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12. 초반 빌런 김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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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발. 무슨 카사노바 같은. 아니, 뭐 암튼 완전히 레즈로 각인된 것 같다.
그리고 한수지, 레이나 코인은 뭐야.
입에서 시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최시우까지 나왔다.
아니, 난 발기된 남성의 성기를 내 구멍에 넣을 생각이 없다고.
“잠깐, 연애를 안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여기다가 나는 인간불신이라 남자, 여자 다 싫어합니다 하면 되는 거 아냐?”
한 번 써보기로 했다.
제목: 유은하 인간 불신이라 아무도 안 좋아함
내가 중학생 때 봤는데, 쟤 남자도 여자도 안 좋아함.
평생 혼자 살 거라는데.
지랄 ㄴ 그럼 서큐버스나 용인, 슬라임이랑 비비겠냐? 그리고 중딩 때 이야기는 왜함?
시발 서큐버스 백합 가위는 존나 꼴리는데.
자고로 암컷은 쥬지를 넣는 자궁큥큥 섹스를 해야 하는 법이지.
대놓고 대련장에서 한수지랑 레이나 엉덩이 치면서 작업거는 거 보면 모르겠냐? 유은하 걔 진짜 크싸레야.
소문으로는 유녀도 안 가린다더라.
유부녀겠지 시발. 몸집차이가 얼만데 유녀랑 그게 되겠냐.
아니 본인이 적었는데 크싸레 취급을 받고 있네.
한수지한테 레즈라고 각인한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했는데. 얘네들은 왜 이리 불타는 거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유녀는 아니지.
아, 유부녀는 좀 꼴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최소한 유녀는 아니다.
그래. 어차피 꿈이다. 레즈 취급받는 게 뭐 어때?
시우 그 미친놈은 틀림없이 NTR성향의 쓰레기 새끼다. 꿈이니 그딴 설정이 붙은 거다. 나중에 자기 아내 생기면 나한테 가위치기 하라고 던져줄 놈이다.
그래. 난 당당히 레즈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븝미쟝도 제법 예뻤는데.”
컨셉은 테이프로 입막으면 되고, 한번 해볼.
아니, 그건 강간이잖아. 일단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김승준 그 시발놈이지. 그 놈을 빨리 처리하고 싶은데. 괴인이 된 그 놈을 시우가 죽여야 성장을 한다.
그런 시련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그냥 두고 보기에는 짜증나는데.
애초에 그놈 지금 나를 노리고 있잖아. 뭔가 원작과는 완전히 비틀어졌어.
“설마. 설마 하는데, 나 때문에 괴인이 되는 미친 짓은 하지 않겠지. 애초에 신검 못 먹었다고 지랄 난 놈이잖아.”
애초에 최시우 그 놈이 문제다.
이상하다. 원작에서는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다. 정의롭고, 자기가 믿는 것을 밀어붙이는 모자란 놈이지만, 신검만 믿고 까불지 않았고, 오히려 신검이 최시우를 단련하기 위해 마냥 힘을 빌려주지도 않았다.
물론, 신검이 그릇도 안 되는 애한테 힘을 퍼붓는다면 오히려 화신이 죽기 때문에 빌려주고 싶어도 못 빌려주는 것도 있지만.
원작에서 최시우는 김승준을 상대로 고전한다.
“어떻게 할까.”
진짜 아카데미 안 가는 것이 답아닐까?
솔직히 꿈 깰 때 되지 않았나.
“자살이라도 하면 이 꿈 깰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
여전히 저 검은 정장의 아저씨는 대답이 없다. 말을 말지.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만도 없다. 김승준을 그대로 두면 아카데미가 위험하다. 아카데미가 반은 먹고 들어가는 원작인데 김승준의 깽판에 말아먹는다는 소리다.
가속을 연달아 쓰면 김승준 정도는 처리할 수 있다.
아니면 도망치던가.
일단 최시우의 행보도 중요해. 그놈이 왜 무슨 이유로 저리 여유롭게 구는지. 본래 그놈은 유진석을 동경해서, 어떻게든 유진석처럼 강해지겠다고 잠자고 밥처먹는 시간 제외하고는 검휘두르는 또라이다.
그런데 그 돌아이가 팔자 편히 내가 하는 짓을 구경한다.
“나 실험용 기니피그 같은데?”
대체 저 새기가 무슨 생각인지 궁금한 한데. 또 막상 물어보면 답해줄 것 같지도 않은 게 문제다.
일단 지금으로써는 별방법이 없다.
이벤트에 따라가 주는 수밖에. 내가 가진 거라고는 결국 친화력을 제외하고 가속에 병렬회로 뿐이니까.
