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223화 (223/244)

00223  얼스 VS 2대륙 연합  =========================================================================

* * *

크리시스 2단계. 지난 수천년간 단 한번도 발령된 적이 없는 위기단계에 발령되는 것으로써, 일반 대중들은 크리시스 2단계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듣는다. 중장이었던 윤석도 잘 몰랐던 것으로 -만약 윤석이 알려고 노력했다면 알 수는 있었겠지만- 베일에 둘러싸여있던 경보다.

현재 얼스의 일반 병력들도 크리시스 2단계라는 것을 처음 듣는다. 지휘부는 실시간으로 크리시스 2단계에 대한 정보를 전송하고 있고, 일반 병력들은 충격에 빠져들었다.

크리시스 2단계.

일반병력들은 몰라도 되는 경보다. 왜냐하면 크리시스 2단계가 발령되면 일반병력들은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얼마 없기 때문이다. 크리시스 2단계부터 일반 병력들은 전부 보조지원 병과로 전환된다. 그 말은 즉, 직접전투를 치르는 건 일반 병력이 아니라는 소리다.

"그, 그러니까 그게 도시전설 같은 게 아니었다고?"

"똑같이 정보 전송받았잖아."

"사실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서 그래."

"의심할 여지 없이 지휘서신이잖아."

지휘서신은 홀로그램으로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지금 눈에 보이는 건 확실한 지휘서신이며, 크리시스 2단계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었다.

"소문에 따르면 무슨 시체를 이용해서 만든다는 것 같던데..."

"그거야말로 말 그대로 소문이지. 여기 봐. 극비리에 지원자를 받아서 만들었다잖아."

"맥아더...라고?"

일반병력들은 그 존재자체 잘 모르는 병기가 있다. 바로 맥아더다. 혹독한 훈련을 거친 특전사들을 상대로하여 지원자를 받아 로봇으로 개조한 병기다. 쉽게 말하자면 사이보그이며, 인격 자체가 거의 소실되고 인간보다는 로봇에 가깝게 변해버린다.

윤리적인 문제가 있어 대중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비밀병기이지만 지금 상황에 이르러서는 어쩔 수 없었다. 윤리협회나 단체의 비난은 나중 문제다. 일단 살아남아야 비난도 받을 수 있는 거고, 지금은 충분히 위기상황이다.

"그런데 진짜 지원자를 받아서 극비리에 진행된 프로젝트일까?"

"무슨 소리야?""생각해봐. 인격이 거의 사라진다는데... 누가 지원하겠어? 죽는거나 다름 없잖아."

"그만큼 엄청난 보상이 뒤따른다잖아."

"그렇게 엄청난 보상을 했다면 소문이 안 날리가 없잖아."

"그럼 뭐 실제로 시체같은 걸로 만들었겠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말을 하던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오래전 특전사로 착출된 동료 하나를 떠올렸다. 육체적 능력이 굉장히 뛰어났던 건 아니었다. 그냥저냥 평범한 동료였는데 어느샌가 특전사로 착출되었었다. 그 때 축하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나서 연락이 끊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건 아닌데... 그 친구가 특전사를 할만큼 뛰어난 녀석은 아니었거든."

"그래서? 네가 모르는 뭔가 있었겠지. 사격실력이라든가."

"그래. 그렇겠지."

"지금 상황에 집중하라고."

남자는 특전사로 착출되었던 그 친구에게 일가 피붙이가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쓸데 없는 생각은 하지 말자.'

지금 상황이 어수선하다. 지금 중원과 판타리아에서 병력들이 쳐들어왔는데,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힘들을 갖고 있었다. 도저히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힘이었다. 이런 힘을 가지고서 아직까지 쳐들어오지 않았던 게 신기할 정도로 엄청난 능력이었다. 그 능력을 가진 놈들이 이리저리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으니, 괜히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리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건장한 성인남자가 실종되는 사건 수가 1년에 얼마나 되더라...'

* * *

윤석은 인상을 찡그렸다.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중원의 npc들 여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채 판타리아의 npc들에게 치료를 받고 있었다.

"방금 도대체 그 놈들은 뭐였지?"

부상을 입은 npc들도 npc들이지만 주위의 상황 역시 그리 평화롭지만은 못했다. 주위엔 철이라 짐작되는 파편이 널부러져 있었고 곳곳에 연기가 가득했다. 놈들을 근거리에서 죽이는 건 상당히 위험한 행위였다. 놈들의 무력도 무력이거니와, 죽을 때엔 자폭까지 행했다.

스파크가 해답을 내놓았다.

[현 얼스의 상황은 크리시스 2단계 입니다. 크리시스 2단계시, 맥아더 프로젝트의 산물인 맥아더가 출전합니다.]

"맥아더?"

[그렇습니다.]

"자세히 설명해봐."

