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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83화 (183/331)

〈 183화 〉 168. 명탐정 유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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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가 유은하와 죄악에 관련된 건설적인 이야기를 계속 주고 받았다.

“네. 어쩌면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는 바람에 히로인 중에서 죽는 인물이 나올지도 몰라요.”

“음. 역시 미리 다 잡는 게 좋을까.”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죠.”

솔직히 나도 전부 다 잡고 싶기는 한데. 찾기가 어렵다는 말이지.

내가 요하나와 케일을 쳐내면 다른 죄악들은 숨을 것이다.

나보다 약한 놈들이니 도망친다해도 상관없지만, 뒤에서 무슨 수를 벌일지 모른다는 것이 좀 그렇다.

“지금까지처럼 히로인들을 계속 동료로 만드는 것이 좋겠지.”

시우가 해야 할 역할이지만 그게 불가능하니 내가 열심히 해야 한다.

더욱 열심히 보비도록 하자.

곧 있으면 슈에리도 온다고 했으니까.

“네. 그리고 이번 일본 에피소드가 조금 이상해요.”

“신선조와 우익?”

나도 그렇게는 생각하고 있다.

“네. 신선조와 우익세력이 교토에서 몇 번이나 부딪쳤어요. 시노하라의 신선조 일부는 일왕을 지키고 있거든요.”

그건 나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지킨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음. 솔직히 말이 지키는 거지 그건.”

“네. 우익세력들이 왕을 중심으로 모이지 못하게 하려는 거죠. 아무리 형식적이라고는 해도 일본의 군주니까요.”

우익세력들이 일왕을 확보하고 일왕에게 시노하라는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면 꼼짝없이 시노하라는 반란군의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설령 국민이 시노하라를 지지한다고 해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일왕이 스스로 인간임을 선언했다 해도 그 상징은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그건 미친 짓이라는 것이다.

이미 일본의 군사력이라 할 수 있는 헌터들은 전부 시노하라 밑에 있다. 우익세력이 일왕을 확보한다 해도 내전에서 반드시 패배할 것이 뻔하다.

뭐 정신머리가 있으면 우익을 할 생각은 못 하겠지.

그 배후에 있는 총리가 권력욕에 미쳐서 우익들을 선동하니 더 문제지만.

“잠깐, 원작보다 도발이 더 심해졌다면.”

“총리 쪽도 뭔가 믿고 있다는 것이 생긴 거죠.”

그 멍청이가 언제든 시노하라에게 죽을 수도 있는 처지에 도발한다는 것은 분명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뜻이겠지.

“지금 총리가 뒷배로 둘 만한 존재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다면 누구일까? 인과율로 인해 생겨났나?

“총리가 지금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시노하라의 수많은 헌터와 신선조를 상대할 막강한 군대입니다. 자위대를 키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머리가 있으면 중국의 장학체가 키우는 공안 헌터는 말도 안 되니 죄악이겠죠.”

시노하라의 신선조와 헌터들은 강하다. 이제 막 키운 중국의 공안헌터 수십 마리를 갖다 붓는다고 해도 아마 순식간에 짓밟히고 말 것이다.

“변수로 미국 같은 나라가 개입했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하긴 미국이 일본을 건드릴 리 없다.

특히나 그 이유가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익세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더 말이 안 되지.

한국과 일본의 마도 기업들은 이미 미국에도 꽤 진출했고, 대격변 전만큼은 못해도 미국은 한·일이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붙잡아주기를 원하고 있으니까.

“군대를 댈 만 한 놈은.”

“케일뿐이겠죠.”

“흠. 케일이라.”

“어떻게 하실 거예요? 요하나를 이용하면 케일을 깨트릴 수 있지 않아요?”

그건 맞지. 하지만 말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여자잖아?”

“네. 진성 크레이지 사이코 레즈비언에 수컷이 뒤섞인 묘한 용용이 암컷이죠.”

훗, 그렇게 칭찬하면 용용이가 너무 부끄럽다. 어쨌든 이번만큼은 참을 수 없다.

시노하라 유즈키가 은근히 나를 흔들려고 하거든.

그 괘씸한 몸뚱이로 나를 아주 가지고 놀려고 한다.

어쩔 수가 없는 게, 회사원 시절 수많은 암캐를 먹어봤던 나는 일본녀도 도전해보고 싶었으니까.

일종의 목표 같은 것이었다.

이제 이 세상에서 일본인 히로인이 나를 유혹하고 있으니 이거 참 아주 꼬리가 불끈거린다.

“솔직히 유즈키가 좀 나를 놀리기도 하거든? 나를 확실히 좋아하게 만들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봐야겠어.”

용용이는 절대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습니다.

가끔은 당해줄지 몰라도 공략은 내 몫이지 히로인의 몫이 아니다.

그러니 유즈키가 나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유즈키를 공략하게 될 것이다.

“뭔데요?”

“일부러 이번 일 터트리고 유즈키가 혼란스러워할 때 내가 딱 돕는 거지.”

