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장 (105/194)

제 16장 호그스 해드 

처음 이야기를 꺼낸 뒤로 이 주가 흘렀지만, 헤리미온느는 해리에게 

어둠의 마법 방어술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해리는 엄브릿지와의 나머지 공부를 끝냈다(손등에 새겨진 글씨가 완전히 

사라지기나 할 것인지 염려스러울 정도였다). 론은 네 번이나 퀴디치 

연습에 참가했고, 세 번째부터는 야단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세 사람 모두 

변신술 수업에서 쥐를 사라지게 하는 데 가까스로 성공했다(사실 

헤르미온느의 실력은 고양이를 사라지게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9월의 마지막 날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화제가 다시 

떠올랐다. 세 사람은 도서관에 앉아서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마법약 

성분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해리, 어둠의 마법 방어술에 대해서 그동안 생각 좀 해봤니?" 

헤르미온느가 불쑥 말을 꺼냈다. 

"물론이야. 그 할망구가 우리를 가르친다는 걸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니." 

해리는 투덜거렸다. 

"내 말은 론과 나에게-" 

그러자 론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경고하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헤르미온느는 얼굴을 찌푸리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네가 우리를 가르쳐 준다는 그 생각 말이야." 

해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아시아의 해독제'장을 열심히 

넘기며 보는 척했다. 왜냐하면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지난 이 주 동안 그 문제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때로는 

헤르미온느가 처음 그 말을 꺼냈던 그날 밤에 그랬던 것처럼 완전히 정신 

나간 헛소리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도 모르게 

어둠의 괴물들과 죽음을 먹는 자들을 만났을 때, 그에게 가장 유용했던 

주문들을 떠올리곤 했다. 말하자면 무의식중에 수업 계획을 짜고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 '아시아의 해독제'에 열중해 있을 척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해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생각을 좀 해봤어." 

"그런데?" 

헤르미온느가 열성적으로 물었다. 

"난 모르겠어." 

해리가 시간을 끌며 론을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나는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 

론은 해리가 또다시 고함을 지르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자, 좀더 

적극적으로 이 대화에 끼어드는 것 같았다. 

해리는 불편한 듯 의자에서 몸을 뒤척였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행운 덕이었다고 말한 걸 너희들도 들었지?" 

"그래, 해리." 

헤르미온느가 상냥하게 말했다. 

"그래도 마찬가지야. 네가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잘하지 못하는 척해도 

아무 소용 없어. 왜냐하면 넌 잘하니까. 작년에 임페리우스 저주를 

완벽하게 막아 낸 사람은 너밖에 없었어. 넌 패트로누스도 불러낼 수 있고, 

성인 마법사들도 못하는 온갖 종류의 마법들을 할 수 있잖아. 빅터도 항상 

말했어-." 

순간 론이 어찌나 빨리 고개를 휙 돌렸는지, 목이 부러질 것 같았다. 

론이 목덜미를 문지르며 말했다. 

"그래? 빅터가 뭐라고 그랬는데?" 

"음- 그냥-" 

헤르미온느가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자기가 모르는 마법을 할 줄 안다고 했어. 그는 덤스트랭 

졸업반인데도 말이야." 

론이 의심스런 눈길로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았다. 

"설마 아직도 그 녀석이랑 연락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그게 어때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지만, 헤르미온느의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내가 누구랑 펜팔을 하든 그건 내 맘-" 

"그 녀석의 속셈은 너랑 그저 펜팔 친구를 하자는 게 아니야.' 

론이 비난하듯이 말했다. 헤르미온느는 짜증스러운 듯이 머리를 

흔들더니, 자기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 론을 무시하고 해리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우리에게 가르쳐 줄 거니?" 

"너하고 론만이지?" 

"글쎄." 

헤르미온느가 약간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해리, 제발... 또다시 화를 내진 마. 하지만 나는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모두 다 가르쳐야만 한다고 생각해. 내 말은, 지금 우리는 

보-볼드모트에-론, 제발 겁 좀 내지 마-. 맞서서 우리 자신을 방어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거야. 맞서서 우리 자신을 방어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거야. 다만 우리가 다른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서 그래." 

해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 하지만 너희 두 사람 이외에 누가 나에게 마법을 배우겠다고 

나설지 모르겠다. 난 미친놈이잖아, 기억하고 있지?" 

"네가 하는 말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지 알면, 아마 

너도 깜짝 놀랄걸."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이봐." 

헤르미온느는 해리 쪽으로 몸을 바싹 숙였다.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 채, 

헤르미온느를 지켜보고 있던 론도 덩달아 몸을 숙였다. 

"10월 첫 주가 호그스미드를 방문하는 날이라는 거 너도 알지?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그날 마을에서 만나자고 말하면 어떨까? 그럼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잖아?" 

"왜 꼭 학교 밖에서 그래야 하지?" 

론이 물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뭘 하려고 하는지 엄브릿지가 알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헤르미온느는 다시 중국산 깨무는 양배추의 도안을 베끼기 시작했다. 

해리는 다가오는 호그스미드 주말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다. 시리우스가 9월 초에 벽난로를 통해 한 번 나타난 

이후로, 일절 연락도 없었던 것이다. 그들이 시리우스에게 오지 말라고 

말해서 기분이 상했다는 것은 해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시리우스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그곳에 나타나지 않을까 여전히 

불안했다. 만약 호그스미드에서 커다란 검은개가 그들을 향해 거리를 

달려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구나 드레이코 말포이의 코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시리우스가 밖에 나오고 싶어 하는 걸 탓할 수는 없어." 

