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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성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마음이 급해졌다.
“모두 배에 타라! 얼른!”
“늦는 놈은 놓고 간다!”
셀림 2세의 죽음을 듣게 되었다. 니키타 로마노프는 하루거리에서 군을 대기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스탄불의 혼란이 더욱 강해지도록. 점령을 하는 것은 공적이기도 하지만 니키타는 오스만 제국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만족할 생각이라 공격을 서두르진 않았다. 오히려 병력의 피해를 줄이려고 하고 있었다. 오스만 제국을 멸망시키면 그 다음은 합스부르크 가문이 있기 때문이었다.
총기와 화약의 대량 생산으로 인해 병력 생산이 아무리 쉬워졌다고 하지만 훈련 이후 최전선까지 배치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병력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고 보존하는 편이 오히려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니키타 로마노프는 경쟁자인 알렉산드로 슈이스키가 오스만 제국을 휩쓸고 다니는 신성로마제국군의 뒤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군대는 네가 가져라. 빈은 내가 먹겠다.’
이것이 바로 니키타의 속셈.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의 심장인 빈을 먹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니키타가 기다려준 덕분에 드레이크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직 다 안 끝났나?”
“최대한 서두르고 있습니다!”
“어선도! 배는 전부 동원해! 보급은 최소로! 병력은 최대로!”
“네!”
그리 멀지도 않았다. 보급보다는 병력이 더 많이 필요했다. 어차피 보급은 니키타의 병력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만.
‘빨리 가야 하는데.’
드레이크는 이스탄불을 약탈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며칠 후, 준비가 끝난 드레이크 해적단은 이스탄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테네를 떠나 북상한 드레이크의 해적단은 결국 길고 긴 강과 같은 곳에 도착했다. 바다로 이어졌으니 바다라고 해협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해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좁아 강이라고 부르는 게 더 알맞은 곳.
예전에는 이곳을 통과하는 것을 포기했지만 이젠 문제가 없었다.
크림족들이 이 지역을 약탈하며 요새란 요새는 모두 털어버린 덕분이었다.
“약탈 가슈?”
“그렇소.”
“나도 안 되겠수?”
크림족은 이스탄불로 약탈을 간다는 말에 눈을 번뜩였다. 오스만 제국이 이제는 다 망했다고 해도 제국의 심장인 이스탄불에 있던 금은보화가 하루아침에 어디 다른 곳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한편 신유성은 조용히 북상하는 중이었다. 목표는 바로 알렉산드리아. 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배를 타고 홍해에서 최대한 북상한 뒤에 육로를 통해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방해가 되는 존재는 없었다. 이집트와 아라비아 반도는 이미 신유성에게 복속한 상태라 군대를 상대할 일은 없었다. 더구나 신유성은 소규모 친위대만 이끌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대규모 군단이 신유성과 함께 움직이는 중이었다.
“정찰대는?”
“지금 돌아왔습니다! 이상 없습니다!”
정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하게 굴었다. 앞을 가로 막거나 함부로 군단을 향해 다가오면 기병대가 가서 일단 체포했다.
반항하면 죽였다.
과거 신유성이 한 번 습격 받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사소하더라도 적의를 보이는 자들은 가만히 두지 않았다.
약속되지 않은 접근은 허락하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대군이 움직이는 터라 진군은 매우 느렸다. 물과 식량을 조달하느라 움직이는 보급대의 규모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때문에 이들은 그냥 움직이지 않고 아예 도로 공사를 하며 움직였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보급하기 위해서였다.
말 두 마리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군단이 움직이는 주변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신유성이 있는 곳은 매우 조용했다.
군단의 중심부에 있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마차였다. 오십마리의 말이 동시에 끄는 거대한 마차는 하나의 건물이라고 해도 좋았다.
마차의 벽면은 유리로 되어 있었으나 커튼으로 가려져 밖에서 안을 볼 순 없었다.
마차 내부는 하나의 거대한 침실이었다. 그리고 침실 내부에는 열락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중이었다.
“하아아아아악!”
