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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00화 (100/331)

〈 100화 〉 98. 남장 용용이와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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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화된 신선조들 앞에서 유즈키를 개처럼 따먹어주면서 K­NTR찍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 같다.

자기들 주군이 한국의 용용이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구경하는 거다.

NTR이라고 애인만 뺏는 것이 NTR일까? 나는 자기들만의 주군을 빼앗기는 것도 NTR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꼬리로 절정시키면서 '대한독립만세' 외치게 하면 어떨까.

이미 그 시절이 아니더라도 그런 분위기의 플레이라 뭔가 꼴리지 않나?

상상만 해도 윗입과 아랫입에서 침이 질질 흐른다.

“그래서요? 신선조가 여자라서 그래서 뭐 어쩌라구요?”

“은하는 비비겠다는 거 같은데.”

그래. 바로 그거다. 아무리 레이나가 화를 내도 비빌 것은 비벼야 한다.

“나한테 보벼지면 설령 외계인이라도 포섭될 거야.”

한국에서 수십 년간 유행했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외계 종족급만 아니면 가능하다.

아니, 그 외계종족도 다리만 멀쩡하다면 조금…….

“대체 수비 범위가 어디까지입니까.”

“그래도 확실한 건 은하 말대로 신선조가 위험하지만 신선조가 참전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는 거야. 일단 우리도 만만치 않은데, 신선조가 송도로 들어왔다가 죽으면 그거 가지고 우리가 언론에 뿌리면 하정석은 입지가 위험해지니까.”

“그럼 은하가 그 다 불태우는 거 쓰면요? 백염.”

그건 더 위험하다. 우리 정체가 탄로 날 수 있으니까.

“나라는 거 광고하고 다니는 꼴이지. 그래서 내가 너희들을 강화한 거야. 레이나가 다크 엘프 모습으로 화살로 공격만 해도 마기 탓에 헌터들이 쉽게 접근 못 하니까.”

“맞서 싸운다 치면 문제는 하나군요.”

“우리의 정체지.”

솔직히 그것도 잡히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보면 그리 위협적일 것도 없다.

레이나는 뒤에서 뿅뿅 쏘기만 할 것이고, 길드 마스터 급이 아닌 이상 한수지도 치고 빠지기 정도는 잘 할 것이다.

“아니면 우리가 다른 곳으로 기지를 옮기는 건? 어차피 케이트가 있으니 어렵지 않잖아.”

“송도가 기반이고 그 많은 사람 갑자기 이주할 곳을 찾는 건 어렵지.”

“하지만 협회도 정말 우리가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송도위치에 우리 세력권을 보면 지도로 볼 때 서울을 밑에서 후려칠 수 있는 자리잖아요.”

“확실히 이렇게 되면 우리는 언제든 잠재적인 위협이 되겠네.”

최시우가 레이나의 말에 수긍했다. 한수지도 지도를 빤히 바라본다.

“그럼 은하의 생각은 맞서 싸우자는 거죠?”

“응. 유정선배도 골렘들을 이왕이면 많이 만들고, 빌런들 중에서도 맞서 싸울 사람을 모집해야 해요.”

게다가 길드 연합을 몰아낼 방법이 단순 실력행사만은 아니다. 머리를 쓰면 뭔가 생각날 것 같다.

“은하야. 방송으로 감성팔이 하는 것도 방법인데?”

가만히 듣고만 있단 유정 선배가 좋은 안을 내놓았다.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다.

몇 번의 방송으로 백화가 괴인인 것을 알면서도 동정심으로 백화에 동정을 주는 국민도 많아졌다.

물론 헌터들은 반반으로 갈렸다. 백화를 지금까지 잘 따라오던 놈들도 괴인이라는 말에 고지식하게 태세 전환을 했다.

하지만, 그래도 동정이라는 건 무섭다.

길드 연합과 싸우면서 피해를 입는 송도를 국민들은 어떻게 볼까?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이 나라는 정이 무섭다. 더군다나 대격변 이후 헌터 말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감성에 더 예민해졌다.

한마디로 감성팔이가 가능하다.

인권단체는 들고 일어나겠지. 멈추라고. 그럼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유정 선배다. 오늘 밤 비벼주자.

“오 유정 선배 저랑 생각이 같네요.”

