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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플레이어-220화 (220/244)

00220  업데이트를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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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는 굉장히 억울해했다. 기세등등하게 불기둥에게 길드전을 신청했고 열심히 싸웠는데 정말 아깝게 지고 말았다. 기자들도 입을 모아 말했다. 이렇게 아까운 길드전은 처음이었다고.

"아 진짜야! 진짜로! 진짜 엄청 아까웠어!"

"응. 그래. 아까웠겠지."

"아... 진짜... 이길 수 있었는데 진짜 진짜 진짜 걔네들 피 완전 다 10프로도 안 남았는데...완전 빨피였다고."

수희는 굉장히 안타까워하면서 길드전의 패배를 곱씹었다. 정말로 아까웠다. 그러나 진 건 진거다. 님에다가 점하나 더 찍으면 남이다.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찬가지다. 불기둥 인원 전부를 빨피(*h/p가 매우 적은 상태)로 만들었지만 어쨌든 이쪽은 수희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몰살당했다.

"역시 오빠네 무팀이 세긴 센가봐."

"너희도 세지 뭐."

윤석은 건성건성 대답했다. 아니다. 사황이 비록 요즘 뜨고 있는 신흥 길드라고는 해도, 불기둥은 유토매니아의 지원이 없을 때에도 이미 네임드 길드였다. 그런데다가 이젠 유토매니아를 등에 업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팀에 소속된 인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적다. 팀장인 정은현도 이십대 중반이다- 월 300만원만 받아도 일을 굉장히 열심히 한다. 그것을 위해 상급자에게 아부를 떨기도하고, 싫어도 좋은척, 하기 싫어도 좋아하는 척 할때가 많다.

돈. 다시 말해서 생계가 걸려있으면 싫어하는 일도 좋아하는 척하면서 하는게 인간이다. 그런데 싫어하는 일도 아니고 유토피아 플레이다. 그것도 돈 받으면서 한다. 열심히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애초부터 네임드 길드였고, 모두 상당한 고수들이었는데 지금은 판팀의 샤무와 마찬가지로 중원의 거대 길드로 성장해 있으며, 면면들이 대단한 초고수 유저들이 되었다.

그 유저들을 이제 갓 뜨기 시작한 사황이 이길 수 있을리 만무하다. 애초에 길드전 노하우는 물론이고 팀워크, 전술, 경험, 개인의 전투능력. 모든 능력에서 불기둥에 밀린다.

"어쨌든 아깝게 됐네."

윤석은 수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어릴 때부터의 습관인데 수희는 내심 이 손길을 무척 좋아했다.

"어린애 취급하지 말랬지!"

"무팀한테 말해서 일부러 좀 져주라고 할 걸 그랬... 악! 아냐! 오빠가 말실수했어."

수희가 윤석에게 달려들었다.

"그런 건 내 자존심이 용납 못해! 정정당당히 내 실력으로 이길 거라고!"

윤석의 팔뚝을, 제딴에는 매우 세게 꼬집은 수희를 보며 윤석은 헛웃음을 지었다. 물론 사황이 아주 약한 길드는 아니다. 그러나 또 거대 길드들과 싸워서 이길만큼 대단한 길드도 아니다. 이제 갓 부상하는 신생길드일 뿐이다. 불기둥이 아닌 다른 길드와 싸워서 이긴 건 어디까지나 전전 천외천 제 3대장 운삼의 능력이다.

'심지어 운삼의 능력인지 알아보지도 못했잖냐.'

운삼이 비밀리에 도와주는 걸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의 하수들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사황과 싸우는 거대길드의 고수들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거다. 어차피 수희나 또다른 초고수 유저나, 윤석의 눈으로 보면 똑같이 하수다.) 하지만 윤석은 수희를 응원해줬다.

"알았어. 언젠가는 꼭 이길 수 있을 거야."

"헹! 날 무시하다간 사장님 콧대가 팍! 팍! 이렇게 꺾일걸?"