해리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자신의 근심을 털어놓자, 론이 말했다. 

"시리우스는 2년 동안이나 줄곧 도망 다녔잖아.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닌 줄 알지만, 어쨌든 그는 자유로웠어. 안 그래? 그런데 이제는 그 

끔찍한 집요정과 함께 온종일 갇혀 지내야만 하다니." 

헤르미온느가 론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크리처에 대한 비방을 못 들은 

척 그냥 넘어갔다. 

"문제는 이거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말했다. 

'보-보-볼드모트가-제발, 론 그만 좀 해-겉으로 드러나기 전까지, 

시리우스는 계속 숨어 지내야만 한다는 거야. 그러니까 그 멍청한 

마법부가 덤블도어 교수님이 그자에 대해서 한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시리우스가 무죄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할 

거라는 뜻이지. 일단 그 멍청이들이 진짜 죽음을 먹는 자들을 다시 

잡아들이기 시작하면, 그땐 시리우스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해질 

텐데... 그러니까 내 말은, 예를 들자면 시리우스에게는 그 표식이 없잖아." 

"시리우스가 호그스미드에 나타날 만큼 그렇게 어리석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론이 격려하듯이 말했다. 

"시리우스가 그런 줄 알면 덤블도어 교수님이 펄펄 뛰실 거야. 그리고 

시리우스는 덤블도어 교수님의 말씀을 듣기 싫어도 들어야만 해." 

그래도 해리가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을 짓자, 헤르미온느가 한마디 

거들었다. 

"내 말 좀 들어 봐. 론과 나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의사를 물어봤어. 그랬더니 몇 명이 관심을 

보이더라고, 그래서 그 아이들에게 호그스미드에서 만나자고 말했어." 

"알았어." 

해리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의 생각은 여전히 시리우스 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걱정하지 마, 해리."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시리우스가 아니더라도, 이미 네 걱정거리는 충분해." 

물론 헤르미온느의 말이 맞았다. 해리는 숙제도 제대로 따라가기가 

벅찼다. 비록 이제는 더 이상 저녁마다 엄브릿지와 나머지 공부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사정이 훨씬 더 나아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한편 

론은 해리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숙제가 밀려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일주일에 두 번씩 퀴디치 연습을 해야 했고, 론은 거기에 반장 업무까지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업을 듣고 있으면서도 모든 숙제를 다 끝냈을 뿐만 아니라, 집요정들을 

위한 옷가지를 만들 시간까지 있었다. 해리도 그녀의 뜨개질 솜씨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는 모자와 

양말을 구별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였다. 

호그스미드 방문일 아침이 환하게 밝았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날씨는 좋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 그들은 필치 앞에 길게 줄을 섰다. 

그는 학생들의 이름과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마을을 방문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은 학생들의 명단을 일일이 맞추어 보았다. 문득 시리우스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호그스미드에 가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떠오르자, 

해리는 가슴이 아팠다. 

해리가 필치 앞에 서자, 기숙사 관리인은 해리에게서 뭔가 수상쩍은 

냄새를 맡으려는 듯이 코를 크게 킁킁거렸다. 그러더니 다시 턱을 부르르 

떨며 차갑게 고개를 까닥했다. 해리는 돌계단을 향해서 걸어갔다. 

쌀쌀하지만 청명한 날이었다. 

"필치가 왜 너에게 킁킁거린 거지?" 

론과 해리, 헤르미온느가 나란히 정문으로 향하는 넓은 길을 서둘러 

걸어가고 있을 때, 론이 물었다. 

"똥 폭탄 냄새가 나는지 조사한 것 같아." 

해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에게 깜박 잊고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해리는 시리우스에게 편지를 보낸 후에 필치가 갑자기 나타나서 그 

편지를 내놓으라고 다그쳤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놀랍게도 헤르미온느는 

이 이야기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네가 똥 포탄을 주문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단 말이지? 

하지만 구가 그에게 그런 정보를 주었을까?" 

"나도 몰라." 

해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쩌면 말포이일지도 몰라. 그러고는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했겠지." 

그들은 날개 달린 멧돼지 동상이 세워져 있는 높은 돌기둥 사이를 

걸어갔다. 그리고 마을을 향해 왼쪽으로 돌아섰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말포이?" 

헤르미온느는 의심스러운 듯이 물었다. 

"글쎄... 어저면..." 

헤르미온느는 호그스미드로 가는 동안, 줄곧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갈 거야?" 

해리가 물었다. 

"스리 브룸스틱스?" 

"어- 아니야." 

헤르미온느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아니야. 거긴 항상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끄러워. 아이들에게 호그스 해드 

술집에서 만나자고 했어. 너도 알다시피 호그스 해드는 대로변에서 좀 

떨어져 있으니까. 나도 저기가 좀... 그저 그렇다고 생각해. 하지만 

학생들은 거길 잘 안 가니까. 누가 엿들을 염려는 없을 거야." 

중앙로를 따라 걷던 그들은 종코의 장난감 가게 앞을 지나쳤다. 가게 

안에는 당연히 프레드와 조지와 리 조던의 모습이 보였다. 

