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18화 (118/331)

〈 118화 〉 116. 핑타오의 귀국

* * *

#

한성 아카데미

슬슬 더워지는 6월. 학원장 김영희는 자신을 찾아온 핑 타오로부터 문서를 건네받았다.

그 문서는 중국 북경 군벌에서 보낸 문서로 핑 타오의 귀국을 바란다는 내용이 있었다.

북경군벌 측에서 따로 노리는 것도 있을 테지만, 핑타오라면 뭔가 알 것 같아 김영희는 핑타오를 힐끗 쳐다봤다.

“흐음, 돌아가게 되었다고?”

“네. 학장님.”

어차피 방학이랑 겹칠 무렵이기는 한데. 그래도 형식적이라도 핑타오로부터 그 이유를 듣고자 했다.

“원래 너는 신검 최시우나 백염 유은하와 경쟁하려고 온 거 아니야?”

“그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죄악 때문이겠지.”

이미 중국이나 한국 정부는 물론 말만 없지 물밑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네. 물론 저도 그 두 사람과 승부를 내고 싶기 때문에.”

그래서 뭐 가기 전에 승부를 내고 싶다는 건가.

솔직히 말해 학원장 김영희가 볼 때, 현재 핑타오가 최시우나 유은하를 이길 것 같지는 않았다.

경험이 다르다고 해도, 마력량이나 속도에서도 최시우나 유은하에게 밀리는 것이 핑타오였다.

“미안하지만 아카데미 교칙이라는 게 있어. 특히 너는 중국생도라서 더 엄격해. 알고 있지?”

“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일 때문에 돌아가는 거지. 이왕 한성에 등록된 이상, 졸업은 할 겁니다.”

그래. 학업에 충실한 것도 나쁘지 않지.

“그래서 무엇 때문에 가는 거야?”

“장웨이 장군님이 그건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셔서. 죄송합니다.”

장웨이가 그렇다면 더 못 묻겠다.

결국 돌아가는 건 국가기밀 탓이겠지.

아마 핑타오도 모를 것이다. 지금 북경에서 부르는 것을 보면 아마 다시 한성으로 올 일도 없을 것 같다.

“중국도 고생이 많네. 북경출신들은 어릴 때부터 훈련받고 뛰어난 애들은 아카데미도 다니지 않는 일반학교 시절부터 헌터일을 하니까.”

“그래서 중국이 대국이라는 것이죠. 언제든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엘리트들을 양성하는 거니까요.”

“…….”

그런 거 치고는 한국보다 인재가 적은 것은 어떻게 되먹은 걸까.

김영희는 근질거리는 입을 애써 꾹 닫았다.

문제는 그녀가 잠깐이나마 돌아가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이 무슨 계략을 꾸미고 있다거나?’

한국이 동아시아 헌터계의 패권을 찍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일본에도 밀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중화주의와 한족 민족주의가 심화되었다.

당연히 헌터로 패권을 잡으려는 한국에 대한 반한감정이 생겼으며, 중국의 반한감정은 두 나라의 사이를 멀게 하는데 일조했다.

이제는 마도 문명으로 중국 시장은 크게 의미가 없어지고, 중국도 대격변으로 인명손실이 컸기 때문에 무역이 없다시피 하다.

한국에서는 하정석이 대통령이 되고 장학체가 중국 국가주석이 되면서 반한,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해 국민끼리의 교류도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시노하라정권 성립 이후로도 여전히 서로 돕고 있는 한일관계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그래서 시노하라 코토네까지는 문화교류나 국가관계 개선을 노리기 위해 왔어도, 애초에 핑 타오가 죄악때문이라도 한국에 온 것이 기이할 정도였다.

‘설마 전쟁은 아니겠지.’

학장 김영희도 나름대로 헌터였다.

느낌이 이상하다. 하지만 설마하니 중국이 한국에 전쟁을 걸까.

“이러나 저러나 너는 한성의 생도다. 일을 마치면 돌아오렴.”

“네. 학장님.”

뭐 틈만 나면 밖으로 돌아다니는 유은하나 다른 생도들과 비교하면 핑타오는 양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니, 그런데 우리 한성 이래도 괜찮아?”

이쯤되면 그냥 A반은 전부 길드에 넣어버리고 B반을 A반으로 올리는 건?

