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12화 (112/331)

〈 112화 〉 110. 중국의 위대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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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국 남경 주석궁

중국은 대격변 이후 대 혼란기를 맞이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아지다하카까지 나타난 덕에 그 피해는 만만치 않았다.

그 결과 중국 공산당 정부는 난징으로 수도를 옮겼으며 북쪽에 남아 괴수와 항전해서 땅을 지켰던 중국인들은 군벌로 성장했다.

중국의 헌터 7할 이상은 북경 군벌들에 의해 키워졌고, 남경의 정부에서 그 예산을 대주는 식으로 중국의 헌터사회는 돌아갔다.

그런 중국의 국가주석 장학체(장허디)는 한국의 청와대 습격사건 기사를 읽으며 배를 잡고 웃었다.

“큭.푸하하하핫! 하정석 그 놈 꼴 보기 좋군. 대머리라니. 그나마 나이 먹어서 자랑할 거라고는 머리털밖에 없었을 텐데!”

“주석 선생.”

한참 즐거워하고 있는데, 옆에서 북경과 연락을 하던 난징 소속의 한 헌터가 장학체를 찾았다.

모처럼 분위기가 좋았는데 왜 초를 치는 걸까.

“음, 오래간만에 좋은 소식을 들어 기쁜데 무슨 일인가? 얼굴을 보니, 중요한 일이겠지?”

“예.옛. 북경에서도 좋은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그래. 말해 봐.”

북경에서 내려오는 소식일 테니 뭔가 중요한 것이겠지.

“북경에서 이번에 사람을 괴인으로 만들지 않고 2차 각성을 시켜 보다 강화시키는 마력석을 개발했습니다.”

“또 저번처럼 터지는 건 아니겠지? 실험하다 죽은 놈들이 얼마인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위구르 사람이 몇 명이나 죽었던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인구 7억으로 많은 편이지만 대격변 이전과 비교하면 인구도 많이 줄어 한 명이 아쉬운 때다.

게다가 군벌들끼리 나눠진 것을 생각하면 당장 장학체 정권이 통치하는 땅은 3억이 좀 넘는 인구 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전부 보완하였다고 합니다.”

“흠, 설마 또 예산을 박아달라고 그러는 건 아닌가?”

그런 식으로 또 돈 받아먹어서 쓸데없는 실험이나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참에 아주 뿌리를 뽑아야 하는데.

“아닙니다. 이참에 북한지역을 우리가 먹으면 어떻겠느냐는 왕웨이 장군의 보고입니다.”

“북한을?”

“예. 이번 하정석 일도 그렇고, 왕웨이 장군의 말로는 지금의 한국은 예전만 못하다면서 당장 초대 신검도 빌런 하나를 어쩌지 못했고, 하정석의 수하 헌터만이 아니라 최철식의 협회 헌터들도 다 죽었으니 지금이 노릴 때라고 합니다.”

북한 지역은 그야말로 코어의 산지로 불리는 곳이다. 만일에 그 지역만 가질 수 있다면 중국의 경제는 되살아날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는 솔직히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애초에 하정석과의 관계는 최악이었으며, 언제고 밟을 생각만 가득했다. 이제 다시 중화가 우뚝 설 때가 되었다.

“그래. 한 번 해보지. 왕웨이에게 연락을 넣게. 그 강화한 헌터로 군단을 만들면 한번 해보라고 말이야. 물론 비밀리에 진행해야 하네. 여전히 서방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 왕웨이에게 똑똑히 전해.”

“예!”

“자, 그럼 간만에 하정석에게 위로의 전화라도 해야 하나? 큭큭큭.”

하정석의 머리털이 일개 빌런에게 뽑힌 것도, 한국의 헌터힘도 약화한 것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제야말로 마침내 중화가 다시 우뚝 솟을 때가 된 것이다.

세상은 대격변과 동시에 미국 패권주의 시대가 끝났고, 자유주의나 공산주의 같은 사상의 벽도 허물어졌다.

근대화 시절에는 일본이, 대격변 이후에는 헌터시대에 한국이 아시아의 패권을 쥐게 되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실험 덕분에 헌터의 질이 오르면 백만이 넘는 헌터군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화민족의 자부심을 깨우기 위해 황제의 국가를 세울 수 있다. 제국 말이다.

“그래. 고작 주석이 아니야. 황제가 되어 패권을 쥘 것이다.”

중국 국가주석 장학체(장허디)는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 * *

나는 백화 TV를 통해 본격적으로 북쪽을 제외한 경기도 점령을 선언했다.

그리고 동시에 이 기회를 살려 침식지대를 전부 장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 정말 용용이의 여왕놀이 때문이 아니다. 이건 해야 할 순서였다.

