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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7/194)

제 7장 마법의 모자

성문이 금방 홱 열리더니 에메랄드빛 초록색 망토를 입은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새카만 마녀가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어찌나 엄격해 보였던지 해리는 그녀가 전혀 웃을 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입니다. 맥고나걸 교수님." 해그리드가 보고했다.

"고마워요, 해그리드. 여기서부터는 내가 데려갈게요."그녀는 문을 당겨서 활짝 열었다. 현관 안의 홀이 어찌나 큰지 더즐리네 집이 통째로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았다. 돌 벽은 그린고트에 있는 것과 같은 활활 타오르는 등불로 밝혀져 있었고, 천장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으며, 앞에 있는 장대한 대리석 계단은 위층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들은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 돌이 깔린 바닥을 지나갔다. 해리는 오른쪽 현관에서 수백 명이 웅성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학년들도 도착한 게 분명했다.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는 홀을 지나 1학년들을 자그마한 방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서로 밀면서 안으로 들어가 다닥다닥 붙어 서서, 맥고나걸 교수를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호그와트에 온 걸 환영합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인사를 했다. "학기 시작을 축하하는 연회가 곧 시작되겠지만, 연회장에 자리를 잡기 전에, 기숙사 배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기숙사 배정은 매우 중요한 의식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이곳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은, 같은 기숙사 동료들과 함께 가족처럼 지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동료들과 수업도 함께 듣고, 잠도 같이 자면, 기숙사 학생 휴게실에서 함께 자유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기숙사는 그리핀도르, 후플푸프, 래번클로, 그리고 슬리데린 이렇게 네 개입니다. 각 기숙사에는 나름대로의 훌륭한 역사가 있으며 각각 다 뛰어난 마녀와 마법사들을 배출해 냈습니다. 호그와트에 있는 동안, 여러분의 훌륭한 행동은 여러분이 속한 기숙사의 점수를 높일 것이고, 어떤 규칙이든 어기게 되면 감점이 될 것입니다. 학년 말에는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기숙사에게 굉장히 영예로운 상인 기숙사 우승컵이 수여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자신이 속한 기숙사의 명예를 빛내기 바랍니다.

기숙사 배정식은 몇 분 뒤 전교생 앞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여러분 모두 가능한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길 바랍니다."그녀의 눈이 왼쪽 귀밑에서 동여매진 네빌의 망토와 론의 더러운 코에서 한동안 떠나지 않았다. 해리는 초조하게 머리카락을 눕히려고 애썼다.

"준비가 다 되면 다시 오겠습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조용히 기다려 주세요."그리고 그녀는 그 방을 나갔다. 해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기숙사에는 정확히 어떻게 배정되는 거지?" 그가 론에게 물었다.

"시험을 보겠지. 프레드는 그게 굉장히 아프다고 했지만, 농담일거야."해리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시험? 전교생 앞에서? 하지만 그는 아직 어떤 마법도 알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도착하는 순간까지 이런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걱정스럽게 주위를 둘러본 그는 다른 아이들도 모두 겁먹을 표정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떠들어대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만이 이미 암기한 주문을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며 어느 게 필요할지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그렇게 긴장했던 적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 단 한번도. 그는 심지어 선생님의 가발을 파랗게 변하게 했다는 학교 통지서를 더즐리 가족에게 보여주어야만 했던 때보다도 더 긴장되었다. 그는 계속해서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금방이라도, 맥고나걸 교수가 들어와 그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다.

얼마 후, 놀라서 30센티미터쯤 펄쩍 뛰어오를 만한 일이 벌어졌다. 그의 뒤에 있는 아이들 몇 명이 비명을 질렀다.

"뭐, 뭐야......?"

해리는 숨이 막혔다. 그의 주위에 있던 아이들도 그랬다. 스무 명 정도의 유령이 뒷벽에서 잇달아 나왔던 것이다. 진줏빛이 나고 약간 투명한 그들은 1학년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그 방을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그들은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수도사처럼 생긴 살찐 유령이 말했다.

