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23화 (23/331)

〈 23화 〉 22. 단체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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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동아리의 첫 던전공략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최시우놈이 뒷문으로 돌아가자는 소리를 해서 꺼림칙했으나, 협회에 가서 지가 뒷일까지 모두 처리해줬다.

그래. 그 정도로 봐줘야지. 뒤에 흑신교니 뭐니 하는 말이 나온 것 같은데, 나는 신경 안 쓰기로 했다.

흑신교는 주인공의 영역이니까.

보상은 보물상자에서 나온 것들은 모두 5인분으로 나누고, [고대의 유산]과 [코어]는 내가 먹었다.

생각해보니한수지는 김재수의 후원을 받으며,이계출신에 엘프의 후손이라 정부의 후원을 받는 짭엘프 레이나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오라비의 눈치나 보는 처지.

그러니까 불쌍한 나는 이 좋은 것들을 독식할 의무가 당연히 있다.

유은하: 야

NTR전문배우: 부르셨습니까. 누님

유은하: 호

NTR전문배우: ? 이 누님 끼부리시네.

유은하: 농담이고, 던전에서 나온 아이템 어떻게 사용함?

NTR전문배우: 박죠.

유은하: 박긴 뭘 박아 ㅅㅂ

사이즈를 보니, 들어갈 것 같지도 않다.

NTR전문배우: 아니, 아이템을 그냥 몸에 박으면 되는 거에요. 본인이 사용할 거라면 입으로 먹든 몸에 박든.

유은하: ㅇㅋ고맙다.

최시우는 연락처를 따로 교환하지 않았고레이나와 한수지는 그렇게 강한 주제에 던전 드랍 아이템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해서 금태양에게 물어봤다.

간단하네. 그냥 박으면 된다라.

의자에 앉아있는 검은아조씨를 단검으로 치우고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고대의 유산을 들었다.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혼자 개소리를 하면서 고대의 유산을 가슴에 집어넣었다.

오해하지 말지어다. 어디 까지나 가슴골에 꾸욱 눌러 넣었다.

순간 뻐근한 느낌과 함께 내 머리로 방대한 양의 지식이 기어들어 온다.

[아카식레코드 작동확인]

[환영합니다. 유은—4­/_#! )4#41

“어?”

[사용자 4­/_#! )4#41

[지금부터 4­/_#! )4#41

머리에 이상한 목소리가 울린다.

뭐지? 고대의 유산이 아카식레코드야?

뭔가 머리에 이상한 걸 박은 것 같다. 당장 끄집어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카식레코드는 반환이 불가능한 아티펙트입니다.]

“씨발!”

욕하면서도 아카식 레코드가 무엇인지 열심히 알아보았다.

우주와 인류의 모든 기록이 담겨져 있단다. 초차원 정보집합체라나 뭐라나. 미래에 일어날 일조차도 알 수 있다는데.

위키에서 나온 거니 실제 아카식 레코드와는 어떤 차이인지 알 수 없다.

[위키의 내용과 동일합니다. 아카식 레코드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실험해봐야지.

이 세계는 내가 알고 있는 세계와 비슷해서 인터넷 소설플렛폼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저쪽 세계에서 봤던 소설도 이쪽에서 쭉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만일 이 작품의 엔딩을 미리 볼 수 있다면?

결제하지 않아도 개꿀 아니야?

[해당 작품의 완결회차는 444회. 현재 시간까지 결제한 내용 다음의 내용부터 완결까지의 내용을 전송합니다.]

“잠깐 시발.”

그렇게 나는 지금 인기 유료소설들을 아카식 레코드에 의해 스포당해버렸다.

심지어 완결까지의 내용을 뇌에 다이렉트로 들이박아버렸지 무엇인가. 머리가 빙빙 돌아 미칠 것 같다.

병렬회로 아니었으면 벌써 나는 머리가 터져 죽었을 거야.

그러고 보니 내 상태창이 왜 안 뜨는지 알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내 상태창이 왜 보이지 않는지 알려줄 수 있어?”

[해당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아카식 레코드를 만들어낸 고대인들의 멸망을 감상하셔야 합니다.]

“그럼 싫은데.”

[그럼 지금부터 고대인의 메모리조각을 실행합니다.]

말귀를 못 알아 처먹는 아카식 레코드는 또 다시 내 머릿속에 고대인의 멸망을 있는 그대로 담아버렸다.

놀라운 것은 그 고대인이란 짭엘프처럼 이계출신이며 그 고대인들이 있느 세계는 아카식 레코드를 개발하는 바람에 인과율에 위반되어 신의 노여움을 샀다더라.

­우리의 문명을 지켜라!

­@%[­][] [)@[­]@1

­틀렸어. 우린 저걸 막을 수 없어.

­아카식 레코드도 우리의 종말은 막을 수 없데.

­하다 못해 아카식 레코드라도 숨겨야 한다.