한편 우체국에서는 부엉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골목 끝에서 작은 여관이 있는 옆길로 빠졌다. 문 위에 걸린 녹슨 

봉에는 낡은 나무 간판이 매달려 있었다. 그 간판에는 목이 잘린 멧돼지의 

머리가 하얀 보자기 위에 피를 뚝뚝 흘리며 놓여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간판이 바람에 흔들리며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세 사람은 문 밖에서 망설이며 잠시 서 있었다. 

"자, 들어가자." 

헤르미온느가 약간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스리 브룸스틱스와는 달랐다. 그곳의 커다란 바는 따뜻하고 

정갈한 인상을 풍겼다. 하지만 호그스 해드는 시커멓게 그을음이 앉은 

협소하고 더러운 방 하나가 전부였다. 게다가 염소 우리 같은 지독한 

냄새가 풍겼다. 창문에는 먼지가 뽀얗게 끼어서 햇빛조차 들어올 수 

없었다. 그 대신 거친 나무 탁자 위에 놓인 양초 토막에 불을 밝혀 놓았다. 

처음에는 흙을 다져서 바닥을 만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해리는 수세기 동안 쌓여 온 듯한 흙먼지 밑에 돌이 깔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리는 호그와트에 입학한 첫 해에 해그리드가 이 술집에 대해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호그스 해드에 가면 괴상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거든." 

해그리드는 이곳에서 두건을 쓴 낯선 사람에게서 용의 알을 얻게 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그 당시에 해리는 어째서 

해그리드가 그 낯선 사람이 줄곧 얼굴을 가리고 있었던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얼굴을 

가리는 것이 호그스 해드 술집의 유행인 모양이었다. 술집 안에는 더러운 

회색 붕대로 얼굴 전체를 칭칭 동여맨 남자 한 명이 있었다. 그 사람은 

갈라진 붕대 틈새 입속으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뭔가를 끊임없이 부어 

넣고 있었다. 

다른 두 사람은 두건을 뒤집어쓴 채, 창가 옆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그들이 강함 요크셔 사투리로 떠들고 있지만 않았더라면, 해리는 그자들을 

디멘터가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다. 벽난로 옆의 어두운 한쪽 구석에는 

두꺼운 검은 베일을 발끝까지 내려뜨린 마녀 한 명이 앉아 있었다. 베일이 

약간 앞으로 튀어나온 것을 보고 겨우 코의 위치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헤르미온느, 난 잘 모르겠어.' 

카운터를 향해 걸어가면서 해리가 속삭였다. 그는 특히 베일을 쓴 

여자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저 여자가 혹시 엄브릿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드니?" 

헤르미온느는 대충 길이를 재 보듯이 베일을 쓴 여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엄브릿지는 저 여자보다 훨씬 작아." 

헤르미온느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게다가 설사 엄브릿지가 여기 왔다고 해도, 우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내가 학교 교칠을 두 번, 세 번 살펴보앗거든.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위반하지 않았어. 나는 특별히 플리트윅 교수님께 학생들이 

호그스 해드에 가도 되냐고 물어보았지. 교수님은 괜찮다고 하시면서 

반드시 자기 잔을 따로 가져갈 것을 강조해서 말씀하시더군. 그 이외에도 

공부 모임이나 숙제 모임에 관해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다 조사해 봤는데, 

전혀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 난 다만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쓸데없이 

과시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건 안 되지. 더구나 네가 계획하고 있는 게 꼭 숙제 모임은 아니잖아, 

안 그래?"' 

술집 주인과 뒷방에서 나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주인은 회색 수염과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무뚝둑하게 생긴 노인이었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그의 모습이 왠지 해리의 눈에 낯익었다. 

"뭐냐?" 

술집 주인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버터 맥주 세 병 주세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술집 주인은 카운터 밑으로 몸을 숙이더니 먼지가 

잔뜩 앉은 더러운 맥주병 세 개를 꺼내 카운터 위에 탁 내려놓았다. 

"6시클이다." 

"내가 낼게." 

해리가 선뜻 앞으로 나서며 은화를 내밀었다. 술집 주인은 그를 한 번 

훑어보더니 잠깐 동안 그의 이마에 난 흉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낡은 나무 돈궤에 해리의동전을 집어넣었다. 그 돈궤 서랍이 

저절로 쓱 열리면서 동전을 받았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카운터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더러운 회색 붕대를 몸에 칭칭 감은 남자가 손가락으로 카운터를 톡톡 

두드리더니 술집 주인으로부터 또다시 김이 나는 술잔을 받았다. 

"너희들 그거 알아?" 

론이 카운터 쪽을 열심히 넘겨다보면서 속삭였다. 

"여기서는 뭐든지 우리 마음대로 주문할 수 있어. 내가 장담하는데 저 

늙은이는 우리에게 무슨 술이든 상관하지 않고 팔거야. 사실 나는 항상 

파이어위스키를 한번 먹어 보고 싶었는데-." 

"론 너는- 반장-이야." 

헤르미온느가 론을 구박했다. 

"오, 그래...." 

론의 얼굴에서 기대에 찬 미소가 싹 사라졌다. 

"그런데 우리랑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 누구니?" 

해리가 녹슨 버터 맥주 병뚜껑을 손으로 돌려 열면서 물었다. 

"그냥 몇 사람 있어." 

헤르미온느는 아까와 똑같은 대답을 되풀이하면서 시계를 쳐다보더니, 

초조한 표정으로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명히 그 아이들에게 이 시간쯤 여기 있을 걸고 말했는데. 이 장소를 

모를 리도 없고- 오, 저기, 이제 오는 것 같아." 