"용서하고 잊어버려. 그에게 기회를 한번 더 주자구......""프라이어, 피브스에겐 기회를 줄 만큼 주지 않았어? 그는 우리에게 온갖 나쁜 욕설이란 욕설은 다 퍼부었어. 그리고 알다시피, 그는 진짜 유령도 아니라구. 어? 그런데 어희들 모두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주름 깃옷에 타이즈를 신은 유령이 갑자기 1학년들을 발견하고 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신입생들이로군!" 뚱뚱한 프라이어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정 맏으려고 하는 거지?"몇 사람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후풀푸프에서 만나길 바래!" 프라이어가 말했다. "내가 있던 기숙사지.""준비 다 됐나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따. "기숙사 배정식이 곧 시작됩니다."맥고나걸 교수가 돌아왔다. 유령들이 하나씩 맞은편 벽으로 둥둥 떠갔다.

"자, 줄을 서요. 그리고 날 따라와요."

해리는 이상하게도 다리가 납으로 변해 버린 것처럼 무거워진 기분을 느끼며, 론과 함께 황토 빛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아이 뒤에 섰다. 그리고 그 방을 걸어나가 다시 홀을 지난 뒤 이중문을 지나 넓은 연회장으로 갔다.

해리는 그렇게 이상야릇하고 멋진 곳은 꿈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연회장은 학생들이 앉아 있는 네 개의 기다란 테이블 위에 둥둥 떠있는 수천 개의 촛불로 밝혀져 있었다. 테이블에는 반짝이는 황금 접시와 받침 달린 잔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연회장 위에는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긴 테이블이 하나 더 있었다. 1학년들은 선생님들을 뒤에 두고, 재학생들을 향해 일렬로 섰다. 그들을 바라보는 수백 개의 얼굴이 깜박거리는 촛불에 비치어 꼭 창백한 초롱처럼 보였다. 희미한 은빛을 띤 유령들이 학생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해리는 빤히 바라보는 눈동자들을 피하려고 위를 올려다보았다가 벨벳처럼 까만 천장에 별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헤르미온느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마법을 써서 진짜 하늘처럼 보이게 만든거야. 《호그와트 발달사》에서 읽었어."연회장이 하늘로 뻥 뚫려 있지 않고, 중간에 천장이 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맥고나걸 교수가 1학년들 앞에 조용히 의자 하나를 놓자, 해리는 얼른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의자 위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 하나를 놓았다. 이 모자는 누덕누덕 기워지고 해진 데다 아주 더럽기까지 했다. 페투니아 이모였다면 집 안에 절대로 들여놓지 않으려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야만 할지도 몰라. 해리는 무턱대고 그런 종류의 시험일 거라고 생각했다.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은 이제 모두 그 모자에 쏠려 있었다. 잠시 동안,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때 그 모자가 씰룩거렸다. 그리고는 모자 테두리 부분의 해진 곳이 입처럼 넓게 벌어지더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당신은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마세요,나보다 더 멋진 모자를 찾을 수 있다면

난 나를 그냥 먹어 버릴 거예요.

까만 중절모를 써도 좋고,맵시 있고 높은 신사모자도 괜찮아요,난 호그와트의 기숙사를 배정하는 마법 모자에요,나는 모든 모자들을 다 덮어 버릴 수 있어요.

당신 머리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기숙사를 배정하는 마법 모자는 모두 볼 수 있어요

나를 써 봐요 그러면 말해 줄게요

당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당신은 그리핀도르에 속할지도 몰라요,정말 용감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죠,용기와 대담성 그리고 기사도 정신은

글기핀도르의 특징이죠.

당신은 후플푸프에 속할지도 몰라요,그곳 사람들은 정의롭고 성실하죠,참을성 있는 후플푸프 사람들은 진실하며

노고를 마다하지 않아요.

현명하고 사려 깊은 래번클로에서는,지혜와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어요.

