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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의 유희-224화 (22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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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기

체첵을 진하게 안아준 뒤에 신유성은 하노이의 거리로 나갔다. 하노이는 꽤 많이 발전한 상태였다. 중요한 것은 하노이에도 기차역이 들어서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영주들은 신유성이 한양에 기차역을 만들자 다들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황제가 하면 영주도 한다!’ 이런 식이었다.

하노이의 상인들은 다들 기대하는 눈치였다. 기차로 인해 얻게 될 이익을.

‘이 정도면 발전이 빠르겠어.’

신유성은 만족했다. 기차를 비롯한 물류 시스템의 성장은 굉장히 중요했다. 경제의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다.

물류 시스템이 이어지면 물론 좋은 것만 퍼지는 것은 아니다. 나쁜 것들도 함께 퍼질 수 있다. 하지만 나쁜 것이 퍼질 것을 두려워해 전부 막아버린다면 결국 전체가 멈추게 된다.

사람의 몸으로 치자면 혈관이 모두 막혀 죽는 것이다.

경제가 죽어버리면 신국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이해하는 신유성은 경제 발전에 계속 투자했다. 때로는 낭비되는 것 같아도 투자 해야만 했다.

돈을 쥐고만 있으면 돈이 흐르지 않고 돈이 흐르지 않으면 순환이 멈춘다.

경제가 죽는다.

그러니 써야 한다.

돈을 써서 더 발전해야 한다.

“이곳에서 의복 전시회를 한 번 열어보지.”

“그럴까요?”

“그래, 그리고 내친 김에 야구장도 하나 지어라.”

건설 회사에 일감을 던져주는 것도 중요했다. 건물을 지으면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전문 인력들이 먹고 살 수 있게 되니까.

“대신 이전에 지었던 것보다 더 뛰어난 것이어야 한다. 난 새로운 것을 원한다.”

똑같은 것을 계속 만들어서는 발전이 없다.

안남은 크게 들썩였다. 의복전시회를 연다는 말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외모에 자신이 있다 싶은 여성들은 모두 하노이로 향하게 되었다. 가문에서도 자신의 딸들이 혹시라도 황제의 눈에 들기를 바라며 보냈다.

평민 중에서도 미모가 뛰어나다 싶으면 상인이 고용해서 보냈다.

“의복은 이쪽의 의상으로 하도록. 난 새로운 것이 보고 싶다.”

새로운 것이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신유성 때문에 의복을 만드는 의류 회사들은 난리가 났다.

“폐하를 실망시켜선 안 된다! 새로운 거!”

“그건 한양에서 유행하던 거 아닙니까? 안 됩니다!”

옷이란 것은 그 지역의 문화가 깃드는 것이기도 하다.

난리가 난 와중에 주녹정은 나츠와 함께 모델들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모델들을 선발하는 과정은 특이했다. 그것은 미녀 대회의 본선 진출자를 뽑는 것과 동일했다.

“폐하의 마음에 들면 언제든지 침실로 불러야 함을 명심합시다.”

“그럼요.”

자격이 없는 여자가 신유성의 눈에 들어 총애를 받게 되면 곤란하다. 그러니 미리 문제를 일으킬만한 여자들을 걸러내려는 것이었다.

주녹정은 물론 나츠와 체첵 그리고 사르나이는 여자를 선발하는 일을 귀찮아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부하를 뽑는 일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즐기기까지 했다.

황제인 신유성의 침실에 들 자격이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는 권한은 매우 큰 권력이었다. 많은 이들이 주녹정을 비롯한 후궁들의 성향을 알기 위해 노력할 정도였다.

대놓고 청탁은 하지 않지만 성향을 파악해 가까워지려는 것이었다. 한 번이라도 더 눈에 띄고 아는 사이가 된다면 더 유리해질 것 같았으니까.

한편, 신유성은 연화의 부친과 마주했다.

“딸을 훌륭히 키웠더군. 고맙다.”

“황공합니다.”

연화의 부친은 감격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대에게 영지를 내리겠다.”

신유성은 안남에 있는 자신의 땅 중 일부를 연화의 부친에게 영지로 내려주었다. 신유성의 입장에서는 작은 땅덩이였으나 연화의 부친에게는 굉장히 큰 땅이었다.

연화의 부친은 바닥에 머리를 쿵하고 박으며 충성을 맹세했다.

이후 신유성은 침실로 향했다. 그러자 대기하고 있던 연화가 감동한 표정으로 맞아주었다.

“폐하.”

“들었느냐?”

“성은이 망극합니다.”

“그래.”

연화의 표정은 훈훈하기 그지없었다. 신유성이 연화의 집안을 잊지 않고 챙겨주었으니까.