“그럼 음습 마리가 5마리의 인형으로 드론을 움직여 사방에서 방송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는데요?”

“아니, 그건 좀 아니고. 그럼 오히려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여겨질 수 있어. 드론을 이용해서 하나로만 찍는 것이 좋겠어.”

방송을 켰는데 방송이 여러 방향에서 송출되면 그것도 우스운 꼴이지.

“그럼 우리가 할 일은 송도 방비?”

“응. 나는 따로 할 일이 있어.”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있다.

“뭔데?”

한수지가 떨떠름하게 물었다.

“그럼 서지연과도 접촉을 해봐야겠어.”

“또 또 여자.”

“서지연은 왜?”

“협회 이인자잖야. 지금 포섭 중이거든.”

최시우의 물음에 간단하게 답해주었다.

“위험하지 않아?”

서지연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최소 중립은 만들어야지.

“서지연이 길드 연합에 있는 것이 더 위험해. 생각해 봐. 서지연이 송도로 들어와 사진 찍어대면 송도가 어떻게 하면 될까?”

“아.”

히로인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우리는 심상 세계에 갇히는 정도지만 송도에 사는 사람들은 그대로 사진 쪼가리가 되었다가 서울에서 풀려날 거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이겨도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하다못해 공격은 하지 않게 막아야지.”

“방법은?”

“그러니까 한동안 남자 모습으로 가겠다.”

본격적으로 남장용용이의 시대다.

물론 꼬리는 이왕이면 쓰지 않을 거다.

며칠간은 빌드업 기간을 가져야 하니 말이지.

“왜 그렇게 이어지는데요?”

“맞아. 우리 앞에서는 남장 안 한다며?”

어휴. 이 변태 엘프와 변태 불꽃 창녀 같으니. 머릿속에 든 것이라고는 내 남장 섹스밖에 없지?

“너희들 변태야? 왜 남장하면 꼭 섹스한다고 여기는 거지?”

“아니 변태라는 말을 당신에게 들으면 기분이 이상한데요.”

하여간 이 변태들 같으니. 내 히로인들이 이렇게 변태라 애기용용이는 뼈가 삭습니다.

“아무튼 나는 서지연과 비비러. 아니, 먹으러 가야겠어.”

원래 로자리아를 노리려고 했는데 때가 아니다. 내 목에 현상금이 걸린 이상 먼저 건드려야 할 것은 서지연이다.

서지연은 헌터 협회의 사람이라 결국 최철식의 명이라면 들을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바뀌기 전에 미리 내 색으로 물들여야지.

나를 배신 못 하도록 말이다.

* * *

서울

헌터 협회에서는 본격적으로 송도를 치는 것에 대한 길드소집령이 떨어졌다.

이미 물밑으로 진행 중인 백화 토벌 작전은 협회 소속 헌터들에게도 유명했다.

길드소집령 이후 따로 대기하라고 명령이 떨어진 백청강과 서지연은 협회를 나와 하릴없이 걸었다.

“하아, 야, 너 어쩔 것임? 길드 연합과 송도 갈 것임?”

“뭐,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냐. 이래서 협회에 들어오기 싫었다는 말이지.”

백청강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었다.

사실 그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이런 귀찮은 짓은 사양이다. 심지어 그 송도 사람들로부터 원망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진석 세대의 인물들은 한국의 영웅들답게 나름 정의롭다. 송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여겼다.

“유진석은 어디서 뭐 함? 진짜 불방망이와 바람남?”

만일 그 말이 사실이라면 불방망이에게 쳐들어가 사진에 접어 넣고 말 것이다.

“따로 송도와 외부에서 연결된 배후를 알아보는 것 같더라.”

“무슨 말임?”

배후라니?

“송도에 생존 시설이 있는 것을 보면 외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뜻이야. 안 그래? 외부의 지원이 없는데 송도는 시설이 너무 좋고 사람이 많아.”

“그건 그럼.”

서지연은 인상을 썼다. 이대로 라면 은하가 위험하다.

솔직히 은하가 빌런은 맞다. 어쨌든 정부에 반하는 짓을 하고 있으니까.

죄악이 위험하다고는 하나, 설마하니 지금 한국의 헌터 전력으로 이기지 못할까.