또 슬리데린에서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곳의 재간꾼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요.

그러니 날 써 보세요! 겁내지 말고요!

그리고 당황하지 말아요!

마음 푹 놓고 내 손에 맡겨요(내게 손은 없지만요).

나는 생각하는 모자니까요!

그 모자가 노래를 마치자 연회장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가 터져 나왔다. 모자가 네 테이블에 모두 절을 하자 다시 아주 조용해졌다.

"그럼 그저 저 모자를 쓰기만 하면 되는군." 론이 해리에게 속삭였다. "프레드 형을 가만 놔두나 봐라. 형은 계속 트롤(지하나 동굴에 사는 초자연적 괴물롤, 거인 또는 난쟁이로 묘사됨 : 옮긴이) 같은 괴물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었거든."해리는 무기력하게 미소지었다. 모자를 쓰는 게 주문을 외우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지만, 그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모자를 썼으면 했다. 모자가 분류하는 어느 곳에소 자신은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감하지도 않고 재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장점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만일 그 모자가 약간 소심한 사람들을 위해 기숙사를 언급했다면, 거기가 바로 자기가 들어갈 기숙사일 것이다.

맥고나걸 교수가 긴 양피지 두루말이를 들고 앞으로 걸어나왔다.

"여러분의 이름이 불리워질 때, 이 모자를 쓰고 의자에 앉으면 배정이 될 것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아보트, 한나!"금발버리를 땋아 늘인 핑크빛 얼굴의 여자아이가 비틀거리며 줄에서 나와, 바로 그녀의 눈 위까지 덮은 그 모자를 쓰고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후플푸프!" 모자가 소리쳤다.

한나가 오른쪽에 있는 후플푸프 테이블로 가서 앉자 그곳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해리는 뚱뚱한 프라이어 유령이 한나에게 유쾌하게 손을 흔들고 있는 걸 보았다.

"본즈, 수잔!"

"후플푸프!" 모자가 다시 소리치자, 수잔이 쪼르르 달려가 한나 옆에 앉았다.

"부트, 테리!"

"래번클로!"

이번엔 왼쪽에서 두 번째 테이블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몇 명의 래번클로 사람들은 테리가 그들에게 합류하자 그와 악수를 하기 위해 일어서기도 했다.

'브로클허스트, 맨디' 역시 레번클로로 갔지만, '브라운, 라벤더'가 첫 번째 그리핀도르가 되자, 멀리 있는 왼쪽 테이블에서 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해리는 론의 쌍둥이 형들이 휘파람을 부는 걸 볼 수 있었다.

'벌스트로드, 밀리센트'는 슬리데린이 되었다. 그곳에 대해 나쁜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그들은 왠지 다 심술궂게 생긴 것철머 보였다.

해리는 이제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해리는 옛날에 학교 체육 시간에 운동 팀에 들어갈 때의 일이 생각났다. 해리는 언제나 가장 마지막으로 뽑혔었는데, 그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두들 두들리 눈치를 보느라 해리를 기피했기 때문이었다.

"핀치 플레츨리, 저스틴!"

"후플푸프!"

해리는 모자가 어떤 때는 즉시 기숙사 이름을 외치고, 어떤 때는 결정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걸 알아챘다. 해리 바로 뒤에 서 있던 황토 빛깔 머리카락을 가진 '피니간, 시무스'는 의자에 한참동안 앉아 있은 다음에야 비로소 그 모자가 그리핀도르라고 알려주었다.

"그레인저,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는 거의 달리다시피 의자로 가서 모자를 머리에 푹 눌러썼다.

"그리핀도르!" 모자가 소리쳤다. 그러자 론이 투덜거렸다.