수희는 마침 들고있던 나무젓가락 두개에 힘을 꽉 주어서 부러뜨리려고 했다. 그러나 의외로 나무젓가락은 강했다. 수희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나무젓가락이 이렇게 단단할 줄 몰랐다.

"이, 이건 일부러 안 부러뜨린 거야. 아깝잖아. 자원을 아껴야지. 어, 어디가!"

"신입사원 영입하러!"

수희는 윤석의 등 뒤에 대고 열심히 주장했다.

"오빠야! 진짜야! 이거 일부러 안 부러뜨린거야! 자연환경을 위해서!"

* * *

설아는 생각에 잠겼다. 이건 기회다. '오빠를 뺏겠어!'라고 몇 번이고 공공연히 말하다가 언니인 설하에게 잔뜩 혼이 나고서 잠잠하던 차에, 사장님인 윤석에게 연락이 왔다.(설아는 현재 판팀의 부팀장이다.)

"언니.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설하는 설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직 고등학생에 불과한 어린아이다. 나이차이가 많이 동생이라 그런지, 언제 봐도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 든다.

"글쎄.... 설아는 어떻게 하라고 하고 싶은데?"

"나야 당연히 물론 콜이지!"

설하는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건 분명 좋은 기회다. 물론, 지금 형편 역시 나쁜 건 아니다.

동생인 설아는 현재 유토매니아 집행관리부 내의 부팀장이고 연봉도 여느 직장인보다 훨씬 높다. 그리고 설아는 언제나 입버릇처럼 언니는 내가 평생 책임 질거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설아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설하는 '설자매 유니온'을 운영중이다. 거대 유니온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내실이 탄탄한 중소 유니온으로써,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역시 거대 유니온이 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다. 일단 무력을 받쳐줄 수 있는 어떤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금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판팀에 소속된다면...'

세부사항은 설아로부터 전해 들었다. 유토매니아는 단순히 '환전 회사'가 아니었다. 다수정예회와 은미상단이라는 초거대 유니온이 바로 유토매니아 소속이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단순히 돈만 많은 기업이 아니라, 일종의 군대까지 갖췄다. 안그래도 초고수 길드로 이름 높았던 샤무. 지금은 기사의 칭호를 얻어 더욱 그 덩치를 불리고 있는 샤무가 바로 유토매니아 소속이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중원에서 일찍부터 유명했던 불기둥길드 역시 유토매니아 소속이었다.

만약 유토매니아의 산하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 모든 세력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거다. 특히나 이번에 왕으로부터 직속 길드. 즉, 기사의 칭호를 얻은 샤무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판타리아에서의 장사가 무척 편해질 거다.

"근데... 난 언니 뜻을 존중 할거야."

"내 뜻?"

"응. 나도 강요할 생각은 없어. 난 언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언니 편이야."

설하는 동생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녀는 동생을 안다. 동생은 지금 자신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를 굉장히 원하고 있었다. 나쁜 조건도 아니다.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제안이다. 판팀에 소속된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거다. 안그래도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유토매니아다.

"언니는 좋다고 생각해."

"진짜?"

설아는 제자리에서 펄떡 일어났다가 이내 설하의 눈치를 보며 다시 앉았다.

"그니까... 난 좋다기보다는...무, 물론 유토매니아에 소속되면 편한건 있겠지만... 그냥 편한 거 뿐이고... 난 딱히..."

설아는 계속해서 설하의 눈치를 살폈다. 설아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설하는, 언제나 그렇듯 차분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는 정말 괜찮아."

"정말로...?"

"응. 정말이야."

설아는 우물쭈물 하다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언니 아직 윤석 오빠를..."

"설아야."

설하가 딱히 언성을 높인 건 아니었다. 오히려 무덤덤한 어조로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설아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아냐 언니. 내가 말실수 했어. 그럴 리가 없지!"

