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53화 (153/244)

00153  베스트 드라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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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은 기본적으로 건 오퍼다. 건 오퍼는 총알을 생성 및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전투보조 클래스다. 처음 얻게된 스킬은 탄생성 스킬과 배틀필드였다.

[배틀필드]

탄을 저장/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전투 필드인 배틀필드를 펼친다. 필드내의 총잡이들의 모든 능력치를 향상시키며 미리 저장한 탄들을 설정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필요 M/P: 20000.

소모 M/P: 10/S

쿨타임: 10분.

이제 탄을 만드는 노가다 작업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스킬포토는 윤석도 사용할 수 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스킬포토를 북북 찢기만하면 탄이 절로 저장된다. 예전에야 끊임없이 탄생성을 통한 레벨업을 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예전에 걸어다녔다고 계속 걸어다녀야 하는 거 아니다. 차가 생기면 차 타고 다니는 게 낫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스킬사용을 통한 레벨업도 이제 귀찮다. 저번에 판타리아인 1억을 쓸어버리고나서 전체랭킹 1위 -비공식-이 됐다. 그런 방법이 있는데 구태여 스킬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어쨌든 윤석이 가진 필드는 총 3개다. 배틀필드 다음으로 얻게된 필드는 고스트 필드다.

[고스트 필드]

필드내의 총잡이를 은신상태로 만들어주는 특수한 필드인 고스트필드를 펼친다. 모든 총잡이가 은신상태에 접어들며 공격을 개시하는 순간, 고스트 필드는 깨지게 된다.

필요M/P: 3000

소모M.P: 10/S

쿨타임: 10분

예전 길드전을 할 때에 써먹었던 필드다. 은신하는데에는 탁월하지만 공격을 시작하게 되면 은신이 풀리는 단점이 있지만 게릴라전을 펼치거나 은밀하게 침투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되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스킬이 하나 더 있다.

[밤 필드]

일정 범위 내의 모든 적에게 타격을 가하는 밤 필드를 펼친다. 반경 3미터 이내의 모든 적들에게 폭발 데미지를 입힌다.

필요M/P: 5000

소모M/P: 15/S

쿨타입: 10분

예전에 얻어놓고는 별로 쓸 일이 없었다. 애초에 진짜 공격은 윤석이 하지 않는다. 윤석은 보조 스킬이 있고, 소장진급 시 받은 수호자의 군복 덕택에 가공할만한 '갑빠'를 자랑하지만 직접적인 공격력은 쥐약이다.

쉽게말해 약해빠졌다. 대신 진짜 공격은 소총과 스나, 포가 하거나 제 8전투단이 움직이거나 제 8 함대가 움직인다. 그 것들이 생각보다 좀 강하다. 그래서 윤석의 직접 공격력이 약한 건 별로 흠이 되지 않는다. 마법사가 육체능력 약하다고 흠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법사는 마법을 쓰고 윤석은 군대를 통솔하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마법의 화력과 함대/전투단의 화력에 아주 약간의 차이가 더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밤 필드라는 건 있으나 마나한 스킬이라는 거다. 그런데 이게 생각해보면 꽤 효용가치가 있는 스킬이었다.

"그러니까 밤필드랑 고스트필드를 같이 펼치라고요?"

"예. 데미지가 아주 약해도 상관 없습니다. 놀라게만 만들면 됩니다."

이쪽은 고스트필드를 통해 모습을 감추고 밤필드로 저쪽을 자극한다. 얼핏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괜찮은 방법이다. 이쪽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저쪽은 상대적으로 긴장하지 않을 거고 그렇게 되면 실수하기 마련이다.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 들어오면, 아무리 약한 공격이어도 은신이 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은신이 풀린 살수는 더이상 위협적이지 않다.

언젠가 공략법이 나오게 될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당분간은 도움이 될 거다.

"무영문 잡으러 갑시다."

윤석이 일어섰다. 게임 내에선 의사소통이 편하지 않으므로 바깥에서 상의하고 다시 접속하는 형식이다.

작전은 성공했다.

고스트필드와 밤 필드를 같이 사용했다. 나무 뒷 쪽에서. 탁! 가벼운 폭발음이 들렸다. 그와 동시에 스나가 순식간에 발포했다. 숨 죽이고 숨어있던 살수 하나가 즉사했다.

'이거 괜찮네.'

무영문은 산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살수를 6명이나 해치웠다.

'저기가 입구 같은데...'

저 곳이 입구 같다. 눈 앞엔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이 서있고 그 사이로 좁은 틈이 보인다. 오월 컴퍼니에서 전해들은 정보에 의하면 저 곳이 아마 입구가 맞을 거다. 소총이 앞장서고 그 뒤를 스나가, 그 뒤를 윤석이, 그 뒤를 포가 따랐다. 입구는 넓지 않았다. 기껏해야 2미터 정도다.