심지어 유진석 세대 출신 교수들은 죄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 자유로우니 애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닐까.

정말 답이 없다.

* * *

일주일의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천산 그룹은 마침내 인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마침내 세계의 마도공학이 응집하여 만든 우리 천산의 CS­101 우주선의 발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단군이래 한민족 역사상 오늘처럼 위대한 업적을 이룬 날이 있을까요! 바로 천산이 해냈습니다!”]

천산은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애기용용이는 레이첼 앞에 무릎을 꿇고 혼나고 있다.

왜 혼나느냐고 묻는다면, 지금 레이첼의 손에는 내 마도기어가 들려있었다.

그 마도기어에는 서지연과 나눈 풋풋한 내용의 문자와 통화 내역이 존재하는데, 딱 각이 나오지 않나?

그것을 레이첼에게 들켰다.

아니, 솔직히 방심하고 있었지. 뭐 물어봤다면 대답은 했을 텐데.

“이 여자 누구야? 뭐? 당신? 여보? 아주 그냥. 새살림 차리셨네? 누구야 이년?”

“어. 내 첫사랑?”

내 발언에 레이첼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어마어마한 살기를 내뿜고 있다. 아무래도 난 오늘 죽을 운명인 듯 싶다.

“부인 앞에서 최소한 변명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네가 성욕을 주체할 수 없는 개보지라는 건 전부터 알았지만 첫사랑이라니. 뭐야, 이 문자. ‘사랑해요 여보?’ 야. 너는 내 여보거든?”

아무래도 지연이가 또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화난 레이첼이 던진 마도기어가 허공에 붕 뜨더니 내 얼굴에 박혔다.

아니, 그래도 나도 할 말은 있다.

“아니, 그래도 아내? 남편? 아무튼 그래도 나한테 개보지라니. 너무 한 거 아니야?”

“그래서 지금 잘 했다는 거야? 이 사이코 도마뱀년아?”

그렇게 말하면 너무 흥분되잖아. 분명 혼나고 있는데, 이렇게 기분 좋은 이유는 왜일까?

"아. 아니 잘 한 건 없는데 말이야. 그래도 말이 너무심."

“내 말 틀려? 좆만 안 박혔지. 닳고 닳은 걸레잖아?”

걸레라니. 아내/남편한테 걸레라니. 그러면 몹시도!

“아, 그거 조금 흥분되는데?”

나를 더 욕해줘. 그런 생각이 마음속에서 몽실몽실 떠올랐다.

설마 나에게 이런 취향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아니 백년 동안 함께 하면서 알고는 있었지만, 구제할 수가 없는 변태구나.”

진짜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 모습마저 귀여웠다.

이번에는 내가 진짜 잘못했다. 적어도 하기 전에 첫사랑 따먹으러 간다고 말은 했어야지.

나는 가슴에 붙은 레이를 떨어트리고 레이첼의 뒤로 가 왼손으로는 유두를, 오른손으로는 아래를 주물렀다.

“괜찮아. 그래도 내 첫 번째 부인은 너야!”

“이럴 때는 좀 진지해지면 안 돼?”

“내가 너를 뻔히 아는데 뭘. 봐봐 만져주길 원하니까 노브라에 꼭지 세우고 있잖아.”

게다가 아래도 뜨끈뜨끈하다. 습기가 차올랐다.

이렇게 음란한 암컷 냄새를 질질 흘리면서 화를 내면 꼴린다고.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좋아, 뱀탕까지는 참을 수 있다.

뱀탕 한 달까지는 참을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무적이다. 뱀탕 면역 용용이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강해!

“앞으로 일주일 남장으로 섹스하기.”

“그 남장이라는 건 의미가 설마 아래까지?”

아니겠죠?

내가 애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레이첼이 싱긋 웃었다.

“당연한 거 아니야? 그 정도는 해야지?”

“아니.”

설마 나만 고생하는 그 짓을 해야 한다고?

나는 쾌락 하나 못 느끼고 꼬리가 저릿저릿한 그?

당장 하루 동안 세 구멍?에 열심히 박았을 때 엄청 힘들었다.

그런 건 일주일이라니. 하지만 레이첼의 두 눈을 보니까 이번에는 진심이다. 뱀탕으로 끝낼 생각이 없다.

