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7 그 누가 10여명이라고 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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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의 유저. 3조 코드 규모의 초호화 대저택 구입.
- 유저 최초로, 차세대 이동머신 윙카 구입. 그 금액이 무려 400억코드.
- 익명의 유저. 100억원대 빌딩 수십채 소유. 투자 목적으로 알려짐.
- '재신'.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유토피아는 이미 또 하나의 세상이다. 현실과 그 가치가 거의 동일시되는, 게임의 격을 훨씬 뛰어넘은 하나의 현상이 되어버렸다. 그 곳에서의 '부'는 현실에서와 거의 비슷할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아니, 오히려 유토피아를 플레이하는 20억의 사람들은 -동시접속자는 5억5천만을 넘어섰다- 현실보다도 유토피아에 더욱 삶의 가치를 두고 있을 정도였다.
그 곳에 '재신'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아마도 그 '재신'이 유토매니아를 설립한 김윤석사장이 아닐까, 하고 예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토록 막대한 코드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유토매니아의 김윤석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유토매니아 음모론'이 잠깐 일었던 적이 있다. 코드가 부족해진 유토매니아 측에서 어쌔신을 대거 고용하여 코드를 불법적 방법으로 회수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음모론의 골자였는데, 유토매니아는 그 음모론을 비웃기라도하듯 수입내역을 공개한 적이 있다.
코드의 공급원은 보이지 않게 처리되었지만 그 금액이 무려 한달 10조. 현실 시간으로 30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로인해 '유토매니아 음모론'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한달 30조를 벌어들이는 유토매니아가 코드부족때문에 어쌔신을 고용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현재 유토매니아의 한달 코드거래량은.
" 5천억 돌파다. "
민혁이 말하자 윤석은 하아암- 하품하다가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 속도가 엄청 빨라졌네. "
" 좀 기뻐하지? "
" 솔직히 숫자들이 너무 커서 그냥 그러려니 한다. "
" 근데 그거 너냐? 이번에 신문에 떠들썩한 거. "
" 뭐? "
" 재신 말이야 재신. "
" 아. 그거 나 아닌데. "
윤석은 검지손가락으로 코 밑을 쓱쓱- 문질렀다. 약 2초의 시간이 흐르고 윤석이 다시 말했다.
" 이렇게 말하면 되는거지? "
" 그래. "
" 굳이 비밀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
" 그 놈 잡아야지. "
" 뒤 끝 있는 놈. "
민혁은 헹! 코웃음쳤다.
" 뒤끝은 네 특기잖아. 내가 아니라 너. 너. 이 뒤끝 쩌는 사장놈아. "
아직 '그 놈'이 누군지 완벽하게 알아내지 못했다. 유토매니아 음모론을 펼친 누군가. 이건 분명 유토매니아를 모함하기 위해 누군가 꾸며낸 일이다. 민혁과 윤석은 그렇게 확신했다. '비장한 최후'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확실하진 않았다.
윤석이 말했다.
" 하기야... 그 놈 잡긴 잡아야지. 나중에 또 어떤 잡소리를 지껄일지 모르니까. "
" 될 성 노란 떡잎은 진작부터 밟아버려야지. "
" 그... 비장한최후인지 뭔지 하는 그 놈인 거 같던데. 동기도 충분하고...알아보니까 IT쪽 무슨 기업 이사라는 거 같더라. 낙하산이지만. "
민혁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허- 하고 어이없이 웃었다.
" 네가 그런거까지 알아봤냐? "
" 당연하지. 걔 재수없잖아. "
" 수희한테 작업 걸어서? "
"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냥 재수 없어. "
" 그니까 수희한테 작업 걸어서 그런거잖아. "
" 그런 건 아니고. "
민혁이 인상을 찡그렸다.
" 시스콤 새끼. "
* * *
일단 '정실'은 주랑이다. 그건 확정됐다. 그 다음이 바로.
" 그렇게 딱딱한 목석같은 표정으로 주인님을 녹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2등이라는 거에요. 군인 아가씨. "
" ....... "
" 그런 몸매를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다는 건 정말 세상의 불행이에요. "
계속해서 이어지는 '언더스노우'의 도발에 스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여자와 상대하고 있으면 진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 뭐에요 그 표정? 내가 민간인이라서 함부로 때리지 못한다는 표정이네... 흠... 때리려면 얼마든지 때려요. 대신 그럼 주인님이 엄청 화내겠지만. "
언더스노우는 몸을 꼬면서 배시시 웃었다. 그 눈웃음에, 포와 소총은 침을 꿀꺽 삼켰다. 포가 느릿느릿 속삭였다.
" 장난이...아닙니다. "
소총도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웃는 것 뿐인데, 저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살살 녹이는 재주를 지닌 것 같았다. 그리고 신비로운 일이 벌어졌다.
