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70화 (70/244)

00070  마도사와 마탑 퀘스트. 그리고 준장과 군 퀘스트  =========================================================================

* * *

며칠전.

게임 내의 이름 '안졸리냐졸려'. 클래스는 군인이며 현 얼스의 준장이다. 군인클래스의 의무를 요약하자면 '비상상황 혹은 전쟁 발발시 무조건적인 참여' 였는데, 윤석의 생각보다 그 의무의 발생빈도는 꽤 높았다.

포탈게이트를 통한 게릴라전은 여기 저기서 자주 -얼스의 규모만 생각해봐도, 한 두 곳에서 국지전이 일어난다 해도 대다수의 사람은 모를만 했다. - 일어나는 모양이었다. 거기에 유저도 개입되어있는지, 아니면 그냥 시스템 설정상 그렇게 국지전이 일어나게 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 젠장, 이거 귀찮군. '

어쨌거나 생각보다 그 국지전이라는 건 자주 발생하는 듯 했다. 그가 딱히 나서서 무언가를 준비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국지전 퀘스트가 발동되면 그는 꼼짝없이 그가 발령받은 제 8기지에서 대기를 해야만 한다. (국지전 퀘스트는 군 퀘스트의 일종인데, 군 퀘스트에 관해선 나중에 설명하기로 한다.)

세 명의 NPC를 옆에 두고, 군 전용 사격장에서 총알을 쏘아가며 스킬포토를 훼손시켰다. NPC가 대충쏘면 1000장을 뚫는데 윤석은 아무리 열심히 쏴도 고작 100장 뚫는 게 한계였다. 그렇게 총알을 배틀필드 내에 쌓아가고 있는데 -물론 스킬사용으로 총알 만드는건 이미 습관화 되어있어서 약 2~3초마다 하나씩 생성하고 있었다 -갑자기 이상한 알림이 떴다.

[악마의 유혹을 사용했습니다. 상대를 지정하여 주십시오. ]

[ 상대를 지정하지 않으시면 무작위로 발동 됩니다. ]

[ 남은 시간 1분 30초 ]

시간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처음에 약 10초간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어 난감해하다가,

' 민혁이 놈이 한 번 써보라고 줬었던 게 섞여들어갔나? '

인상을 찡그렸다. 하여튼 도움이 안 된다. 예전에 한 번 써보라고 줬던 게 기억났다. 스킬포토의  명칭은 '악마의 유혹'. NPC를 90퍼센트의 확률로 꼬셔서 섹스까지 이르게 해주는 픽업아티스트 전용 스킬이다.

그러나 이유는 지금 중요한 게 아니었다.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주위엔 온통 남자 뿐이다. 여기도 남자. 저기도 남자. 저저기도 남자. 요기도 남자. 조기도 남자. 어딜 둘러봐도 남자.

딱 한 명. 여자는 단 한명 뿐이었다.

[ 상대를 지정하지 않으시면 무작위로 발동 됩니다. ]

[ 남은 시간 1분 02초 ]

다행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는 그 예쁘다는 유토피아의 NPC들 중에서도 특출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언제나 무미건조한 표정에 꼭 필요한 말만 골라서 짧게 끝내는 NPC이자 윤석이 이름을 정말 대충 지어준 스나.

' 아이씨... 민혁이 놈... '

다른 건 모르겠는데, 게임 내에서 그 짓을 하면 현실의 몸이 반응하여 사정을 해버리고 만다.

' 기저귀도 안 찼구만. '

알림음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 상대를 지정하지 않으시면 무작위로 발동 됩니다. ]

[ 남은시간 12초. ]

남은시간은 이제 12초다. 좀 찝찝하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남자놈에게 이 스킬을 사용하고 싶진 않다. 그건 절대로 사양이다. NPC와의 섹스. 그건 사람마다 보는 견해가 달랐는데 윤석은 '야동을 보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라는 인식이었다. 주랑도 그렇게 말했었고.

하지만 아무리 그 정도라고는 해도, 남자끼리 섹스하는 야동따위를 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하물며 그 야동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 에라 모르겠다. '

윤석이 말했다.

" 스나. 따라와. "

걸음을 옮겼다. 사격장을 벗어나면서, 스킬 사용 대상자를 스나로 설정했다.

[ 악마의 유혹 대상자를 '스나'로 설정했습니다. ]

[스킬이 성공적으로 발동되었습니다.]

윤석은 걸음을 옮기면서 눈동자만 힐끗 돌려 스나를 쳐다봤다.