“설마 첫사랑이랑 대놓고 꽁냥거리는 주제에 조강지처의 부탁 하나 못 들어주겠다? 그런 거야 지금?”

“아니, 그건 아닌데. 알았어. 해줄게. 하면 되잖아.”

좋아, 나는 꼬리를 단련해야겠어.

그래서 일단 히로인들을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내 사정을 말했더니 다들 얼굴이 일그러졌다.

“설마 정말로 꼬리 단련하자고 우리를 부른 거야? 꼬리를 우리 구멍에 푹푹 찌르면서 훈련이라도 하게?”

그걸로 훈련되었으면 나도 했지.

그럴 시간도 없고 도박일 거 같아 하는 말이다.

“아니, 그러니까 너희는 바라지 말라는 소리야. 진짜 레이첼에게 쓰면 너희에게 줄 꼬리도 없어.”

아마 일주일 후에는 정말 최철식 머리처럼 반들반들한 꼬리만 남아있을 것 같다.

“갑자기 첫사랑과 애인이 된 것이 엄마한테 들켰고, 엄마는 용서해주는 조건으로 일주일 남장. 허?”

이미 한 번 들어놓고도 믿기지 않는지 레이나가 팔짱을 낀 자세로 나를 노려봤다.

“궁금한 게 있는데. 대체 왜 은하에게 노려지면 다 백합이 되는 거지?”

“참 새삼스럽네요? 본인도 그 꼬라지면서.”

레이나가 나한테 가슴이 주물리는 시우를 톡 쏘아붙였다.

그래. 네가 할 말은 아니다야. 그 끈적한 마기로 만든 브라를 반쯤 없애고 가슴을 주물럭거리니 이 쫀득쫀득한 질감에 침이 줄줄 흐른다.

“아니, 그래도 궁금은 하잖아.”

“어쩌겠어요. 다 보면 반하는 외모라는데, 그 마성의 매력?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반강제로 안겼는데, 막상 이렇게 보니. 아 짜증이 나네.”

레이나의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저러다 다크엘프가 되어 나를 덮치기라도 하겠다.

“설마하니 유진석 선배 바라기인 서지연 님을 그렇게 떨어트리다니. 심지어 첫사랑. 어질어질해.”

최시우가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저었다.

“로자리아는 언제 오지?”

“와, 엄마한테 혼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먹을 여자부터.”

아니, 그거랑 관계없지. 원래부터 로자리아는 내 목표고. 사실 이미 따먹었다.

로자리아의 질 내는 이미 내가 몇 번이고 쑤셔본 적이 잇다 그 말이다.

“아니, 이왕 해외파들이랑도 친하게 지내면 좋잖아?”

원래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 보비기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설마 시노하라도 건드리시게요?”

“아직은? 나도 너무 늘면 내 보지가 바빠서 곤란해요.”

시노하라 유즈키. 아 너무 꼴리는데. 이번에 시선조랑 유즈키가 송도에 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그래도 핑타오는 못 드시겠네요.”

“왜?”

“걔 떠났잖아요. 중국으로. 뭐 이유가 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돌아갔어요.”

언제? 왜 나만 몰랐지?

“돌아갔어?”

“우와. 너무한다. 그래도 얼굴 보면 꼴리지 않아요?”

솔직히 중국계 히로인에 이름이 그 모양이라 관심이 크지 않았다.

“레이나 입에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구나.”

“다 보고 배운 거거든요?”

그래도 레이나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짜장보지도 나쁘지 않겠지. 중국보지는 과연 무슨 맛일까.

“아, 그러네. 한 번 중국보지도 먹어봐야 하는데. 편식은 좋지 못하거든 . 그러고 보니 시우는 괜찮아?”

“뭐가?”

“내가 핑타오 먹는 거.”

어쨌든 회귀하기 전에 애인이었으니 말이다.

내가 따먹으면 NTR아닌가? 물론 전생의 기억이고 핑타오를 비롯해 히로인들은 기억 못 하겠지만 말이다.

뭐 나한테 유방을 대주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

“이미 내가 네 여자인데? 다른 애들은 필요 없어. 오히려 빼앗으면 흥분될지도.”

“진짜 대책 없어졌네. 요 요망한 년.”

와, 이게 그 최시우라니. 누가 감히 최시우라 할까?

* *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