어쨌든 이것은 침식지대에 아직 남은 빌런무리들에게 선전포고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차피 정부와 싸우는 것도 아니다. 격리지역. 즉, 침식지대의 사람들은 정부에서 버려진 사람들이라 따로 호적도 남지 않아 죽어도 국가에서 보상하지 않는다.

반면에 시청자들은 꽤 열광적이었다.

특히, 대범람 사태를 겪었던 헌터들은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자기들은 지금 못하는 처지니 차라리 내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도 아주 난리 났다.

그래. 예를 들면.

1. 하정석 대머리

2. 하정석 머머리

3. 하정석 업계포상

4. 백화

5. 백화교 경기도 장악

5. 백화 침식지대 정벌 선포

이거 조금 충격적인데?

나는 노트북을 잡은 두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허, 이럴 수가. 백화교의 인기는 고작 하정석의 머리도 이기지 못하는 건가!”

애기 용용이는 너무 충격적이에요. 어떻게 내가 하정석 대머리보다 못하지!?

아니야. 이건 인정할 수 없어. 저놈 대가리가 중요하다면 얼마나 중하다고 아예 머리를 뽑을 걸 그랬나?

아니, 보통은 대머리 중년 남자보다 예쁜 빌런들이 더 주목받아야 하지 않아?

“그간 하정석 탓에 피해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까요.”

“어디를 봐도 하정석 대머리짤만 돌아다녀. 해외에서도 유명하거든. korea crazy egg로.”

맞다. 청와대 습격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나와 히로인들이 하정석 머리털을 뜯는 움짤이 넘쳐났다.

“대통령도 아니고 크레이지 에그?”

“지금 어지간한 국가지도자들 스위스 국제헌터학교 출신이잖아. 아마 서로 다 아는 처지에서 비웃다 보니까 쫙 퍼진 거 아닐까.”

분명 그런 설정도 있었다.

세계가 바뀌면서 지도자들도 헌터출신으로 교체되었다.

당장 중국만 하더라도 북경군벌이 정부가 있는 남경에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예전 스위스 국제 헌터학교 출신인 장학체가 국가주석으로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학교출신은 그 정통성을 부정하지 못한다.

무려 대격변 초기 헌터나 다름이 없으니까.

시대가 시대인지라 대격변 초기 헌터라는 자리가 강한 정통성을 부여받는다. 지금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가 그 스위스 출신이며 서로 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아마 하정석에게 엿 좀 먹었던 동기들이 그런 소문을 냈을지도.

그래도 그렇지.

“어쩌다가 외국까지?”

“그거 라이브 외국인들도 많이 봤어요.”

“미친 달걀이라니. 그게 뭔.”

하정석 면상에 미친 달걀이 어울리는 건가?

머리 밀어버리니까 반짝거리기는 하더라. 그래도 미친 달걀이라니. 대체 스위스 시절에 뭔 짓을 하고 다닌 걸까.

알고 싶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백화교가 세상에 알려졌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 옆에서 음습마리가 발작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이번 일로 세계도 알게 되었을 거야. 으으. 난 트리톤에 돌아가지 못하겠지.”

머리를 부여잡고 부르르 떠는 모습이 가련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나는 팩트를 박지 않고는 못 사는 용용이다.

나는 그녀의 머리 위에 둥둥 떠올라 있는 손잡이와 손을 가리켰다.

“그 꼴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

“흑.”

어떻게 위장한다 쳐도 돌아갈 수는 없다는 말이지.

이곳에 본체로 오게 된 것도 내가 케이트를 빌려준 덕인데.

백번 봐줘서 지금 신체가 변한 것이 새로운 각성이라고 쳐도, 이미 그녀가 담고 있는 것은 마력보다는 마기다.

괴인인 것이 들킬 수 있다 그 뜻이다.

“너랑 네 엄마는 내가 책임져준다니까?”

음습마리 주제에 내 앞에서 우는 척을 하려 하다니 백 년은 이르다.

“내가 봐도 웃기기는 하네.”

최시우도 희미하게 웃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정말 침식지대를 다 먹고 나면 그때는 외국도 개입할 수 있을 거라구요.”

외신들을 무시할 수 없겠지. 떡하니 반도 내에 한국의 길드 연합조차 패배한 빌런집단이 존재한다.

“못 할 것도 없지.”

“내가 어쩌다 이런 미친 여자를.”

“모녀덮밥 당해볼래?”

확 씨 그냥 레이첼과 함께 힘으로 묶어두고 꼬리로 박아버릴까 보다.

이제 생각해봤는데 레이첼과 레이나의 음부가 그대로 보이게 하고 둘 다 귀갑 묶기로 침대에 던져둔 다음 따먹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돼.됐거든요?”

얼굴을 붉히는 걸 보니 모녀덮밥에 슬슬 관심이 있는 거 같다.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오늘은 한 상 거하게 차릴 수 있지 않을까.