아주 긴장했을 때는 늘 그렇듯이, 해리에게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어느 기숙사에도 선택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모자를 쓰고 저기에 한참 동안 앉아 있으면 어떻하지? 그리고 맥고나걸 교수가 착오가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기차를 타고 다시 돌아가는 게 낫겠다고 툭 내뱉으면 어떻하지?자꾸만 두꺼비를 잃어버리는 아이인 네빌 롱바텀은 이름이 불려지자, 의자로 걸어가다가 그만 엎어지고 말았다. 네빌의 경우엔 모자가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모자가 마침내 '그리핀도르'라고 외치자, 네빌이 모자를 쓴 채로 달려 나가는 바람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다시 터벅터벅 돌아와 모자를 다음 차례인 '맥도걸, 모랙'에게 건네야 했다.

말포이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으스대며 걸어나가 모자가 머리에 닿기도 전에 '슬리데린!'이라며 큰 소리로 소망을 말했다.

말포이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친구들인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합류했다.

이제 남아 있는 사람이 얼마 없었다.

'문'...... '노트'...... '파킨슨'...... 그리고 쌍둥이 '패틸'자매...... 다음은 '퍽스, 샐리 앤'...... 그리고, 그리고, 마침내......

"포터, 해리!"

해리가 앞으로 걸어나가자, 쉿 하고 타는 불처럼 갑자기 연회장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포터'라고 했니?"

"해리 포터?"

모자가 눈 위를 덮을 때까지 해리는 연회장을 꽉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걸 보았다. 그 후에는 모자의 까만 내부만이 보였다. 그는 기다렸다.

"음," 그의 귀에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어렵군, 어려워. 용기가 가득 차 있군. 불량한 마음은 없고. 재능도 있군, 오 이럴수가, 그래......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려는 멋진 열망, 거 참 흥미롭군...... 그런데 널 어디에 넣어야 하지?"해리는 의자 가장자리를 꽉 잡고 생각했다. 슬리데린은 아냐. 슬리데린은 아냐.

"슬리데린은 아니라고?" 작은 목소리가 말했다. "확실해? 넌 위대해질 수 있어. 여기 네 머리 속에 다 있다구. 슬리데린은 네가 위대해지는 데 틀림없이 도움이 될 거야,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아니라고? 그럼, 네가 확신한다면...... 그리핀도르가 나을거야!"해리는 모자가 마지막 말을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들었다. 모자를 벗고 해리는 비틀거리며 그리핀도르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선택되었다는 것과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어찌나 마음이 놓였던지, 자신이 지금까지 가장 큰 갈채를 받고 있다는 것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반장이 퍼시도 일어서서 손을 힘차게 흔들었고,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 포터가 우리 기숙사에 왔다!"라고 환성을 질렀다.

해리는 앞서 보았던 주름 깃옷을 입고 있는 유령 맞은편에 앉았다. 그 유령이 그의 팔을 토닥거렸는데, 해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 속으로 풍덩 빠지는 것 같은, 오싹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는 이제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상석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가까운 쪽에는 해그리드가 앉아 있었는데,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잘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위로 들어 보였다. 해리도 씩 웃어주었다. 그리고 그 테이블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황금빛 의자에 알버스 덤블도어가 앉아 있었다. 해리는 기차를 타고 올 때 개구리 초콜릿에서 나온 카드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으므로 금방 알아보었다. 덤블도어의 은발은 그 연회장에서 유령들만큼이나 밝게 빛나고 있었다.

해리는 리키 콜드런에서 만났던 안절부절못하는 젊은 퀴벨 교수도 발견했다. 큰 자줏빛 터번을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은 아주 특이해 보였다.

아직 배정 받지 못한 사람은 몇 명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론보다 키가 훨씬 더 큰 흑인 아니 '토마스, 딘'은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왔고, '터핀, 리사'는 래번클로가 되었다. 다음은 론의 차례였다. 그는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해리는 테이블 밑에서 손가락으로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모자가 소리쳤다.

"그리핀도르!"

론이 해리 옆에 있는 의자에 풀썩 주저앉자 해리가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크게 박수를 쳤다.

