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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61화 (61/331)

〈 61화 〉 59. 엘프유적­마왕을 죽여라

* * *

* * *

엘프 마망에게 실전성교육을 가르쳐준 다음 날. 나는 날개를 펼치고 엘프왕성을 떠났다.

약속은 지켜야지. 일단 마왕부터 조지기로 했다.

암만 생각해도 제국은 엘프한테 단독으로 쳐들어가기 힘들다. 마왕의 힘이 컸겠지. 이 세계관은 잘 모르지만, 엘프들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그렇다.

아마 마왕이 빠지면 제국군도 꽤 주춤할 것이다.

사천왕이 좆밥이었으니, 마왕도 끽해야 내 아래일 것이 뻔하다.

마왕 목부터 딸까 아니면 마물들부터 조질까?

음. 마왕 찾으러 가는 것도 귀찮다. 마물들부터 조지자. 그러다 보면 제 병사 죽는 꼴 보기 싫어서라도 직접 찾아오겠지.

“한눈에 보기에도 저놈들이구나.”

한참 날다보니 엘프요새 하나에 아주 검은색의 파도가 밀려가는 것이 보였다.

요새에서는 엘프들이 마법같은 것을 날리고 있는데,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인해전술은 못 당하지.

최근에 나는 정말 순수하게 힘숨찐짓을 해왔다.

아니, 무척 강한 것처럼 묘사했으나, 내가 지금까지 사용한 것은 끽해야 기본원소마법이나 다름이 없다.

“일단 저놈들은 힘으로 한번에 쓸어줄 필요가 있겠지.”

나는 저 아래에 바퀴벌레처럼 바글바글 모여있는 검은 파도를 향해 검을 내렸다. 그리고 그 끝에 마력을 모았다.

검 끝에 모인 보라색 마력은 이윽고 점차 백염으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하나의 작은 구체가 되었다.

음, 그런데 문제가 있다.

기술명이 필요해. 나도 좀 더 멋진 걸 써보고 싶다.

“기술명은. 그래. 멸망의 백염탄.”

나는 중2병이 가득 첨가된 멸망의 백염탄을 검은 바다의 한가운데에 떨어트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한순간, 버섯구름이 터져 올랐다.

원자폭탄과는 다른 버섯구름이다.

내가 날렸는데,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하늘에 떠오른 구름은 자세히보니 하얀 불로 이루어진 불기둥이었다.

그 불기둥이 대지를 완전히 녹여버렸다.

“참 쉽죠?”

누굴 딱 겨냥하지 않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나는 슬쩍 요새를 보았다.

과연 엘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늘이. 하늘이 우리를 보우하신 것이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늙은 엘프가 주접을 떨고 있다.

응 아냐. 너희들 마망 아니었으면 관심도 없었어.

아니, 여자엘프 병사들이라면 조금 꼴릴지도?

그렇다고 해도 나도 S급만 취급한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비슷비슷하게 생겨먹은 엘프병사들은 싫다.

“아무튼 다른 곳에도 몇 개 떨굴까.”

엘프들이 해야 할 일은 뒤통수친 제국을 골렘을 이용해서 조지는 정도다.

이렇게 가볍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엘프들은 이번에 정말 큰 피해를 봤다.

아예, 요새들이 쓸려나가면서 대다수의 엘프들이 다 죽었다.

하필이면 엘프들은 정시에 민간인이 병사 그 자체라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운좋게 살아남는다해도 마왕에 의해 타락해서 인형같은 다크엘프가 되는 정도겠지.

“멸망의 백염탄.”

투콰아앙!

“백염탄.”

투콰아앙!

“ㅂㅇㅌ”

질릴 만큼 퍼부어줬다. 그나마 이 정도도 엘프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절해서 쓴 거다. 정말 작정하면 팀킬 각오로 제국이고 뭐고 다 쓸어버릴 수 있다만. 그런데 마왕새끼는 왜 아직 오지 않는 거지?

슬슬 질릴 즘이라 바람을 타고 여유롭게 놀 무렵. 뭔 뼈다귀 새끼가 내 앞에 섰다.

“감히 내 군단을 무너트리다니! 네 년은 누구냐!”

공중에 붕 떠오른 누더기차림의 뼈다귀. 언젠가 서고에서 본 쓸데없는 놈이다.

나한테 처맞고 한 번에 죽더니 레이첼을 비웃었었다.