설하는 설아에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설아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언니를 약 2초정도 물끄러미 쳐다봤다가 설하에게 걸어가 쏙 안겼다. 응석부리듯 말했다.

"난 언니 짱 좋아. 완전 사랑해. 무책임이고 뭐고 언니가 그냥 그만둔다고 해도 난 언제나 응원이야! 판팀 부팀장도 언니가 때려치라고하면 언제든지 때려칠 수 있어!"

설하는 마치 애완동물처럼 품에 안겨든 설아의 등을 쓰다듬었다.

"언니는 몸이 불편하니까 네가 가서 대신 계약하고 와."

"응? 그치만..."

계약이란 건, 요목조목 조건을 잘 살펴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구석이 있으면 사인 전에 확인해서 바꿔야만 한다. 귀찮다고 대충 살펴봤다가는 뒷통수를 얻어맞을 수도 있다.

"정말이야. 밖에 돌아다니는 거 힘든 거 알잖아. 다른 이유는 없어."

"언니..."

"정말이야."

"그럼 내가 계약서 일단 갖고 올게. 언니가 한 번 봐봐."

"괜찮아. 그냥 네가 해도 돼."

"그치만 아무리 오빠, 아니 사장님이 좋은 사람이고, 아는 사람이고 믿을만한 사람이어도 계약서는..."

설하는 또다시 물끄러미 설아를 바라봤다. 설아는 몸을 일으켰다.

"치. 알았어. 내가 하고 올게. 그렇게 무언의 부담을 주지마. 알았어. 알았다구. 그 오빠는 믿을만한 사람이야. 나쁜 계약같은 거 할 리 없지. 그렇고 말고. 됐지? "

설아는 밖으로 나왔다. 괜스레 길거리의 돌맹이를 툭 찼다.

"우리 언니같은 사람을 못알아보고 진짜."

돌맹이를 또 찼다.

"훌륭한 사람인 건 맞는데... 사람 보는 눈이 너무 없다니까."

훌륭하기야 진짜 훌륭하다. 대한민국에서 김윤석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김윤석의 이름은 안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참이다.

"울 언니가 다리가 불편해서 그렇지 얼마나 착하고 이쁘고 내조도 잘하고 얼마나 짱인데."

설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래도 버스는 이미 지나갔다. 이미 결혼한 사람이다. 사실 설아는 결혼을 했든 어쨌든 별로 상관없이, 꼬시면 그만아냐?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설하에게 잔뜩 혼이 난 이후로 이제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윤석이 결혼한 이후에는 연락도 거의 안했다.  혹시라도 괜히 연락했다가 언니한테 걸리면 혼날 것을 알아서 그랬다.

설아는 괜스레, 윤석의 '눈 없음'에 대해 욕을 하면서 유토매니아의 건물로 향했다.

* * *

너무 열심히 봐준 것이 화근이었다. 아무래도 수희는 패배를 용납하지 못하겠는 모양이다.

'하기야... 나 같아도 이렇게 졌으면 억울하지.'

사장님이 시키는대로 하기는 했는데,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게 졌다는 게 문제다. 대부분의 무팀인원들이 모두 죽을 뻔 했다. 다시 말해서, 그정도로 피통 관리를 잘했다는 거고 그건 사황과 실력차이가 많이 난다라는 뜻이다.

"헹. 3일 있다가 다시 또 도전할거니까 그 땐 각오 단단히 하셔."

"그, 그래."

은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네 뒤에 버티고 있는 천외천 대장부터 좀 어떻게 하고 덤벼라 좀!'

괜히 수희 잘못건드렸다가 수희가 죽을뻔 하기라도 한다면, 그 무시무시한 천외천 전전 대장이 직접 움직일 게 뻔하다. 은현은 머리를 굴렸다. 적절한 예를 떠올리려고 애썼다.

"수희야. 너 그거 알아?"

"뭐?"

"운전을 하잖아. 근데 내 앞에 수십억짜리 초호화 스포츠카가 있어. 그럼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없을까?"