"잘했다, 론, 아주 잘했어." 퍼시 위즐리가 '자비니, 블레이즈'가 슬리데린으로 호명되는 사이 아주 점잔을 빼며 해리 너머로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두루마리를 돌돌 만 뒤 모자를 치웠다.

해리는 빈 황금 접시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제서야 배가 굉장히 고프다는 걸 깨달았다. 호박 파이를 먹은 지 한참은 된 것 같았다.

알버스 덤블도어가 일어서 있었다. 그는 마치 모든 학생들을 보는 게 더없이 기쁜 듯이, 양팔을 넓게 벌리고, 학생들에게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환영합니다!" 그가 말했다. "호그와트에 온 걸 환영합니다! 연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바보, 울보, 쓰레기, 모두 모였군요...... 감사합니다!"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모두 박수 갈채를 보냈다. 해리는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저분...... 조금 미쳤어요?" 해리는 미심쩍은 듯 퍼시에게 물었다.

"미쳤다구?" 퍼시가 쾌화하게 말했다. "저 분은 천재야! 세상에서 최고의 마법사라구! 하지만 좀 미치긴 했지, 그래. 감자 먹을래, 해리?"해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앞에 있는 접시들에는 어느새 음식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다. 그는 한 테이블에 먹고 싶은 음식이 그렇게 많이 차려져 있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구운 쇠고기, 구운 닭고기, 돼지 갈비살과 양 갈비살, 소시지, 베이컨과 스테이크, 삶은 감자, 구운 감자, 감자 튀김, 요크셔 푸딩, 콩, 당근, 그레이비 소스, 케첩,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페퍼민트 박하사탕까지 없는 게 없었다.

더즐리 가족은 엄밀히 말해 해리를 굶긴 건 아니었지만, 해리는 한번도 먹고 싶은 만큼 실컷 먹어 본 적이 없었다. 두들리는 아무리 배가 불러도 해라가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빼앗아 먹었다. 해리는 박하사탕을 빼고는 모든 음식을 조금씩 접시에 잔뜩 담은 뒤 먹기 시작했다. 뭐든지 정말 맛있었다.

"그것 참 맛있어 보이는군." 주름 깃옷을 입은 유령이 해리가 스테이크를 자르는 것을 바라보며 슬프게 말했다.

"드실래요?"

"나는 거의 400년 동안 먹지 않았어." 유령이 말했다. "난 물론 먹을 필요가 없지만, 아쉽긴 하지. 참, 날 소개했던가? 니콜라스 드 밈시 포르핑턴 경이야. 잘 부탁해. 그리핀도르 탑에 사는 유령이지.""누군지 알아요!" 론이 갑자기 말했다. "형들이 말해 줬어요.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죠!""그보다는 날 니콜라스 드 밈시 경이라고 불러 주면 좋겠구나......" 유령이 코를 킁킁거리며 말하자, 황토 빛깔 머리카락을 가진 시무스 피니간이 끼어들었다.

"목이 달랑달랑하다뇨? 어떻게 목이 달랑달랑할 수 있죠?"니콜라스 경은 이야기의 방향이 전혀 원했던 대로 되고 있지 않아서인지 아주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되는 거지." 그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왼쪽 귀를 쭉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의 머리통이 목 한쪽에서 뚝 떨어져 나오더니 경첩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어깨 위로 늘어졌다. 누군가가 그의 목을 베려고 했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분명했다. 목이 달랑달랑한 닉은 그들의 얼굴에 나타난 놀란 표정을 보고 재미있어하면서 머리는 다시 목으로 휙 던져 올리고, 헛기침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새로운 그리핀도르들이군! 우리가 금년에 기숙사 챔피언이 되도록 도와주길 바래요. 그리핀도르는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어. 슬리데린이 6년 동안 줄곧 우승컵을 거머쥐었지! 피투성이 바론이 거들먹거리는 건 이제 도저히 눈뜨고 볼 수가 없어. 그는 슬리데린의 유령이야."슬리데린 테이블을 넘겨다 본 해리는 그곳에 은빛 피로 얼룩진 망토를 입은 무서운 유령 하나가 멍한 눈에, 무시무시한 얼굴로 앉아 있는 걸 보았다. 그는 말포이 바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 그 녀석이 좌석 배치에 아주 불만스러워하는 표정을 보자, 해리는 고소한 생각이 들었다.

