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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37화 (137/331)

〈 137화 〉 136. 전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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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짭황룡이 되었다가 3초 컷 당한 장웨이는 땅에 떨어지자마자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죄악 본체(눈깔)는…….

“냠냠?”

용용이가 맛있게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거지 같은 눈깔 놈이 이제 숙주를 다 잃더니 나를 보고 스멀스멀 도망치려 하더라. 그래서 폭풍 흡입을 했다.

격이 떨어지는 멍청한 놈들만 본체가 숙주로 삼으면 이용당할 뿐이지만, 내가 먹으면 반대로 내가 그 힘을 흡수할 수 있다.

다른 애들이 죄악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면, 내 안에 보관하고 있는 죄악을 심어주면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내가 폭식 죄악도 겸하는 거지.

그리고 나는 지금 히로인들에게 안겨있었다.

“대단하네. 죄악을 이리도 간단하게 처리했어.”

“괜찮은 거예요?”

헤헤헤. 정말로. 엄청 행복하다. 여기도 가슴, 저기도 가슴.

“이것으로 다 끝이 난 건가?”

“대충 그런 거 같지?”

장웨이와 핑타오를 잡고, 심지어 파편은 내가 잡아먹었으니 끝났다.

“처음에 쓰러졌을 때는 깜짝 놀랐다니까. 그런데 대체 그 힘이 어디서 나온 거야?”

“유은하 진화~메가 유은하?”

원래 강해지면 앞에 뭔가 붙기 마련이잖아. 슈퍼라던가, 매가라던가, 기가라던가 말이다.

작가 유은하가 뭔 짓을 한 것 같지만, 그게 아니었으면, 악밍아웃해서 악룡이 되어 아주 큰 일날 뻔했다.

“뭐라는 거임? 에휴. 이 뿔, 이 뿔 뭐임?”

내 머리에는 지금 양쪽에 검은색 뿔이 떠올랐다.

이게 기존에 내가 꺼내던 뿔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뭔가 조금 더 강력해 보이는 느낌?

이상하게 바로 크기 조절은 되지 않는다.

내 2페이즈가 생각보다 힘이 강해졌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한 탓인 듯하다.

그러니까. 원래 내 2페이즈는 꼬리랑 날개, 뿔이 튀어나오는 제 1변신 상태인데. 지금은 뿔만 내놓고 이 정도 파괴력이다.

그래서 1.5페이즈. 1.2페이즈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그 뿔을 지연이가 붙잡고 잡아당긴다.

“조금 이따가 줄어 들을 듯. 아앗. 앙. 거.거기이 기분 좋앗!”

이거 묘하게 느낌이 있다. 뿔을 만질 때마다 묘하게 민감한 느낌이 든다.

“그럼 이제 전쟁은 끝난 건가?”

“아니, 아직 끝난 거 같지는 않은데.”

저 강 건너편에 수많은 헌터들이 있었다.

그래. 죄악의 파편을 가진 중국산 헌터들이다.

내가 삼킨 파편 본체를 되찾으려고 움직이는 것 같다.

“와, 진짜 바퀴벌레같이 득실득실하네.”

아마 절반은 나 때문이겠지.

“저 새끼들이 지휘관 잃고도 아직도 해보자는 건가.”

“대가리를 잃은 군대는 오합지졸에 불과하지. 오는 대로 조진다.”

“유은하. 수고했다. 너희들도 마찬가지고. 남은 것은 이제 우리에게 맡겨라.”

헌터들, 백화교, 골렘들이 강을 건너올 중국 헌터군을 상대로 전투 준비를 마쳤다.

“호애애 호애애! 저. 저게 무엇인 것이야요!”

“왜 또 발작이세요. 븝미누님.”

“저거 보란 것이애오! 하와와! 저기 번쩍거리는 거!”

그대 뒤에서 븝미랑 금태양이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히로인들과 좋은 분위기를 저 인간들이 깨트렸다.

그런데 내 히로인들도 무언가 바라보고 있었다.

저 하늘에 하얀 줄기를 남기며 날아가는 무언가를.