그럼 김승준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 자식에 대한 프로필은 그저 아카데미에서 나대는 놈. 그것 외에는 없으니까. 원작이 비틀어진 이상 그놈에게 어떤 설정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금태양이 내게 명함 하나를 줬다.
백발 누님 여기 내가 몰래 운영하는 건데.
미친놈 불법클럽같은 거지?
아니, 누님 이거 나 학비벌려고 하는 거야. 흥신소 같은 거라구. 오늘 누님 덕에 살았으니까 한 번은 무료로 서비스해줄게.
사실 다시 연락하기는 싫다. 그렇잖아. 금태양이다. 레이나나 한수지 같은 엉덩이 치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멍청이들은 쉽게 넘어간다고.
그래서는 곤란하지. 히로인들은 훗날 7대 죄악을 상대하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게이트를 처단해야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살고 봐야한다.
아니, 꿈인데도 생존본능은 있더라. 그래서 일단 주문을 넣기로 했다.
띠링
금태양에게 문자를 보낸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답변이 왔다.
NTR전문배우: 누님 이 새끼 고안데요?
유은하: 이몸도 고아야 시발놈아. 그거 빼고.
NTR전문배우: ㅈㅅ 그리고 그거 말고는 아카데미 시간 빼고 집에서 수상한 짓을 한다는 것과 또 그것을 빼면 신검에 대한 온갖 정보를 끌어모으는 것?
그 수상한 짓이 어쩌면 괴인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군.
신검에 대해서 알아본다라.
아! 그걸 잊고 있었네. 원래 유은하는 존재감이 없어서 묻혔지만 신검사용자 유진석의 동생이다.
그러니 자기가 신검을 못가지게 되었으니, 그 여동생인 나한테 열폭하는 거다. 더군다나 강하니까 그게 밖으로 나온 거겠지.
한마디로 놈의 목적은 이제 나도 될 수 있다. 이런 말이다.
심지어 2대 신검 사용자. 2대 신검이라 불리는 최시우보다 잘 나가는 몸이니 더 그렇겠지.
NTR전문배우: 그리고 중딩 때까지 왕따기록이 있는데요?
유은하: 어쩌다?
NTR전문배우: 뭔 이상한 걸 승배했다고 한다나.
유은하: 흑신교 아님?
NTR전문배우: 그럴지도 모르죠. 왕따 당하는 새끼는 이유가 있다니까요 진짜.
유은하도 중딩 때까지는 왕따에 가까웠는데. 아무래도 이 새끼는 생긴대로 놀았나보다.
약한 애들 때리고, 남의 여자 가로채고, 뭐 그런 놈.
뭐 그래도 이번에는 열심히 노력했으니,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민트쵸코 6통 기프티콘을 주기로 했다.
유은하: 수고했어.
NTR전문배우: 와. 누님. 와 이건 좀.
놈이 부들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NTR전문배우: 내가 민초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아셨데? 시발 6통이면 하루죙일 먹을 수 있겠네. ㄱㅅㄱㅅ
생각보다 이놈은 상종 못할 놈이었다.
심지어 5분도 안 되어서 민초 6통 기프티콘을 썼다. 연기도 아닌 진심이다.
NTR전문배우: 민초의 매력을 모르는 놈들이 불쌍해. 안 그래요 누님?
더는 상종 못 해서 그냥 적당히 ㅇㅇ만 쳐줬다.
자, 그럼 김승준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
결과를 정리하자면 중딩 때부터 이상한 거에 심취하고 왕따를 당했으며, 신검에 과도한 집착을 보인다. 그러다 내가 눈에 든 것이다.
안 좋은 방향으로. 지 열등감에 대한 화풀이로 신검사용자 유진석의 동생 유은하를 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지금 즈음, 괴수코어가 박히거나 악마의 힘을 받고 있겠지.
“놈이 난리를 칠 때는 던전 사전답사 때다.”
그때 던전 내부로 들어가 갑자기 발광을 떨더니 안쪽에서 괴인으로 변한다. 문제는 김승준 그 새끼와 내가 같은 조가 된다는 건데.
분명 원작대로 라면 3조로 배정된다.
기억을 떠올려보자.
3조: 최시우, 유은하, 김승준, 박재상
하필이면 최시우와 같은 조였다.
아니지. 오히려 다행인가? 지금 그놈은 나를 노리고 있으니, 조에 최시우가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남았지?
시간표대로 라면 분명 내일이다. 내일 던전에서 그 일이 터지고 만다.
“아니, 근데 생각할수록 웃기네. 불방망이. 이 인간은 왜 던전에 대한 정보를 안 알려줘?”
원작에서도 그러기는 했지만, 진짜 그 인간 아카데미 교수직으로 꿀만 빨려고 한다.
