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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21화 (121/331)

〈 121화 〉 119. 캣파이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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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천안과 충주는 충청도 빌런들이 밀집된 지역이었다.

따라서 백화교는 이 두 지역만 점령할 시 충청도를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천안 정벌조에서는 내분이 일어나 유은하의 두 여인이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오늘 누가 위고 아래인지 해볼까요?”

“먼저 시작한 건 너야? 내 성좌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지?”

“어머, 당신 같은 색녀에게 붙은 성좌가 과연 무신일까요?”

“뭐? 말 다했어?”

레이나와 한수지가 서로 불꽃을 튀기기자 괴인들은 그 두 여자에게서 떨어졌다.

저 둘 사이에 끼어들면 정말 몸이 남아나지 않으니까.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무슨 수로? 그냥 한바탕 하면 둘 다 괜찮아지겠지.”

“그래 뭐 서로 죽이기야 하겠어.”

그냥 뒤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괴인들은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말리다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되어버린다.

그럴 바에는 그냥 구경이나 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뭐하자는 거에요? 안 와요?”

“선공 양보해줄게.”

“하! 무시해도 정도가 있지. 내가 원거리 아니면 싸움 못하는 줄 아나? 후회하지 마세요?”

레이나는 침식화살을 날렸다.

콰아아앙!

“훗. 그게 최선?”

“이 망할 여자가!”

콰앙! 콰앙!

레이나의 침식화살이 터질 때마다 한수지가 날렵하게 피했다.

당연히 레이나는 그런 한수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쥐새끼처럼 참 빠르시네요?”

“그래서? 약올라? 어차피 그 모습으로 너는 나한테 안 돼!”

“호오, 과연 이것도 피할 수 있을까요?”

슈슈슈웅 쾅!

한수지는 레이나가 날리는 세 발의 화살을 피하면서 빠르게 레이나에게 접근하며 염화의 창을 들었다.

“그러니까 안 된다니까? 어?”

하지만 레이나도 보통은 아니었다.

어느새 레이나와 한수지 사이에는 마력으로 만든 폭탄 하나가 둥 떠 있었다.

그리고 그 폭탄은 정확히 한수지의 몸으로 날아갔다.

“당신 바보예요?? 궁수가 접근전 대책을 세우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콰앙!

한수지의 몸에서 터진 마력석은 상처를 입히지는 못하였으나 한수지를 열받게 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이 망할 귀잡이년이!”

“어머어머 그 빨갱이 머리는 다혈질이라 그런가요?”

한수지의 창이 그 어느 때보다 붉고, 밝게 타올랐다.

레이나의 화살도 수차례 한수지의 몸을 스치며 정확도를 올렸다.

쾅콰아앙! 콰앙!

하도 시끌벅적하게 펑펑 터지니, 주변에서 전투를 준비하던 충청도의 빌런들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죽어나갔다.

멀쩡한 건물 없이 이미 주변은 초토화된 지 오래. 오로지 백화교 괴인들만이 적당히 뒤로 물러나 싸움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폭탄살인마 케레스도 마찬가지였다.

겉으로는 의자왕 박춘식을 충청도 대표 빌런으로 내밀고 있지만, 충청도를 지배하고 있는 보스 빌런은 폭탄살인마였다.

폭탄 살인마 케레스. 폭탄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빌런이었다.

본명은 원두식. 이름이 어울리지 않다며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케레스라는 이름을 붙인 빌런이었다.

머리는 마치 그의 폭탄이 터지는 이펙트를 묘사한 듯 아프로면서 피부는 마치 흑인처럼 태운 탓에 언뜻 보면 단순한 잔챙이로 보여 이를 우습게 여기고 케레스의 지역을 노린 수많은 빌런들을 격퇴했다.

그러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하여 수하들을 지키고 지역도 지켰다.

이번에도 감히 제 지역을 공격한 쓰레기들을 제압하여 적들의 공격에 신음을 흘리는 수하들을 지킬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쳐들어온 인물들은 그저 그런 침략자들이 아니었다.

“케.케레스님! 얼른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아니다! 어떤 돌대가리 같은 것들이 남의 집 앞마당…….”