"끄응... 입구가 너무... 좁다... 포... 힘들다."

포는 낑낑대며 들어갔다. 아무리 고스트필드를 사용했다고 해도 몸집까지 작아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입구는 굉장히 좁았다. 약 7미터 정도를 전진하고나자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무영문이었다. 생각보다 넓었다.

여기까지 들어왔으면 됐다. 윤석은 다시 한 번 고스트 필드를 펼쳤다. 자기는 몸을 숨기고서 포에게 말했다.

"포. 발사해."

입구가 너무 좁아서 힘들어하던 포는 발사자세를 갖췄다. 단단하고 거대한 포신이 고개를 들었다.

"포... 발사합니다..."

육중하고 거대한 포를 들어올린 포는 이마의 땀을 한 번 훔쳐냈다. 그리고 건오퍼가 제조한 특수탄인 슈퍼 플레임을 장전했다. 건오퍼는 약체지만 그렇다고해서 건오퍼가 만든 탄까지 약체는 아니다.

"바...발사!"

포를 발견하고 누군가 가까이 다가왔다. 그건 소총이 처리했다.

콰과광-!!

포는 포병이다. 다른 무기도 잘 다루지만 포를 다룰 때 가장 세다. 게다가 건오퍼가 제공하는 탄환 중에 폭발력이 가장 강한 슈퍼 플레임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걸 사용한 게 얼스 NPC들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분류되는 포다.

전각 하나가 통째로 무너져버렸다.

스나는 붉은색 머리카락을 끈으로 질끈 동여맸다. 윤석의 뒤로 움직이는가 싶더니 절벽을 타기 시작했다. 왼손에 단도를 들었다. 그녀는 마치 원숭이라도 된 듯 절벽을 타고 올라갔다. 10여미터쯤 올라가고 나자 몸을 누일만한 작은 공간이 있었다. 스나는 거기 엎드렸다.

"바...발사! 포는... 쏜다...나... 날아간다...!"

콰과광-!!

또다시 천둥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전각 하나가 무너져내렸다. 흙먼지가 높이 피어올랐다.

사태를 파악한 살수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

"^&$#(#^^%#$$&!"

살수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듯 하던 남자가 죽어버렸다. 전투에선 지휘관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머리를 잃은 몸통은 힘을 못 쓴다. 스나가 그걸 맡았다. 각 위치에서 중요해 보이는 살수들을 조준했다. 원샷 원킬이다.

소총은 서브머신건을 들고서 난사했다. 겉으로 보기엔 난사지만 그렇지가 않다. 그는 적재적소에 총알을 뿌리며 순식간에 시체를 양산해냈다.

이 세 NPC는 군인만 60억인 얼스 내에서도 1퍼센트 안에 드는 최강의 NPC들이다. 다른 대륙과는 달리 육체적 능력은 계급 낮은 이들이 가장 좋다. (계급이 높은 장교의 전투력은 이들의 전투력보다 약하다) 그 중에서도 상위 1퍼센트의 NPC 들인데다가 건오퍼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

무영문은 그 정도 급의 NPC가 없다. 물론 기본적으로 무캐가 현캐보다 강한 건 사실이나 이건 격차가 너무 컸다. 포는 광역공격을 통해 은신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고 소총은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게다가 위험해보이는 NPC는 스나가 저격해버렸다. 2000미터 밖에서도 목표를 명중시키는 스나다. 실수 같은 건 없었다.

콰과광-!!

포의 포가 괴성을 터뜨리고,

투다다다닷-!!

소총의 서브머신건이 탄피를 토해냈다.

그 뒤를 스나의 조용한 저격이 뒤따랐다. 60억 중 상위 1퍼센트. 얼스 내 최강 NPC 세 명과 건 오퍼에 의해 무영문은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시간은 불과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몇몇은 도망갔다.

고스트필드에 몸을 숨겼던 윤석이 씨익 웃었다. 글씨를 썼다.

-이 정도면 저를 노리는 세력한테 경고가 되겠죠?

단 네명이 만들고 있는 학살현장을 보면서 오월 컴퍼니의 세명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잘못 보이면 큰 일 난다. 이 정도 화력일 줄은 몰랐다.

"싹 쓸어버려."

아예 터전도 남기지 않기로 했다. 진작에 폐허가 되어버린 이 곳에 포가 포를 계속해서 발사했다. 저격을 끝마친 스나도 내려왔다. 그녀도 포를 장착하더니 같이 발사했다. 스나는 씨익 웃고 있었다.

포는 스나의 눈치를 살피면서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 * *

유저들 몇명이 살아서 도망쳤다. 중원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 중장이 마음 먹고 중원을 털러왔다.

