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4 마교와의 전쟁 e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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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다발의, 가공할 위력의 플라즈마 기관포가 터져나왔다. 해수면 근처에서 날아가는 초고온의 빛줄기에 바닷물이 순식간에 기화되어 희뿌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12대의 한라헬기가 백린이 포함된 HEI탄두를 쉴 새 없이 쏘아냈다. 육안으로는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날아가 바닷물을 터뜨렸다. 희뿌연 물안개 사이로 물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핵폭발에서도 살아남은 마교인들이다. 사마천이 허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바다 전체를 덮을 듯한 푸른색 검기가 해수면을 따라 수평면으로 서서히 다가가는 파도처럼 해안가를 향해 밀려들었다.
플라즈마 빛줄기를 왜곡시켜 하늘로 빗나가게 만들었다. 마교의 NPC들은 이러한 상황에도 이미 훈련이 되어 있는 듯 했다. 사마천의 가공할만한 힘이 모든 작전의 중심이 되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전사한 마교인은 약 8명.
그리고 마교인들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그들 뒤로 물보라가 튀었다. 사마천이 일갈을 내뱉었다.
"이 개새끼들아!"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거리를 허용하면 끝이다. 현대 NPC들과 마교 NPC들의 육체적인 능력을 비교해보자면, 마교 NPC들이 월등히 앞선다.
"플라즈마 기관포 장전완료까지 약 5초!"
사마천이 아까 플라즈마 기관포를 무력화시켰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막아낸 거다. 광속을 뛰어넘는 반사신경을 가졌거나, 아니면 애초에 무언가를 느끼고 먼저 대처를 했을 거다.
투다다다다닷-!
탄피가 사방에 어지러이 튀었다. 배틀필드로 버프를 받고 총알을 제공받는다. 거기에 NPC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기관총을 쏘아댔다. 그 와중에 마교 NPC 3명이 더 죽었다.
다가오는 나머지들도 멀쩡하지는 않았다.
"약 3초!"
그러나 늦다. 만약 3초의 시간만 더 있었다면 플라즈마 기관포의 장전이 완료 됐을 거다. 만약 또 발포했다면 제 아무리 사마천이라고해도 어쩔 수 없었을 거다. MLRS 수만 발을 버텨내고 거기에 KCBU-580의 폭격을 버텨냈으며 삼다도를 지도에서 지워버린 전술핵 아리랑의 폭발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21다발의 플라즈마 기관포를 무력화시키기까지 했다. 물론 완전히 없애버리지는 못했다. 방향만 살짝 틀었을 뿐이다. 그러나 대단한 건 대단한 거다.
그리고 그 대단한 일을 몸소 이루어냈던 것 만큼 지치기도 많이 지쳤다.
"너무 늦어!"
크아악!
드디어 현대 NPC 진영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마천이 가장 먼저 내륙에 상륙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뛰어들어 군 NPC들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일검일살이다.
투다다다닷-!
기관총이 계속해서 불을 뿜었다. 사마천은 일부는 피하고 일부는 그냥 맞으면서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전열을 무너뜨리지 마!"
현캐와 무캐가 싸울 때, 거리를 허용하면 무조건 진다는 말이 있다. 그건 비단 유저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마교 NPC들이 접근에 성공함과 동시에 얼스의 NPC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1초에 1명이 죽어나가다가, 이내 그 속도가 느려졌다.
얼스 NPC들이 전열을 완전히 가다듬고 사마천을 집중공격했다. 마교 NPC들의 핵심전력은 사마천이다. 사마천이 활로를 뚫어주면 그 뒤를 다른 마교 NPC들이 받쳐주는 형국이다.
"레드! 레드를 집중해!"
핵폭발도 버텨낸 사마천이다. 기관총으로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움직임을 제한할 수는 있다. 사마천의 움직임이 제한되자 마교쪽 공격도 조금 수그러들었다.
사마천은 기관총을 전신으로 받아냈다. 많이 지친 상태여서 일부는 호신강기를 뚫고 들어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성가셨다. 이 탄약은 단순히 상처를 내는데서 끝내지 않고 이상한 불을 만들어내 지속적으로 신경쓰게 만들었다. 그게 한 두발도 아니고 수백 수천발이다보니, 신경이 분산된다.
'어떻게 빠져나간다...'
