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72화 (72/331)

〈 72화 〉 70. 해외파 생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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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를 오늘부터 등교하게 되었다.

저번 단체전 이후로 빌런아카데미 프레임이 씌워졌던 한성아카데미는 협회에 의해 직접 관리를 받게 되었다.

그 가운데, 거의 불법으로 나몰라라 들어왔던 생도들은 모조리 잘라냈다.

물론 아카데미 학장도 대충 머릿수 채우려고 받아주기는 했는데, 죄악일도 있고 해서 특권층들을 싹 갈은 거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있다.

“불방망이님은 왜 안 갈리죠?”

내 질문에 생도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아니, 진지하게 궁금하다. 수업 귀찮다고 그냥 각분야의 전문가들에게만 맡기고, 지는 직접 나대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뭐 이년아?”

“아니, 그렇잖아. 저는 교관님이 교관다운 짓을 한 역사를 본 적이 없어요. 김승준 일도 나한테 맡겨, 자기소개시간은 개판에, 생도가 대련장에서 대놓고 담배를 펴도 뭐라 안 하고. 툭하면 자율학습 키고 나가버리고.”

생각해보니 정말 이 인간 교관으로써 덜 되먹었네. 대체 왜 이 아카데미에 남아있는 걸까? 그냥 뒷골목에서 사람이나 패고 다니는 것이 어울리는데.

“일단 교관 머릿수 채워야 하거든.”

“엄청 솔직하시네요.”

“더해서 일단 강하기는 하고. 그래서 A반을 맡게 된 거야.”

“예?”

아니, 불방망이가 강한 건 아는데. 엘리트반이면 엘리트 교관이 맡아야 하는 거 아닌가? 불방망이 아니면 무식하기 짝이 없는 여자를 굳이?

입 밖으로 내뱉을까 하다 저 여자가 불방망이 들면 괜히 귀찮아지니 입을 다물었다.

“이번에 부모 후광이라던가 머릿수 채우려고 들어온 애들은 싹 갈려 나가고 실력자들만 남았잖냐.”

“네.”

“그 실력자들은 솔직히 뭐 굳이 가르칠 필요가 있는 애들이냐? 당장 길드 보내서 현역 뛰어야지. 한마디로 아카데미의 기본교육을 굳이 가르쳐줄 이유가 없지. 야, 당장 너만 해도 길드들이 군침 흘리고 있다고. 그냥 보내버리고 싶을 정도야.”

“아 한마디로 불방망이 입장에서는 굳이 가르칠 필요가 없는 쌉꿀빠는 반을 맡은 거로군요.”

강한 애들만 있는 반을 맡았으니, 굳이 노력해서 가르칠 이유가 없다. 라는 아주 현실적인 논리.

뭐라고 반박하고 싶지만 실제로 지금 A반은 강자들만 남았으니, 그녀의 논리가 아주 틀린 것도 아니다.

“그렇게 말하면 부끄러운데.”

“그러니 오빠가 싫어하지.”

사실 전혀 관련없지만, 불방망이는 유진석을 너무나 사랑한다. 지 더러운 혐성을 넘어서서 유진석에게는 온갖 아양을 떨고 싶어하는 인물.

곧 노처녀 예정이다.

“혹시 불방망이로 엉덩이 맞아봤니?”

“부당한 폭력은 오빠가 제일 싫어하는 거죠.”

내 말에 방망이를 들려다가 내려놓는 김지혜.

“뭐. 아무튼 오늘은 빠져나간 자리를 다시 채워야 하니 특별전형으로 새로운 생도들이 입학했다. 죄악일 때문에 한성이 협회의 대대적인 관리를 받게 되면서 해외파를 들인 특수한 경우니 모두 친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불방망이는 대뜸 폭탄 선언과 함께 교실 밖에서 세 명의 여자애를 주워왔다.

두 소녀는 머리가 흑발이고, 한 명은 금발이다.

뭔가 누구인지 대충 알 것만 같은 느낌이다.

“시노하라 코토네입니다. 구마모토출신이며 싫어하는 것은 딱히 없고, 좋아하는 건 토마토입니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시노하라 코토네?

