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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플레이어-199화 (199/244)

00199  도둑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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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 즉, 안졸리냐졸려는 천마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하드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소프트웨어가 나쁘면 소용 없다. 윤석이 딱 그 꼴이었다. 천마심공으로인해 육체는 천마에 근접할정도로 강해졌지만 천마의 제대로 된 힘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 제대로되지 못한 힘만 해도 일반 유저들 수억을 순식간에 몰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배제하고서, 어쨌거나 그 힘은 그리 강한 게 아니었다.

슈퍼컴퓨터 스파크는 그 것을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 계산값'이라고 해석했다. 천마의 힘이 제대로 윤석에게 녹아들지 못했고 슈퍼컴퓨터는 그 것을 윤석의 몸에 최적화 시켰다.

과학기술과 공학이란 인간의 삶으 윤택하게 만들고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일반인들은 컴퓨터가 어떻게 구동되고 프로그램의 소스가 어떻게 짜여져 있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몰라도 된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소스를 짜는 건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이다. 프로세스가 어떻게 구동되는지 모른다고해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이미 뛰어난 개발자들이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구축해놓았고 덕분에 우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딸깍 딸깍 누르기만 하면 컴퓨터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스파크 역시 마찬가지다. 슈퍼컴퓨터 스파크는 천마의 힘을 윤석이 사용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현실의 수동적인 컴퓨터의 위치를 벗어나, 아예 능동적으로 윤석 자체가 슈퍼컴퓨터가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가만있자...'

어느정도로 해야 사황성주를 생포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애초에 사황성주같은 절대자는 말 그대로 '천외천'이다. 아무리 천마가 2만년간 살아왔고 절대적인 지존이라 할지라도 사황성주를 아예 저 밑 아래로 깔아보는 건 아니다.

뭐든지 어느 수준까지 도달하는 건 오래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일정 수준에 이르고 나면, 소위 말하는 '고수'의 수준에 도달하면 고수들끼리의 실력차이는 그야말로 종이한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천마의 능력쯤 되니까 사황성주를 생포하려는 생각을 하는 거다.

'불가능하진 않겠어.'

사황성주는 윤석을 보고서 움찔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천마일 리는 없다. 저 놈은 얼스인이고 얼스의 중장이다.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느껴지는 기세는 단순히 천마의 힘을 이어받은 수준이 아니라 실제 천마가 눈 앞에 있는 것 같다.

'얼스의 과학기술인가?'

과학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천안이 말해줬다. 저건 진짜 천마다.

"제기랄!"

얼스의 폭격 속에서도 여유롭기 그지 없었던 사황성주가 다급히 몸을 움직였다. 육안으로 확인할 새도 없이, 사황성주의 몸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거대한 전류의 파동이 만약 눈에 보인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황금빛 기류가 세차게 휘몰아치며 사황성주의 몸을 감쌌다.

사황성주가 가진 수많은 무공 중에서도 방어에 특화된 황류갑이다. 내공소모가 심해서 사황성주도 즐겨쓰는 무공은 아니지만 효과 하나만큼은 탁월했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슐터를 비롯한 참모진이 입을 쩍 벌렸다.

이순신편대의 화력은 그야말로 엄청났었다. '쇠사슬'은 수많은 크레바스를 만들었으며 그 곳은 발을 디디게 되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극강의 함정이 되어버렸다. 쇠사슬은 중장인 윤석조차도 모르던 최신 무기다.

그러나 그 반경은 그리 넓지 않았다. 그래봐야 2미터. 2미터의 좁은 구덩이가 생긴 거다. (800미터의 깊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넓이니 좁은 구덩이라고 하겠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현재 분석 중입니다!"

눈 앞에는 거대한 크레바스가 생겼다. 아니, 이건 크레바스라고 하기에도 힘들었다.

"직경 약 6천 미터!"

"깊이 약 18000 미터입니다!"

"안졸리냐졸려 중장이 손을 뻗음과 동시에 분지가 생겼습니다!"