“잠깐, 저거 당신 미사일 아니에요? 그 정액 폭탄? 하나 둘 셋, 넷. 대체 몇 발이지.”

“대충 백발은 넘지 않나?”

“유은하. 뭐야 저 말? 대체 얼마나 쌌길래 저런 게.”

아니, 뭘 싸요.

“아니, 나를 뭐 붓카게나 하는 놈으로 알아. 나 여자라니까? 저거 정액 폭탄 아니야! 그리고 미사일이야!”

하다 못해 애액 미사일이라고 해줘야지. 아니, 그건 또 그거대로 미친 소리다.

일단 지금은 저 정신나간 미사일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어디로 날아가는 거임?”

“북쪽. 어? 그러고 보니 저거 대괴수 요격시스템으로만 목표가 정해지는데, 한반도 밖으로 설정해놨어.”

정확히 한국을 넘어갔을 때 나타나는 괴수들을 맞추는 용도다.

“그럼. 북쪽으로 설정했다치면.”

“아. 백만 대군일 듯.”

쉬이이이­콰아앙! 콰아앙!

생각했던 대로 내 정액 폭탄. 아니 마도 미사일. 마도 미사일들이 중국의 괴물 헌터들에게 떨어졌다.

저 빛나는 미사일들이 저 거대한 인해에 떨어졌다.

“……별빛이 내린다. 샤라랄라라랄라라.”

“현실 부정하지 마세요! 당신 정액폭탄이 백만 명을 쓸어버리고 있잖아요?”

“나 자괴감 드니까 적당히 해줘.”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어.

퍼어엉! 퍼엉! 콰아앙!

한동안 비명과 함께 저 수많은 괴인 밭을 미사일이 청소하고 있었다.

나와 히로인들 말고도 길드 연합 일원들도 모두 넋이 나갔다.

그렇겠지. 미사일이 갑자기 떨어지고 있다. 그것도 한방 한방이 매우 강력한 폭발. 백만 명을 증발시키는 그런 공격.

그렇게 한참 지나자 전쟁은 끝이 났다.

중국 헌터 군단은 단 한 명도 살지 못했다.

도망치지도 않은 것이다. 내 안에서 마지막 발악을 하는 폭식의 본체를 되찾으려고 세뇌당한 상태니까.

“미사일은 대체 어디서 날아온 거지?”

“저건 황룡을 박살 낸 미사일과 비슷한 종류인데? 그럼 송도에서 날아온 건가?”

“그럼 저 코어들은 어떻게 하지?”

“설마 백화가 독점하려는 걸까?”

전쟁 후에는 이게 문제였다.

길드 연합은 강 건너 지평선까지 길게 늘어진 코어를 바라보면서 서로 의견을 내놓았다.

이러나 저러나 멍청한 중국 헌터들은 자기들 몸을 파편에 바치는 바람에 괴인처럼 되어버렸으나, 그 탓에 코어가 남게 된 것이다.

박준혁 때는 완전히 합쳐지기 전에 뜯어냈지만, 지금 이 중국놈들은 파편과 심장이 융합된 탓에 죽은 이후에는 코어만이 남았다.

당연히 지금까지 전리품으로 얻은 코어들은 전후복구를 위한 전리품 겸 헌터들이 목숨 값으로 나눴으나 백만 개면 말이 달라진다.

“와, 코어 밭이네요. 와.”

레이나도 경악했다.

“어, 이런 말 하기는 뭐한데 RPG 게임에서 애들 다 죽으면 나오는 그 뭐라고 할까. 아이템? 그런 거 같아.”

“아, 그 아이템 먹지 않고 노가다로 몹들 다 죽이고 아이템만 뜨는 그거요?”

“응. 그거.”

나도 그런 거 잘 알지. 그렇게 떠오른 아이템들을 스틸 당해서 열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기 은하. 뭘 어떻게 하면 정액으로 사람. 아니, 괴인을 죽임?”

지연이가 무서운 소리를 냈다.

“아니, 이건 단순한 마력으로 미사일에…….”

