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 156.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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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신이라 불리는 성좌는 지금 몹시도 곤란에 처했다.
[군신님. 이게 사랑이라는 걸까요?]
자신이 선택한 화신의 물음이었다.
여러 무기를 신기처럼 다루면서 싸운 군신에게 저게 무슨 말인가.
사랑이라니. 그건 계집들이나 하는 것이 아니던가.
아니, 생각해보니 계약한 화신인 이 슈에리라는 아이는 계집이 맞다.
솔직히 말해서 저 백발의 여자는 조금 불길하다.
슈에리에게 호감을 표하고 있으나 하는 말만 보면 색을 탐하는 필부나 다름이 없다.
이왕이면 화신과 떨어트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이미 화신은 이 불길한 계집에게 꼬인 듯싶다.
“너는 어찌하고 싶으냐.”
문제는 이 백발 계집의 눈을 보고 있자니 절대 그냥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피할 수 없으면 부딪치는 것도 좋겠지.
백발의 계집은 힘으로 어떻게 될 상대가 아니다. 군신쯤 되면 알 수 있다. 저건 힘으로 잡으려 한다고 해도 잡힐 것도 아니고, 궤를 달리하는 생물이다.
아마 이길 수도 없겠지. 솔직한 말로 슈에리는 성좌의 힘을 다룬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애초에 지금 화신이 저 계집을 적대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으음.”
그렇다고 해도 화신을 그냥 둘 수는 없다.
어느 날 깨어나서 자신이 군신임을 자각하였고, 어쩌다 보니 살아남겠다고 괴물들과 싸우는 슈에리가 기특해서 계약을 맺었다.
지금 그 계약을 맺은 슈에리가 조언을 바라고 있다.
가만히 보니 저 계집에게도 ‘신’이 들어간 무언가가 연결되어있는 거 같다. 그렇다면 더더욱 그냥 둘 수 없다.
차라리 그럼 근처에 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청구에 사는 계집이다. 이 서토로 와서 화신을 도울까.
가만히 보니 저 백발의 여자는 집착까지는 안 하는 것 같다.
육체적 쾌락을 바라고 있겠지.
그렇다면 그냥 돌아가 줄지도 모른다.
그래. 지금은 연모의 감정 같은 것을 가질 때가 아니다. 대업을 이루기 전까지는 몸가짐 하나 조심해야 한다.
“거절해야 한다.”
[어째서입니까?]
“드넓은 대륙에서 고통을 받는 중원의 백성들을 구제해야 할 것이 아니냐. 지금까지 충분히 유희를 즐겼으니 저자와는 떨어지도록 해라.”
[하지만 제 감정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참아야 한다. 너는 큰일을 해야 하니까.”
[참기 힘듭니다. 그녀만 보면 자꾸 몸을 맡기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조금만 몸을 맡기거라.”
[계속 맡기고 싶습니다. 함께 하면 안 되겠습니까?]
그럴 거면 뭐하러 자신에게 의사를 묻는 것인가.
“그렇다 해도.”
[그녀와 계속 함께하고 싶습니다. 제 안에서 그녀를 격렬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그 정도도 참지…”
[정말로 안 되겠습니까?]
“…….”
전문적으로 풀이하자면 우이독경, 마이동풍이다. 더 말해 무엇할까. 차라리 바라는 대로 해주자. 이 화신을 선택한 것은 자신이다. 깡으로 버텨야지.
애초에 만나지 않는 것이 좋았으나 이왕 이렇게 되었다면 어쩔 수 없겠지.
게다가 성좌가 되면 화신의 속을 알 수 있는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답이 없군. 황제와 싸울 때는 그나마 몸으로 부딪쳤으니 좋았지 이건 정말 답이 없다.
그래. 자신이 선택한 화신이다. 깡으로 버텨야 한다.
군신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나도 모르겠다. 네 마음대로 하려무나.”
그렇게 군신은 여자들이 서로 물을 뿜는 것과 물고 빠는 것을 한동안 지켜봐야만 했다.
* * *
용용이는 지금 잔뜩 신이 났습니다.
사진 속에서는 그 쿨한 이미지의 여자가 아주 징징 매달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궁큥큥을 느끼면서 애액을 질질 흘리는데 진짜 조수와 헷갈릴 정도로 홍수가 터지듯 흘러나왔다.
애액이 많은 여자는 너무 꼴리거든요.
그 덕분에 내 꼬리는 슈에리의 애액에 아주 푹 젖었다.