그 순간 술집 문이 열렸다. 잠깐 동안 한 줄기 강렬한 햇살이 뽀얗게 

먼지 낀 술집 안을 비추더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한 무리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제일 먼저 들어온 사람은 딘과 라벤더와 네빌이었다. 그 뒤를 이어서 

패르바티와 파드마 패틸이 초와 함께 (이 순간 해리는 속이 뒤지어지는 것 

같았다) 나타났다. 초의 옆에는 늘 킬킬 거리며 그녀의 뒤를 따라다니는 

여학생들이 있었다. 그리고 루나 러브굿의 모습도 보였다(그녀는 마치 

아무 생각 없이 우연히 따라 들어온 사람처럼 몽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외에도 케이티 벨, 앨리샤 스피넷, 안젤리나 존슨, 콜린과 

데니스 크리비, 어니 맥밀란, 저스틴 핀치 플레츨리, 한나 아보트, 이름은 

잘 모르지만 한 가닥으로 길게 머리를 땋은 후플푸프의 여학생, 그리고 

래번클로의 남학생인 안토니 골드스틴과 마이클 코너, 테리 부트가 

있었다.곧이어 지니가 나타나고, 바로 뒤에 키가 크고 빼빼 마른, 들창코에 

금발의 남학생이 따라왔다. 해리가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아마도 

후플푸프 퀴디치 팀 선수들 중의 한 명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제일 

뒤에 프레드와 조지가 그들의 친구인 리 조던을 이끌고 들어왔다. 그들 세 

사람은 종코이 장난감 가게에서 산 물건들로 가득 찬 커다란 봉투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냥 몇 사람이라고?" 

해리가 쉰 목소리로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이게 그냥 몇 사람이란 말이야?" 

"글쎄, 내 제안이 꽤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야." 

헤르미온느가 신이 나서 말했다. 

"론, 의자를 더 갖고 올래?" 

한 번도 빤 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더러운 행주로 유리잔을 닦고 있던 

술집 주인은 그대로 얼어붙은 듯 동작을 멈추었다. 이 술집이 이렇게 

붐비기는 난생 처음인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제일 먼저 카운터로 다가간 프레드가 재빨리 모인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렸다. 

"버터 맥주... 스물다섯 병 주세요." 

술집 주인은 한동안 그를 노려보더니, 마치 대단히 중요한 일을 하다가 

방해를 받은 사람처럼 짜증스럽게 행주를 휙 집어던졌다. 그리고 카운터 

밑에서 뽀얗게 먼지 앉은 버터 맥주병을 꺼내기 시작했다. 

"건배." 

프레드가 맥주병을 아이들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모두들 돈 좀 털어 봐. 난 이 맥주 값을 전부 낼 만한 돈이 없어." 

해리는 왁자지껄 떠들면서 프레드에게 맥주병을 건네받고 있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황망하게 바라보았다. 그들은 제각기 호주머니를 뒤져서 

동전을 꺼내고 있었다. 해리는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왜 이 자리에 

모였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때 문득 어쩌면 이 아이들이 자신에게 

어떤 연설 같은 것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이 들자, 

헤르미온느를 재빨리 돌아보았다. 

"도대체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한 거야?" 

해리는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 

"아이들이 뭘 기대하고 온 거지?" 

"벌서 말했잖아. 저 아이들은 단지 네가 하는 말을 듣고 싶어 할 

뿐이야." 

헤르미온느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해리가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자, 헤르미온느는 재빨리 덧붙여 

말했다. 

"너는 아직 아무 말도 할 필요 없어. 내가 먼저 말을 할 테니까." 

"안녕, 해리." 

맞은편에 앉아 있던 네빌이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해리도 미소를 

지으며 답례를 하려고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입 안이 바싹바싹 

말랐다. 론의 오른편에 앉아 있던 초가 그에게 미소를 던졌다. 하지만 초의 

친구인 곱슬곱슬한 붉은 머리의 여학생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해리에게 

줄곧 의심스런 눈초리를 던지고 있었다. 자기는 결코오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다. 

새로 도착한 두세 명의 아이들이 해리의 옆에 앉았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잔뜩 들떠 있는 얼굴이었고 다른 아이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 

있었다. 오직 루나 러브굿만이 꿈꾸듯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제각기 의자를 차지하고 나자, 침묵이 찾아왔다.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일제히 해리에게 쏠렸다. 

"흠, 흠." 

헤르미온느가 잔뜩 긴장한 듯, 보통 때보다더 가늘고 높은 목소리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음- 안녕." 

아이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옮겨 갔다. 하지만 간간이 계속해서 해리를 

돌아보았다. 

"음... 저기... 너희들도 우리가 여기 왜 모였는지 알 거야. 음... 

그러니까... 여기 해리가 제안할 게 한 가지 있다고 하는데, 아니, 내 말은 

(이때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나에게 한 가지 제안이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만약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음, 내 말은 진짜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 말이야. 엄브릿지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그런 쓰레기 말고(갑자기 헤르미온느의 목소리가 훨씬 

강해지고 자신감에 넘치기 시작했다). 그런 걸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거야." 

"맞아, 맞아." 

안토니 골드스틴이 맞장구를 치자, 헤르미온느는 더욱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하면 좋을것 같다고 

생각했어."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힐끗 곁눈질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한마디로 우리 자신을 제대로 방어할 수 있는 법을 배우자는 거지. 