' 제대로 먹힌 게 맞긴 맞아? '

시스템 알림이 그렇게 떴다. 성공적으로 발동 되었단다. 성공확률이 무려 90퍼센트에 이르다보니, 어지간해서는 전부 먹혀든다고 보면 됐다. 그러나 스나의 얼굴은 평상시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요염함과 청초함을 동시에 풍기는 묘한 매력의 NPC. 얼굴 자체는 청순하고 선한데 포니테일로 정리한 붉은색 머리카락과 어우러지면 또 그 분위기가 달라졌다.

청순함과 요염함을 동시에 몸에 두를 수 있는 여자가 얼마나 되겠냐마는, 스나는 그런 여자였다.  또 외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도 언제나 냉정을 유지하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에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는 성격이기도 했다. 무표정이 지나쳐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을 정도다. 처음 봤을땐 살벌해서 놀라기까지하지 않았던가.

' 안 먹혔나...? '

안 먹혔어도 별로 상관은 없다. 게임 내에서의 섹스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으니까. 주랑이 있는데 굳이 야동을 볼 필요는 없다, 라는 게 윤석의 생각이었고 게임 내에서 섹스를 하면 현실의 몸이 팬티에 사정을 해버린다. 윤석은 팬티가 축축해지는 것도 싫고 밤꽃 냄새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얼마나 더 걸음을 옮겼을까. 스나가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 준장님. "

어지간해서는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스나다. 윤석도 멈춰섰다. 뒤돌아 봤다. 얼굴은 여전히 평소 상태 그대로인데. 호흡이 거친 게 느껴졌다. 야상이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빠르게 반복했다. 호흡을 필사적으로 정돈하려는 듯 보였다. 그래도 최대한 평정을 가장한 채 윤석의 허락을 기다렸다.

" 말해. "

" 제가 조금 이상합니다. "

스나의 호흡이 더욱 거칠어졌다. 스나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 무례를 범해도... 되겠습니까? "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 붙자 쌕-쌕 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새벽녘 강가에 끼는 하얀색 물안개가 스나의 코와 입을 통해 뿜어져나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스나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스나는 윤석 바로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윤석을 쳐다보았다. 스나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랬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평소 말이 거의 없는 그녀가 빠르게 말했다.

" 죄송합니다. 제가 이상해진 것 같습니다. "

이를 악물고서 뒤돌아 섰다. 호흡을 정돈하는지,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게 느껴졌다.

" 스나. "

스나의 몸이 움찔했다. 예, 짧게 대답했다. 주먹이 바들바들 떨리는게 보였다. 윤석이 말했다.

" 무례를 좀 범해도 돼. "

" 잘 못들었습니다? "

" 근처에 방이 있냐? "

스나가 즉시 차렷자세를 취했다. 얼굴에 묘하게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윤석 앞에서는 절대로 걷지 않던 스나가 앞서 걷기 시작했다.

" 안내하겠습니다. "

스나의 걸음이 평소보다 훨씬 빨랐다.

* * *

아예 생각을 하지 않고 봤을 때엔 몰랐는데, 한 번 생각하고나니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렸다. 10대 중후반, 야동을 보기 전에. 그러니까 부모님과 수희가 집에 없을 때에 두근거리며 컴퓨터를 틀 때가 떠올랐다. 그 땐 순수하게도 컴퓨터 화면만 봐도 두근대고 그랬었다.

스나의 걸음이 무척 빨랐다. 기지 내에 마련되어 있는 여관에 들어가서 스나는,

" 방 하나. 최대한 빠르게. "

라고 매우 살벌한 태도로 말했고 여관을 관리하는 주인 NPC는 그 살벌함에 눌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방을 내주었다. 방 문을 열자마자.

" 죄송합니다.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

라고 속사포처럼 말한 뒤 윤석의 몸을 끌어당겨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스나에게 팔목을 붙잡혀 갑자기 그 작은 몸에 끌어안기게 된 듯한 윤석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키스에 집중했다. 집중하지 않으면 혼이 빨려나가버릴 것 같았다. 주랑과의 키스와는 또 달랐다. 흡사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스나는 윤석을 벽에 밀어붙이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퍼부었다. 윤석의 손이 스나의 얼굴을 붙잡고 스나의 손이 윤석의 군복 안으로 들어왔다.

스나의 손바닥이 윤석의 상반신을 구석구석 쓸고, 이내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윤석을 번쩍 들어올려 침대까지 성큼성큼 걸어갔다. 역시나 걸음은 무척 빨랐다.

윤석은 내심 어이 없었다. 평소 말 수가 별로 없고 살벌하기 그지없는 기세를 내뿜는 스나인데, 섹스에는 이렇게 불같을 수가 없다. 나름대로 남자 가오 상한다싶어 피식 웃었다. 그 사이 윤석의 몸은 침대에 눕혀지고, 스나가 그 위에 올라앉았다. 침을 꿀꺽 삼키고 빠르게 말했다.