“너는 애인의 자궁에 미사일 연료를 넣는거임?”

어, 설마 이 말을 지연이에게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니, 어떤 인간이 애인 몸에다가 미사일 연료를 넣냐고. 액체연료도, 고체연료도 넣지 않는다.

“아니, 상식적으로 이런 핵폭탄급의 기체연료라는 게 존재할 리가.”

“너라면 가능하지 않음?”

음, 더 말해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더 우겨봤자 내 마력은 연료취급을 받을 테니 나는 치욕스럽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정액입니다. 죄송합니다. 정액이예요. 흐흑.”

“정액으로 미사일을 만드는 거 보면 역시 은하는 신기함. 변태임”

정말 너무하네. 남자도 아닌 여자가 어떻게 정액을. 심지어 기체 현상의 정액이 어디 있냐고.

입이 근질거리지만 참았다.

너무 걱정도 많이 끼쳤으니 말이다.

“반반.”

“백화님이 단독으로 잡은 건데 반반요?”

길드 연합 일행은 백화가 없으니 엘리제와 교섭을 진행했다.

나는 반을 가져가려는 엘리제의 마도기어에 몰래 100만 개 분량의 코어 중 40만 개만 받겠다고 보내놨다.

저거 아마 레이가 날린 미사일이다.

따지고 보면 코어는 내가 다 얻는 것이 맞기는 하는데.

이번 전쟁으로 청와대나 협회도 돈 좀 쓴 것 같다.

특히 마기 정화기라고 해서 일대의 마기를 정화시켜 일반 헌터들이 싸우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주는 있는데 북진하면서 어마어마하게 사용했다.

충전은 순도 높은 마력석을 해야 하니, 아마 천문학적으로 돈이 쓰일 것이다.

그래서 이 정도 지원은 해야지.

교섭 이후에는 코어들을 다 수거하고 연합군을 정비했다.

“길드 연합은 낙오된 동료나 사망자를 확인하라. 마기정화기도 점검하라! 괴인군과 협력하라!”

“괴인군은 압록강 요새를 점검한다. 길드 연합과 협력하라!”

빌런과 길드 연합이 협력하는 모습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런데 은하야. 이건 어떻게 해? 핑타오 말이야.”

시우가 바닥에 구르는 핑타오의 머리를 툭툭 쳤다.

“얘? 다 생각이 있지.”

가만히 보니 길드 연합과 헌터들은 핑타오를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나는 목이 잘려 뒹굴거리는 핑타오를 아공간에 챙겼다.

전쟁도 끝났고 당분은 즐길 거리가 너칠 것 같다.

* * *

평양

전쟁은 한국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정말 극단적인 경우에 핵까지 생각하던 장학체는 죄악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러나 장학체는 전쟁을 승인하였으며 장웨이가 만들어낸 죄악 헌터군단은 한국의 헌터와 군대를 2만이나 넘게 죽게 하였으니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즉, 전범자라는 뜻이다.

그렇게 중국의 무조건적인 항복만이 나왔다.

물론 장학체는 항복하는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병석에 누웠는데. 거짓은 아닌지 헌터 공안인 천원에게 부주석 자리까지 맡겨가면서 대신 항복을 하게 만들었다.

평양에서는 본격적으로 중국의 무조건적인 항복서명이 치러졌다.

“항복문서에 서명하겠습니다.”

국가 부주석 천원은 항복문서에 서명할 준비를 했다.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지금은 항복을 승인받고 공백이 되어버린 북경문제를 처리해야 했다.

“전범자 장학체는 왜 안 끌고 오나? 죄악까지 써서 어떻게든 한국을 짓밟아보려 했던 그 쓰레기는 왜 오지 않는 것인가?”

“국가 주석께서는 죄악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시는.”

“전쟁 일으킨 건 그 새끼가 아닌가? 사형이라도 시키고 싶은데.”

“그건.”

죄악도 전쟁과 관련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전쟁을 승인한 것은 장학체였다. 그러니 그가 직접 와야 맞았다.