사마천은 주위를 둘러봤다. 빠져나갈 구멍은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병력만 약 2천여명.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까의 그 번개같은 공격은 다시 할 수 없다는 거다. 저쪽의 병력과 밀착해 있다는 것의 유일한 장점이었다.
'방법이 없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방법이 없다. 결국 남는 건 한가지다.
"일영. 이영. 삼영을 제외하고 모두 혈마단을 복용한다!"
아무래도 여기서 살아나가기는 글러먹은 것 같다. 사마천은 씨익 웃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화끈하게 싸우다가 죽는 편을 택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게 위대한 천마교의 이름에도 먹칠하지 않는 길이고, 명예를 지킬 수 있으며, 나아가 사명을 지키는 일이 될 거다.
일영과 이영, 삼영은 생생한 정보를 가지고서 천마교에 전달해주게 될 거다. 그 것은 천마교의 무인들에게 확실한 도움이 될 거다. 얼스의 무기체계에 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상대하는지, 어떤 힘을 가졌는지.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그건 훗날 대계에 커다란 힘을 실어줄 거다.
사마천의 명령에 일영과 이영, 삼영을 제외한 모든 마교인들이 어금니쪽에 숨겨놓았던 혈마단을 씹었다.
혈마단은 마교의 비전으로 제조된 환약이다. 영약과는 다른 개념이다. 본신의 생명력을 모두 끌어내서 한 번에 폭발시키도록 하는 환약이다. 마교인의 평균 수명을 200년이라 했을 때 200년치의 모든 힘을 이 짧은 몇 분에 격발시키는 거다.
그 대가는 물론 죽음이지만 혈마단의 효과는 탁월하다고 정평이 나있으며, 정파 사파인 모두가 가장 경계하는 마교인의 비약이기도 했다.
"으아아아아아!"
마교인들이 몸을 수그리고 절규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향해 기관총이 토해낸 총알들이 쏟아져내렸다.
"저들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혈마단을 복용한 듯 합니다!"
"틀림 없습니다! 혈마단입니다! 마지막 3단계에 접어듭니다!"
"코드네임 100조짜리 지우개! 3단계에 접어듭니다!"
* * *
윙카에 올라탄 윤석은 순식간에 해안가를 향해 날아갔다.
작전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간 싸움이다. 1단계는 완벽히 수행됐다. 삼다도를 지도에서 지워버렸다. 이제 동해상 8km 앞바다 중, 삼다도가 있던 부근은 수심이 10미터도 안 되는 아주 얕은 바다가 되어 있을 거다.
'잘 버티고 있어라!'
구카스텐과 참모들의 예상으로는 버틸 가능성이 60퍼센트가 넘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 말을 거꾸로 하자면 30퍼센트 안팎으로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마교인들 수십 명을 죽이는데 성공 했단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단 한명만 살아있어도 얼스인 수십 수백명 죽는 건 일도 아니다. 특히 레드. 즉, 사마천이 살아있다면 문제가 매우 커진다.
'빨리 좀 움직여라 이 고물아!'
해안가를 향해 날아갔다. 저만치 아래에 도륙의 현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혈마단이라는 것을 복용한 듯 했다. 윙카에 달린 초고해상도 카메라가 마교인들을 클로즈업 했다.
혈마단. 얼마나 악명 높은 이름인지, 얼스에까지 알려진 비약이다. 마교인들의 몸 전체에 붉은색 기운이 넘실거리고 눈동자는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저만치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오, 온다...!'
침을 꿀꺽 삼켰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윙카가 확실한 상황을 보여줬다. 저건 해일이다.
그것도, 메가 쓰나미다.
'미... 미친!'
예전에 마도사들이 구현한, 10미터가 넘는 물기둥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에 압도됐었다. 빌딩만한 물기둥만해도 그렇다. 그런데 저건, 그냥 쓰나미도 아니고 메가쓰나미다. 현재 거리는 약 2km 떨어지고 있고 그 높이는 800미터다. 그리고 그 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메가쓰나미는 해안가로 가까이 다가올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면 뒤따라오는 에너지파동이 그 에너지에 덧씌워지게 되고 높이가 점점 더 높아진다.
현재 800미터이고 해안가에 완전히 접근하면 어쩌면 해발 1000미터가 넘을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물로 이루어진 산이 하나 덮쳐오는 거다.