결국 고대인들은 @%[­][] [)@[­]@1

아카식 레코드는 그들이 만든 노아의 방주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로봇에 심어뒀다.

그래. 이게 메카랜드의 보스였던 것이다.

고대인들 진짜 불쌍하네. 꽤 미형들이었는데.

결국 그 세계는 멸망했고, 지구에서 일어난 대격변 때, 아카식 레코드가 잠들어있던 메카랜드가 던전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왜 상태창을 볼 수 없는 건데?”

[신의 영역에는 아카식 레코드도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그 대신 그나마 가장 근접한 기억이 담긴 파편을 보여드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내 상태창은 뭔 수를 쓰든 보지 못하니 고대인의 역사나 보란 것인가.

“답이 없군.”

이 정도라면 이유정이라도 내 상태창을 보는 것은 힘들겠지.

그러고 보니 금태양도 할 짓 없으면 웹소설을 본다는 소리를 했다.

처음에는 나한테 호감도 쌓으려고 개소리 하는 줄 알았는데, 나름 건설적인 생활의 금태양이더라.

그래서 나는 금태양에게 화풀이하기로 했다.

유은하: ‘아카데미의 귀신이 되었다.’이거 다음 회에 주인공 귀신인거 원작주인공한테 들킴.

NTR전문배우: 네? 저기요?

유은하: ㅅㄱㅇ

아, 역시 스포하는 맛은 늘 새롭고 짜릿하다.

* * *

아카식 레코드라고 마냥 정확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카식 레코드 자체가 미래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슈뢰뒹거의 고양이 같이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일들은 미래가 불명확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상하게 나와 내 동료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최시우 저놈은 원작 역사만 나올 뿐. 회귀한 사실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알고 싶은 내용의 지식에 관해서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알아보지도 못한다.

“미래까지 볼 수 있다면서 미래도 볼 수 없으니 이거야 원.”

정확히 말하면 원작미래만 보일 뿐. 내가 살아있는 미래에서 이 세상이 어떻게 되는 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머리에 망치를 내려치는 거 같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알아본 것이 있기는 하다.

앞으로 일주일 내로 흑신교의 습격이 시작된다.

그래. 내가 죽는 이벤트 말이다.

그런데 내가 죽는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그냥 어두컴컴할 뿐이다.

“원래 죽는 여자라서 그런 건가.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지금 아카데미에서 내 평가는 그럭저럭이다.

익명게시판을 이용하면서 나를 찬양하는 애들은 죄다 백합인 모양이고. 아카데미에 막상 오면 나를 질투하는 애들도 상당히 많다.

물론 최시우보다는 못하다. 당장 최시우만 하더라도 하루걸러 시비를 받으니까.

이게 이른 바 빌런 이벤트다.

최시우를 성장하게 만들기 위해서 등장하는 이벤트 보스 같은 느낌의 생도들. 흑신교에 세뇌당하거나 어릴 때부터 흑신교에 길러져 한성아카데미에 침투된 애들이었다.

“이번에도 최시우가 흑신교에 세뇌당했던 애들을 잡았다고?”

“양호선생도 빌런이었다지?”

“역시 신검사용자야. 빌런들을 그리 단숨에 제압하다니.”

매일 같이 뽕이 차오르는 최시우.

이건 원작대로라고 볼 수 있다.

가끔씩 최시우와 함께 던전에 가기도 하는데. 역시 회귀한 놈이라 그런지 상당히 능숙하게 던전을 공략한다.

그 덕에 일반인인 나는 허리가 끊어질 지경이다.

“시발놈이 회귀했다고 나까지 회귀한 줄 아는 건가.”

머리가 지끈거린다.

나 모르는 사이 알아서 척척 해결하는 것은 주인공답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그놈 요즘 들어 조금씩 계집애처럼 행동하는 구석이 있다.

외모도 뭔가 산뜻한 미소년에서 산뜻한 미소녀로 변해가는 것 같고.

뭐하는 놈이지?

빌런들을 손수 잡으면서 내 앞으로 달려와 나한테 보고하는 것을 보면 이놈이 정말 뭐하는 놈인지 싶다.

“그런데 설마 양호선생이 그리도 쉽게 잡히다니.”

아무리 봐도 최시우 그놈 원작을 스스로 비틀어버리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다.

회귀를 했다면 대체 얼마나 말아먹었길래 이토록 일을 서두르는 것일까.

지금까지 볼 때 확실한 것은 그 멍청이가 내 호감을 사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자. 얼굴 하나만 보면 나쁘지 않은데, 무리다. 역시 남자였던 시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아니면 빌드업중인지도 모른다.

흑신교가 쳐들어올 지도 모르니, 조심하라 뭐 그런 거 말이다.

그래서 사전에 혹시라도 활동이 가능한 빌런들은 모조리 처 낼 셈이었겠지.

언제 흑신교 이벤트가 터질까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헌터 세계사 수업이 시작되었다.