"저 유령은 왜 저렇게 피투성이가 된 거죠?" 시무스가 관심이 많은 듯 물었다.

"물어본 적 없어."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우아하게 말했다.

모두가 먹을 만큼 먹자, 음식은 접시가 반짝거릴 정도로 자취도 없이 싹싹 비워졌다. 잠시 뒤 후식이 나왔다. 각종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과, 애플파이, 당밀 타트(과일 등이 들어 있는 파이 : 옮긴이), 초콜릿 에클레어(가늘고 긴 초콜릿에 슈크림을 뿌린 것 : 옮긴이), 잼 도너츠, 트라이플(포도주에 담근 카스텔라 류 : 옮긴이), 딸기, 젤리, 쌀 푸딩......

해리가 당밀 타트를 먹을 때, 대화가 가족 이야기로 바뀌었다.

"난 반반이야." 시무스가 말했다. "아빠는 머글이셔. 엄마는 두 분이 결혼하신 뒤에도 자신이 마녀라는 사실을 아빠에게 말하지 않았어. 아빠에겐 약간 충격이었지."다른 아이들이 소리내어 웃었다.

"너는 어떠니, 네빌?" 론이 물었다.

"난 할머니가 키우셨는데 할머닌 마녀야." 네빌이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가족들은 오랫동안 내가 완전히 머글이라고 생각했지. 할머니의 동생되는 앨지 할아버지는 내가 방심하는 사이 계속해서 내게서 어떤 마법을 끌어내려고 애쓰셨어. 한 번은 블랙플 부두 끝에서 날 밀어내기도 하셨지. 하지만 내가 여덟 살이 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 날 앨지 할아버지가 저녁을 드시러 오셔서는, 갑자기 내 발목을 잡고 나를 이층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았어. 그때 갑자기 에니드 대고모가 와서 할아머지께 머랭(설탕과 달걀 흰자위 등을 섞어 구워서 파이 등에 입힌 것 : 옮긴이)을 드리자, 잘못해서 그만 손을 놓고 말았어. 그런데 내가 정원으로 살짝 뛰어 내린 거야. 모두들 정말로 기뻐하셨지. 할머니는 울고 계셨어. 너무 기뻐서 말야. 내가 여기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분들의 얼굴을 너희들이 봤어야 했는데. 그분들은 내가 이곳에 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셨거든. 앨지 할아버지는 너무 기뻐서 내게 두꺼비를 사주셨던 거야."해리 맞은 편에서는 퍼시 위즐리와 헤르미온느가 수업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난 당장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배울 게 너무 많거든요. 난 특히 변신술에 관심이 있어요. 무언가를 다른 무언가로 바꾸는 것 말예요. 물론 그건 아주 어렵겠지만요." "너희들은 아마 작은 것, 성냥을 바늘이나 뭐 그런 걸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거야.")해리는 몸이 따뜻해지자 졸린 눈으로 선생님들이 앉아 있는 상석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해그리드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덤블도어 교수와 얘기하고 있었다. 이상한 터번을 쓴 퀴렐 교수는, 매끄러운 까만 머리에, 매부리코, 그리고 살갗이 누르스름한 어떤 선생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이 발생했다. 그 매부리코 선생인 퀴렐 선생의 터번 너머로 해리를 똑바로 쳐다보자, 해리의 이마에 난 흉터에 날카롭고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야!" 해리는 손으로 머리를 탁 쳤다.

"왜 그러니?" 퍼시가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냐."

통증은 곧 온데간데없어졌다. 해리는 그 선생의 표정에서 받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가 해리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는 느낌.