그냥 이론이 아니라 진짜 주문을 쓸 수 있는 법을-" 

"하지만 너도 어둠의 마법 방어술 O.W.L.에 합격하고 싶잖아, 안 그래?" 

마이클 코너가 물었다. 

"물론이야." 

헤르미온느가 즉시 대답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이 아니야. 난 방어술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왜냐하면... 왜냐하면...." 

헤르미온느가 깊이 심호흡을 하더니, 망설이던 말을 끝냈다. 

"볼드모트가 돌아왔거든."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예상했던 반응을 보였다. 초의 친구들은 비명을 

지르며 버터 맥주를 엎질렀고 테리 부트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 경련을 

일으켰다. 파드마 패틸은 부르르 몸을 떨었고 네빌은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다가 간신히 자신을 다잡아 기침을 하는 척했다. 이제 아이들은 일제히 

해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어쨌든... 그게 우리 계획이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만약 너희들이 우리 계획에 참여하고 싶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왔다는 증거가 어디 있지?" 

금발의 후플푸프 퀴디치 선수가 다소 도전적으로 물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그 사실을 믿고-" 

헤르미온느가 입을 열자마자, 금발의 남학생은 해리를 향해 고갯짓을 

하면서 말을 가로막았다. 

"그게 아니라, 덤블도어 교수님은 저 아이 말을 믿는 거겠지." 

"넌 도대체 누구야?" 

론이 시비조로 물었다. 

"나는 자카리아스 스미스야." 

남학생이 대답했다. 

"우리는 저 아이가 무슨 근거로 그 사람이 돌아왔다고 말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거 봐. 그 아이는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목적과는 별로-" 

헤르미온느가 황급히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괜찮아, 헤르미온느." 

해리가 입을 열었다. 

해리는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왜 이 자리에 모였는지, 그 이유를 방금 

깨달았던 것이다. 헤르미온느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미리 예상했어야만 

했다. 이 중에 몇몇 사람들은- 어쩌면 거의 대부분이- 해리의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 자리에 온 것이다. 

"내가 무슨 근거로 그 사람이 돌아왔다고 말하느냐고?" 

해리는 자카리아스의 얼굴을 똑바로 쏘아보며 물었다. 

"나는 그자를 봤어.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이 작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전교생 앞에서 말씀하셨잖아. 만약 네가 교수님의 말씀을 

믿을 수 없다면, 내 말도 믿지 못하겠지. 난 그런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오후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아." 

해리가 말을 하는 동안, 모든 아이들이 숨을 죽이고 듣고 있었다. 심지어 

술집 주인까지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다. 주인은 더러운 

행주로 똑같은 유리잔을 계속 닦으면서 점점 더 더럽게 만들고 있었다. 

자카리아스는 경멸하는 어조로 말했다. 

"지난해에 덤블도어 교수가 우리에게 해준 말은 고작해야 케드릭 

디고리가 그 사람의 손에 죽었다는 것뿐이었어. 그리고 네가 케드릭의 

시체를 가지고 호그와트로 돌아왔다는 사실뿐이었지. 상세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해주지 않았다고 디고리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어. 나는 우리 모두 그걸 알아야-" 

"만약 네가 원하는 게 볼드모트가 사람을 어떻게 죽이는지 정확히 듣고 

싶은 거라면, 난 널 도와줄 수 없어." 

해리가 딱 잘라 말했다. 요즘 들어 항상 폭발 직전에 있었던 해리의 

분노가 또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해리는 도전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자카리아스 스미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특히 초의 얼굴은 절대 

쳐다보지 않을 작정이었다. 

"난 케드릭 디고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알겠어? 네가 

그거 때문에 여기 온 거라면, 지금 당장 나가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해리는 돌아서서 헤르미온느를 노려보았다. 모든 게 그녀의 

잘못처럼 여겨졌다. 헤르미온느는 그가 무슨 정신 나간 별종이라도 되는 

것처럼 선전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아이들은 그의 이야기가 얼마나 

황당한지를 들으려고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카리아스 스미스조차도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해리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헤르미온느가 또다시 높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럼... 아까 말했던 것처럼... 혹시 너희들이 방어술을 배우고 싶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얼마나 자주 만나고 어디서 연습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네가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다는 게 사실이니?" 

머리를 한 가닥으로 길게 땋은 여학생이 불쑥 끼어들었다. 

이 말을 듣자, 아이들이 흥미로운 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해리는 다소 주저하며 말했다. 

"진짜 실체를 가진 패트로누스를 말이야?" 

이 말을 듣자, 해리의 기억 속에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혹시 본즈 여사를 알고 있니?" 

해리가 물었다. 그 여학생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분이 우리 고모야. 나는 수잔 본즈야. 고모가 너의 청문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 그런데- 그게 정말이야? 네가 수사슴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다는 게?" 

"맞아." 

해리가 말했다. 

"굉장하다, 해리!" 

리가 몹시 감동받은 표정으로 소리쳤다. 

"난 그런 줄 전혀 몰랐어." 

"우리 엄마가 론에게 소문을 내지 말라고 당부했거든." 

프레드가 해리를 보며 씩 웃었다. 

"지금만으로도 너는 충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씀하셨지." 

"틀린 말씀은 아니지." 

해리가 힘없이 중얼거리자, 몇몇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순간 

베일을 쓰고 혼자 않아 있던 마녀가 약간 몸을 뒤척거렸다. 