메가쓰나미가 덮쳐오고 있다. 혈마단을 복용한 마교NPC들이라 어쩌면 살아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군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움직일 때가 됐는데...'
윤석은 고도를 더 높였다. 까딱 잘못하다 휩쓸리기라도 하면 저세상 가는 거 순식간이다. 길드퀘스트를 수행하다가 죽게되면 중장의 직위가 박탈된다. 그렇게 되느니 차라리 퀘스트에 실패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다.
제 3단계.
그러니까 메가쓰나미가 덮쳐오는 상황까지 버티는 것까진 확실한 계산과 분석하에 이루어졌다.
남은 일은 이제 하나다.
사황성주가 직접 움직여 주는 것.
구카스텐이 연락을 취해왔다.
"10초전 입니다!"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9초!"
"8초!"
"7초!"
그리고 마지막.
"1초!"
윤석은 모든 병력을 없애버렸다. 귀속은 소환의 형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인벤토리에 아이템을 넣었다 뺐다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천여명의 병력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건 어떠한 천재 NPC들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지고지순한 수준의 용병술이다. 2천명의 병력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고 나타나게 만들 수 있으니까.
참모진은 사황성주가 반드시 움직일 거라고 예상했다. 이 곳은 사파의 영역이다. 여기에 마교인들이 침입한 거다. 물론 얼스의 NPC들과 양패구상하기를 원하겠지만 얼스의 NPC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렇다면 자신의 땅을 침범한 마교인들을 가만히 둬야 할까.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메가쓰나미가 덮쳐온다면?
좋든 싫든 사황성주는 메가쓰나미를 막아내야 할 거다.
얼스의 모든 작전은 사황성의 감시하에 이루어졌다. 포격을 쏟아붓고 유령을 출격시키고 고구려를 날리는 그 모든 상황을 사황성주가 직접 통제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구경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메가쓰나미가 덮쳐오게 됐다.
사황성주는 자신의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칼을 빼들어야 할거다. 핵폭발, 그리고 그로 인한 메가쓰나미를 일으켜서 사황성주가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게 코드네임 '100조짜리 지우개'작전의 마지막 3단계다.
메가쓰나미를 막아내면서, 마교인들을 죽일지 죽이지 않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윙카를 따라와 상황을 지켜보던 사황성주는 인상을 찡그렸다.
"뭐 저딴게 다 있어?"
눈 앞에는 이성을 잃은 마교인들이 보였다. 자신을 적으로 인식했는지, 이쪽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뭐야 이 죽다만 날파리들은?"
사황성주는 귀를 후비고 대충 바람을 불었다. 마교인들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바람을 몇 번 더 불자, 마교인들 전부가 몰살당했다.
"미친 마교인들을 제압하고 이 땅을 지켜낸 위대한 성주님 놀이를 하게 되는 건가?"
사황성주는 쿡쿡 웃었다. 재미있다.
이쪽에 명분도 있다. 혈마단을 복용한 마교인들이 미쳐 날뛰어서 제압했다. 라는 좋은 구실도 있을 뿐더러 실제로 이 쪽을 향해 공격을 가하려고 했다. 그래서 죽였다. 마교에 대한 명분도 생겼고, 이를 통해 민중들의 지지를 얻게 될 거다.
이 땅을 구하고 마교를 몰아낸 영웅 말이다.
"이 상황을 일부러 만든 것 같은 찜찜함은 있지만 말이야..."
사황성주는 내공을 끌어올렸다. 대자연의 힘이다. 높이가 무려 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해일이 밀려들고 있다. 그 앞에서 인간은 헤아릴 수 없을만치 작은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사황성주다. 육체적 능력이 극에 달한 중원 NPC들 중에서도 최강이다.
얼스 측에서 이 상황을 일부러 만든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이용당했다. 그러나 그는 실익을 중시하는 NPC다. 그에겐 확실히 실익이 있다. 그렇다고 그냥 순순히 이용당할 생각은 아니다.
"빚은 차차 따로 받아내겠어."
일단은 땅을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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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
"사황성주는 괴물인가여...? 마교인들을 그냥 슥슥 죽이네여...어떻게 저리 쎄져? 저 좀 무서워질라 그래여...흐엉..."
작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너야. 소개글을 읽어봐. 잊지마. 이 글은 먼치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