생각해보니 당시 그놈은 알고 있었다. 레이첼이 기록이었다는 것을. 그러니 서고를 나갈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니 그렇게 쪼겠지. 그때까지 내가 알고있었어도. 레이첼이 말만 해줬어도 나는 레이첼을 끄집어낼 방법을 찾았을 텐데.

“호오. 불굴의 리치인지 뭔지 하는 개뼈다귀로군.”

“크하하. 나느 불사다. 이제 내가 온 이상, 너는 이길 수 없어! 내 너를 죽여서 언데드로 만들어 마왕님에게 바칠 것이다!”

전에 나한테 뒤지더니 정신을 못차렸. 아니, 시간대가 다른가? 아무튼 빨리 족치자. 여자도 아닌 뼈다귀는 관심없다.

“그만한 대마법을 몇 번이나 썼으니, 더는 쓰지 못하겠지.”

“대가리에 뇌가 없나? 어떻게 계산하면 내가 그 마법을 여러 번 썼으니 마력이 없을 거라 확신하지?”

고작 그 정도로?

“뭐?”

“아, 미안. 대가리에 뇌가 없기는 하겠구나.”

백골에 뇌가 있기를 바란 것이 실수였다.

“생전에 나는 저명한 학자였다!”

“지금은 뇌가 없잖아요. 이 뼈다귀 새끼야.”

저 백골 안에 대체 뭐가 있을까. 아무것도 없지.

“크아아아악. 죽어라!”

“응 뒤져.”

화르르륵

이번에도 잘 타고 있다.

“말하지 않았느냐. 나는 저명한 학자였다고. 네 몸을 빼앗아서 마왕님께 봉사할 것이다!”

이미 죽었다가 다시 죽어가는 놈이 마왕님께 봉사라니. 꿈도 크다.

갑자기 몸이 증발하는가 싶더니, 리치는 푸른색의 뒤숭숭한 연기? 물풍선? 아무튼 기이한 슬라임 같은 것이 되어 날아왔다.

“어, 저게 영혼인지 뭔지인가. 리치의 고유능력인가?”

그런데 저런 건 보통 말없이 해야 하잖아.

애초에 나한테 먹힐 리도 없지만. 저 빡대가리가 신나도록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허공에서 날아오는 푸른색의 이상한 연기를 손에 쥐었다.

이걸 어떻게 할까?

“음?”

저 바닥에 죽은 엘프가 있다. 얼굴을 보니 꽤 미형인데. 재밌는 게 떠올랐다.

나는 그 엘프의 시신에 이 푸른색의 더러운 영혼을 집어넣었다.

“크하하! 드디어 젊은 년의 싱싱한 몸을! 어?”

좋다 말았을 거다. 녀석은 어느새 생긴 두 눈깔로 나를 쳐다보더니 자기 몸을 내려다본다.

“미친놈. 아니, 뭐 젊은 년이기는 하네. 그런데 대체 얼마나 마음이 썩었으면 멀쩡한 엘프몸이 그대로 다크엘프가 되냐?”

그런데 얘는 레이나와 다른 다크엘프다.

레이나의 다크깐프 상태는 피부가 연보라색이다. 그런데 이놈은 구리빛피부? 그러니까. 금태양 피부색과 비슷하다.

바로 조금 전까지는 평범하게 피부가 뽀얀 엘프의 시체였을 뿐인데. 아니, 애초에 영혼박으면 살아날 수가 있나?

“나.나를 엘프의 시체에다 넣었던 거냐! 어. 어떻게!”

그냥 집어다가 엘프에게 박았을 뿐인데.

“말했지? 너는 대가리에 든 게 없다고. 그러니 네놈 앞에 있는 내가 누군지 가늠하지도 못하고 나대다 당했지.”

아니, 뭐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마왕군 입장에서는 세계관 최강은 마왕으로 알고 있을 테니까. 지금까지 나 같은 강자가 있었다면 알려졌을 텐데. 나는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이니 말이다. 알 턱이 있나. 그냥 재수없던 것 뿐이다.

“나.나를 어찌할 셈이냐!”

어찌 하다니. 이제 줄을 제대로 서야 한다는 것을 알려줄 셈이다.

“뭐 간단히 이렇게 하고 끌고 다녀야지.”

마기로 족쇄를 채웠다. 이미 한 번 영혼을 박았으니 다시 꺼내기는 힘들겠지.

“네 눈으로 직접 봐라. 그 잘난 마왕군이 박살나는 꼴을.”

그 이후로도 몇 번 군대를 궤멸시키는 것을 보여줬다.

어느새 엘프왕국 북쪽에서 진격해오던 마왕군의 9할이 궤멸했다.