" 오오... 신비...롭다. 커진다...커져. "
포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바지. 그러니까 사타구니사이를 쳐다봤다. 언제나 그렇듯 신기하게도 바지엔 팔뚝 하나가 들어가 있었다.
언더스노우가 사뿐사뿐 걸어와 포를 은근한 눈길로 쳐다보며 말했다.
" 미안해요 포씨. 너무 섹시한 것도 죄가 되나봐요. 하지만 형수인 절 보면서 음탕한 생각을 하면 곤란해요. 제 몸과 마음은 오로지 준장님 거거든요. "
포가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 긁적... 나... 변태 아닙니다... "
육중한 덩치의 포가 얼굴을 붉히며 뒷통수를 긁는 것이 꽤나 볼만한 장면이었는지 소총이 키득키득 웃었다.
" 이건... 본능...입니다. 본능은... 나쁜 거 아닙... "
" 포씨는 누가 2등이라고 생각해요? "
" 다... 당연히... "
그 때, 포는 움찔했다. 언더 스노우씨죠. 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저만치 떨어져있는 스나의 기세를 느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오른쪽 허리춤에 달린 권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포의 시선을 느낀 스나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 총기수입 중입니다. "
" 지...지금? 여기...서? 천...도 없고 기름도...없는... "
포는 침을 꿀꺽 삼켰다. 바로 앞에는 냄새만으로도 사람을 홀릴 것만 같은, 색기의 화신이라고해도 좋을 만큼 요염한 여자가 색기를 폴폴 풍기며 대답을 요하고 있었고 저쪽에선 스나가 권총을 수입을 한다는 명목으로 이 쪽을 겨누고 있다.
포는 당황함을 표출하기 위한 행동으로 목을 벅벅 긁었다.
" 나는... 목을 세게... 긁는다... 아프다. 억! 피... 피가 난다! "
피, 피다! 피야! 포의 말이 조금 빨라졌다. 그래도 피가 난 덕분에 대답을 피할 수 있었다.
어쨌든, 현재 2인자는 바로 '스나'와 '언더스노우'그 둘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윤석이 실제로 인정한건 아니지만 이 대저택 내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건 비단 스나와 언더스노우에게만 해당되는 사실이 아니었다. 윤석의 대저택에는 온갖 NPC들이 자리잡고 있다. 청소해주는 NPC, 요리를 해주는 NPC, 안마담당 NPC 기타 등등.
어찌된 일인지 NPC의 성비가 조금 이상하긴 했다. 여자 NPC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것도 하나같이 미모가 빼어났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 4등이라도 좋아. '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정도였다. 얼스는 기본적으로 1부 1처제를 택하고 있다. 그러나 NPC들의 마인드가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얼스는 설정상 '전쟁 중'인 나라이고, 실제로 치열한 대규모 전투가 발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NPC들은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살아가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적어도 NPC들은, 남편을 언제 잃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즉, 얼스의 남자들은 항시 죽음과 가까이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군인을 남편으로 둔 여자들은 그랬다. 그런 설정가운데, 남자가 후세를 남기기 위해 여자를 여럿 데리고 사는 것 정도는 아무런 흠이 되지 않았다.
혹자는, 일부 다처제/일처 다부제가 허용되는 판타리아, 중원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도입한 설정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어쨌든 얼스의 NPC들은 성에대해 굉장히 개방적이고 한 남자를 여러명이서 소유하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얼스에 강림한 '재신'에 관한 소문은 빠르게 돌기 시작했고.
' 천사의 유혹...과 뭐 빠지게 예쁜 NPC들 정도면... '
그 소문을 접한 웅민(비장한최후)은 '재신'과 접촉하기로 했다. 재신은 아무래도 '돈'과 관련된 사업에는 무조건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여자를 극도로 밝히는 모양이었다. (과시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천사의 유혹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
' 힘을 합쳐서 유토매니아를 무너뜨리자고 하는거야. '
재신은 엄청난 재력가다. 그 재력을 통해 제2의 유토매니아를 설립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봤다. 그리고 그렇게 하자면 유토매니아를 무너뜨리는게 좋다. 이득을 둘이서 나누는 것보단 혼자서 가지는게 당연히 이득이니까.
' 분명히... 협상은 성공할 거다. 돈 많고 여자 좋아하고 과시 좋아하는 놈은 미끼를 물 수 밖에 없어. '
마도사의 직위를 박탈 당했던 웅민은 다시금 복수에 돌입했다.
============================ 작품 후기 ============================
잘 보내드렸습니다. 하늘문 추모공원에 모셨고 그 앞에서 진짜 열심히 살겠다고 할아버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장손주 되겠다고 말하고 왔습니다.
...그런의미에서 글도 열심히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