"퀴렐 교수님과 말하고 있는 선생은 누구죠?" 해리가 퍼시에게 물었다.

"퀴렐은 이미 알고 있구나? 그가 그렇게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지. 저분은 스네이프 교수야. 마법의 약을 가르치지만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아...... 모두들 그가 퀴렐 교수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스네이프 교수는 어둠의 마법에 대해 아주 많이 알고 있어."해리는 스네이프를 한참 쳐다보았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해리를 다시 바라보지 않았다.

마침내 후식도 다 없어지자, 덤블도어 교수가 다시 일어섰다. 연회장이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

"에헴. 우리 모두 먹고 마셨으니 이제 몇 마디 더 할까 합니다. 학기 초에 여러분이 주의해 주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알려 드립니다.

1학년들은 정원의 모든 숲이 전교 학생들에게 출입 금지되어 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고 학년 몇 명도 그점을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덤블도어의 눈이 위즐리 쌍둥이 형제가 있는 쪽을 향해 번쩍였다.

"또한 학교 관리인인 필치 씨께서는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는 어떤 마법도 부려선 안 되다는 걸 여러분 모두에게 상기시켜 달라는 부탁을 해 왔습니다.

퀴디치 팀 선발 시합은 학디 둘째 주에 열릴 것입니다. 자신들의 기숙사를 위해 경기하고 싶은 사람들은 후치 부인에게 연락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년에는 우측 3층 복도가 출입 금지되어 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아주 고통스러운 죽음을 밪고 싶지 않다면 유의하시기 바랍니다."해리는 웃었지만, 웃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농담이죠?" 해리가 퍼시에게 조용히 말했다.

"정말일걸." 퍼시가 덤블도어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네. 그 분은 보통 어디를 들어가면 왜 안되는지 이유를 꼭 말해 주시거든. 예를 들어, 숲은 위험한 짐승이 널려 있으니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야. 그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말야. 난 적어도 우리 반장들에게는 미리 말씀을 해주셨어야 한다고 생각해.""자 이제, 자러 가기 전에 다함께 교가를 부릅시다!" 덤블도어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미소를 띠고 있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덤블도어가 마치 지팡이 끝에 붙은 파리를 떼어 내려고 하는 것처럼, 요술지팡이를 휙휙 가볍게 치자, 지팡이에서 기다란 황금빛 리본이 흩날리더니, 테이블 위로 노이 올라가, 뱀처럼 비틀리면서 노래 가사로 변했다.

"모두들 아무거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락으로 부르세요." 덤블도어가 말했다. "그러면 시작!"전교생이 고함지르듯 노래를 불렀다.

"호그와트, 호그와트, 호기 와티, 호그와트,제발 좀 가르쳐 주세요,노인이건 대버리이건

무릎에 때가 낀 어린애들이건,머리에 채울 것이 필요해요,아주 재미있는 걸로 말이에요.

우리 머리는 지금 텅 비어 있어요.

파리 시체와 솜털만 조금 있을 뿐이죠.

그러니 배울 만한 것들을 가르쳐 주세요,우리가 잊었던 것을 알려 주세요,그저 최선을 다해 주세요, 나머진 우리가 할게요,그리고 머리가 썩어 버릴 때까지

배우고 또 배울게요."

모두들 각자 다른 시간에 교가를 마쳤다. 결국, 위즐리 쌍둥이 형제만이 남아 매우 느린 장송 행진곡으로 따라 부르고 있었다. 덤블도어는 마지막 몇 소절은 요술지팡이로 지휘를 했고 그들이 노래를 마치자, 큰 소리로 박수를 쳐 주었다.