"덤블도어의 방에 있는 칼로 바실리스크를 죽이기도 했다면서?" 

테리 부트가 물었다. 

"벽에 걸린 초상화 중 한 명이 나에게 말해 주었어. 작년에 내가 그 

방에 들어갔을 대 말이야.' 

"어- 그래. 그랬어." 

해리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러자 저스틴 핀치 플레츨 리가 휘파람을 

불었다. 크리비 형제는 경탄하는 눈빛을 서로 주고받았으며, 라벤더 

브라운은 '우와!' 하고 나지막이 탄성을 질렀다. 

해리는 목덜미 근처가 약간 따끈따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초만 빼놓고는 누구든 당당하게 쳐다볼 수 있었다. 

"우리가 신입생이었을 때에는 마술의 돌을 구해 내기도 했어." 

네빌이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마법사의 돌이야." 

헤르미온느가 핀잔을 주었다. 

"그래. 어쨌든 그걸 그 사람으로부터 구해 냈지." 

네빌이 말을 끝냈다. 한나 아보트의 눈이 거의 금화만큼이나 

휘둥그레졌다. 

"게다가 작년 트리위저드 시합에서 그 모든 시험을 다 통과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 

초가 한마디 거들었다.(해리의 시선이 재빨리 그녀에게 향했다. 토는 

그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해리는 또다시 뱃속이 요동치는 

것 같았다.) 

"용이랑 인어, 애크로맨투라, 그리고 여러 가지 괴물들을 다 

통과했잖아." 

식탁에 둘러앉은 아이들이 감탄하며 웅성거렸다. 해리는 속이 

울렁거렸다. 해리는 너무 기뻐하는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초에게 

칭찬을 듣고 나자. 해리는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말을 하기가 더욱더 

망설여졌다. 

"얘들아." 

그 순간 아이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나... 나는 일부러 겸손한 척하려는 게 아니야. 하지만... 나는 그런 일을 

할 때마다 도움을 많이 받았어." 

"용과 싸울 때는 그렇지 않았잖아." 

마이클 코너가 즉시 반박했다. 

"정말 멋있는 비행 솜씨였어." 

"올여름에 디멘터와 싸울 때도 너 혼자서 했어." 

수잔 본즈가 말했다. 

"아니야, 그게 아니야. 그래, 어떤 일은 아무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해내기도 했어.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해리가 말끝을 흐렸다. 

"너는 우리에게 그런 것들을 하나도 보여 주지 않고 그냥 꽁무니를 

빼려는 거니?" 

자카리아스 스미스가 말했다. 

"우리도 다 생각이 있어. 넌 가만히 입 좀 다물고 있을 수 없니?" 

해리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론이 말을 가로챘다. 아마도 '꽁무니를 

뺀다'는 말에 특히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 어쨌든 론은 자카리아스를 한 

방 때려 주면 더 이상 소원이 없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자카리아스가 얼굴을 붉혔다. 

"글세, 우리는 모두 해리에게서 마법을 배우려고 이 자리에 왔는데, 이제 

와서 저 녀석이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잖아." 

자카리아스가 중얼거렸다. 

"해리가 한 말은 그런 뜻이 아니야." 

프레드가 그를 윽박질렀다. 

"우리가 네 녀석 귓구멍 청소를 좀 해줄까?" 

조지는 종코의 장난감 가게 봉투 안에서 길고 날카롭게 생긴 금속 

도구를 꺼내 들고 위협적으로 물었다. 

"아니면 귀 말고 네 몸 어디든 파 주지. 우린 이걸로 어딜 찌르든 

상관없으니까 말이야." 

프레드가 장단을 맞추었다. 

"어서 하던 이야기나 계속하자." 

헤르미온느가 황급히 끼어들었다. 

"어쨌든 요점을 정리하면, 모두 다 해리에게 마법을 배우는데에 동의한 

거지?" 

동의를 표시하는 낮은 목소리들이 있었다. 오직 자카리아스만이 팔짱을 

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어저면 프레드의 손에 들린 무시무시한 

도구를 눈으로 연신 살피느라 너무 바빴는지도 몰랐다. 

"좋아." 

헤르미온느는 마침내 어떤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에 크게 안도하는 것 

같았다. 

"그럼, 다음 문제는 알마나 자주 모이느냐 하는 거야. 내 생각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만나면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은데-" 

"잠깐만." 

안젤리나가 제동을 걸었다. 

"반드시 퀴디치 연습 시간과 겹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해두고 싶어." 

"물론이지. 우리 팀 연습 시간과도 겹치면 안 돼." 

"우리 팀도 마찬가지야." 

자카리아스 스미스도 한마디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 모두 괜찮은 저녁 시간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약간 짜증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야. 우린 지금 보-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과 맞서서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배우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라고-" 

"그래, 말 한번 잘했어!" 

어느 맥밀란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해리는 훨씬 전부터 그가 

뭐라고 한마디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어쩌면 올해 

우리가 해야 할 다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할지 몰라. 심지어 앞으로 치르게 

될 O.W.L. 보다도 더 말이야!" 

그리고 맥밀란은 진지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누군가 '절대 

아니야!' 라고 소리치며 나서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자,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나는 이렇게 결정적인 시기에 마법부가 왜 그런 쓸모없는 

선생을 우리 학교에 억지로 집어넣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분명히 

마법부 사람들은 그 사람의 부활을 부인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방어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선생을 우리에게 보낸 것은-." 

