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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성
생나제르.
이순신의 함대는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생나제르를 무력화 시켰다. 전함들과 포대를 박살내고 생나제르에 상륙한 것이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임시 거주지에서 군사 훈련을 받은 위그노들 덕분이었다. 또한 프랑스 내부에도 위그노는 많이 남아 있는 상황. 이들은 생나제르에 은밀히 침투해 내부에서 방어를 하지 못하도록 무력화 시킨 것이었다.
“낭트는?”
“현재 서둘러 방어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부의 동조자들과 연락은?”
“문제없습니다.”
낭트로 가기 위해선 생나제르를 통과해야만 했다. 르와르강을 타고 빠르게 낭트에 닿으려면 생나제르를 공략하는 것은 필수였다.
“좋아. 그러면 이제부터 배를 이용해 빠르게 병력을 수송한다.”
이순신은 생나제르에 남아있는 배들을 이용해 낭트까지 병력을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함대가 가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거대한 전열함과 프리깃을 좁은 곳에 몰아넣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복수의 시간이 다가왔다.”
위그노 병사들은 배에 올라타기 전에 전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화해를 말하며 비수를 날린 썩어빠진 놈들에게 정의를 가르쳐줄 시간이다.”
위그노가 계속해서 외부로 빠져나가긴 했지만 그들의 수는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배로 실어 나르는 것을 뻔질나게 해도 시간이 모자랐다.
그렇기에 많은 위그노는 프랑스에 남았다. 때론 잉글랜드의 물자를 위그노에 전달해 내전 수행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위그노와 가톨릭 세력과의 내전으로 프랑스는 휘청거렸었다. 그러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화해를 하기로 했다.
위그노 진영의 인물과 가톨릭 진영의 인물간의 결혼으로 화해를 하기로 한 것이었다.
1572년 8월 24일에 샤를 9세의 동생인 마르그리트와 개신교인 나바르의 앙리와의 결혼을 위해 많은 이들이 모였다. 위그노를 이끌던 지도자였던 가스파르 드 콜리니까지 참석한 결혼식이었다.
하지만 결혼식은 피로 물들었다.
가톨릭교회 추종자들에 의해 학살이 벌어진 것이었다.
지도자였던 콜리니가 사망한 것은 물론 약 3만에서 7만.
위그노가 복수심을 품지 않는 것이 이상한 사건이었다.
더구나 복수심에 불을 끼얹은 것은 바로 교황이었다.
그레그리오 13세는 축전을 날렸다. 성가를 부르게 하고 특별 감사의 미사를 집전했다. 이 날을 기념하는 기념 메달까지 주조하도록 했다. 로마에서는 축제 분위기였다.
살아남은 위그노는 당연히 분노했다. 지도자를 잃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으나 이들에게는 신국이 있었다.
“이제부터 향할 낭트에는 바로 가증스러운 족속들이 있다! 우리의 형제를 속이고 죽음에 이르게 한 가톨릭교회를 지지하는 자들이 있다!”
분노가 더욱 더 타올랐다. 이를 악물고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은 표정을 한 이들이 수두룩했다.
복수의 광기가 점점 위그노 출신 병사들을 잠식했다.
“그들을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죽이자!”
“죽이자! 죽이자!”
광기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연설을 하는 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다. 우린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
갑자기 분위기가 깨졌다.
“대항하는 자는 모두 죽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노예로 삼을 것이다. 그리하여 속죄의 기도를 올리게 할 것이다. 고통 속에 죄를 회개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병사들은 숙연해졌다.
“그들을 신의 곁으로 인도해주자.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자. 성경에 나온 그대로!”
“신의 곁으로!”
위그노 병사들은 이해했다. 그냥 살려주자는 것이 아님을.
신국에서 노예는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해야 했다. 특히 광산 같은 곳에서 일하다 죽어나가는 노예가 많았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위그노 병사들은 납득했다.
“폐하께서 주신 이 기회를 살리자! 폐하께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노예를!”
“노예를!”
학살이 아닌 노예사냥으로 전투의 목적이 바뀐 순간이었다.
강을 따라 빠르게 진격한 위그노 병사들은 순식간에 낭트의 병력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육혈포와 엽총을 들고 앞장 선 이들을 막을 수 있는 군대는 낭트에 없었다.
병력을 정리한 뒤에는 인간 사냥이 이어졌다. 낭트를 봉쇄한 위그노 병사들과 동조자들은 낭트의 사람들을 모두 무장해제 시켰다. 저항을 포기한 이들은 광장으로 끌려나왔다.
어린아이와 여자들까지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낭트의 남자들은 함부로 저항할 수 없었다. 몇몇이 거칠게 대들었을 때 돌아간 것은 칼부림뿐이었다.