원래 전 날 던전에 대한 내용 말해줘야 한다고.
그러니까. 이렇게 표현하자. 학교에서 소풍가는데, 담임이 당일까지 말 안 해주는 것과 같다고 할까.
일단 휴대폰으로 레이나를 비롯한 아는 놈들에게만 이 정보를 알려줬다.
장비는 알아서 잘 구해오겠지.
“어? 잠깐. 그럼 내가 문제네.”
레이나는 엘프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엘프의 고유무기인 ‘세계수의 정령활’을 가지고 있다. 불꽃창녀 한수지는 ‘엽화의 창’이라는 나름 신화급 무기를 소유했고, 신검을 소유한 최시우는 논할 가치도 없다.
그럼 나는?
“좆됐네.”
그렇다고 아카데미 대련용 무기를 쓸 수는 없다.
이럴 때는 금태양을 써야 하나? 아니면 븝미쟝한테?
거대 길드니까. 무기 대여 정도는 해줄 것 같은데? 그래. 마침 븝미 번호도 알고 있으니 문자 보내보자.
유은하: 븝미쟝
김븝미: 하와와. 백발 언냐 말씀하는 거시야요.
나보다 나이 많은 주제에.
유은하: 저 내일 아카데미 그 던전 탐사가는데요. 혹시 도검류 무기를 빌릴 수 있나 해서요. 그, 아시다시피 클라우드 던전에서 제 검 박살났잖아요.
김븝미: 아, 대여가 아니라 드릴 수 있는 거시애오. 그때는 언냐 덕에 살았으니 하나 장만해드릴 수 있는 것이야요.
유은하: 그럼 언제 즈음.
김븝미: 검은 오늘 중으로 알아볼 테고, 내일 가는 던전을 알려주시는 것이야요. 때에 맞춰 드릴 것이애오.
역시 김븝미다. 아무렇지도 않게 검을 탁탁 내놓는 것 봐.
이것이 여자의 의리?
나중에 뭐 해달랄까 우려스럽지만, 지금 당장은 김승준을 조질 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쩔 수 없지. 내일 갑자기 내 뒤통수를 칠 김승준에게 대항하려면 준비할 것이 참 많다.
“저 칙칙한 아재가 도와줬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이제는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아 키보드를 형식적으로 두드리는 모습은 솔직히 정신병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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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한성아카데미에서는 아니나 다를까. 불방망이가 지루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오늘은 ‘고블린의 미궁’이란 던전을 갈 테니 모두 준비~”
“뭐.뭐야, 정말로 당신 말이 진짜였네요?”
레이나가 경악했다.
그 영웅의 동료로 불리는 불방망이가 저런 정신 나간 인물인 줄은 몰랐겠지.
솔직히 저 인간 귀찮은 것이 분명하다. 뭐 그 탓에 원작에서는 애들이 언제나 던전이나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게 준비는 해온다.
“저 인간이 그런 인간이라니까.”
내가 어깨를 으쓱이자, 저 멀리서 한 생도가 용기를 담아 외쳤다.
“아니, 교관님 그 말을 왜 이제하는 거에요?”
“이제라도 하고 있잖니?”
“그런 건 미리 말을 해주셔야죠!”
“안 물어봤잖니?”
보다시피 불방망이. 저 여자는 뻔뻔함을 넘어서 도저히 말로는 상종 못할 여자다.
저런 뻔뻔함에 유진석은 놓아버린 것이 아닐까?
내가 남자라도 저런 여자는 싫다. 한껏 침대에서 몸을 뒹굴고 나서 “나 오늘 사실 위험일이야.”이런 말할 것 같은 여자다.
놀랍게도, 참으로 놀랍게도 그것이 유진석의 불방망이 루트 엔딩이다.
“답이 없군. 응?”
누군가 나를 째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리자, 나를 무섭게 째려보는 김승준의 못생긴 면상이 보였다.
어제와는 달리 악의에 빠진 그 얼굴.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저 분위기의 살기는 나를 향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거 확실히 나를 노리는 것 같은데.”
오늘 아카데미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생각했다. 김승준은 내가 아닌 최시우를 노릴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그냥 지금이라도 탈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아니야, 저 놈이라면 오히려 나 혼자 있을 때 칠지도 모른다. 그러면 곤란하지.
“저기 유은하.”
“왜 그러십니까. 신검 사용자 최시우군.”
내 말에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좁히는 모습에 나는 울화가 치밀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꼴인데, 속편하게 히로인 이름 부를 생각이나 한다 이 거지.
“아무래도 김승준이 너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심상치 않아.”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네가 싫다는 거야. 원작처럼 재미없게만 굴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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