" 옷을... 벗기겠습니다. "

윤석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아까운듯 스나는 윤석의 군복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윤석의 상의가 완전히 벗겨지고 스나가 다소 딱딱한 목소리로 변명했다.

" 저는 남자경험이 없습니다. "

있어도 상관없고 없어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야동을 보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는 윤석이다. 그런데 막상 상황이 닥치자 묘하게 설렜다. 아무리 게임이고 상대가 프로그램이어도 인간과 완전히 똑같다. 2D 영상을 봐도 흥분하는 게 남자인데, 이건 현실이나 다름없는 유토피아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스나가 또 경직된 목소리로 말했다.

" 핥고 싶습니다. 허락해주시겠습니까? "

" 스나. "

윤석이 팔을 들어올려 위에 올라탄 스나의 옷을 벗겨냈고 스나는 윤석이 옷을 벗기기 쉽도록 상체를 조금 숙여주었다.

" 예. "

" 앞으로 섹스를 하는 와중엔 내게 질문하지마. 허락도 구하지마."

" 알겠...습니다. "

그러나 그 특유의 고지식한 성격탓인지 망설이는게 눈에 훤히 보였다. 역시 NPC는 NPC다, 하고서 윤석이 피식 웃었다.

" 물든 빨든 핥든 박든 쑤시든 네 마음대로 하란 뜻이다. "

스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이윽고 윤석이 스나의 속옷을 벗겨내어 땅에 던져버렸다. 스나의 탄력있는 가슴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 하얀 스나의 피부만큼 하얗고, 유두는 완전히 분홍색. 하얀 목선부터 시작하여 양 옆에서 모아드는 음영진 쇄골. 쇄골 아래엔 그렇게 크지는 않으나 손바닥으로 딱 가려질만한 적당한 크기의 가슴이 툭 치면 통통 거릴 것 같은 모양새로 자리잡고 있었다.

스나는 그 상태로 몸을 움직였다. 윤석의 하체 쪽이다. 군복 바지의 지퍼를 열고, 조막만한 손을 집어 넣어 잔뜩 성을 내고 있는 윤석의 그 것을 꺼냈다.

부풀어 올라서인지, 바지 위로 잘삐져나오지 않던 그것이 낭창낭창 휘었다가 이내 세상의 빛을 보았다. 스나는 그것을 잠깐동안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가 이내 입으로 덥썩 물었다. 윤석은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렸다. 황급히 명령을 내렸다. 그 딴에는 조금 다급했다.

" 사, 살살 물어. 소중한 거다. "

죄송합니다. 평소 스나의 모습과는 다르게 굉장히 성의없이 사죄한 뒤- 평소라면 차렷자세를 취하고 완전히 각잡힌 자세로 죄송합니다!를 말했을 것이다.- 그녀는 턱에서 힘을 조금 뺐다. 그 것을 살살 물어보았다. 그 것을 문 상태로 혀를 굴려 핥아 보았다. 그 것을 중심에 두고서 혀를 빙글빙글 돌렸다. 그 것에서 무슨 맛인지 모를, 입 속의 타액보다는 조금 더 끈적한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윤석은 저도 모르게 흐읍... 신음성을 내뱉었다. 아까 키스할 때부터 느꼈었는데.

' 온 몸이 빨려 나갈 것 같다. '

온 몸의 오장육부가 저 작은 구멍을 향해 마구 달려나가 요도를 비집고 뛰쳐나갈 것 같은 기분이다. 배의 근육이 쪼그라들고 으흐어, 으흐어, 저절로 숨이 거칠어지고 배가 바들바들 떨렸다. 스나가 입 안에 문 그 것을 놓고 나서야 윤석은 깊은 쉼호흡을 하면서 내부의 장기들을 진정시켰다.

고개를 바짝 든 그 물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잠깐 고민한 스나가 입을 열었다.

허락도 구하지 말고 질문도 하지 말라고 했으니, 프로그램내에서 어떤식으로든 타협을 본 모양이었다.

" 맛있게 드십시오. "

그리고 그녀답지 않게 욕심도 냈다.

" 맛있게 섭취하겠습니다. "

============================ 작품 후기 ============================

여태까지 '안졸리냐졸려'가 컴퓨터에게 내린 명령중 가장 ㅇㅇㅇ 명령.

" 물든 빨든 핥든 박든 쑤시든 네 마음대로 하란 뜻이다. "

ㅇㅇㅇ는... 음 천박한? 저속한? 경박한?

그도아니면...훌륭한?

가장 재미있는 의견을 내주신 분 한분을 선정하여 (3글자 아니어도) 딱지상품권 5천원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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