불길한 기운의 거대한 화살이 케레스의 앞에 떨어졌다.

콰아앙!

그리고 근처에 휩쓸리기만 했을 뿐인데 케레스의 머리카락은 레이나의 침식화살에 달린 패시브 효과인 블랙홀에 의해 모근까지 뽑혔다.

케레스 본인도 이미 그 마기 폭발에 온몸이 검게 그을려졌다.

“케.케레스님!”

“뭐야. 어떤 떨거지야?”

“이 망할 년들! 케레스님의 원수를 갚겠다!”

뒤에서 시끄럽게 굴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빌런들이 새까맣게 타버린 시체를 붙들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케레스? 그건 누구인가.

레이나와 한수지 두 여자에게 케레스는 그냥 새우등에 불과했다.

“케레스가 누구야?”

“글쎄요? 우리 싸움에 걸려든 놈 같은데요?”

“뭔지 모르지만, 아무튼 떨거지란 거 아냐.”

한때 충청도를 주름잡던 케레스는 그저 떨거지가 되어버렸다.

그 말을 참을 수 없던 케레스의 충복들은 한수지에게 달려들었다.

“죽어라!”

콰직!

승부는 물어볼 것도 없었다.

케레스의 수하들은 남김없이 머리가 반으로 갈라졌다.

“아, 이놈들은 머리 깨는 맛이 없네.”

“그냥 저처럼 순 삭 해버리지. 굳이 두개골을 깰 필요가 있어요? 뇌수 도끼에 묻는 거 솔직히 좀 그렇잖아요.”

레이나는 한수지의 도끼에 묻은 뇌수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매번 씻는 것도 일일 텐데. 그냥 깔끔하게 화살로 끝내버리면 안 되나. 직격타가 아니라면 좀 끔찍한 모습으로 죽겠지만 직접 뇌를 깨버리는 것보다는 낫다.

“타격감이라는 게 있잖아 타격감이.”

“그만 싸우죠. 나중에 은하가 화내겠어요.”

“그러게. 도시 세운다고 했잖아. 다 박살을 냈네.”

주변은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숨기지 않으면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던 거에요. 알았죠?”

“응.”

아무리 서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그녀들은 유은하의 암컷이었다. 그녀에게 밉보일 수는 없었다.

그녀들은 사랑 말고도 괴인으로서의 본능이 유은하에게 충성을 바치라 하고 있으니 주인인 유은하에게 얼굴에 먹칠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녀들은 모른다.

유은하가 충청도를 점령하기 위해 케레스를 찾고 있을 줄은.

* * *

폭탄살인마 케레스를 찾던 나는 의외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무려 내 암컷 두 명이 조졌다고 하더라.

폭탄살인마 케레스. 나는 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렸다.

“충청도도 우리 땅이다! 백화교 만세!”

와아아아아아!

드디어 충청도를 손에 넣었다. 아예 이참에 서울을 제외하고 다 먹고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역적질이지.

아니다. 그냥 해볼까? 하정석을 생각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나 그게 그거일 것 같다.

용용왕국 독재체제도 나쁘지 않지.

매일 같이 예쁜 여자들을 불러서 헤헤헤헤.

상상만 해도 즐겁다. 물론 직접 할 생각은 없다. 내가 봐도 나 같은 년이 나라 다스리면 말아먹을 거 같으니까.

“정말 너희 잘했어. 케레스를 잡다니 말이야. 그런데 싸움이 제법 격렬했나 봐?”

내 생각에 케레스는 그리 강력한 놈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야. 뜻밖에 이 둘이 상대하기 어려웠을까?

그놈이 유은하라는 여자애가 죽고 터진 게이트 난에서 죽었다는 소리면 방심하고 당했던 건가?

일단 레이나나 한수지는 누구한테 맞고 살 년들은 아니니까.

“아. 응.”

“그.그래요. 폭탄마답게 죄다 터트리더라고요. 건물을 지키려고 했지만. 보시다시피 저런 골이에요.”

가만히 보니 전부 초토화가 되어버렸다.