앤 해서웨이는 신음을 연신 흘려댔다. 뒤에서 엉덩이를 철썩거리며 때리는 신유성의 남근은 영혼까지 꿰뚫는 것 같았다.
신유성과 하나가 되었다는 생각에 앤은 거대한 쾌락을 느꼈다.
신유성의 입장에서야 여자를 안는 일이 지겨워질 수 있다지만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일은 별로 없었다.
신유성이 안아주지 않으면 남자와 동침을 할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위로라고는 오로지 손으로 몰래 달래는 정도. 그러나 잘못된 위로는 오히려 더 뜨거운 불을 지필 뿐.
어쨌거나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면 순서가 돌아온다. 미녀들은 무작위로 신유성에게 안기는 것이 아니었다. 주녹정이 정해준 순번에 따라 안겼다.
예외라면 오직 하나, 신유성이 순서를 바꿀 때뿐이었다. 하지만 신유성은 주녹정이 건네준 순번을 바꾸지 않았다. 황후가 챙겨준 것을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황후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것이었다.
신유성은 다른 여자를 특별하게 더 총애하며 주녹정을 멀리하게 되면 계승권 때문에 권력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황제에게는 잠자리마저 정치 행위의 일부인 것이었다.
어쨌거나 답답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황후인 주녹정의 관심사는 오로지 신유성을 즐겁게 해주는 것. 덕분에 신유성은 매우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찰싹! 아름다운 하얀 엉덩이에 붉은 손자국이 났다.
찰싹! 찰진 감촉을 느끼며 앤의 신음을 즐겼다.
신유성의 여자가 된 이후 앤은 꾸준히 운동을 했다. 덕분에 아름다운 엉덩이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멋진 엉덩이다.”
찰싹!
“감사합니다! 폐하!”
칭찬을 들은 앤의 가슴은 더욱 힘차게 뛰었다. 엉덩이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온 남근을 더욱 꽉 안기 위해 근육을 조였다.
‘하악!’
전신에 흘러넘치는 짜릿함에 앤은 침을 흘리기까지 했다. 쾌락에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정신이 날아가는 기분.
영원했으면 하는 시간.
그러나 끝은 찾아올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어지고 신유성은 드러누웠다. 함께 침대에 있던 다른 미녀가 입으로 정사의 흔적을 빨아들였다.
“아직도 멀었나?”
“네, 많이 남았다고 합니다.”
‘젠장.’
신유성은 문득 후회했다.
‘제다에 남을 걸 그랬나?’
육로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더운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에어컨! 에어컨!’
하지만 현실은 부채질이었다.
궁녀들이 돌아가면서 부채질을 해주어 공기를 좀 더 서늘하게 할 뿐이었다.
‘후덥지근하네.’
공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창문을 열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 또한 후덥지근했다.
‘젠장.’
제다에 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더웠다. 그래도 제다에서는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다.
도시였기 때문에 부족한 것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동 중에는 많은 것들이 불편했다.
‘으으!’
각오했던 일이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딴 생각이 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간사함. 신유성 또한 마음속에 간사함을 품고 있었다.
‘또 뭘 하지?’
무엇보다 이동 중에는 재미있는 것이 굉장히 적었다. 바깥 풍경을 봐야 별로 볼 것도 없었다. 밖에 나가서 움직이는 것은 더욱 별로였다. 무엇보다 신유성이 마차에서 내리는 순간 이동은 멈춘다.
‘젠장.’
결국 신유성은 준비해두었던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정성스럽게 만든 카드였다.
“자, 이 놀이의 규칙은 간단하다.”
신유성이 선택한 카드 게임은 도둑잡기. 마차 안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놀이였다. 하지만 규칙이 달랐다. 도둑잡기에서 조커를 마지막에 들고 있는 사람이 패하는 것이지만 신유성이 제안한 것은 도둑잡기의 변형, ‘왕관잡기’였다.
마지막에 조커를 들고 있는 사람이 승자가 되어 게임 참여자에게 원하는 벌칙을 줄 수 있는 것.
“정말 아무 벌칙이나 되나요?”
“나는 황제니까 너무 무리한 건 안 된다.”