"오, 음악." 그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멋진 마법이여! 자 이제, 취침시간. 모두 출발!"그리핀도르의 1학년 학생들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 퍼시를 따라 연회장을 빠져 나온 뒤 대리석 계단으로 올라갔다. 해리의 다리는 다시 납처럼 무거웠는데, 이번에는 너무 피곤하고 배가 불렀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찌나 졸렸던지 복도를 지나갈 때 벽에 걸려 있는 초상화 속 인물들이 속닥거리면서 손가락질을 하는 것에도, 퍼시가 그들을 벽에 걸린 패널과 융단 뒤에 숨겨진 출입구로 데리고 간 것에도 놀라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품을 하고 발을 질질 끌면서, 더 많은 계단을 올라갔고, 해리는 얼마나 더 가야 기숙사에 도착하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머리 위에는 지팡이 한 묶음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는데 퍼시가 그것들 쪽으로 한 걸음 내딛자 그 지팡이들이 그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피브스야." 퍼시가 1학년들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소리의 요정이지." 그가 목소리를 높였다. "피브스, 모습을 보여봐!"그러자 풍선에서 바람이 새는 것 같은 크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내가 저 피투성이 바론에게 갔으면 좋겠어?"

그러자 펑 하더니, 장난기 있는 까만 눈에 커다란 입을 가진 작은 남자 하나가 지팡이들을 움켜잡은 채, 책상다리를 하고 공중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우우우!" 그가 고양하게 딱딱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꼬맹이 1학년들이로군! 재미있다!"그러더니 그가 갑자기 덤벼드는 바람에 학생들은 모두 허리를 홱 숙여야 했다.

"저리 가, 피브스, 그렇지 않으면 바론에게 말할거야. 정말이야!" 퍼시가 크게 호통쳤다.

피브스는 혀를 쏙 내밀더니 네빌의 머리 위에 지팡이들을 떨어뜨리고는 갑옷 스치는 것 같은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사라져 버렸다.

"모두들 피브스를 조심해야 해" 다시 출발하면서 퍼시가 말했다. "피브스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저 피투성이 바론뿐이야. 그는 반장들 말도 들으려 하지 않거든. 자 이제 다 왔다."복도 저 끝에 핑크빛 실크 드레스를 입은 아주 뚱뚱한 부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암호?" 부인이 말했다.

"캐풋 드레이코니스."

퍼시가 이렇게 말하자 초상화가 빙그르르 돌면서 벽에 동그란 구멍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안으로 급히 서둘러 들어가자 - 네빌은 다리가 걸릴 뻔했다 - 푹신푹신한 안락의자로 가득 찬 아늑하고 둥근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이 나타났다.

퍼시는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을 각자 다른 문 쪽으로 안내했다. 나선형으로 감겨진 계단을 다 올라가자...... 그들은 그 여러 탑 가운데 어느 한 탑 안에 있는 게 분명했다...... 마침내 침대가 나타났다. 사주식 침대(커튼이나 닫집을 단 침대 : 옮긴이) 다섯 개에 진한 자주빛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의 가방은 이미 도착되어 있었다. 그들은 너무 피곤해서 말도 많이 하지 않은 채, 잠옷을 입고 침대에 쓰러졌다.

"맛있는 음식이었지?" 론이 커튼을 통해 해리에게 중얼거렸다. "저리 가, 스캐버스! 녀석이 내 시트를 갉아먹고 있어."해리는 론에게 당밀 타트가 있는지 물러보려고 있지만 그만 잠들어 버리고 말았다.

해리는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가 퀴렐 교수의 터번은 쓰고 있었는데, 그 터번은 그에게 계속해서 슬리데린으로 즉시 옮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게 그의 운명이라며 말이다. 그러나 해리가 그 터번에게 슬리데린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자 터번이 점점 더 무거워졌고, 벗어 버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플 정도로 꽉 조여지기만 했다. 그리고 그 터번을 벗어 버리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그를 말포이가 비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말퐁디는 곧 매부리코 선생인 스네이프로 변했는데, 그의 웃음소리는 한 층 더 높고 차가웠다. 그때 갑자기 초록색 불빛이 나타났고, 해리는 땀에 흠뻑 젖은 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잠에서 깨어났다.

해리는 뒤척대다가 다시 잠들었고, 다음날 깼을 때는 그 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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