건물이 죄다 가루가 되어버렸네. 케레스란 놈이

저런, 그럼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잘했으니 보상을 줄게. 어떻게 하고 싶어?”

“그 저. 나도 최시우처럼. 안기고 싶고.”

호오, 그런 걸 바라고. 언제든 해줄 수 있지.

“레이나. 양심이.”

“조용히 하세요!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해본다고 그래?”

쯧쯧쯧. 이렇게 나한테 예쁨 받으려고 애를 쓰다니.

정말 사랑스럽다. 지금 당장 안고 푸슉푸슉 하고 싶다.

당분간은 레이첼 때문에 시간이 안 나겠지만 그 다음에는 괜찮을 것이다.

“알겠어. 암캐들을 위해 내가 다 해줄게.”

“저, 그럼 나는 그 꼬리로 박힌 채 잠자고 싶어.”

한수지가 요염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고작 그 정도만 바라는 건가?

그거야 어렵지 않다. 거대한 꼬리 자지로 푹푹 해주는 거야 간단하지. 나도 해보고 싶은 플레이다.

“그러면 모양이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완벽히 넓어질 텐데? 나 박으면 엄청나게 크게 박을 거야.”

보지의 조임을 느끼려면 일단 대물로 박고 봐야 하니까.

“평생 책임져줄 거잖아. 그럼 구멍이 항아리처럼 넓어져도 상관없어.”

“그건 당연하지. 알겠어.”

그렇게 바란다면 다른 실좆으로는 만족 못하게 해주지.

넘겨줄 생각도 없지만.

“쯧쯧. 그렇게 내가 부러웠어?”

“당신 진짜 남자였어요?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 돼. 내 기억 속의 최시우는 나름 생도들 중에서는 뛰어난 남자였는데.”

최시우가 비웃듯 묻자 불편한 표정의 레이나가 답했다.

“아 내가 말 안 했나? 얘 그냥 최시우 아니야. 색욕이랑 섞여서 얘는 색욕이면서 최시우야.”

그야말로 혼종 최시우지.

“죄악이라고요?”

“응. 그런데 색욕이라 다행이지. 그래서 너희들보다 성욕도 강해서 내가 관리해주는 거야.”

“전에 말한 거 농담 아니었어?”

예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다.

“진짜라니까 그러네.”

“그러니까 나 관리 안 해주면 남자 좆에 박힐 거야.”

이 시발년이. 지금 나 유혹하나.

용서할 수 없구나 . 최시우만큼은 손으로 계속 가버리게 해줘야지.

“봐봐 이런 건방진 소리를 해대니 내가 관리해야지. 안 그래?”

“내 보기에는 뇌가 섹스로만 들이차서 그냥 당신 도발해서 할 생각으로만 보이는데요”

솔직히 나도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정말 제대로 대해주지 않으면, 자지 찾으러 떠난다고 휙 떠나버릴 것 같다.

그런 걸레 같은 습성을 지니게 된 최시우는 내 꼬리로 혼내줘야 한다.

“아닌데? 나 은하 없으면 하루 만에 자지 찾을걸?”

“아주 그냥. 천박한 말만 골라 하시네요.”

그래. 누가 이런 걸 신검사용자라고 생각할까.

언뜻 보면 그냥 치녀에 불과한 모습이 아닌가.

“애초에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은하니까 말이야.”

은근슬쩍 나에게 안기는 최시우. 요망하기 짝이 없다.

“이 요망한 년 같으니. 그나저나 충청도 애들은 다 항복했어?”

“응. 다들 너 알더라. 따르겠데.”

결국 괴인들은 강자에게 복종한다.

그것이 괴인들의 본능이었다. 이왕이면 예쁜 여자애들만 있으면 좋은데. 안타깝게도 남자애들도 많다.

아니, 여자들에 비하면 적기야 적지. 그런데 여자는 안을 수 있지만 남자는 안을 수 없으니 문제다.

용용이는 무조건 여자만 밝히기 때문에 남자는 이왕이면 적었으면 한다.

출산율? 괴인이라 의미가 없다.