“오늘은 어떻게 날 즐겁게 해줄 참이냐?”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연화는 속이 비치는 옷을 입은 상태로 춤을 추었다.

신유성은 느긋하게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이를 감상했다.

춤은 점점 야해졌다. 다리를 일자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하자 은밀한 균열이 그대로 드러났다. 탄탄한 몸을 가진 연화의 균형 감각은 매우 뛰어났다.

들어 올린 다리가 천천히 움직였다. 은밀한 균열이 잘 보이다가 숨었다. 가슴이 찰랑거리기도 하고 엉덩이가 부르르 떨리기도 했다.

요염한 표정을 지은 연화의 몸에 땀방울이 조금씩 맺혔다. 그와 함께 은밀한 균열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땀이 아닌 내부에서 솟아난 사랑을 갈구하는 온수였다.

마지막에는 신유성의 앞에 엉덩이를 내밀며 춤을 마쳤다.

칭찬 대신 손을 뻗어 엉덩이를 잡은 신유성은 은밀한 균열을 핥았다. 그리고는 연화를 침대 위에 눕히고는 입술을 탐했다. 거대해진 남근이 쑥하고 안으로 파고들었지만 고통스러워  하는 신음 따윈 없었다.

연화는 신유성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처럼 다리를 활짝 벌렸다.

이어서 신유성이 허리를 흔들자 연화는 쾌락 속에서도 정신을 집중했다. 은밀한 균열에 힘을 주어 남근을 꼭 감싸려고 노력했다.

신유성은 기뻐하며 연화를 더욱 뜨겁게 안아주었다.

안남에서 잠시 지체하는 동안 후장식 총기 개발이 시작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보고를 받은 신유성은 바로 친위대에 총기를 보급할 것을 명했다.

‘드디어 시작인가?’

후장식 총기.

전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다시 한 번 완전히 바꿀 무기였다. 보고와 함께 배달된 육혈포.

총알을 하나씩 넣고 사용해보았다.

총성이 울렸다. 연속으로 6발 모두 쏘는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지켜보던 신하들은 다들 입을 쩍 벌렸다.

‘저, 저게 대체!’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신유성이 실린더를 열고 총구를 위로 향하자 탄피가 투투둑 떨어졌다. 이어서 앞의 주머니에서 총알을 꺼내 장전했다.

6발 모두 장전하는 시간은 순식간.

이어서 다시 6발을 쏘았다.

신하들의 입이 더욱 더 벌어졌다.

“이것을 친위대에 먼저 보급할 생각이다.”

반대하는 신하는 없었다.

“그대가 해주어야 할 일이 있다.”

사격을 끝낸 신유성은 주녹정을 불렀다.

“말씀하세요.”

“연화의 아비에게 영지를 주었다. 그 곳에 탄약 공장을 세울 생각이다. 관리를 부탁한다.”

“폐하의 뜻대로 이뤄질 것입니다.”

“그래. 그럼 어디 엉덩이 한 번 볼까?”

주녹정을 침대에 엎드리게 하고 옷을 벗긴 신유성은 엉덩이를 탐했다. 아이를 여럿 낳은 엉덩이는 이제 상당히 컸지만 신유성에게는 여전히 아름다운 엉덩이일 뿐이었다.

남근을 찔러넣자 주녹정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세월이 지나도 안을 꽉 채우는 신유성을 느낄 때면 가슴에 행복이 밀려왔다.

“폐하!”

“녹정!”

주녹정의 엉덩이에서 찰싹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계속 울려 퍼졌다.

다음 날부터 주녹정은 연화와 연화의 가족을 확 휘어잡았다.

“폐하의 뜻을 알겠지? 네가 실수하면 폐하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탄약은 중요한 물건이었다. 이것을 생산하는 공장을 외부에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탄약을 빠르게 보급하기 위해선 공장을 한 곳에만 세우는 것도 문제였다.

신국이 거대하기 때문이었다.

탄약의 수요는 많은데 한 곳에만 공장을 세우면 운송으로 인해 복잡해진다. 그러니 미리미리 분산해서 공장을 세워둘 필요가 있었다.

신유성은 체첵과 사르나이 그리고 나츠에게 외가의 영지에 공장을 짓도록 하며 당부했다.

“보안은 필수다.”

“명심하겠습니다.”

후궁들은 탄약 공장이 세우도록 한다는 것이 곧 신유성의 신뢰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자 소피아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모스크바 평민 출신인 소피아의 외가는 영지를 받지 못했다. 신유성이 신경을 안 써주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서 너무나 먼 사람들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괜찮아.’

소피아는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깨달은 신유성은 소피아를 안아주며 말했다.