위그노 병사가 강철검으로 목을 베어버린 것이었다.
피가 솟으며 공포에 질린 비명이 울렸다. 저항의지는 죽었다.
낭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기는 했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계속해서 작은 배로 실어 날랐다. 사람만 챙긴 것이 아니었다. 낭트에 존재하는 금품부터 문서까지 싹 챙겼다.
위그노 병사들은 어느 정도 가톨릭 세력에 복수를 했다는 생각에 표정이 가벼워졌다.
한편 제독 이순신은 지도를 보며 다음 표적으로 어디로 향할지 고민했다.
‘히혼을 칠까? 아니면 리스본으로 가야 하나?’
히혼을 칠 경우에는 에스파냐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된다. 이는 매우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리스본 또한 그냥 놔두는 것도 문제였다.
‘남만은 신국의 적!’
그렇다. 포르투갈 또한 신국과 전쟁 중인 국가였다. 이순신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냥 놔두는 것이 껄끄러웠다. 무엇보다 히혼과 비교했을 때 리스본이 더욱 중요도가 높았다.
다만 리스본은 포르투갈의 모든 것이 집약된 곳인 만큼 쉽게 털 순 없었다.
‘지금은 일단 히혼으로.’
낭트를 정리하고 잉글랜드에 돌아갔던 이순신은 다시 히혼으로 향했다. 그리고 히혼의 모든 것을 싹 털어버렸다.
펠리페 2세는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분노한 펠리페 2세는 에스파냐의 함대를 움직였다. 수는 총 110척. 갤리선의 수가 90척 그리고 레판토 해전에서 활약한 갤리어스가 20척이었다. 조금만 더 기다린다면 더 많은 수의 갤리어스가 만들어지겠지만 펠리페 2세는 참지 않았다.
아니, 참을 수 없었다.
‘여기서 참다가는 귀족들에게 얕보인다.’
얻어맞고도 참는 황제. 밑에서 모시는 신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모양 빠지는 황제일 수밖에 없었다. 이익을 고려해서 참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을 알아도 실망하고 얕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귀족들의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
반항할 것 같은 귀족들을 처형하는 것도 이젠 슬슬 눈치가 보일 지경이었다.
“무운을 빌겠네.”
“감사합니다.”
펠리페 2세는 자신이 신뢰하는 심복들에게는 갤리어스를 지휘하게 하고 갤리선은 자신에게 불만을 품은 이들에게 배당했다.
즉, 이번 전투는 불만을 가진 귀족들을 전투에 앞세우려는 술책이었다.
전투에서 죽는다면 펠리페 2세가 죽였다는 오명을 쓸 일이 없었다. 살아남으면 패전을 이유로 기를 죽여 놓으면 그만.
‘빌어먹을 신국 놈들.’
이젠 신국만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펠리페 2세는 조용히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 침대에 올라 젊은 아내를 마구 괴롭혔다.
제다.
대규모 함대가 도착하자 제다는 매우 어수선해졌다. 배에서 내린 신유성은 가장 먼저 아내들부터 살폈다.
“몸은 좀 어떻지?”
“괜찮습니다, 폐하.”
주녹정과 나츠는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메카를 함락한 이후 신국의 군대는 메디나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신유성은 예루살렘을 공략하기에 앞서 아라비아 반도와 이집트를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그렇기에 제다에 들어섰다.
항구인 제다에서 조금만 가면 성지인 메카였다. 때문에 성지순례를 하는 이들에게 제다는 매우 중요한 항구였다.
신유성도 제다가 매우 중요한 항구가 될 것을 알기에 이곳에 투자하기 위해 거점을 옮긴 것이었다.
신유성이 배에서 내리자 수많은 이들이 숨을 죽였다. 근처에는 아무도 다가오지 못했다. 친위대와 원정군 병사들이 항구 전체에 깔려있는 상황이었다.
‘덥군.’
거처로 움직이는 잠깐의 시간 동안 신유성은 더위를 느꼈다.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고.’
대신 부채질 해주는 궁녀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 어떻게 될 더위가 아니었다.
‘바다. 바다에서.......’
백사장을 떠올린 신유성은 바로 움직이기로 했다.
“주변에 경치 좋은 백사장을 찾아라.”
황제의 명령에 신속히 움직인 친위대는 곧 멋진 백사장이 있는 곳을 알려왔다. 신유성은 임신한 여인들은 모두 거처에서 쉬도록 조치를 취한 뒤 미녀들을 이끌고 백사장으로 향했다.
‘좋군.’
뜨거운 햇살과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더위는 느껴졌지만 그늘 아래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배에서 바라보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안겨 주었다.
배에서 보는 바다는 어딘가 불안했지만 땅에서 보는 바다는 그저 아름답기만 했다.