"뭔 소리야?"

"살짝 기스라도 냈다간 평생 노예로 살아야할지도 몰라."

"당연히 가까이 안가지! 날 어디까지 바보로 보는 거야 오빤!"

은현은 소리치고 싶었다. 그게 너잖아! 괜히 너 까딱 잘못 건드렸다간 줄초상난다고! 하지만 소리치지는 못했다. 천외천 전전대 대장이 붙어 있는 건 비밀이다. 집행관리부에서도 각 팀장 (무팀의 팀장 정은현, 판팀의 팀장 이재운)만이 알고있는 사실이다. 괜히 비밀 발설했다가 사장님한테 된통 깨질 수도 있다. 말해주고 싶었다. 넌. 바보야. 설마 그 오라버니님께서 너한테 아무 도움도 안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어쨌든 그런 슈퍼카에는 아예 접근을 안하는게 상책이야."

"길드전 하자니까 슈퍼카 얘기가 왜 나왓!"

은현은 결심했다. 나중에, 작전이 끝나고 나면 아예 깨끗하게 한 번 져줘야겠다고 말이다.

"알았어. 근데 오빠가 좀 바쁘거든. 그니까 며칠만 있다가 하자. 그때까진 좀 기다려줄 수 있지? 어차피 너도 같이 준비해야하잖아."

수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어쨌든 목 깨끗이 닦아놓고 있어! 우리 사황의 힘을 보여줄테니깐! 그땐 반드시 이길거야!"

"그래. 너희가 이길거야."

"뭐야! 그 봐주겠다는 투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봐주는 건 절대 안 돼."

"미쳤냐? 나도 체면이 있지. 봐주진 않아. 불기둥을 뭘로 보는 거야. 내가 누군지 잊었어? 공식 비무전적 전승... 은 아니고 1패. 그것도 형님한테 진거고. 그거빼면 전승이야 전승."

조만간 2패가 되겠지만. 은현은 뒷말은 삼켰다.

"그나저나 너도 준비는 다 됐지?"

"사황성은 준비 완료! 나 벌써 두근두근해."

"응.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은현이 손바닥을 들어올렸고 수희는 깡총 뛰어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오케이!"

그 때, 문이 열렸다.

"뭐하냐 너희?"

은현은 은근슬쩍 손을 내렸다. 오늘 재수 옴 붙었다. 헤헤...하고 어쩌면 가증스러울지도 모를 모습으로 웃었다.

"이사님... 헤헤."

"지금 설마 손 잡았냐?"

"절대 그런 거 아니고 그냥 간단하게 하이파이브를..."

그랬다가 얼른 차렷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감히 사모님께 맞먹으려했습니다. 죄송합니닷!"

"조심해 인마."

아무리 무팀의 팀장이고 연봉이 무려 2억이나 된다고 해도, 역시 사회인은 사회인이다. 상급자한테 찍혀서 나쁠 거 없다. 더더군다나 수희와 결혼을 약조한 사이라나 뭐라나. 곧 결혼식을 치를 거란다. 그런데 문제는 예전에는 그런 낌새가 없더니 요즘은 대놓고 팔불출이다. 질투도 좀 강한 편이다. 그래도 반쯤은 장난인지라 -반쯤 장난이라 하면 반쯤은 진담이다- 은현은 헤헤 웃으면서 상황을 잘 모면했다.

이사님한테는 찍히면 안 된다. 유토매니아의 실세 아니던가.

"오빠! 착한 은현 오빠한테 왜 그래!"

수희가 임신한 이후부터, 부쩍 집착과 질투가 심해진 민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은현은 울고 싶어졌다.

============================ 작품 후기 ============================

민폐甲

ㅡㅡㅡ

저 공대출신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6-6=28 이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그렇습니다.

전 바보였떤 거시었씁니다!!! 띠리리리리리리리리ㅣ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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