“너무 욕심 부릴 것 없다. 내가 너를 아끼는 것은 알지 않느냐?”

“폐하.”

“내 곁에 남는 것이 곧 나의 신뢰인 것이다.”

위로 받은 소피아는 하얀 엉덩이를 흔들어 신유성을 맞이해주었다.

신무기에 의해 신국이 확실하게 변하는 시각, 한양의 의회에서는 예상 밖의 안건이 올라왔다.

“폐하께서는 아무래도 서방 전선으로 가실 것 같습니다. 목표는 모스크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요?”

논의 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국책 사업이었다. 이미 전문가들에게 연구하도록 맡겨 놓은 일이 있으면서도 의원들은 토론을 멈추지 않았다.

“폐하께서 언제까지 배를 타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기차를 타고 돌아오실 수 있도록 철로를 깔아야 합니다. 한양에 역을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을 모스크바까지 연결하는 겁니다. 그러면 밤에도 철로를 달려 결국 한양에 안전하게 오시게 되는 겁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의원들이 말하는 것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였다. 철로를 까는 데 걸리는 시간과 필요한 비용은 막대했다.

“예산이 되겠습니까?”

“철로가 연결되면 한양과 연결된다는 소리입니다. 바다나 강과 접하지 못한 내륙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인 것이죠. 좀 더 멀리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그렇군요.”

철로가 생기면 장거리 마차 운송을 대체 할 수 있게 된다. 일정 거리마다 역을 만들고 역에 우체국을 세운다. 이렇게 하면 연락도 더욱 용이해진다. 더구나 열차를 통해 대규모 운송이 가능해진다.

“바다에 증기선이 있다면 내륙에 철도가 있어야죠.”

누군가의 한 마디에 불이 붙었다. 내륙 지방에 영지를 가진 이들이 일제히 찬성하고 나섰다.

“그럼 각 지역에 배당되는 지방 정부 지원금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게 좋겠군요. 한시라도 빨리 완성해야 할 사업입니다.”

이미 바다와 접한 영지들도 뛰어들었다. 항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였기 때문이었다. 항구에서 철로로 내륙으로 이어지며 더 빠른 운송이 가능해지니 결국 항구가 발달하게 되어 있었다.

의회에 모인 의원들은 영지의 영주이거나 영주의 대리인. 이들이 갖는 생각은 한결 같았다.

‘영지의 재정을 털어서라도 이건 해야 한다! 안 이어지면 뒤쳐진다!’

자기 지역만 철로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발전이 느리게 되고 발전이 느리게 되면 결국 수입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있었다. 때문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었다. 철로는 꼭 필요한 것이었다.

아조프.

크림 칸국의 배신으로 신국의 손에 떨어진 아조프에서는 연일 전투가 벌어졌다. 아조프를 다시 탈환하려는 오스만 제국군과 이를 지키려는 신국 사이의 전투는 치열했다. 하지만 피해는 오스만 제국군이 훨씬 컸다.

“으으으! 크림 놈들!”

크림 칸국의 배신으로 아조프는 너무나 손쉽게 신국에 떨어졌다. 이후 다시 되찾으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러다 레판토 해전의 패배가 오스만 제국군에 치명타를 가했다.

후퇴 명령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아조프에서 항구를 만들어 이스탄불로 쳐들어와선 안 되기 때문이었다.

“일부는 견제하고 나머지는 크림 놈들을 친다!”

우회해서 응징을 하고자 했다. 하지만 크림의 전사들은 강력하게 반격했다. 더구나 이들이 가진 무기가 심상치 않았다. 오스만 제국이 신기전과 폭탄이란 것으로 새로 무장했다지만 이것은 크림의 전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신국에 복속하자 보급이 이뤄진 탓이었다.

신무기를 보급 받은 크림의 전사들은 더욱 강해졌다. 더구나 화살로 쏘아 보내는 폭탄 화살은 오스만 제국을 힘겹게 했다.

레판토 해전에서 수많은 궁수를 잃어 다시 궁수를 키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크림의 전사들의 폭탄 화살 공격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알라께서 지켜보신다!”

신을 들먹이며 사기를 진작시켜보려고 하지만 오스만 제국군의 사기는 나날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때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바로 폴란드였다.

폴란드가 크림 지역을 공격한 것이었다.

이후 크림 전쟁은 삼파전으로 흐르게 되며 어느 쪽도 우세하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편, 증기선에 실렸던 감자와 토마토 그리고 옥수수가 한양에 도착했다.

이지함은 작물들과 함께 올라온 보고서를 보고는 새로운 식량 자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재배를 시작했다.  신유성이 따로 언질을 준 것이 없기 때문에 그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거라는 기대만 품고 있는 이지함이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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