“시노하라래.”

“시노하라면 그 시노하라막부?”

생도들이 서로 수근거린다. 그만큼 시노하라는 유명하다.

그런데 시노하라 코토네? 그런 인물은 원작에서 없다.

아니, 시노하라 마리코도 있으니, 시노하라 코토네라는 인물도 있을 수 있는데. 적어도 아카데미에 등장하지 않는다.

잠깐만. 아니지. 혹시시노하라 유즈키 아닐까?

“로즈마리입니다. 취미는 인형모으기, 인형을 좋아하며, 싫어하는 것은 귀엽지 않은 것입니다. 한국인 여러분 잘 부탁해요.”

“……중국의 핑 타오입니다. 중국의 중화길드 소속입니다. 견문을 넓히고자 한국의 한성아카데미에 입학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맥주이름 같은데. 드립칠까하다가 참았다. 쟤도 히로인이니까.

“자, 이번에는 해외파 애들이 참 많이 들어왔다. 지금 들어온 애들 각국가에서 유명한 건 알겠지. 모두 친하게 지내기 바란다.”

오늘 아카데미에 들어온 전학생들을 보고 나는 한동안 멍때렸다.

시노하라 코토리가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전제 하에 히로인 세 명이 아주 대놓고 몰려왔다.

인형사 로즈마리. 황하의 장비 핑 타오.

인형사 로즈마리는 말 그대로 인형을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히로인이고 황하의 장비 핑 타오는 도끼를 사용하는 히로인이다.

로즈마리는 귀엽지만 음습하고. 핑 타오는 약간 중화민족 선민의식을 가진 뇌가 없는 여자애다.

한마디로 음습히로인, 무뇌히로인이다.

“이런 미친.”

얘네들 원래 여기서 안 나오는데. 로즈마리나 핑 타오. 둘 다 아카데미에 오기는 하는데.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죄악이 빨리 등장해서 그런가?

내가 원작 전개와 현실의 시간대를 못 맞췄다고 해도, 해외파 히로인 한꺼번에 아카데미에 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심지어.

나는 고개를 돌려 창가에 앉아있는 청순한 분위기의 소녀를 쳐다봤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에 잘 갖춘 이목구비. 전형적인 일본의 미녀상이다.

자신은 시노하라 코토네라 했으나, 아무리 봐도 시노하라 유즈키다.

왜 그리 확신하냐? 나에게는 감이라는 것이 있다. 느낌이 유즈키야. 내가 생각하는 것이 소설 속에서도 묘사로 그대로 나오고.

무엇보다도 시노하라의 가신으로써 존재하는 마리코에 대해 의문을 가질 대와는 다르게 확연히 이 여자는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느낌이 확 들었으니까.

능력을 보면 더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딱히 지금은 접근할 마음은 없다.

“어휴. 그만 좀 봐요. 엄마한테 이를 거에요? 레이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아, 응.”

조금만 눈돌리면 레이나나 다른 애들이 방해한다. 무엇보다 레이나가 자꾸 레이를 걸고 넘어지니 정말 애 두고 바람이나 피는 쓰레기 엄마라도 된 느낌이다.

아니, 레이는 엄밀히 말해 그냥 마력이 합쳐져 탄생한 일종의 마력 생명체일 뿐인데.

나라고 전부 따먹을 생각은 없다. 하고는 싶지. 그런데 시노하라 유즈키는 일본의 실권자 집안이고, 음습한 인형사는 인형페티쉬라 좀 그렇고, 중화주의에 중국인 선민사상에 빠진 맥주는 말할 것도 없다.

일본의 실권자는 잘못 따먹으면 다리에 족쇄가 채워지기 마련이다. 가문이 가문이다 보니까. 내가 시노하라를 상대로 질 것 같지는 않지만, 귀찮게 판을 키우는 멍청한 용용이는 아니다.

이번에는 최시우(?)로 아카데미에 함께 온 최시아를 힐끗 쳐다봤다.

최시아의 상태는 불안정하다.