거대한 분지가 생겼다. 얼스는 지구와는 비교도할 수 없는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지구의 1KM 개념과 얼스의 1KM개념은 다르다. 그러나 직경 6KM, 깊이 18KM의 구덩이는 아무리 얼스라고해도 결코 작은 구덩이가 아니다.

말 그대로 땅이 푹 꺼졌다. 땅 위의 모든 것이 사라졌으며,

"충격파가 들이닥칩니다!"

"에너지 쉴드 급 가동!"

엄청난 충격에 이은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마치 거대한 태풍이 불어닥친 듯 했다.

사황성주는 황류갑을 몸에 두른 상태로 윤석을 노려봤다.

"이런 건 각본에 없었지 않나!"

원래 인생은 각본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거... 장난 아닌데?'

방금 느낌이 왔다. 일반적인 숨을 어떻게 쉬는지 배워서 쉬는 사람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쉴 수 있는 거다. 마찬가지다. 이제 힘을 발현하는 게 자유롭다. 만약 슈퍼컴퓨터 스파크가 계산할 수 없는 영역의 거대하고 복잡한 계산이라면 모를까, 단순히 힘을 활용하고 사용하는 것 쯤은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

- 안중장! 무슨 일인지 보고하라!

윤석의 귀에 꽂힌 이어폰에, 슐터의 음성이 들려왔다.

'어지간히도 놀랐나보군.'

보통은 참모진을 통해서 연락하는데 이번엔 슐터가 직접 호출했다. 놀랄만도 하다. 거대한 분지를 손짓 한 번에 만들어버렸다. 이게 바로 중원 최강이라 할 수 있는, 2만년간 절대자로 군림한 천마의 힘이었다.

윤석이 보고를 올렸다.

- 사황성주를 생포하겠습니다.

- 그게 무슨 말이야!

- 시나리오 대로 가는 것보다 훨씬 가능성이 높습니다.

- 무슨 말이냐고 묻지 않나!

- 시간이 없습니다. 차후에 보고 올리겠습니다.

바로 눈 앞엔 사황성주가 있다. 아무리 윤석이라도 잠깐 한 눈 팔면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이쪽의 패배란 거의 0프로에 가깝지만, 그건 방심하지 않을 때에나 통하는 이야기다.

사황성주도 약간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설명을 요구한다!”

윤석은 대다수 얼스인들 (npc들)을 의식하여 그들이 감동하리라 짐작될 법한 말을 열심히 읊었다.

"나는 얼스를 지킬 사명을 가진 군인이다. 직책이나 직위 따윈 아무런 관계 없다. 장군부터 병사까지, 모두가 가진 사명의 무게는 모두가 무겁다. 나는 얼스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당신과 싸우는 것이 두렵지 않다. 이 두려움의 무게는, 결코 내 사명감의 무게보다 무겁지 않으니까."

“제기랄! 중원의 언어로 떠들란 말이야!”

윤석에게 지금 이 상황은 게임이다. 그러나 NPC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는 이 상황이 현실이다. 전 국민 대피령이 내려진 매우 급박한 상황이고, 그들에게 있어서 윤석의 대사는 결코 오그라들거나 우스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눈으로는, 윤석의 모습이 정말로 목숨을 걸고서 일선에서 싸우는 장군의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덧붙여 그 필사적인 장군의 힘은 가히 기적이라 해도 될 정도였다.

"저것은 일종의 속임수고, 얼스의 밝힐 수 없는 온갖 첨단기술이 일궈낸 결과라고 발표해."

지금은 온 국민이 지하대피소에서 현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금 이 상황은 안졸리냐졸려 중장이 목숨을 걸고,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발표되었다. 손짓을 하고 인류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사황성주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은, 사황성주를 흔들기 위한 책략이며 그 책략 뒤로 얼스의 첨단 무기들이 공격을 하고 있단다.

"그럼... 진짜로 목숨 걸고 앞에서 저러고 있는 거네?"

"당연하지. 아무리 중장이 대단한 사람이어도 저런 걸 맨 손으로 해낼 수 있을 리는 없잖아."

"제발... 제발 어떻게든..."