헤르미온느가 끼어들었다. 

"우리 짐작에 엄브릿지가 우리에게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가르쳐 주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그 여자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 학교의 학생들을 일종의 

사병으로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지. 덤블도어 교수님이 우리를 

동원해서 마법부와 맞서려고 한다는 거야." 

이 말을 듣자, 거의 모든 아이들이 기절할 듯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직 단 한 사람, 루나 러브굿만 새된 목소리로 떠들었다. 

"그래, 그럴듯한 말이야. 어쨌든 코넬리우스 퍼지는 자기 개인 군대를 

거느리고 있잖아." 

"뭐라고?" 

이 뜻하지 않은 정보에 해리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렇다니까. 퍼지는 힐리오패스 군대를 거느리고 있어." 

루나가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헤르미온느가 반박을 했다. 

"맞아, 있다니까." 

루나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근데 힐리오패스가 뭐야?" 

네빌이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건 불의 정령이야." 

루나가 열심히 설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툭 튀어나온 

눈을 크게 부릅뜨자,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 

"덩치가 크고 온몸이 활활 타오르는 생물인데, 온 사방을 뛰어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뭐든 태워 버리지." 

"그런 건 없어, 네빌." 

헤르미온느가 딱 잘라 말했다. 

"아니야, 있어!" 

루나가 버럭 화를 냈다. 

"미안하지만 그런 증거가 어디 있어?" 

헤르미온느가 쏘아붙였다. 

"수많은 목격자들이 잇지. 단지 네가 너무 편협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넌 모든 걸 네 코앞에 직접 들이대야 직성이 풀리는-" 

"흠, 흠." 

지니가 너무나 그럴듯하게 엄브릿지의 흉내를 냈기 때문에 몇몇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쳐들었다가,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지니가 

소리쳤다. 

"도대체 앞으로 얼마나 자주 만나서 방어술 연습을 할지는 안 정할 

거야?" 

"그래, 네 말이 맞아, 지니." 

헤르미온느가 재빨리 지니의 말에 찬성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 제일 좋을것 같아." 

리 조던이 제안했다. 

"하지만 반드시-" 

안젤리나가 또다시 앞으로 나섰다. 

"알아, 알아. 퀴디치 연습 말이지.' 

헤르미온느가 마음이 급한 듯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그거 말고도 결정할 게 또 있어. 앞으로 어디서 만나느냐 하는 거야." 

이것은 조금 더 어려운 문제였다. 선뜻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도서관을 어떨까?" 

잠시 후에 케이티 벨이 의견을 냈다. 

"우리가 도서관 안에서 마법을 쓰는 걸 핀스 부인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해리가 말했다. 

"그럼 사용하지 않는 빈 교실은?" 

딘이 다른 의견을 냈다. 

"그래. 맥고나걸 교수님이라면 자기 교실을 쓰도록 허락해주실 거야. 

해리가 트리위저드 시합을 위해 연습을 할 때도 허락해 주셨잖아." 

하지만 이번에는 맥고나걸 교수님도 쉽게 허락해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해리는 잘 알고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공부 모임이나 숙제 모임은 합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모임은 훨씬 더 불온하게 받아들여질 것이 분명했다. 

"좋아. 그럼 어디 다른 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첫 번째 모임을 위한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너희들 모두에게 

연락할게." 

헤르미온느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양피지와 깃펜을 꺼내놓고 잠시 

망설였다. 뭔가 말하기 힘든 말을 꺼내기 위해서 마음을 단단히 다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 나는 모두들 여기에 자기 이름을 적었으면 좋겠어. 그래야 누가 이 

자리에 왔었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또 한 가지...." 

헤르미온느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모두들 이 일에 대해서 절대 발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해야만 할 것 

같아. 그러니까 너희들이 여기다 서명을 하면, 엄브릿지나 어느 누구에게도 

이 일에 대해서 말하지 않겠다고 동의하는 것이 되는 거야." 

프레드가 제일 먼저 양피지를 집어 들더니 서슴없이 자기 이름을 썼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자기 이름을 종이에 적어야 한다는 말을 듣자, 

주저하며 난처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어...." 

조지가 양피지를 넘겨주자, 자카리아스는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은근히 

꽁무니를 뺐다. 

"나는 우리가 언제 모일지 어니한테서 들으면 될 것 같아." 

하지만 어니도 이름을 적는 일을 꺼림칙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가 눈을 치켜뜨며 그를 노려보았다. 

"우- 우린 방장이잖아." 

어니의 입에서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다. 

"혹시라도 이 명단을 들키기라도 하면... 그러니까 내 말은... 아까 너도 

말했듯이... 엄브릿지가 이걸 발견이라도 하면...." 

"바로 네 입으로 이 모임이야말로 올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하지 않았니?" 

헤르미온느가 그의 기억을 일깨워 주었다. 

"내가 보기엔- 그래." 

어니가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 

"맞아. 난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어니, 넌 정말로 내가 이 명단을 아무 데나 보관할 거라고 생각하니?" 

헤르미온느가 따지듯이 물었다. 

"아니, 아니야. 물론 아니겠지." 

어니는 약간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나- 나는- 그래, 이름을 적을게." 

어니 이후로는 아무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 오직 초의 친구만이 자기 

이름을 적기 전에 원망하는 눈길로 초에게 한 번 던질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자카리아스까지 서명을 하고 나자, 헤르미온느는 양피지를 

다시 말아서 조심스럽게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이제 아이들 사이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마치 어떤 중요한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난 

듯한 표정이었다. 

