이 오랜만에 하니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었다.
“폐하!”
나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거대한 기둥에 박혀 쾌락에 허우적거리다 쓰러졌다. 그러자 체첵이 얼른 자리를 차지하고는 허리를 흔들었다.
체첵 다음에는 사르나이가. 그리고 신유성의 손길을 느끼며 몸을 핥던 레이와 매화가.
마지막에는 화진이 쾌락의 절정에 도달해 쓰러졌다.
음란한 향기가 뜨거운 공기와 뒤섞여 방 안에 흘렀다. 다시금 기운을 차린 주녹정은 신유성의 품에 안겼다.
“폐하.......”
무사히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났다. 꿈속에서 가끔 떠올리며 쾌락에 신음하다 깨어났을 때 느꼈던 허무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신유성은 지금 그녀들의 앞에 있었다. 매화는 신유성의 물건을 쭉 빨더니 히죽 웃었다.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신유성은 몇 라운드까지 뛰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일어났을 땐 여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잠들어 있었다.
‘아직 부족하지만.’
신유성은 불끈 솟은 육봉을 외면했다. 성욕도 중요했지만 식욕도 만만치 않았다.
‘밥 먹고 두고 보자.’
일단 식사를 하기 위해 움직였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난 뒤에 신유성은 몇 번이고 아내들을 한 자리에서 안았다. 궁녀들은 신유성이 돌아와 흐르게 된 신음 소리에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
항상 정숙하던 여인들이 신유성이 오자마자 음란한 소리를 내질렀으니까.
‘그렇게 좋을까?’
궁녀들은 안달이 났으나 신유성이 거들떠도 보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남자를 안고 싶다면 궁녀 일을 그만두고 물러나야만 했으나 그런 여자는 아직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어쨌거나 폭풍 같은 정사는 3일이나 이어졌다.
신유성은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 정사만을 치렀다.
어느 누구도 신유성을 방해하지 않았다.
보고 할 일이 있어도 기다렸다. 정말 나라가 망할 정도로 위험한 일이 아니다 싶은 것들은 모두 기다려야만 했다.
그렇게 계속 정사를 하던 신유성도 결국 지치고 말았다.
‘아, 더 못해.’
임신 시킬 기세로 여자들을 안았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무리였다. 아무리 정력에 좋은 것을 많이 먹어도 피곤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쌓인 것이 풀리고 나니 슬슬 다른 생각이 들었다.
“폐하, 감사합니다.”
정사의 여운을 느끼며 양팔에 주녹정과 나츠를 안고 있었다. 한쪽 가슴을 차지한 나츠는 신유성의 볼에 입맞춤을 하며 속삭였다.
“뭐가?”
“오라버니를 챙겨주신 거요.”
그러자 신유성의 물건을 혀로 할짝거리던 화진도 덩달아 감사 인사를 했다.
나츠의 오빠인 요시시게와 화진의 오빠인 쇼겐은 전쟁에서 나름 공을 세웠다. 그래서 아유타야 왕국에서 적당히 땅을 떼어주었다. ‘적당히’라고 해도 상당히 큰 땅이었다.
감사 인사는 두 사람으로 끝이 아니었다. 체첵과 사르나이 그리고 레이까지 동참했다. 여진족도 상당히 많은 땅을 얻었다. 하지만 신페이가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 신페이의 동생인 레이는 이 점에 감사했다.
“그거야 다 본인들이 열심히 했으니까 얻을 것은 얻은 거다.”
“그래도요.”
여자들은 다시금 신유성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했다. 몸 구석구석까지 핥으며 쾌락을 안겨주기 위해 노력했다.
정사에 살짝 질려있었으나 쾌락이 밀려오니 신유성은 다시 정신줄을 놓았다.
‘그래, 딱 오늘까지만.’
그렇게 하루가 또 뜨겁게 흘러갔다.
폭풍 같은 나날이었다. 처음에는 욕정에 휩쓸려 무엇인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안전한 곳에 있었다고 한들 전쟁터와 가까운 곳에 간 신유성이었다. 더구나 암살시도 소식은 가슴을 까맣게 타들어가게 할 정도였다.
아무리 속상하고 불안해도 꾹 참아야만 했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었다.
‘이젠 괜찮아.’
자고 일어나도 신유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면 기억에서조차 흐려지는 꿈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저마다 신유성의 몸을 더듬으며 여인들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신유성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이 시간을 음미하고 싶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평화로운 시간. 잠에서 깨어있었으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인은 없었다. 허나, 신유성이 눈을 뜬 순간 일어나야만 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다.”
아이들 얘기를 꺼낸 것은 의도적이었다. 애들 생각이라도 해야 성욕이 줄어드니까. 여자들은 배시시 웃으며 얼른 일어났다.
‘빨리 보여드려야지.’
그 동안 얼마나 열심히 아이를 키웠나 신유성에게 보일 차례였다.
여자들이 아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자 신유성은 혼자가 되었다.
신혁은 최근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아바마마가 오신 뒤로 변하셨어!’
신유성의 장자 신혁은 최근 들어 상실감을 느끼고 있었다. 주녹정이 낳은 황실의 장자로 온갖 관심을 받으며 자랐었다. 그렇기에 최근 들어서는 자신이 매우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헌데, 신유성이 온 뒤로 황궁의 관심이 모조리 신유성에게 쏠렸다. 신혁을 돌보는 이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으나 궁 안에서 마주치는 인물들이 항상 우선하는 것은 신유성이었으며 심지어 신혁의 친모인 주녹정은 얼굴도 볼 수 없었다.
‘대체 뭘 하시는 걸까?’
신유성을 보겠다고 침소로 갈라치면 항상 친위대가 막아섰다.
자신이 황자임을 앞세워 협박해보지만 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곤란한 표정을 하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 빈틈을 비집고 가려고 하면 아예 몸으로 막았다.
인간이 아니라 벽돌이라도 된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발로 차고 욕을 해도 움직이지도 않으니 신혁으로선 어쩔 방도가 없었다.
‘젠장! 아바마마 미워!’
어린 마음에 질투심을 품은 신혁은 토라졌다.
그래서 주녹정이 데리러 왔는데도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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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