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20. 치트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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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최시우는 무척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하필이면 불방망이에 끌려가다니. 그냥 유은하가 얌전히 집순이 짓만 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유정은 세계를 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여자다.
회귀 전과 달리 짜둔 계획이 있어 나중에 만나려 했었다.
그런데 이미 유은하가 만나버렸으니, 생도식당에서의 일은 자신이 터트려서 미리 이유정과 좀 더 친해지기로 했다.
회귀 전에는 이유정과도 여러 일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오히려 “말많은 계집애 같은 남자”로 찍힌 터라 조금이라도 접점을 둘 생각이었다.
애초에 하렘은 정신차리니 이루고 있던 것이고, 자신은 하렘은 바라지 않는다.
세계가 더 중요하지.
“유은하 시발년. 두고 보자. 반드시 복수할 테다.”
유은하?
생도식당으로 달리다 지나친 구리빛 피부의 여자가 내뱉은 말에 고개를 돌렸다.
“어이, 너 유은하랑 뭔 일 있었어?”
“아, 글쎄 유은하 그 년이 우리를 욕하고 두드려 패고 그런 주제에 생도회는 정작 우리한테만 벌점이랑 20시간 봉사를…….”
유은하가 그럴 리 없지.
이 모자란 여자들은 감히 유은하에게 모든 걸 덮어씌울 셈이다.
“생도회는 죄없는 사람에게 벌점을 주지도, 봉사시키지도 않아. 너희들이 잘 못했겠지. 아니야?”
“윽.”
“한 번만 더 내 친구 건드리면 그때는 가만히 안 둔다.”
살기를 퍼트리자, 양아치들은 등을 돌려 도망쳤다.
회귀 전이라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신경 써줄 수 없다.
세계를 지켜야 하는데, 저런 애들이 빌런이라도 되어 유은하를 건드리면 위험하지. 살기를 퍼트렸으니 헛수작은 못부릴 터.
그렇게 부실로 온 최시우의 눈에 보인 것은 여자 둘이 서로 반 즘 벗기고 안는 장면이었다.
[오우야]
“여자끼리도 저런 것이 가능하구나?”
[순진한 척하기는.]
“아니, 난 남자니까 저런 건 모르죠.”
[성좌들도 여성의 비율이 높다보니 백합이 많다. 그런데 저건 진짜 그림이 되네. 그건 그렇고 너는 괜찮냐? 그래도 회귀 전에는 네 여자였다?]
“뭔가 우선순위가 바뀌었으니까.”
[쟤 유은하? 테크닉이 어마어마한데? 와 이유정이란 애 허리가 활처럼 휘었어. 와분수야 뭐야.]
그런데 보고 있는 입장에서 기분이 묘하다.
어쨌든 이유정이라는 여인은 회귀 전에 자신의 애인이었다.
어차피 이번 이번에는 세상의 멸망을 막을 각오를 했기에 애인은 바라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저런 걸 보니 유은하에게 애인을 빼앗긴 기분이다.
심지어 자신보다 더 기분좋게 만들고 있으니 정말 묘하다.
“어, 그런데 여자끼리 하면 순결은?”
[내들 알겠니. 와, 쟤 진짜 잘한다. 현신하고 싶다.]
이러는 와 중에도 저 둘은 서로를 마음껏 탐하며 쾌락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붉게 물들어 뻐끔거리는 이유정의 성기는 촉촉이 젖어들어 유은하의 손가락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꿀꺽
분명 지금은 애인이 아니어도 유정을 빼앗긴 기분이라 약간 속이 쓰리면서도 유은하의 행위에 자신도 여자였으면 어떨까.
과연 여자의 쾌락은 어떨까.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허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이유정이 저리도 좋아하는 모습은 처음 봤으니까.
무엇보다 저도 모르게 유은하에게 저런 짓을 당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이유정은 유은하에게 빠졌으니, 앞으로 세상의 멸망을 막는데 별문제 없을 것이다.