“충분히 즐겼네. 우리?”
“응. 임무도 마쳤으니 돌아가서 선양에 대한 보고도 해야겠지.”
밍메이라는 서북 군벌의 장군도 한 번 보고 싶은데 말이지.
여자라고 하지 않은가? 무려 서북 군벌의 장군이다.
심지어 여자란다. 장군감이니 젊고 탱탱하겠지? 푸흣. 당장 달려가서 보고 싶군.
츄릅 츄르릅 하고 싶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나는 슈에리에게 크게 평가하는 것이 있었다.
슈에리는 한국말을 너무 잘하는 거 같다.
“한국말 제법 잘하는데?”
“한국말을 하는 것이 더 보기 좋지 않나?”
내 물음에 그녀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나야 좋지. 좋기는 좋은데 핑타오와 달리 너무 잘한다는 말이다.
즉, 정말 한국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뜻.
“그렇지. 그런데 꽤 익숙하구나?”
“실은 서북 군벌에 한국 출신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북조선 출신이라고 해야 하나.”
“아.”
그리고 그녀는 가슴이 아픈 사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자는 원래 북조선이 몰락하면서 한국에서 들어가 살게 되고 북조선 특유의 억양을 담은 말투를 사용하면 다들 천하게 보고 아르바이트도 오래 못한다고 했지. 그러다가 겨우 서울 표준어를 익혔는데. 사기꾼에게 속아 북경 군벌에 팔렸다가 탈출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힘들어 서북 군벌에 몸을 담고 초원에서 괴수들과 싸웠지. 그러다가 괴수들에게 둘러싸여 죽게 되었는데 마지막 유언이 ‘배고프다.’였다. 북조선 출신이라 차별받은 것이 아니라 서북 군벌은 먹을거리가 정말 부족한 탓에 굶어서 싸울 힘도 없던 거지. 그래서 나는 서북 군벌에 굶는 자가 나오지 않도록 활약하고 있는 거야.”
“그럼 그자가 너에게 한국말을?”
“맨날 씨발씨발, 좆 같은 세상. 하정석 애미애비 없는 새끼. 라고 욕해대길래 무슨 말인가 싶어 그자에게 한국말을 배우게 됐지.”
뭐야, 그거 무서워.
“조금 우직한 사람이었어. 늘 나에게 한 말이 있었지. 평양냉면은 사실 남조선께 더 맛있다고. 그가 죽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는 이 싸움이 끝나면 돈을 모아서 남한으로 가 냉면 집을 차릴 거라고 말했다.”
“어휴 그것 때문에 죽었네.”
사망 플레그를 왜 박니.
“나는 그래서 그의 유지를 들어주기 위해 서북 군벌 사정이 괜찮아지면 서울에 평양냉면집을 차릴 생각이야. 늘 입에 달았거든. 만일 냉면집을 차리지 못하게 된다면 나보고 차려달라고.”
아니, 그거 세뇌잖아.
“서북 군벌의 영웅 꿈이 냉면집이라고?”
“아니, 수하들을 시켜 가게를 차리는 거지. 나는 레시피만 가지고 있을 뿐. 냉면을 만들 줄 모른다.”
“그렇겠지.”
나는 네가 냉면을 만드는 장면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그 북조선 놈 궁금하지만 절대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사실 너랑은 헤어지기 싫어. 너랑 함께하면서 아랫배가 당기는 느낌이 너무 좋으니까. 큥큥거리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 같으니까.”
자궁큥큥으로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니. 이거 참. 정말 사랑과 쾌락을 구분 못하는 단순한 성격이라 마음에 든다.
이미 나의 손맛을 알게 된 그녀는 완전히 사랑으로 착각한것이다.
“그럼 가지 마. 여자에게는 사랑보다 중요한 것은 없어.”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할 일이 있어.”
그럼 어쩌라는 거야.
“하고 싶은 말은 뭐야? 설마 나보고 중국으로 같이 가자는 걸까?”
“아니, 너는 한국의 영웅이다. 중국에 와서는 안 되는 몸. 그러니 나는 우리 장군님께 허락을 받아 서울에 따로 집을 마련하겠다.”
요즘 시대는 포탈로 세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으니, 다른 나라에 집은 둬도 되겠지.
그렇다면 포탈로 매일 밤 송도로와 나와 섹스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송도에 와 그러면.”
“송도?”
“그곳이 내 본진이니까.”