일단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인구가 많아진다고 해도 불편한 세력이 남으면 의미가 없다.

“진짜 쓰레기들은 다 잡았지?”

예를 들면 내 자리를 노리는 무서운 언냐들이라거나. 10t급 언냐들이라거나. 그런 사람들은 나도 싫다.

“어. 다 잡았어.”

결국 내가 바라는 건 생 양아치가 아니라 진짜 내 수하가 될 놈들이다. 그러니 필요없는 놈들은 죽여야지.

“인구는 얼마나 되는 거지?”

“호구조사를 해보니 대충 50만은 넘는 거 같아.”

50만명이면 거의 소국 급 아닌가.

“벌써 그렇게 했어?”

점령한지 몇 시간도 안 됐는데?

“대부분이 괴인들로 이루어진 생활터전이거나 빌런들이다 보니, 각자 지도자들이 인원수는 꿰고 있더라고. 아직 집계 안 낸 사람들도 있고. 확실한 건 지금까지 집계 낸 숫자만 50만이라는 거지. 더 나오면 아마 상당할 거 같아.”

최소 50만이라면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면 대부분이 거의 군사력으로 사용할 수 있나?”

“아직 반괴인화 사람들이 48만 명 정도고 나머지 2만 명이 전투 가능한 괴인들이야.”

그럼 중국이 밀고 내려올 때 한판 가능하다.

충청도까지 내려왔는데 벌써 괴인만 2만명. 원작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었는데. 내가 죽지 않은 것이 이만큼 역사를 바꿀 줄 누가 알았을까.

원작에서는 생존자는 거의 찾을 수 없으니까.

“일단 전 흑신교 간부들. 지금 백화교 간부들을 각지에 파견해서 괴인들을 관리하도록 하자.”

데리고 온 백화교 간부들을 그나마 멀쩡한 건물을 내려 행정시설로 쓰게 하고, 케이트를 이용해서 송도로 돌아왔다.

심리적으로 조금 지친 느낌이다.

충청도를 얻었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일단은 최시우나, 다른 애들한테 시킬 일이 있다.

“일단 시우가 편입한 괴인 중 전투인력으로 쓸 애들을 송도에 배치하는 것도 알아보고.”

“응.”

길드 연합과의 전투는 끝이 났으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머리털 뜯긴 하정석이 무슨 굴욕을 감내해서라도 신선조까지 끌어들일지도 모르지.

그러면 곤란하지. 안 그래?

“그리고 한수지는 반괴인화가 된 애 중, 군인으로 지원하고 싶은 자들은 훈련해줘.”

작가 유은하가 죄악 문제를 거론했으니, 미리 키워둬야지.

헌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마력을 이용한 백병전이 발달했으니, 무신이 붙어있는 한수지가 괴인들을 키우는 것이 맞다.

그리고 천산도 나서서 경기도까지는 일단 건물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알았어.”

“레이나는 최근 열심히 했으니 조금 쉬고.”

“은하는요?”

나? 나도 할 일이 있다.

나는 히로인들에게 쓴웃음을 지어줬다.

“레이첼과 붙으러 가야지.”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을 무렵. 나는 우물쭈물하다 펜트하우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란제리차림의 레이첼이었다.

“자, 열심히 뜀박질하고 돌아왔으면 따라 들어오셔야지?”

무서운 표정의 레이첼이었다.

아니, 그렇게 안 봐도 나는 충분히 꼬리로 해줄 생각이었다.

기껏 남편이 밖에서 일하고 왔는데, 대뜸 섹스하자는 것은 어디의 예법이라는 말인가? 심지어 뜀박질이라니 내가 노는 년도 아니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어찌 저리 무심한 말을 저렇게 할까.

그리고 그 전에 밥은 먹어야 할 것이 아닌가?

“아. 자.잠깐. 최소한 저녁은 먹고.”

“어차피 괴인은 안 먹어도 되잖아?”

“아니, 그래도 힘을 쓰려면 먹어야. 알겠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무서운 표정을 짓는 레이첼에게 나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레이첼에게 끌려가 꼬리 맨들맨들형에 처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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