“와, 저건. 와.”
회귀 전에 한수지가 나보고 보고 자신을 그렇게 대해달라며 야동 몇 개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저것이 더 대단했다.
분명 남성과 여성이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끼리 레즈로 성관게를 맺는 건데 저토록 음탕해 보일 수가.
[쟤 여자만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기 성좌님. 여자가 되는 방법있어요?”
[……알아봐 줄게. 대신 한 번은 육체빌려줘.]
신검사용자 최시우. 그의 성좌 신검. 둘은 당사자도 모른 채, 유은하가 내뿜는 마성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 * *
일단 아카데미 정규수업이 끝나자, 우리 주인공께서 히로인들을 모두 소집하셨다.
인터넷방송동아리니 던전 하나를 골랐다.
흑신교의 위협 때문에 아카데미측에서는 반대한 모양이지만, 잘나신 우리의 신검이 나서서 어떻게 잘 설득한 모양이다.
“잠깐, 이거 파티조합이 졸라 이상한데?”
최시우는 신검을 사용하는 전사
레이나는 활을 사용하는 궁사
한수지는 창을 사용하는 창술사
이유정은 전자전을 사용하는 해커?
이도저도 아닌 스팀팩 칼질만 하는 이레귤러인 나.
한마디로 전부 딜러라는 뜻이다. 아니, 이유정은 전자전 사용하려면 던전이 제한되어있다.
“근데 이거 파티 조합 이상한데? 마법사나 힐러가 한 명도 없는데?”
“걱정 마. 내가 응급치료상자 가지고 왔어. 동아리 예산으로 산 거긴 한데 포션이 들어있거든.”
“선배 힐러아니잖아.”
아니, 애초에 포션지원이 힐러인가?
“그럴 줄 알고 이번에는 이유정 선배도 활약할 수 있게 기계류 괴수들이 나오는 던전으로 골랐어. 그리고 유은하.”
“왜.”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어. 방어할 시간 동안 그만큼 때리면 되는 거야.”
한마디로 딜찍누라는 거네.
이 자식 원래 이런 애 아니었는데?
굳이 표현하자면 조합을 짜서 가자는 쪽이다. 탱커와 딜러, 서포터, 힐러. 딱 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 딜러위주인가.
이유정의 도 생명체 괴수들에게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기계형 괴수들에겐 전자전 만큼 좋은 것도 없다.
“나는 뒤에서 따라갈게. 오늘은 너희들의 실력을 보려고.”
“아, 그러십니까.”
그런데 저 녀석 가끔 나를 쳐다보더니 얼굴을 붉히고 있다.
뭐하자는 거지?
설마 이제 와 나한테 뭔가 호감을 얻을 생각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던전 이름이 메카랜드네. 이거 권장 헌터등급이 C인데 괜찮은 건가? 우리 던전실습도 제대로 안 했어?”
“이제 하면 되는 거지. 리더는 유은하가 하고, 나는 후열에 있을게.”
이 새끼가 지금 나한테 파장 떠넘기잖아.
뭐 그래도 전자전을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일단 기계형 던전에 대해 설명하자.
SF같은 느낌이 드는 던전인데. 괴수들이 코어를 가진 로봇들이며, 함정 같은 것도 많다. 그 외 레이저 같은 거 쭉 퍼져서 건들면 미사일이 날아오거나 사지 절단되고 그런 거 말이다.
“아, 그래서 딜찍누 하란 거군.”
최시우 이 새끼. 이유정의 힘을 알아보려고 데려온 것이다.
이미 이전에 내가 김승준을 잡은 것을 봤으니, 내 실력 파악도 끝났겠지.
“은하야. 이곳에 흑신교는 없을까? 나 너무 무서워.”
“님이 무서운 것도 있으셨어요?”
“왜 그래. 나도 여자야.”
한수지가 옆에 꼬옥 붙었다.
“어. 어 그래.”
“저기 한수지양. 명색이 전설의 창쟁이 김재수님의 제자면서 무섭다니 제정신이에요? 떨어지시죠.”