‘이제.......’
수많은 미녀들이 보였다.
모두 옷으로 몸을 가리고 있어 매우 더워보였다. 하지만 대놓고 벗길 순 없었다.
신유성은 물과 상당히 가까운 곳에 거대한 천막을 쳤다. 기둥을 세우고 위만 가린 천막은 공기가 솔솔 통했다.
“가려라.”
명령이 떨어지자 궁녀들은 금방 의도를 눈치 채고 천박 주변에 인의장벽을 세웠다. 오직 바다로 향한 방향만 열려 있었다.
미녀들은 묘한 기대를 품고 신유성을 바라보았다.
페르시아 미녀들을 골라 옷을 벗기자 몸이 드러났다.
더위로 인해 땀에 젖은 몸.
신유성은 햇볕이 드는 곳으로 이끌었다. 주변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게 궁녀들이 등을 돌리고 벽을 만든 상황.
오직 신유성만이 페르시아 미녀의 벗은 몸을 보았다.
태양 아래 땀으로 인해 더욱 빛나는 몸.
품에 안자 맨살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온기. 신유성은 그대로 미녀를 이끌고 물로 향했다.
첨벙거리며 뛰어든 물은 시원함을 선사했다. 수줍게 몸을 가리던 미녀는 신유성의 곁에 섰다.
“예쁘구나.”
“감사합니다.”
이어지는 입맞춤. 페르시아 미녀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더위 때문인지 입맞춤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대로 녹아버려도 좋다는 생각 뿐.
뜨거운 입맞춤 끝에 둘은 천막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늘에 마련된 누울자리.
간단하게 양탄자를 깔아놓은 수준이었으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물기를 닦아낸 두 사람은 양탄자 위에 누웠다.
“으응.”
신유성의 손놀림에 미녀는 반응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신음을 들을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했다. 아니, 사람들을 의식하지도 못했다.
흥분 속에 오직 신유성이 얼른 안으로 들어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애무 끝에 신유성은 미녀와 하나가 되었다.
“하윽!”
속을 꽉 채우며 밀려들어오는 기둥. 거친 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미녀의 몸이 출렁였다. 이윽고 파도를 타듯이 몸이 들썩였다.
사공은 천천히 노를 저었다. 노 젓는 소리가 음란하게 퍼져나갔다.
주변을 지키는 궁녀들과 미녀들은 고스란히 소리를 들으며 흥분했다. 미녀들은 하나둘 옷을 벗고 두 사람 곁으로 움직였다.
이윽고 신유성을 받아내는 미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얼른 절정에 도달해야 자신의 차례가 올 테니까.
신유성과 여인들의 집요한 공격에 미녀는 금방 함락 당했다. 이어서 다른 미녀가 신유성의앞에 엎드렸다.
은밀한 부분이 훤히 드러나는 엉덩이를 내밀고는 손으로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했다.
부족함을 느낀 신유성은 당연히 달려들었다. 이윽고 엉덩이 파티가 시작되었다.
허리를 흔들면서 느껴지는 쾌감. 눈을 떠서 바라본 바다는 찰랑였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며 흩어지는 모습과 함께 어디서 바람이 불어왔다.
대자연 속에서 홀딱 벗고 수많은 미녀들을 마음껏 범하는 자신의 몸을 보며 신유성은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만족을 느꼈다.
‘나는 황제다!’
세상이 모두 자신의 것 같았다.
실제로 세상은 신유성의 것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
기뻐하긴 이르다는 듯이 다시 심기일전하여 허리를 흔들었다.
“흐아아아아앙!”
미녀들은 하나둘 정복당하고 백기를 들었다. 미녀들의 은밀한 계곡에서는 전사한 자들이 하얀 피를 흘렸다.
모든 미녀를 한 번씩 안아준 신유성은 지치는 것을 느꼈다. 더워서 홀짝 벗은 상태로 물에 다시 들어갔다가 나왔다.
힐끔거리며 신유성을 훔쳐보던 궁녀들의 마음은 정말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해변의 정사를 마친 신유성은 거처로 돌아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우선 공장을 짓는다.”
석탄과 같은 것이 없었지만 신국의 동력은 꼭 석탄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전기를 이용한 기관도 있었기 때문에 공장을 짓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풍력과 물을 이용한 발전 시설을 만든 것이었다.
그렇게 효과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청정에너지였고 석탄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석유를 파내면 쉬운데.’
하지만 유전을 개발하는 것은 돈이 굉장히 많이 드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석유를 파내도 이를 사용할 기술이 아직은 부족했다.
가장 먼저 세워진 것은 바로 직물 공장. 주변에는 양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공장을 세우도록 지시한 신유성은 계속해서 제다의 발전을 위해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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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