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0화 (10/244)

00010  히든 클래스는 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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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에게 300만원을 빌렸다. 민혁은 아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새끼. 갚기는 갚을거냐? 라고 투덜대면서도 결국 300만원을 빌려줬다. 그리고 그 300만원으로 MP포션을 엄청나게 사들였다.

이어지는 폭풍같은 레벨업. 건오퍼는 스킬위주의 클래스다. 스킬위주의 클래스로는 또 중원의 의원과 판타리아의 사제등이 있다. 스킬위주의 클래스에 대해서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전투클래스의 경우, 단순히 스킬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 몬스터를 사냥하고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경험치가 쌓이는게 바로 전투클래스다. 그러나 힐러 -의원과 사제- 의 경우는 다르다. 힐러는 스킬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경험치가 쌓인다. 물론 전투클래스와 파티를 맺고서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도 역시 경험치로 계산된다.

보조클래스보다 전투클래스로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스템이었는데, 이러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보조클래스보다는 전투클래스를 더 선호했다.

어쨌든 건오퍼는 직접 전투클래스가 아니라 보조클래스였고, 레벨업에 있어서 건오퍼란 직업은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힐러가 힐링을 펼치기 위해선 H/P가 깎여나간 유저가 주위에 있어야만 한다. 힐러에게만 그런 제약(?)이 있는 건 아니다. 여성에게 선호받는 직업 중 하나. 보조클래스인, 중원의 무희같은 경우도 역시 실제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야 버프가 실행된다.

그러나 건 오퍼는 다르다. 건 오퍼는 마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마나만 있으면 총알을 무한정 만들 수 있고 그 것 자체가 바로 레벨업의 과정이다. 그러니까.

' 역시 중요한 건 돈이다. '

이걸 단순히 낭비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350만코드를 샀다. 한 명에게 거래를 해서 좀 더 많이 받을 수 있었고, 그 돈은 물약정도는 무한정 사도 될만큼 큰 돈이었다.

소형 MP포션이 하나에 20코드. 열개사면 200코드다. 백개사면 2000코드고 천개사면 2만코드다.

' 당분간 물약 걱정은 없고. '

그리고 초보용 아이템도 하나 샀다. '현캐'를 하는 플레이어가 판캐나 무캐에 비해 훨씬 적은 상황이라 운영진도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듯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상점의 활성화였다. 적어도 장비의 질은 판타리아나 중원에 비해선 훨씬 뛰어났다. '현캐'라는 캐릭터자체가 워낙에 쓰레기여서 그렇지 장비 자체는 가히 최고급이라 할 수 있었다.

이번에 상점에서 구입한 아이템은 수호의 펜던트와 수호의 반지, 수호의 장갑, 수호의 링. 상점 NPC가 수호의 세트라고해서 추천해준 물건을 싸그리 샀다. 현질 300만원의 위력은 대단했다.

[수호의 펜던트]

괴짜 과학자 라인센슈타인이 말년에 정력을 보강하기 위해 만든 펜던트. 정력증강에는 실패했으나 정신집중의 효과가 있다.

필요레벨: 5

효과: 스킬 사용시 MP소모 -2퍼센트.

[수호의 반지]

괴짜 과학자 라인센슈타인이 말년에 정력을 보강하기위해 만든 반지. 정력증강에는 실패했으나 정신집중의 효과가 있다.

필요레벨: 7

효과: 스킬 사용시 MP소모 -2퍼센트.

[수호의 장갑 ]

괴짜 과학자 라인센슈타인이 말년에 정력을 보강하기위해 만든 장갑. 정력증강에는 실패했으나 정신집중의 효과가 있다.

필요레벨: 7

효과: 스킬 사용시 MP소모 -2퍼센트.

반지는 두개까지 착용이 가능. 장갑 역시 중복으로 기능이 적용되어 도합 10퍼센트의 MP소모가 감소 되었다.

얼핏보면 별 거 아니다. 그러나 안졸리냐졸려의 입장에선 그렇지가 않다. 건오퍼는 탄을 만들어야 레벨업이 된다. 탄을 만드는데엔 MP가 소모된다.

노멀탄의 경우 mp가 10. 마력탄의 경우 12가 소모된다. 10퍼센트의 경감효과는 한 번에 1이상의 마나를 아껴주고 그게 한 두번이 아니라 수천, 수만번이 되면 본전은 뽑고도 남았다. 참고적으로   현재 배틀필드에 저장된 노멀탄은 12000발가량. 마력탄은 7000발 가량이다.

그렇게 세 달이 지났다.

* * *

요즘들어 윤석은 새로운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 오빠. 솔직하게 말해. 애인 생겼지? "

바로 동생인 김수희가 방학을 했다는 것. 6 살터울의 그녀는 현재 22살. 대학교 2학년이다.