“뭐 좋아. 그 겁쟁이 새끼가 나를 무서워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니. 불쌍하지 내 인심쓰지.”

하정석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던 천원은 항복문서에 적힌 조항들을 살폈다.

그 조항들은 몇가지 되지 않았으니 천원도 받아들일만 한 것들이었는데. 유독 하나가 천원을 거품물게 만들었다.

“잠시만. 이게 대체 무엇입니까?”

천원은 문서에 박힌 배상금을 보고 눈이 돌아가 버렸다.

대체 0의 개수가 몇 개란 말인가.

“보면 모르나? 3천억 달러라고 했네.”

“풉.”

중재를 맡았던 시노하라 유즈키가 픽하고 웃었다.

“분명 패전국이니 배상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3천억이라니 이것은 좀 도가 지나치십니다. 차라리 핵을 쓰면 썼지. 이건.”

“자네들이 아직도 핵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나?”

“…….”

사용하지 못한다. 언제 또 송도에서 미사일이 날아갈지 모를 일이니까. 무려 백만 명을 증발시킨 미사일이다.

“돈이 없으면 3천억만큼의 가치를 지닌 것을 내놓던가.”

“우리에게 그럴 만한 것이.”

세계에서 고립된 것도 있고, 장학체가 예산을 북경 군벌에 쏟아부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럼 우리는 2만 명이 넘게 죽었는데, 항복만 받고 땡쳐라?”

“우리는 백삼십만 그 이상이 죽었습니다.”

원작과 달리 한국은 대승했으나, 2만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중국은 최소 백삼십만. 북경의 헌터가 전멸해버린 탓에 괴수들의 침입으로 피해가 누적되었다.

지금까지 이 순간에도 북경의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니, 중국의 피해는 커도 너무 컸다.

“쳐들어왔으니 뒈질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끄응.”

부주석 천원은 어쩔 수 없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만 했다.

천원은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장학체가 이러려고 부주석 자리를 맡긴 것이다. 항복문서에 서명했으니, 자신이 욕을 제일 먹을 것이 아닌가.

그래도 별도리가 없다.

지금 중국은 인구만 많지 전쟁수행 능력이 없다. 작정하고 한국이 남경에 쳐들어오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한국이 받은 것은 배상금 150억 달러에 동북삼성이었다.

동북삼성에 있는 괴수들은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수많은 게이트가 있으며, 그 지역만 토벌해도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그 황금어장을 천원은 한국에 주고 만 것이다.

어차피 북경을 지키기도 힘든 처지이니 동북삼성은 이제 중요치 않은 지역이 되었으니 내어줘도 상관없었다.

침울한 얼굴로 돌아가는 천원을 배웅하는 하정석에게 비서실장이 다가갔다.

“아니, 애초에 저놈들이 북한을 탐낸 것이 코어 때문 아니었나요? 그런데 그 넓은 황금어장은 왜 안 썼나요?”

“최비서는 아직 멀었어. 그놈들이 북한땅 탐낸 것이 하루이틀인가? 뭐 덕분에 장기집권 명분에 지지도까지 얻었으니 나쁜 결과는 아닌 거 같네.”

하정석과 장학체의 통화내용은 알게 모르게 헌터들 사이에도 퍼져있었다.

하정석이 장학체를 협박하여 핵을 사용 못하게 한 그 통화내용은 국민들을 고양시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하정석의 지지율이 올라감에 따라 한국과의 관계를 조금 더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판단한 시노하라 유즈키는 하정석과도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두기로 했다.

물론 시노하라 유즈키의 속내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신선조를 지원하는 것을 주저하고 피난민 받을 준비만 하다가 한중전쟁에 숟가락을 얹지 못했다.

그 덕에 시노하라의 지지율이 조금이나마 떨어진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더더욱 한국과의 관계는 중요했다.

“전쟁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각하.”

“아닐세. 듣자하니 지원군 준비에 규슈에 우리 난민을 받을 준비를 했다지. 한국과 시노하라가 이렇게 우애가 깊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정석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시노하라 유즈키도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두 나라의 정상들은 겉으로는 평화로운 듯 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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