"자, 시간이 자꾸 가고 있어." 

프레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단호하게 말했다. 

"조지와 리, 그리고 나는 아주 예민한 성질의 물건을 좀 사야 할 게 

있어서, 그만 먼저 갈게." 

나머지 아이들도 두세 명씩 짝을 지어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초는 

자리를 떠나기 전에 가방이 확실히 잠겼는지 확인하느라 시간을 끌었다.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앞으로 흘러내려서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여자 친구는 팔짱을 낀 채, 혀를 쯧쯧 차면서 그 옆에 딱 

버티고 서 있었다. 결국 초는 친구와 함께 떠날 수밖에 없었다. 친구가 

연신 문 쪽으로 등을 떠미는 와중에도, 초는 뒤를 돌아보며 해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일이 아주 잘된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신이 나서 떠들었다. 이제 그녀와 해리, 론은 밝은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호그스 해드 밖으로 걸어 나오는 중이었다. 해리와 론은 

아직도 손에 버터 맥주병을 쥐고 있었다. 

"자카리아스 녀석은 골치덩어리야." 

론은 저 멀리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는 스미스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말했다. 

"나도 걔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헤르미온느도 인정했다. 

"하지만 후플푸프 테이블에서 내가 어니와 한나에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 말을 엿듣고는 자기도 정말 오고 싶다고 하잖아. 그러니 내가 뭐라고 

말할 수가 있겠어?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은 것도 사실이잖아. 

솔직히 마이클 코너와 그 친구들은 지니와 함께 오는 게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거야." 

버터 맥주의 마지막 한 모금을 들이켜고 있던 론은 이 말을 듣자, 왝 

하고 구역질을 하면서 입에 든 맥주를 내뿜었다. 

"그 녀석이 뭐라고?" 

론이 벌컥 화를 내며 빠르게 지껄였다. 빨갛게 달아오른 그의 귀는 흡사 

뻘건 날고기 조각을 말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내 여동생이- 내 여동생이 마이클 코너와 함께 다닌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마이클 코너와 그 친구들이 여기 온 건 순전히 그 때문이야. 물론 그 

아이들도 방어술을 배우는 데 관심이 있는 건 확실해. 하지만 지니가 

마이클에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이야기해 주지 않았더라면-" 

"도대체 언제 그랬다는 거야? 언제부터 지니가?" 

"작년 말에 있었던 크리스마스 무도회에서 두 사람이 만나서 어울리기 

시작했어." 

헤르미온느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리고 하이가로 접어들자, 

스크리벤샤프트의 깃펜 가게 앞에서 걸음이 멈추었다. 가게 진열장에는 꿩 

깃털로 만든 멋진 깃펜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음... 나는 새 깃펜을 좀 사야겠어." 

헤르미온느는 가게로 들어갔다. 론과 해리도 그 뒤를 따라갔다. 

"그 중에 어떤 녀석이 마이클 코너였어?" 

론이 격렬하게 따져 물었다. 

"검은 머리."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어쩐지 그 녀석이 싫었어." 

론이 주저 않고 말했다. 

"그거 참 놀랍구나." 

헤르미온느가 속삭이듯 말했다. 

"하지만 난 지니가 해리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론은 헤르미온느의 뒤를 따라서 깃펜이 든 구리 항아리들이 줄지어 

늘어선 선발 옆을 지나갔다. 헤르미온느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론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물론 한때는 해리를 좋아했었지. 하지만 이미 몇 달 전에 해리를 

포기했어. 물론 그렇다고 지니가 너를 싫어한다는 건 아니야." 

헤르미온느는 검은색과 황금색이 섞인 긴 깃펜 하나를 열심히 

살펴보면서, 친절하게 해리를 향해 한마디 덧붙였다. 

한편, 아직까지도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초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에 

꽉 차 있던 해리는 론만큼 이 화제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론은 

분노로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때 문득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어떤 사실을 떠올렸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말해 주는 거지?" 

론이 헤르미온느를 추궁했다. 

"지니는 내 앞에서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단 말이야." 

"바로 이거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래, 이걸 가야겠어." 

헤르미온느는 계산대로 가서 15시클과 2크넛을 건네주었다. 그동안에도 

론이 여전히 씩씩거리며 옆에 붙어 있었다. 

"론, 네가 이러니까 그동안 지니가 마이클을 사귄다는 말을 너에게 하지 

않은 거야." 

뒤로 돌아서다가 그만 론의 발을 밟아 버린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지니는 네가 안 좋아할 줄 알고 있었던 거지. 그러니까 그 이야기는 

제발 그만 해." 

"그게 무슨 소리야? 누가 안 좋아한다고 그래?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론은 거리를 내려가는 동안 줄곧 입속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눈짓을 하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론은 

여전히 마이클 코너에 대해서 욕설과 악담을 퍼붓고 있었다. 

"마이클과 지니는 그렇다고 치고... 너와 초는 어떻게 됐니?" 

"그게 무슨 뜻이야?" 

해리가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마치 그의 몸속에서 부글부글 물이라도 끓고 있는 것 같았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얼굴은 차가운 날씨 속에 더욱 두드러졌다. 

"글쎄, 초는 너에게서 도통 눈을 떼지 못하던걸, 안 그래?" 

헤르미온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날 해리는 호그스미드가 이토록 아름다워 보이기는 생전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3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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