- 중장은 함대를 가지고 있다. 해안가는 무조건 피하는 게 좋다.

당장 해안가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문파의 유저들은 똥줄타기 시작했다. 중장의 함대는 이미 '귀속'으로 판명났다. 귀속이라함은 아이템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막말로 해안에 함대 띄워놓고 포를 쏴대면 무캐들은 어떻게 반항할 수가 없다.

동영상도 유포됐다. 중장캐릭터가 세 명의 NPC와 함께 무영문이라는 살수단체를 박살내는 동영상이었다. 화력은 포가, 연사는 소총이, 저격은 스나가 맡았다. 적절한 역할분담이었고 그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래도 나름 신비문파이자 나름대로는 실력 있는 살수단체 하나가 30분도 안 되서 박살났다.

- 그래도 함대를 사용하지는 않을 거다. 우린 판타리아랑은 달라.

- 마도사 npc들은 원래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문파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면 원로 NPC들이 나설 거다. 걱정할 필요 없다.

소문을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시작했다. 윤석은 무영문만 털어버린 게 아니다. 지옥단이라하여 무영문보다는 좀 더 소규모의 살수단체도 쓸어버렸다. 무영문보다 약한 세력의 지옥단은 순식간에 박살났다.

역시 유저 몇 명이 살아남으면서 소문이 급격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소문은 점점 부풀어 올랐다.

- 중장은 함대 뿐만 아니라 전차부대도 갖고 있다.

- 예전 판타리아인을 쓸어버렸던 공군부대도 사실은 귀속이다.

비상이다. 이렇게 되면 커다란 문제이지 않은가. 물론 중원은 넓다. 제 아무리 고구려와 같은 최신예 폭격기라도 중원의 모든 곳을 커버할 수는 없다. 그래도 폭격기가 배때지 한 번 열면 어디든 다 썰려나간다. 그게 문제다. 사람들이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터질 위험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터지면 엄청나게 큰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지 않은가. 그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중원인들은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아직 뚜렷하게 모양새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9대문파와 5대세가를 주축으로하여, '무림맹'을 만들 거란다.

그리고 일각에선 이건 너무 심한 밸런스 붕괴 아니냐고, 유토피아에 항의해야 한다고 불만을 성토하기도 했다. 분명 현대캐릭터는 별로다. 메리트가 별로 없다. 딱 한 명. 중장유저에게 모든 메리트가 쏠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원은 넓습니다."

이라크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서, 한국인들이 벌벌 떠는 건 아니다. 그것들은 뉴스로만 전해듣는 얘기이고 한국인들은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전쟁이다. 중원은 지구보다 훨씬 크다. 다시 말해 직접적으로 중장에게 공격당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는 거다.

"넓은 만큼 우리에겐 시간이 있습니다."

아마도 무림맹주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은, '정천수'가 차분히 말을 이었다.

"마도사들이 그랬던 것 처럼 우리는 무림맹을 결성하고 또한 npc를 최대한 섭외하여야 할 겁니다. 중장 역시 판타리아에서는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약간의 게릴라를 펼쳤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동요하지 말고 그저 대비만하면 되는 겁니다."

중원은 발칵 뒤집어진 듯 보이면서도 막상 파고들면 그렇지도 않았다.

선동당한 대중(?)들이야 이 일을 어쩌냐며 난리를 쳐댔지만 적어도 중수이상의 식견있는 유저들은 걱정은 하되 크게 요동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중장이 강해도 중원 전체를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 사이 중장은 무영문과 비슷한 세력을 가진 '암약'을 또 부숴버렸다. 그리고 무림맹이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유저들은 npc들도 섭외했다. 판타리아의 경우, 마도사는 워낙에 고급인력이다. 그리고 세상사에 관심도 없다. 그래서 별로 섭외하지 못했다.

그러나 중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유저들이 입을 모아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자 npc들 몇몇은 나서기 시작했다. 보통은 젊은 npc들이고 그들은 명예와 공명심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성격을 가졌다. 그런 성격주제에 무력은 꽤 강했다. 보통 명문정파의 NPC들이 그랬다.

중원에서 난리를 피우며 중장의 습격에 대비하고 있을 무렵, 그 중장은 매우 한가롭게 말했다.

"음...말씀하셨던대로 확실히 예쁘네요."

그는 쇼핑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너무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았다. 매우 태평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얼마라고 했죠?"

아무나 구할 수 없고 희소가치가 '대단히' 뛰어난 물품인 것에 비해 가격은 얼마 안했다.

"아 42억이구나. 생각보다 싸네요."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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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께서 지적해주신 부분. 전편 주식관련하여 약간 수정하겠습니다 ^^(제가 밖에 나와있는지라 내일정도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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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원은 넓습니다. 넓은 만큼 우리에겐 시간이 있습니다."

...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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