다크엘프몸이 되어버린 리치는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이제야 지가 누구를 건드렸는지 아는 모양이다.

애초에 그저 마기로 만든 족쇄를 풀지 못하는 것만 봐도 답은 나오지.

“그.그래도 이건 정도가 심하지 않나! 그저 우리들의 명만 따른 마족 병사들이 대부분이다!”

“그 병사들에게 엘프들이 죽었잖냐. 아, 뭐 사실 너희들이 엘프를 멸족시킬 정도로 죽여도 상관없어.”

“그런데 왜!”

“아, 그저 엘프여왕이 내 여자가 되어준다고 했거든.”

단순히 그런 이유일 뿐.

“뭣?”

“한마디로 그거야. 나는 엘프여왕을 가지기 위해 너희들을 학살하는 거라는 뜻이지. 그래. 나는 의외로 사후서비스가 철저한 용용이라서 말이다? 이런 것도 가능해.”

나는 대충 마족들의 진군로를 계산하여 마물들의 땅이 북쪽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참으로 단순하게 머릿수만 믿고 진격해오는 터라 예상이 가능했다.

엘프들이 준 지도도 있었고, 대충 거리만 감 잡으면 된다.

이번에는 조금 더 커다란 백염탄을 쓰기로 했다. 아마 한 두발이면 적당히 정리가 되지 않을까?

“야, 마왕령이라는 곳이 여기 북쪽에 있지?”

“그.그런데?”

“너 리치라서 죽는 영혼들 볼 수 있냐? 그만한 실력은 있으니 다른 이의 몸에 들어가는 스킬도 가진 거겠지.”

“당연하지! 나는 영혼을 다루는 영원불멸한 리치다!”

그렇게 자부심을 가질 때가 아닌데.

“킥. 그럼 잘 봐라? 세계관 최고의 악당 용용이가 존나 귀엽게 공을 던져볼게요?”

“그건 공이 아니잖. 설마!”

“그래 그 설마야.”

나는 저 먼 북쪽을 향해 백염탄을 압축시킨 공 한발을 던졌다.

빠르게 날아간 그것은 정확히 대륙의 북쪽에 있는 마왕령에 떨어진 것 같다.

쿠오아아아아아아앙.

대륙의 북쪽을 차지하고 있던 마왕령에서 하얀색 불기둥이 치솟았다. 천지가 뒤흔들린다.

그 불기둥은 마왕령 전체로 퍼지고 있으니, 흡사 신이 내리는 심판과도 같지 않을까.

물론 그건 제 알 바 아닙니다.

뒤지든 말든. 마망을 위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수만 수십, 수백만. 어떻게 인간의 가면을 쓰고!”

마족의 영혼들이 울부짖기라도 하는 걸까.

“얼마 전까지 죽어가던 엘프들은 보이지 않나? 내로남불 오지고요. 뭐 너희들이 이렇게 죽는 이유는 간단해. 마망 때문이지.”

게다가 따지고 보면 여기도 작가 유은하의 세계관 중 하나가 아닌가?

그냥 이벤트에 뜨는 세계라 설정도 대충 나왔다. 그러니 저것들이 죽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지 않나.

이번에 나는 인간의 편이지만, 여기서는 엘프의 편이다. 마물들을 조졌으니, 제국은 이제 꽤 처지가 궁색해지겠지.

“여자 하나로. 미친년!”

그냥 몸 하나 얻으려고 이런 학살을 저지른 것이라는 말이니 리치는 그 구리빛 피부가 푸르게 보일 정도로 창백해졌다.

보통 미친년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겠지.

솔직히 나 자신도 놀랍다. 아니, 그야 그렇거든. 어떤 미친년이 여자 얻겠다고 사람들을 죽이고 다녀.

“뭐 아무튼 너는 레이나에게 줄 노예로 딱이다야. 살려주는 걸 고맙게 여겨라.”

“네 이년! 네년이 감히 우리 마왕님의 백성들을 죽인 년이냐!”

오, 저놈 심연의 기사 아닌가. 서고에서 봤던 놈이 차례대로 나오네.

“아, 이미 한 번 뒤졌던 놈은 꺼지시고.”

콰르르르르

불태우니 바로 죽어버렸다. 서고에서도 저렇게 쉽게 죽었었지.

“히.히이이익.”

구리빛 엘프의 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그런데 이년. 다리사이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야, 너 백골일 때는 오줌 싸본 적도 없을 텐데. 지리는 꼴이 우습다? 이제 알겠어?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내 발바닥이라도 핥아서라도 싹싹 살려달라고 빌어야 한다는 소리야.”