600억 NPC가 침을 꿀꺽 삼켰다. 심리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사황성주 앞에선 중장이다. 일개 병사만 해도 존경받는 곳이 바로 얼스다. 그러한 곳의 중장이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중장을 응원했다.

한편, 유저들 역시 대피했다. 이건 강제령이었다. 거부할 수조차 없었다. 얼스에서 플레이하려면, 얼스의 법을 따라야 한다. 그들 역시 지금 상황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저게 얼스의 힘이라고...?"

"그렇겠지. 아무리 그 대단한 중장유저라고해도 저런 힘을 가질 수는 없잖아."

"우리도 중장쯤 되면 저런 거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중장의 힘이었으면 예전에 판캐 무캐랑 싸울때 다 써먹었겠지. 아마 얼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걸거야."

"하긴... 저런 건 말도 안 되지."

아니다. 말 된다. 스파크와 천마공의 능력이 합쳐졌다. 그러나 일반 유저들이 그 사실을 알 수는 없었다. 믿을 수 없는 능력 앞에, 얼스의 발표는 상당히 신빙성 있었다.

또 게임전문 기자들도 바빠졌다. 그들은 슈퍼페리온의 존재를 알고 있다. 서둘러 연락을 취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조금이라도 앞서서 취재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연락 됐어?"

"됐습니다!"

"뭐해? 빨리 시동 걸어!"

현실에서도 난리가 났다. 사황성주가 지금 얼스로 진격했으며 얼스에선 중장유저를 앞세워서 대대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단다. 유저와 NPC 전부가 강제 대피령으로 인해 대피했고, 얼스에서는 여지껏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첨단 무기들로 사황성주를 공격하고 있단다.

M 게임 매거진 나영 역시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수정에게 연락을 했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중장 유저가 바로 유토매니아 사장이라는 걸. 다들 어렴풋이 알고는 있으나 암묵적으로 쉬쉬하고 있을 뿐이다. 수정은 윤석의 비서다. 그런 의미에서 나영은 매우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이렉트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거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빠진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암탑주 자크리드다.

"오잉?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얼스에 첨단무기와 시스템 슈퍼컴퓨터 스파크가 있고 중원에 천마,무림맹주,사황성주가 있다면 판타리아엔 마도사와 현자들이 있다. 마도사들중에서도 최고점에 올라있는 마탑주들은 각기 그 힘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이들이 마법연구에만 미쳐있어서 그렇지, 실제로 마음먹고 쳐들어온다면 오히려 중원인들보다 훨씬 더 껄끄러운 상대가 될 거라는 이야기도 거의 사실처럼 돌아다니고 있는 판국이다.

암탑주 자크리드는 천마의 영혼이 봉인된 에고스톤으로 어떤 인간의 몸 -그는 비록 얼스의 중장이지만 그런건 자크리드에게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어떤 인간이다.-을 강화시켜 주었다. 물론 그 몸이 천마의 모든 능력을 받아들이지는 못할 걸 알았다.

그래서 약간의 술수를 부려놓았다.

"어라라...? 이게 가능한 일인가? 강대한 능력이 갑자기 생겨버렸네?"

윤석의 몸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마법을 걸어놨다. 물론 윤석에게 해가 되는 마법은 아니었고, 슈퍼컴퓨터 스파크는 윤석의 몸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하여 그 마법을 제거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해야겠어!"

물론 얼스로 향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마탑주는 판타리아의 강대한 기둥 중 하나다. 그러나 이미 마도사들은 미친놈 소리 자주 듣는다. 그들은 그다지 정상인 사람이 별로 없다.

무언가 하나에 꽂히면 다른 건 안 보인다. 더군다나 그 꽂힌 것이 '마법' 혹은 '마법과 관련된 학문'에 관한 것이면 더 심하다.

다른 준비도 없었다. 그 길로 바로 움직였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상상만 해도 흥분이 된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가 간다!"

============================ 작품 후기 ============================

어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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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거의 한달 가까이 쉬었군요.

핑계조차 댈 수가 없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예전부터 말씀드렸듯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완결까지 가긴 가는데...

연재주기는 확답드리지 못하겠습니다. ㅠㅠ 부디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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