“뭐 농담이고, 일단은 천산그룹과의 연계를 더 강화해야겠지. 침식지대 태반이 폐허더미야. 멀쩡한 인프라가 없어. 유정 선배. 천산 그룹이 그만한 돈을 투자할 수 있을까요?”

결국 천산그룹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돈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빌런이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을 받기란 어렵다.

국가 대 국가급으로 성장해서 다른 나라와 한 번 협상을 밀어붙인다면 모를까.

“뭐 언니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문제는 그 정도 지원하려면 뒷돈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거죠?”

“뭐 그렇지.”

천산 그룹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결국 인프라를 까는 것은 혼자서는 안 된다. 각 분야에 걸쳐 대단하지만, 적어도 건물을 복구하는 것만 해도 천산그룹이 단독으로 하기 힘든 것이 아닐까.

침식지대 다 점령하면 나라 수준은 될 테니까. 아마 예산이 어마어마하게 들 거다.

“좋아, 그럼 제가 타협을 보죠. 최시우 너는?”

“이미 생도의 절반은 괴인화 되었어.”

“벌써?”

“생도 중 뱀눈동자 가진 애들이 내 수하들이자 네 수하야.”

“오.”

생각해보니 아카데미에 뱀눈을 가진 여자애들이 좀 늘었다 했다. 처음에는 보라색 파충류 눈동자 컬러렌즈가 유행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여자애들이 나를 볼 때마다 눈웃음을 지었는데. 그게 다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

“어떻게 만드는 건데?”

한수지가 질문하자 최시우가 매혹적으로 웃었다.

“궁금해?”

최시우가 기다란 혀를 입 밖으로 내밀었다.

어째 그 혀를 타고 끈적한 검은색 물이 흘러내린다.

나는 잽싸게 최시우에게 키스했다.

츄릅 츄릅

그 입에서 흘러내리는 석유 같은 검고 찐득한 것을 먹어보니, 확실히 이것은 농도가 짙은 마기와 시우의 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이것으로 생도들을 괴인으로 만들어 지배하는 거구나.

내가 아니었으면 아마 지배당했을지도 모른다.

키스를 멈추고 최시우를 보니 입근처에서 흘러내리던 끈적한 검은색액체가 자연스럽게 입으로 들어가면서 나에게 음탕한 표정을 지었다.

살짝 아래를 만져보니 젖었다.

“하앙♥”

“음탕한 년. 조금 혀 빨린 정도로 아래도 적시고 있네.”

“하아. 하아. 은하를 내 밑에 둔다는 상상을 하니.”

“어디서 건방진 소리를.”

클리를 양손으로 만졌더니 남들 다 보는 자리에서 절정에 가 버린다.

“제 생각에 최시우는 처음부터 여자가 아니었을까 의심이 들어요. 지금까지 남자로 변신했던 거죠. 그러지 않고서야 사람이 이 모양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맞아. 그 스윗한 남자가 저렇게 변하다니.”

얘들 말에 긍정하고 싶은데, 최시우는 애초에 전제조건에서 암컷타락을 할 수밖에 없다.

1. 일단 세상 구하겠다고 히로인들과의 연 다 끊고 세계를 회귀시킨 똘기 충만한 놈이었다.

2. 본래 수컷으로 여기저기 쑤시면서 쾌락을 즐겨본 입장에서 느껴본 암컷의 쾌락은 버티기 힘들다.

3. 잔뜩 흔들리는 최시우에게 색욕이 뒤섞였다.

제 아무리 신검 소유자라고 해도 버티기 힘들지. 당장 그 신검인 최시아 조차도 타락했다.

당장 나만 해도 회사원 시절은 개나 줘버리고 이 몸으로 즐기고 있지 않나.

“그럼 역할분담을 각자 하자. 이제 점점 뻗어 나가야 하니까 레이나와 유정선배가 송도를 지키도록 하고, 로즈마리, 수지 그리고 시간 남으면 시우가 세력 확장해. 게이트는 보이는 대로 다 부수고, 시우는 무슨 말인지 알지?”

“응.”

“자, 그럼 나는 이유진과 협상을 하고 서지연을 먹으러 갈게.”

오늘은 할 일이 많다. 특히 서지연은 오늘 딱 느낌이 온다. 섹스할 수 있는 느낌이. 민달팽이의 농후한 향기가 난다.

“어휴.”

“왜?”

“아니에요.”

뭔가 나를 한심스럽게 바라보는 레이나를 뒤로 하고 오늘의 역적모의는 끝냈다.

문제는 이유진이다. 도시를 뜯어고치는 일이니 아마 등골이 휠 수도 있다.

제 아무리 코어를 대준다해도 이번만큼은 내 설득에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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