“마.마왕님이 오시면 다 끝날 일이다!”

이년이 아직도 사태파악이 되지 않나보네.

흑신교에 충성을 하던 김승준과 같지 않나?

아니다. 그놈은 적어도 흑신교에 심취하지 않던 무렵이라도 있었지.

“그놈이 나처럼 저런 것을 사용할 수 있을까?”

저 멀리. 여전히 치솟는 하얀 불기둥을 가리키며 물었다.

“…….”

이거 봐. 대답 못하는 거 보면 이미 답이 나온다.

현실을 알고 있는 거겠지. 이제 전황이 완전히 뒤집어졌다는 사실을. 자기 주인은 눈앞에 있는 학살자를 이길 수 없다고.

그래도 쉽게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한 거다. 지금까지 믿어왔던 사상과 신념, 충성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될 테니까.

“아니지. 그랬으면 엘프는 진작에 사라졌겠지. 어쩌면 동맹인 제국도 무찔렀을 테고. 아니야?”

그만한 힘이 있었으면 뭐하러 제국과 연합을?

내가 대놓고 보란 듯이 비웃자 구리빛 엘프는 이를 갈았다.

그리고 그때. 참 건방지게도 내 앞에 나타난 꼬맹이가 있었다.

“네놈이. 짐의 소중한 백성들을 죽였나?”

“너는 누군데?”

누군지 감은 오는데, 실망인 걸.

설마 미소년이라니. 최소한 로리마왕은 될 줄 알았는데, 망토를 걸친 모습이 딱 중2병…….

그런데 얘는 뭔데 나랑 머리색이 같냐?

갑자기 머리에 혈압이 오른다. 아 머리가 띵하고 손발이 바르르 떨린다.

면상은 저따구라도 그 속은 나이 상당히 먹었을 것이다.

“내가 바로 마왕이다. 이 로터스 대륙의 절대적인 존재! 감히 짐의 땅에서 짐의 백성들을 죽이다니! 그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뭐 싸우는 건 좋다. 나도 저런 중2병과 머리색이 같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미니까.

그런데 그 전에 말이다. 정말로 궁금한 것이 있었다.

“뭐 싸우기 전에 묻자. 너 엘프들을 왜 죽이려고 하는 거야?”

여기서 그냥 죽이면 궁금할 것 같다.

레이나의 조상인 엘프가 어째서 마왕에 의해 멸망했는지, 꼭 들어야만 한다.

“선대 마왕의 복수와 당연한 수순을 밟을 뿐이다!”

“당연한 수순?”

“이 세상은 나의 것이다! 그러는 네년은 어째서 짐의 백성들을 학살한 거지?”

그걸 말이라고 묻네.

“아, 그런 전개도 슬슬 지겨워. 뭐 좋아. 물었으니 대답해줄게.”

나는 이 백발의 소년이 슬슬 불쌍해졌다.

작가 유은하는 왜 저런 설정을 넣었을까?

정말 나 놀라고 만들었을까? 소설이 현실이 되었으니, 저 마왕의 존재도 진짜다.

마왕은 보통 악역이다.

그렇다면 죽여도 상관없는 거잖아. 애초에 엘프왕국을 멸망시키는 놈이니까.

어쩌면 마망은 단순히 학살을 하기 위한 명분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아지다하카의 환생체. 그 본질이 어디 가지 않는다.

어느새 내 자신이 입이 찢어질 듯이 미소를 짓는 것을 느꼈다.

“그냥 재미로.”

“어느새!”

어느새 마왕의 귓가에 다가간 나는 그저 누구한테 말하는지도 모를 단순명료한 이유와 함께 그 목을 닭목을 잡아 비틀 듯이 쥐어뜯었다.

콰직!

마왕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너무도 허무한 그 광경에 리치는 완전히 굳어버렸다.

이 감각 오랜만이다. 그냥 재미로 생명들을 앗아가는 쾌감. 당장 팬티를 벗고 이 초콜렛엘프년에게 봉사시키고 싶을 정도로 몸에 전율이 흐른다.

"하아아아~좋아♥"

마왕의 모가지에서 분수처럼 터져오르는 따뜻한 피가 고개를 들고 있는 내 얼굴에 떨어지고, 내 몸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미. 미친년. 마.마왕님을. 크흡!?"

"너는 꿇어 이년아."

마왕은 마왕이고, 이 리치엘프는 레이나에게 노예로 주기 전에 열심히 봉사를 가르쳐야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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