갈수록 색욕이 날뛰려고 한다더라. 한마디로 최시아예게는 몸의 원래 주인인 최시우라는 흑염룡이 잠들어 있는 상태다.

저것도 처리해야 하는 마당에 딴 히로인들은 무슨.

어차피 히로인인 이상 저 세 명의 에피소드를 보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굳이 있다면 핑 타오 정돈데.

저 년은 무식해서 탈이고, 중화사상 탓에 아싸생활 확정이다. 일본이 한국의 죄악일에 끼어들려고 하니 지들도 덩달아 끼어들겠다는 거다.

대놓고 정부차원에서 저질렀다가는 내정간섭 뭐니 나올 테니, 유학이라는 느낌으로 핑타오를 보낸 거겠지.

저 셋은 두 말할 것 없이 이 아카데미에 잠입했다고 봐야 한다. 다들 최연소 헌터들로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췄다.

그래. 그냥 그렇다고.

아직 나는 적이 남아서 저 년들 신경 못 쓴다.

일단 괜히 아카데미에서 죄악이 등장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저 년들 때문이라도 일단은 막고 봐야지.

그래서 딱 선을 긋겠다 마음먹은 순간.

“유은하양?”

시노하라 유즈. 아니, 코토네가 나한테 다가왔다.

“아, 음. 시노하라양?”

“같은 생도입니다. 편히게 이름으로 불러주시기를.”

그 생도가 일본의 실권자라는 것이 문제지.

그래도 모른 척해야 한다. 괜히 정체를 아는 척 굴었다가는 유즈키는 나를 경계할 것이다.

지금은 모른 척, 적당히 선을 그어야지.

“그럼 코토네도 편히 불러. 그런데 왜?”

“그냥 은하양과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요.”

“나랑?”

합의하에 보비자는 뜻이면 나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일본 최고의 스시녀를 맛볼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겠지. 시노하라 유즈키 성격에 몸을 쉽게 대줄 여자는 아니다.

“예. 그야 죄악의 파편을 직접 뜯어낸 인물이잖아요? 궁금해서요.”

“궁금하다니, 뭐가?”

“기사를 보니 파편은 콩알 만하다고 들었는데. 그것을 정확히 적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검술이 궁금합니다.”

아, 이제 알겠다.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여자는 검술에 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딱 일본의 캐릭터란 느낌이 들 정도로 사무라이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그런 여자라서 내가 파편을 뜯어낸 것에 의문을 가진 것이다.

단순히 나와 생도로서,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이 아니다. 인간 대 인간이라기보다는 죄악과 관련해서 한국에 잠입한 코토네이니까. 뭐라도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별거 아니야. 내 오빠가 신검이야. 그 밑에서 검술 배운 것은 좀 있다고.”

적당히 거짓을 섞어주었다.

뽑아내지 못하면 통째로 불태울 셈이었다. 적당할 때에 무신이 내게 검술을 준 덕에 파편을 뜯어서 협회에 넘길 수 있었다.

“그래도 본인이 가진 기본 역량이 없으면 검술을 배워도 의미가 없지요.”

나는 원작과 현실은 정말로 다르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달았다.

그 시노하라 유즈키. 지금은 코토네인 여자는 말이 적고, 청초한 분위기로만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조잘조잘조잘.”

검술이야기만 나오면 미친 듯이 떠들어대는. 그러니까 한 분야에 빠지면 딱따구리가 되는 최시우와 비슷한 년이다.

불방망이가 나가고 자율학습시간에 유즈키는 하루종일 떠들어댔다.

그 덕에 레이나와 한수지가 서운해 했다.

내 탓도 아닌데. 그래도 그나마 핑 타오와 로즈마리는 딱히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로즈마리는 살짝 나를 힐끗 쳐다보는 것이 관심은 있는 모양인데.

생각난 김에 최시우를 써먹어야겠다. 마석도 공급해야 하고.

“최시우. 따라 나와.”

“네.아, 응.”

“최시우랑 놀아주려고? 우리는?”