“대격변 당시 세계에는 악룡이 나타났지. 이때 구세대의 패권국이었던 미국조차도 악룡을 막지 못했어. 이때 입은 피해는 얼마나 되었는지 아는 사람?”

“악룡에 의해서만 10억이 넘게 죽었습니다.”

“맞다. 이 악룡의 이름을 우리는 아지다하카라 불렀다. 아지다하카는 각종 마법과 브레스로 인류의 영역을 초토화시켰고, 인류는 게이트에 맞서는데 각성자가 나오기까지 어마어마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아지다하카는 어떻게 되었나요?”

“아지다하카는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출몰했는데. 수녀의 모습으로 중국에 나타나 손을 쓰지 않고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어 서로를 죽게 만들었지. 당시 생존자의 말로는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사람을 죽이는 것이 재미가 없어진 듯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게 마지막 기록이기는 한데. 외관은 백발의 어여쁜 소녀였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반에도 백발이 있지 않았니?”

불방망이 저 년. 걸핏하편 나 놀려먹더라.

“난 각성 전에 흑발이었으니 입닫으십쇼.”

“커흠. 뭐 물론 아지다하카만이 최악의 적수는 아니었다. 영국의 ‘반역자 랜슬롯,’,중국의 ‘황룡’ 일본의 '혼돈의 오니’등 최악의 괴수들이 많았지.”

이 세계에서의 국사는 거의 없어지고 세계사를 배운다. 보통 한국에서 배우던 국사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대격변 이후의 기록이 너무 나온 탓에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과학문명의 세대에서 마도문명의 세대로 교체가 일어난 탓이다.

전작에서는 랜슬롯, 황룡, 혼돈의 오니가 굳이 표현하자면 사천왕이다.

유진석이 그놈들을 다 처리했다.

지금 이 후속작에서는 죄악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 최시우가 과연 어디까지 힘을 낼지가 관건이다.

“아, 그리고 너희들도 알겠지만 곧 단체전이 있다. 5명씩 할 거니까. 알아서 잘 해봐. 반에서 짜도 되지만, 친구 없는 사람은 1학년 중에서 골라도 되고. 날짜는 게시판에 적어뒀으니까. 그 기간까지 팀원 모아서 명단 작성. 나한테 제출하면 된다.”

“5인 단체전이라. 이거 참.”

이벤트가 코앞이구나.

원래 다른 이벤트에서 유은하 습격이 일어나는 것으로 아는데. 5인 단체전일 것 같다.

소설에서 유은하가 죽는 시기와 지금 5인 단체전 시기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니까.

최시우가 부디 사방팔방 날뛰어준 덕에 습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 나는 참가하지 말까?

어차피 이 단체전은 각 나라의 헌터들 수준을 경쟁하는 것. 실제로 훗날 내가 헌터가 되든 말든 딱히 영향을 주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단체전이 끝날 때까지 집에 꽁꽁 숨어있어야지.

"나랑 함께 할 사람?"

"아조씨랑 비밀친구하실 분?"

세계사 수업이 끝나자 인싸들끼리 모여 팀을 만들기 시작했다.

원작에서는 단체전의 팀원모집에서 주인공의 위엄이 드러났었다.

레이나와 한수지는 원작에서 다른 반 생도들까지 찾아와 제발 자기들 팀원이 되어달라 애걸복걸하지만, 최시우가 곤란해 하는 둘을 빼내면서 자연스럽게 팀원이 된다.

­흥, 이번만 네 판단에 넘어가줄게.

­신검사용자라더니 보는 눈이 있군요.

그때 예쁜 여자 둘 가로채갔다며 양아치놈들이 시비걸었다가 반대로 나가 떨어지는 스토리도 있었다.

“유은하.”

“어?”

책상과 키스를 해도 무방하다 싶을 정도로 고개를 박고 있는데 한수지가 불렀다.

“우리 너무 농땡이 피우는 거 아냐?”

“그러게요. 우리도 팀원 구해야죠.”

“응?”

“우리 한 명만 모집하면 되니까요. 멍때리지 마세요.”

한수지만이 아니라 레이나까지. 얘네들 나를 강제로 팀원에 집어넣고 있었다.

오, 하늘이시여. 일찍 탈락하는 히로인에게는 너무 부담감이 큽니다.

“왜 내가 너희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 정해졌어?”

“왜라니 원래 우리는 다 함께 하기로 한 사이잖아.”

나 없는 사이에 너희들끼리 도원결의라도 하셨나? 은하없는 은하와 도원결의? 이런 거야?

따지고 싶지만 참았다.

원래 말이 통하는 여자애들이 아니지 않나. 언제 한 번 엉덩이를 때려 크게 혼줄을 내줘야겠다.

그래. 이왕 끼었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한 명이라니?

“한 명이라니. 그럼 이 자리에 없는 다른 한 명은?”

“최시우.”

“그놈이 리더인가. 썩어빠진 하렘 자식. 나를 어떻게든 넣어버리려고 한 짓이로구나.”

“리더는 너야?”

“?”

내가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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