" 야 넌 대학생이 독서실은 안가고 맨날 집구석에 처박혀 있냐? "

" 그래서 좋지? 지저분한 오빠방도 깨끗하게 내가 맨날 청소해주잖아. "

" 내 방은 건드리지마. 너 또 청소한답시고 여기저기 뒤적거릴 거 아냐. "

수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어떻게 알았어? 오빠 혹시 천재야? "

" 됐다 말을 말자. "

" 오빠. "

" 왜? "

" 그러니까 여자친구 생겼어 안생겼어? "

" 생겼어. "

" 그럴 줄 알았어. "

수희는 만족한 듯 음음, 하고 고개를 끄덕인 뒤.

" 나보다 예뻐? "

하고 당연한 질문을 했다.

" 당연히 너보다 예쁘지. "

" 그래도 가슴은 내가 더 클 걸? "

윤석이 피식 웃었다.

" 뭐야? 왜 비웃어? 나 C인데? "

C면 평균을 훨씬 웃도는 굉장한 크기라고. 내 주위에 나보다 큰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단 말이지. 그녀는 자랑스런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윤석을 쳐다봤고, 윤석은 또다시 피식 웃었다.

" 뭐야. 나 지금 패배감 들었어! 설마 C이상이야? "

" 수희야. 너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있다고 자랑하는 거 아니다. 오빠의 조언이다. "

수희가 말했다.

" 사, 사실 크기는 중요한 게 아니지. 아아. 아아! 아니다. 오빠오빠. 나 샤무에 가입했다? "

" 샤무? "

" 그 왜 있잖아. 판타리아에서 엄청 유명한 마법사길드. "

" 아. 그 여자만 들어갈 수 있는 곳? "

" 응. 나 길드로브 받았는데 완전 뽀대나. "

" 대학생이면 대학생답게 게임질말고 공부질 좀 하지? "

" 헹! 게임 폐인인 오빠한테 그런 말 듣고 싶지는 않네요. 오빠 조심해. 나한테 걸리면 뼛속까지 꽝꽝 불태워 버릴거니까. "

현재 유토피아는 세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판타리아, 하나는 중원, 하나는 얼스다. 그 세개의 세력은 적대적인 관계에 있으며 서로간에 의사소통도 불가능하고, 서로가 서로를 죽여도 제재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유무역지대인 '불의 계곡' 이나 '바람 신전'과 같은 특수한 맵에서만 서로간 P.K가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 말로 하자면 특수한 맵을 제외한 모든 필드에서 서로는 서로를 몬스터처럼 본다는 뜻이다.

" 너 화염계 마법사냐? "

" 응. 나 완전 세. 이번에 엄청 좋은 거 득템했거든. 뎀지 쩌러. 나.쩔 (고레벨 유저가 저레벨 유저의 레벨업을 도와주는 행위)좀 해줄까? "

윤석은 그 말에 흐음... 하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물었다.

" 너네 길드 로브가 어떻게 생겼냐? "

" 음... 거의 빨간색이고 어깨쪽은 노란색. 등에 갈색 지팡이가 그려져 있는... 아 오빠. 내가 보여줄게. 컴퓨터 켜봐. "

" 됐으니까 나가봐. 오빠 피곤해서 좀 쉴라니까. "

" 이상한짓 해서 힘든 거 아냐? "

요즘들어 집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 극도의 귀찮음을 유발하는 존재인 김수희를 밖으로 내보내고나서 김윤석은 유토피아에 접속했다.

- 오. 길장 접속했다.

- 길장. 오늘 판타리아 한번 갑시다.

김윤석이 접속함과 동시에 길드창에선 난리가 났다.

이유인즉슨, 신참내기 창석이가 판타리아의 마법사와 1:1로 붙었다가 개박살이 났는데 현캐를 무시했다나 뭐라나. 그러나 지금은 아직 본격적인 활동은 자제해야할 때다. 건 오퍼와 총잡이들의 뭉침은 꽤 큰 혁신을 일으켰지만 판캐와 무캐를 직접 상대하기엔 아직 부족했다. 총잡이들의 레벨이 너무 낮을 뿐더러. 아직은 몸을 사려야 한다. 곧 길드전이 열린다. 유토피아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거대 이벤트다. 그 때를 위해, 총잡이의 전력은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

" 일단은... 동영상부터 하나 만들죠. 딴 놈들이 방심할 수 있도록. 복수는... 길드전 다음으로 미루고요. "

물론 윤석의 생각은 아니었다. 결국, 현캐를 시작했고 스나이퍼로 전직한 민혁의 생각이었다. 민혁의 귓말이 들려왔다.

- 오케이. 잘했어.

- 시끄러워 이 밀리터리 오타쿠 사랑.

'새끼'라는 말은 자동 정화시스템을 통해 '사랑해'로 번역되었다. 민혁의 표정도 굳고 윤석의 표정도 굳었다. 민혁의 귓말이 들려왔다.

- 아오 역겨운 사랑. 똥꾸멍 아름다운 사랑야.

============================ 작품 후기 ============================

아름다운은 뭐가 번역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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