한수지와 레이나가 불쌍한 강아지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안 된다. 어디까지나 내가 갑이고 너희들은 을이니까. 내 멋대로 한다.

“쎄쎄쎄 하고 놀고 있어.”

아카데미에서 시아와 시우를 구분지을 수는 없는 일. 아카데미 생도들은 최시우가 여자가 되었다는 사실만 알지 이중인격이라는 건 모른다.

레이나와 한수지도 최시우의 상황을 알고 있으니 내가 따로 데려가는 것까지는 시비를 걸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인터넷방송 부실로 데려갔다.

“색욕이 계속 날뛰고 있다고?”

“색욕이 아니라 최시우에요. 주인님.”

“아니, 결국 색욕이잖아. 어쨌든 이리 와. 마석 줄게.”

색욕을 상대할 수는 있지만, 보다 더 잘 제압하기 위해서는 내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아마 나를 따먹으려고 시우는 죄악의 힘까지 동원하려 하겠지.

나는 그녀를 꼭 껴안으면서 얼굴을 가까이 대어 입을 포개었다.

츄우웁

몸 내부에서 마석을 만들어 입에서 입으로 넘겼다.

“흐흐힛. 히히힛♥”

“미친년. 약물중독 된 것 마냥 몽롱하네. 내가 주는 마석이 그리도 좋아?”

아래를 살짝 만져보니, 보지가 푹 젖었다. 물이 질질 흐르는 것을 보니 실금을 하는 것은 아닐까.

최시아는 완전히 내 마기로 만든 돌을 먹으면서. 쾌락에 빠졌다. 다른 의미로 약물중독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계속 약물중독을 시키고 몸을 더욱 내가 아니면 안 되는 몸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렇게 최시우가 각성하여 색욕으로써 나를 덮치려고 할 때, 그때 서열정리를 분명히 할 생각이다.

이것이 나의 큰 그림이다.

“네헤에. 주인님 좋아여어엇♥”

“갑자기 급꼴리네. 야, 벌려.”

바보 같은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아카데미에서 박아대는 것도 즐겁겠지. 슬슬 키스를 하면서 소파에 엎어트리려는데.

“유은하!”

“에이 씨발.”

어떤 불망망이 같은 인간이 나를 방해하는 걸까.

“그런 건 좀 끝나고 가서 해라. 학교에서 레즈인 거 꼭 티내고 싶냐?”

불방망이가 무슨 생각으로 부실에 찾아온 걸까.

“뭐래. 노처녀가. 자지가 아니라 보지에 처녀따이고 싶어요?”

아직 처녀막 가진 주제에 확씨. 어떻게 해버려?

“아니, 애가 갈수록 아주. 하아 됐다.”

“한참 분위기 달아올랐는데, 방해하고 즐겁습니까? 그래. 왜 불렀는데요?”

용용이는 지금 매우 빡친 상태에요.

딱 봐도 모르나? 시아를 따먹기 위해 아래가 달아올라 젖고 있는데, 저 망할 노처녀 주제에 나를 부르지 않았나.

“네가 로즈마리와 친하게 지내줬으면 좋겠다고. 그렇다고 비비지는 말고. 이건 외교적인 문제도 있으니까.”

로즈마리랑 친하게 지내라고?

그 음습한 양키 인형사 계집애를?

그래 얼굴만 보면 천상 인형이니까 불가능하 것은 아니다.

물론 불방망이는 내가 친하게 지낸다는 의미를 어떻게 여기는지 아직 모르는 것 같은데.

“시발 존나 비벼버릴거야.”

“아니, 왜 그렇게 삐뚤어졌어? 아무리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해도 그렇지. 아카데미에서 대놓고 떡을.”

치면 좀 어때서 시발.

“적당히 안 하면 따먹어버릴 수 있으니까 조용히 하세요.”

“에휴. 알았다. 로즈마리한테도 이야기 해뒀으니까. 알아서 잘해봐.”

보통은 로즈마리를 자기가 데려와야 하는 거 아닐까?

아니면 그년 스스로 나를 찾아왔어야지.

음습한 여자는 음습하게 대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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