[300년 전부터 진행된 극비리 군사프로젝트입니다. 과거에도 얼스의 기술력은 상당했지만 인간형 로봇을 만드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제작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기존의 전차와 전투기보다 현저하게 성능이 떨어졌으며 제작비용도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따라서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했습니다. 그리고 400년 전, 인간을 베이스로한 생체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인간을 기본으로하여, 개조를 하는 것은 순수 로봇제작에 비해 상당히 효율이 높았습니다. 중원과 판타리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치료할 수 없는 중상을 입은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사지가 불편한 장애인들을 치료하는 기술로써, 인체로봇기술은 상당히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되었습니다.]

"흐음... 사이보그 같은 건가... "

그러고보니 얼스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보조장치가 상당히 발전되어 있었다. 로봇다리를 사용하거나 로봇 팔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많이 봤었다. 그 성능이 매우 뛰어나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방금 녀석들은 인간처럼 보이진 않았는데..."

[350년 전 인체로봇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추진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기술로는 뛰어난 전투기술을 가진 로봇을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310년 전, 당시 불세출의 천재라 불리던 데이빗 초 박사를 중심으로 하여 극비리 프로젝트 맥아더가 진행되었습니다.]

"데이빗 초...?"

역시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다. 얼스의 역사 따위엔 별로 관심 없는 윤석이다. 300년 전 대한민국의 위인도 잘 모른다.

[비공식적인 기록으로 10년동안 10만명 이상이 프로젝트의 희생양이 되었고, 10년의 인체실험을 통해 기술을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그리고 300년 전 맥아더 프로젝트의 결실인 1세대 맥아더가 탄생했습니다. 현재는 8세대 맥아더가 개발 중에 있으며 7세대 맥아더까지 개발 및 전력화가 완료되었습니다.]

"흠... 방금 상대했던 맥아더는?"

[1세대 맥아더입니다. 가솔린을 사용한 동력기관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출력은 2000hp. 탑재된 무기는...]

"재원 설명은 됐어. 숫자와 대처방법을 설명해봐."

[현재까지 맥아더의 수는 기록상으로 총 32억 19만 4930대이며. 그 중 1세대 맥아더가 7억 341만 42대. 2세대 막아더가...]

윤석은 머리가 멍해짐을 느꼈다. 300년동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단다. 그리고 그 물량을 차곡차곡 쌓아놨단다. 이 맥아더란 놈들, 마탑주를 이길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숫자가 모이면 타격을 줄 정도는 된다. 그리고 일반 병력들에겐 상당히 위협적이다.

게다가 원거리 공격을 펼칠 수 없는 중원의 병력으로 공격하기는 아무래도 힘들다. 자폭공격은 굉장히 성가셨다. 게다가 숫자가 무려 32억이란다. 심지어 개미도 32억 마리 있으면 엄청난 건데 얼스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생체병기가 32억대나 존재한단다.

[현재 가장 효율적인 대처방법은 뇌탑주 사일런트와 철탑주 페브릭의 마법을 스크롤로 복제하여 공격하는 방법이라 판단됩니다.]

스파크의 제안을 듣자마자, 윤석은 두 개의 현실적인 벽을 떠올렸다. 하나는 비용이고, 하나는 고속 대량 복제다. 그리고 윤석이 떠올리는 걸 스파크가 떠올리지 못할 리 없다. 스파크가 설명을 이어갔다.

[총 소요 비용은 약 32조 코드로 추정되며 플러스 마이너스 10퍼센트 오차의 정확도를 가집니다.]

32조 코드. 코드는 현실의 화폐와 맞먹는 가치를 지녔다. 32조 코드면 일반적인 사람은 만져 볼수도 없고 목격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돈이다. 그러나 윤석에겐 그렇지도 않다. 얼스 군부와 직접적으로 거래를 할 때보다는 거래량이 줄어들었지만 윤석은 중원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은미상단과 얼스의 초거대 유니온 중 하나인 다수정예회를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예전부터 쌓아왔던 코드의 양이 이미 세기를 포기했다. 아무리 현실의 거래량이 늘어나도 유토피아 내에서 코드가 쌓이는 속도보다는 느렸다.

[주인님은 100퍼센트 확률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윤석에게 있어서 비용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급하면 세금을 거두는 방법도 있다. 윤석은 판타리아의 왕이자 중원의 황제다. 못할 것도 없다. 다만 민심을 돌릴 수도 있기에 최후의 선택지고, 현재 윤석의 주머니 사정상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런데 문제는 대량 고속 복사인데...’

얼스는 가능했다. 아예 스킬포토를 찍어내는 공장단지를 설립했었다. 그건 얼스의 특성이었다. 판타리아의 스크롤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고, 그 말을 달리하면 대량복제와 생산이 어렵다는 뜻이다.

윤석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스파크가 말을 이었다.

[32조 코드가 있다면 성탑주 버피러스와 휘하 마도사들의 마법으로 대량복제가 가능합니다.]

============================ 작품 후기 ============================

돈만 있으면 뭐든 되는 세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