나중에 그녀가 송도로 오면 나는 내가 백화인 것도 말해줄 셈이다.
대신 절대로 내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야겠지.
괴인으로 만들어 완전히 나에게 속하게 만드는 것도 좋을 테고.
“알겠다.”
“오게 된다면 비밀도 하나 알려줄게.”
“응.”
슈에리와 친목을 다진 이후 우리는 아침 일찍 만주 1 게이트에서 나왔다.
그리고 한중영웅에서 활약한 우리 한국인들은 정나윤에게 보고했다.
“흐음, 확실히 이 정도 수급 양이면. 굉장하구나. 그러면 그 범람이 그냥 던전 자체에서 일어난 이질적인 현상인가.”
전혀 없는 현상도 아니거든.
“클리어하니 전부 사라졌지만요.”
“잘했어. 그럼 아카데미에도 말해둘 테니 좀 쉬고 있을래?”
“그러죠.”
헌터 협회가 청와대에 적대하고 있고,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고는 하나 죄악 일에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에 묶여있는 처지다. 함부로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예 지금은 말하지 않는 편이 낫겠지.
게다가 적당할 때에 나에게 쉬는 시간도 주어졌다.
이참에 그 망할 용박이 년도 확실히 따먹어야겠다.
다 따먹은 다음에 인간 모습으로 돌아와서 귓가에다가 아지다하카한테 따먹혀서 좋았어? 라고 중얼거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
그런데 옆에서 코토네가 쭈뼛거리며 다가온다.
“음, 저기 유은하.”
“응. 코토네쟝.”
코토네는 뭔가 주섬주섬 준비하더니 나한테 줬다.
시노하라 가문의 문장이 박힌 봉투였는데, 금태가 둘러쳐 있었다.
“이거 당주님의 초대장입니다. 시간이 나면 읽어보고 오세요. 일단 저도 한성 생도라지만, 시노하라에 보고할 것도 많아서 며칠 못 나올 것 같아요.”
“좋아.”
이렇게 직접 초대장까지 주면 어쩔 수 없지.
나중에 한 번 시간 날 때 가봐야겠다.
“어, 음 유은하.”
이번엔 로자리아다.
“로자리아. 왜?”
“아, 으음. 하. 아. 아니예요. 가볼게요. 아카데미에서 봬요.”
아, 같은 아카데미 생도였지 참. 생각해보니 전쟁이다 뭐다 일이 많아서 자주 못 보니 영국으로 완전히 돌아간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욕구불만이기는 한 모양이다.
얼굴을 보니 은근슬쩍 나를 도발하듯 수녀복의 옆트임을 보인다.
“유은하. 나도 가보겠다.”
“응. 약속한 대로 장군 설득해봐.”
“알겠다.”
밍메이를 찾아가 슈에리를 달라고 내가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새벽에도 중국산 듀라한에게 보빨 좀 시켰는데. 아무래도 뷰지가 너무 많으면 내 뷰지가 피곤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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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 돌아와서 나는 레이첼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탐욕의 죄악과 러시아, 모스크바, 맘마통, 용박이 등등.
내 말을 가만히 듣던 레이첼이 인상을 찌푸렸다.
“어, 그러니까. 당분간 밤에는 못 오겠다고?”
“아니, 잠깐씩 다녀올게. 응? 어차피 케이트가 게이트 설치해주면 언제든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대신 내 뷰지가 많이 피곤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 일은 핑계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음? 아니지. 그년은 용의 모습으로만 따먹을 생각이니 뷰지가 피곤할 일은 없나?
그냥 마음껏 박으면 그만이지. 암, 그렇고말고.
“으음.”
레이첼이 고민하길래 뒤에서 그 참담하면서도 빈유의 맛이 곁들여진 가슴을 푹 주물렀다.
그리고 그 귀에다가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어차피 왔다 갔다 할 거야.”
“뭐 죄악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
레이첼은 한숨을 쉬면서 허락했다.
의외로 쉽게 물러나네? 보통 때라면 귀싸대기 날리는데 말이다.
“오, 의외로 빠른 포기?”
“아니, 나도 낮 중에는 조금 바쁠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집구석에 뒹굴뒹굴하는 것보다는 세상을 위해서 뭐라도 하는 것이 낫잖아?”
“낮 중에 뭐 하는데?”
설마 나 몰래 수상한 짓을 하는 건 아니겠지? 다른 암컷을 만난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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