"흥."
레이나의 위협에 떨어진 한수지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던전에 진입하고 얼마 후.
“끄아아악!”
“끄억!”
최시우 저 새끼는 뒤에서 뭐하고 있는 거지?
제대로 따라오는 것 같은데, 가끔 들려오는 비명은 대체 뭘까.
뒤에서 뭐 공포의 집 컨셉을 잡고, 녹음된 파일이라도 트고 있는 건가?
생각을 포기하자. 생각하기도 싫다.
“오, 함정방이다.”
“그림 비켜가죠. 괜히 저 보물먹겠다고 귀찮은 일 당하는 건 사양이니까.”
작품내에서도 기계타입 던전에 가본 적이 있다.
메카랜드. 지금 들어온 던전이이름은 똑같은데, 글로 묘사만 되었으니같은 곳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함정방의 묘사만 보면 첫 번째 함정방의 보물상자를 건드릴 시 사방에서 미사일이 날아온다고 하더라.
사실 따지고 보면 전자전 하나면 싹풀리는데.
파킨!
함정방의 벽면에 갑자기 전기가 흐르는가 싶더니 방의 불이 꺼졌다.
이건 함정이 해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옆을 보니 눈이 푸른 빛이 돌면서 싱글벙글 웃는 이유정이 있었다.
“와 이런 치트가.”
원작에서는 이 당시에만 해도 덜떨어진 최시우를 지키려고 하다가 함정방에서 전자전 쓸 틈이 없었는데.
하여튼 저 최시우라는 놈은 여러모로 민폐인 놈이다.
지금은 뒤에서 수상한 짓하느라 괜찮지만. 가끔 들려오는 비명은 역시 신경쓰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직접 본 전자전의 능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그저 눈으로 전자전을 발동하는 것만으로 박살내다니. 전자전이라는 능력 자체가 얼마나 포괄적인 능력을 지닌 것일까.
“이거 우리 할 일은 있을까?”
“그러게. 이 선배 순 사기인데요.”
레이나와 한수지가 상자깡을 하면서 뱉은 말이었다.
보물상자에서 나온 것들은 금덩어리들이다.
이 정도라면 한동안은 놀고 먹어도 되지 않을까.
협회 측에 들어가는 세금 떼고, 5인으로 나누면 뭐. 전에 코어값만큼은 나올 것도 같은데.
“그런데 저 시우란 애는 뒤에서 뭐하고 있는 거니? 자꾸 이상한 소리내고 있는데.”
“몰라요. 쟤 가끔 이상해요.”
이제는 아예 이상한 놈 취급을 받기 시작한 최시우는 여전히 뒤에 있다.
“처음엔 좀 이성적으로 호감이 있었는데, 뭐랄까 웃는 얼굴 뒤에 음습한 느낌? 아니, 물론 그게 나쁜 건 아닐 거같은데. 이성으로 사귀고 싶다라는 그런 느낌이 안 드는 남자랄까.”
“맞아. 잘생기기는 했는데 조금 뭐랄까. 부담감있는 남자?”
시우 저 새끼는 벌써 히로인을 3명이나 잃었다.
저러다 고자새끼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저놈 이상하다. 이유정이 이 던전을 박살낼 정도로 치트급인 걸 알면 굳이 이 던전에 올 필요가 있나?
여기 던전 보상이 뭐더라?
“아.”
메카랜드의 보스 클리어 보상이 이다.
말그대로 고대인이 간직한 지식이 담긴 야티팩트로 사용하면 자신에게 귀속되는 것이다.
원작에서는 이것으로 천산그룹의 현대표인 이유정의 언니 이유진에게 넘겨 본격적으로 최시우가 천산그룹의 후원을 받는다.
다만 중간에 은 한국에서 그저 그랬던 의 빌런에게 이유진이 잠깐 동안 세뇌되어 고대인의 유산이 넘어가버리고 만다.