하다못해 헌터 협회에 의논하거나 그랬으면 또 모르지 않나.

그 외부의 지원도 은하가 서울과 송도를 왔다 갔다 할 힘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정말 너무한 것임.’

나쁜 짓을 다 하고는 좋아한다고 달라붙기나 하고. 이거 최철식에게 찌르면 정말로 양심에 찔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이라도 헌터 협회이 알려야 하나?

송도에 길드 연합과 싸울 괴인 병력은 충분한가?

정부와 협회가 작정하고 송도 하나만은 겨냥하여 고립된다면 물자는 충분한가?

“왜 그리 조용하냐?”

“솔직히 나는 나가야 할지 모르겠음.”

“뭐?”

“귀찮음. 나가면 욕만 먹을 거 같음.”

정확히는 은하가 걸리는 것 때문이지만, 아마 필시 백화의 팬들에 의해 협회의 명예가 떨어질 것이다.

그간 백화가 얼마나 많은 팬층을 늘렸던가. 괴인인 것이 밝혀지고 나서 많은 팬이 떨어져 나갔으나, 송도에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그렇게는 하다만. 뭐 당장 결정된 것은 아니니까.”

지금이 아니더라도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아, 몰라. 됐음. 난 먼저 감.”

“그렇게 해라. 나도 술 좀 마시러 가야겠다.”

백청강이 홀로 한숨을 쉬며 등을 돌려 술집으로 길을 잡았다.

혼자 남은 서지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유진석은 진짜 개새끼임.”

서지연은 품속에서 영화 예매권을 꺼냈다.

이제 이 예매권은 주인이 없어졌다. 그냥 버려야 할까.

원래라면 데이트 약속으로 유진석과 함께 영화관에 갔어야 했는데, 망할 불방망이 년과 유진석의 정의로움이 오늘만큼 원망스러울 때가 없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쩌면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맨날 이상한 말투나 쓰고, 얼굴만 보면 예쁘지만, 말투가 좀 그렇다는 말이 많았다.

어쩔 수 없다. 이게 익숙할 뿐이니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능력을 제대로 살리기란 어렵다.

그 탓에 입에 완전히 말투가 붙어버렸다.

“여, 아가씨. 내 스타일인데?”

혼자 그저 멍하니 공원을 걷는데 어떤 미친놈이 건드린다.

속에서 열불이 끓는다.

그냥 저거 죽일까. 사람 한놈 죽여도 묻기는 쉬운데.

서지연은 고개를 저었다.

조금 화난다고 해서 이런 생각을 해서야 쓸까.

그래. 어떤 새끼인지 보고 그 면상 한 대 후려치는 거다.

생각해보니 저런 거지 같은 멘트. 진짜 어느 시대 건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치욕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서지연이 뒤를 돌아보자

“뭐임. 어떤 씹새끼가 구시대 작업멘트 들고 오는 것임? 음?”

처음에는 그저 눈을 껌벅일 뿐이었다. 왜 저 사람이 여기 있을까.

“아, 이게 아닌가? 그럼 박고 싶게 생긴 암컷?”

“뭐임? 유진석? 아니.”

서지연은 제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이리도 유진석을 닮은 사람이 있을까.

아니, 이런 얼굴을 닮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유진석의 얼굴이 여자처럼 변하면 딱 한 명 밖에 안 나온다.

유은하? 아니, 유은하라고 하기에는 가슴이 절벽이다.

“오빠보다는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잠깐. 너.”

“맞아 유은하.”

“허. 하다 하다 남장을 다 함? 아니지. 뭐야, 그 큰 건 어디로 가고 절벽이 있음? 설마 뽕이었음?”

서지연의 말에 남장 은하의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어허. 내 맘마통은 언제나 진실입니다. 단순히 남장 마법이라고 하자.”

그래. 그렇다치자 그럼 대체 남장한 유은하가 여기는 대체 왜?

“고자인 우리 오빠와 가려고 영화 관람권까지 끊어?”

유은하는 서지연의 손에서 영화 관람권을 가져가더니 히죽 웃었다. 그러더니 서지연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같이 가자.”

본래 적극적인 행동에 약한 서지연은 안 그래도 유진석을 닮은 그 얼굴과 그 손길을 거부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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