“그럼 잠자리는.......”
“그게 뭐 대수라고.”
미녀들의 눈빛이 변했다. 왕관을 잡으면 신유성과 한 번 더 잘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눈이 탐욕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벌거벗은 황제와 미녀들은 한 곳에 모여 왕관잡기를 했다.
약간의 긴장감이 더해지자 분위기는 불타올랐다. 신유성은 질릴 때까지 여러 가지 카드 놀이를 하며 시간을 죽였다.
아프리카.
나가오 가케토라의 군대는 파죽지세로 아프리카 부족들을 통합시켰다. 호전적인 부족들에게 가케토라는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목을 자르고 탑을 쌓았다.
그것도 주변에 있는 다른 부족의 영역에.
아프리카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가케토라의 군대는 그야말로 지옥에서 뛰쳐나온 군대와 같았다.
무자비했다.
하지만 무자비한 가케토라의 군대도 결국 멈춰섰다.
“으으으으으.”
가케토라는 몸이 약해진 것을 느꼈다.
‘병이라니.’
스스로를 비사문천의 환생이라 여기는 가케토라에게는 달갑지 않은 이야기였다.
‘결국 인간의 몸이란 건가?’
아쉬웠다.
최근 들어 전투를 하며 승승장구하며 가케토라는 희열을 느꼈다. 자신이 진정한 군신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허나 몸이 점점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피곤해지는 일이 많았다. 위생은 물론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기에 병에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이 약해지면서 가케토라는 자신의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음을 느꼈다.
‘어쩔 수 없는 건가?’
많이 아쉬웠다. 다른 이들과 달리 육지에서 싸운다면 아프리카를 정복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필요한 것은 오직 시간뿐이었다. 그런데 몸이 늙어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한이었다.
‘10년만 젊었어도.’
아프리카를 정복한 정복자로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도 있었다.
“거기 아무도 없는가?”
“부르셨습니까?"
들어온 것은 나가오 가케가쓰로 가케토라의 양자였다.
“그래, 잘 되었다. 너에게 할 말이 있었다.”
“말씀하시지요.”
젊은 가케가쓰는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 뒤는 네가 이어라.”
“그런 말씀 하지 마시지요.”
“아니다. 미리 해둬야지. 나중에 싸움이 나면 저승에서 폐하를 뵐 면목이 없다.”
“전 많이 부족합니다.”
“안다. 하지만 혈족 중에 네가 제일 낫다.”
“감사합니다.”
가케토라는 양자인 가게카쓰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서둘러 손을 잡은 가게카쓰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힘이 넘치던 거인인 가케토라의 손아귀 힘이 많이 약해진 탓이었다.
“네가 내 뒤를 따르고자 많이 노력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너는 내가 아니다. 너는 너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이 나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너는 너의 길을 가야만 한다.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욕심을 부리게 되면 망가지는 법이다.”
“하지만 정성을 다하면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한 번 정도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기적. 네 실력은 아닌 것이다. 기적에 기대지 마라. 네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라. 그것이 가문을 지키는 길로 이어질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황실에 반기를 들어선 아니 된다. 만약 황실에 불손한 놈이 있거든 죽여라. 반드시 네 손으로 처단해 황실에 충성을 보여라.”
“명심하겠습니다.”
황실. 신유성에 반기를 든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신유성이 무서운 것도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바로 그 밑에 있는 정보기관이었다.
“사사키 가문과 도쿠가와 가문하고는 적당히 거리를 유지할 것이며 원한을 사지 마라.”
사사키 가문은 북해도에 자리를 잡은 사사키 신페이의 가문을 의미했다. 황실의 외척이며 신유성의 광신도이기도 한 신페이는 신국 영주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아울러 도쿠가와 이에야스 또한 닌자 집단을 거느리고 있으며 황실에 무척이나 우호적이었다.
두 가문은 실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신유성과 황실을 추종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되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하면 된다. 폐하께서 내려주신 무기만 있다면 정복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가게카쓰는 계속 명심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가케토라는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당부를 말했다.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가게카쓰는 이를 악물었다.
이후 잠든 가케토라는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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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