그것으로 흑룡회는 크게 발전하고, 빌런 조직 주제에 대기업인 천산그룹과 맞붙을 정도로 힘을 키우게 된다.
역시 회귀는 아니겠지.
굳이 고대인의 유산을 얻으러 온 이유를 모르겠다. 최시우는 이유정이 말할 때까지만 해도 이유진에게 고대인의 유산을 준다는 생각은 못했으니까.
정말 단순한 우연일까?
말이야 바른 말이지. 굳이 기계형 던전을 노리는 거라면 메카랜드 말고도 있는데. 여기 보상은 어떻게 알았데?
[침입자 확인. 골렘 방어시스템 가동]
저 멀리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여러 가지 금속들이 한데 모여 하나로 합쳐졋다.
처음 만나는 대형 골렘들이었다.
골렘들은 꽤 단단하게 생겨먹었는데, 실제로 단단하다.
기본적으로 물리공격 면역이라, 물리로 때리려면 최소 골렘보다 압도적인 힘이 있어야 가능했다.
그래. 더 말해 무엇하리오.
땜빵인 나는 근력 부족으로 저 빌어먹을 것에 상처를 내기 힘들다.
아니, 이 몸이 이상하더라. 생각외로 근력이 쉽게 안 오른다.
오르지 않는 건 아닌데. 이능력을 가진 각성자들은 일반인보다 강하다. 당연히 신체능력 향상 또한 다르다.
그렇다면 레이나처럼 정령화살을 쓰거나 한수지처럼 원소마법이 걸린 신화급 무기를 사용하면 되는데. 마법은 귀찮고 무기 구하는 것도 힘들다.
저 앞으로 나아간 레이나와 한수지가 골렘들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었다.
주위 함정들도 전부 제거한 상황이니 이제는 저 둘이 활약할 때다.
“에휴.”
어째 나는 트롤러가 된 기분인데.
그런 내 모습에 이유정이 나를 뒤에서 껴안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은 없어.”
“내가 잘하는 게 뭐가 있다고.”
“나 그렇게 실신한 거 처음이었어.”
말을 말자. 그때 확실히 스위치 들어가서 나도 모르게 저질러버렸다.
아, 그래도 마지막은 지켜줬다. 아무래도 볼트와 너트의 법칙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에. 한계가 있더라.
설마하니 이유정이 그렇게 신음을 흘릴 줄 몰랐지. 왕년에 내가 여성을 상대로 벌인 모든 기술을 이유정에게 쏟았으니까.
“하지만 저 정도는 처리할 수 있을지도.”
가끔가다 벽면에서 튀어나오는 구체 상태의 골렘들이 있다.
다리가 4개 달린 구체인데, 뭐 굳이 표현하자면 어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나오는 드라군이란 유닛과 비슷하다.
공격방식은 달라붙어서 그 4개의 발로 때리거나, 중간의 구멍으로 총알같은 것을 쏘는데, 은근히 귀찮다.
근데 조그맣고, 대놓고 골렘의 핵이 보여서 가속으로 달려가서 구체를 다리 관절을 발로 누르고 칼로 쑤시면 죽는다.
콰직!
가속만 사용해도 조그만 놈들은 단숨에 제압이 된다.
메카랜드는 미로같은 던전이었는데. 이유정이 함정방까지 죄다 전자전으로 박살을 내놓으니 진짜 쉽게 뚫었다.
“던전이 이렇게 재미없을 줄은 전 몰랐어요. 이게 다 선배탓이에요.”
레이나와 한수지도 불만이 터졌다.
아니, 그야 그렇거든. 이유정 혼자 다 박살내고 있다.
원래 이 던전스토리 부분은 주인공 최시우가 활약해야 하는 곳이라 좀 암걸리는데. 그놈이 뒤에 빠져서 윽! 억! 꽥! 하고 있으니 이유정 덕에 일이 쉽게 풀린다.
문득 느끼는 건데. 나 없어도 얘네들 세상 잘 지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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