그냥 이대로 두고 보는 것이다.

그렇게 나중에 터지게 되면 그때 내가 나서서. “오! 유즈키공주 내가 그대를 구해주겠소!” 이렇게 해주는 거지.

벌써 아래가 젖어서 나에게 매달릴 유즈키가 아른거린다.

나도 흥분된다. 아래가 벌써 젖는 듯하다.

“그렇게 해서 호감도를 채우겠다?”

“넹.”

내 말에 작가 유은하의 얼굴이 웃기게 변했다.

“하이고. 네. 참 대단하시네요. 즉, 유즈키를 얻기 위해서 일본이 어느 정도 위기를 겪게 만든다?”

“내가 만드는 건 아니지.”

위기는 총리가 만드는 거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다.

애초에 굳이 내가 도울 필요가 있나? 없거든.

나는 자선사업 용용이가 아니다.

죄악이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괜히 때릴 이유가 없다 이 뜻이다.

그런 나를 움직이려면 공녀는 바쳐야지.

그리고 그 공녀는 시노하라 유즈키 본인이 될 것이다.

“사도는 어떻게 할 거예요? 일단은 하정석이 후보로 추천했잖아요?”

“할까?”

하겠다고 바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죄악 중 하나인 분노가 그곳에 있지만요.”

음 분노의 죄악이 사도로 있지.

이왕이면 사도로 들어가 분노가 하는 짓을 방해해도 좋지만 말이다. 솔직히 귀찮다.

사도는 정말 쓸데없이 회의만 하는 기구다.

가끔가다 어디 어디서 싸움이 났느니 마느니 하면서 끼어들까 말까 하는 거. 하지만 절대적인 중립 조직이라 절대 전쟁 같은 것에는 참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중 전쟁에 한국 측 사도는 참여하지도 않았다.

“확실히 사도에도 여자는 있지만. 귀찮은 것은 좀.”

사도가 되어 여러모로 제약을 받는 건 싫다.

사도가 얻는 것은 끽해야 전 세계 최강 헌터 집단이라는 타이틀뿐.

흔히 말해 유엔군 비슷한 것이지만, 정작 정말 세계에 위기라고 생각되는 일에만 참여하게 된다.

대체 왜 있는지 모를 꼰대들 조직일 것이 뻔하지.

“뭐 조심하라고 부른 거니까요.”

“마기의 액체화랑?”

“네. 뭐.”

“그럼 이만 가볼게.”

나는 침대로 가 누워 잠을 청했다.

이번에도 제법 수확은 있던 것 같다.

* * *

시노하라성

최근 시노하라 유즈키는 유은하를 공략하기 위해 신선조를 이용해서 열심히 손장난을 연습 중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독 손장난에 어울려준 신선조 수하(여자) 한 명이 저에게 매달리는 것이 아닌가.

“헤으응. 헤윽. 다. 당주님. 저♥”

완전히 해벌레 하는 몰골이 이건 도무지 못 써먹을 것 같다고 여겨질 정도다.

대체 왜 이럴까.

가만히만 있으면 단정한 단발이 잘 어울리는 차분한 이미지의 여성이 매달리는 몰골이 이거 퍽이나 우습다.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저 얼굴을 보면 더 해달라고 보채는 모양이다.

신선조는 시노하라의당주를 지키는 역할이자 가신이고 또 마음껏 부려지는 존재다. 그래서 당주인 시노하라 유즈키 본인이 ‘장난’이라고 여길 정도로만 즐길 뿐. 그 이상을 신선조가 넘으려 하면 이것은 하극상이나 주인에 대한 무례를 범하는 거라 볼 수 있었다.

정말 한숨이 나온다.

“그만해라. 너희들의 임무는 나를 보필하는 것이다. 너희를 만족하게 시키기 위해 내가 들여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애인은 어디에다 두고.”

분명히 애인이 있었는데, 그 애인은 두고 제 주인한테 이렇게 매달린다는 말인가.

자기 주인도 몰라보고 그저 손가락으로 쑤셔달라고 할 정도로 바랄 정도면 애인은 얼마나 안 챙겨주고 있는 것인가.

“저. 그.그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말씀드리기 매우 송구하오나.”

신선조의 여성은 고개를 푹 숙였다.

혹시 죽기라도 한 건가.

그건 아닐 텐데. 신선조씩이나 되어서 고작해야 헌터로서의 힘도 갖추지 않은 자위대 같은 자들에게 질 리가 없다.

“말하라. 감질나는 것이 더 싫으니.”

“미노리는 당주님을 생각하면서 자위를 하고 있어서……저와 미노리는 이제 당주님의 손가락이 아니면…….”

“…….”

시노하라 유즈키는 말문이 막혔다.

이런 멍청한 계집애들이 다 있는가. 하지만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여자는 제 가신들을 챙길 줄 아는 여자였다.

최근에는 우익들 탓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신선조가 아닌가.

특별히 당주로서 어루만져줄 수도 있다.

“이·이미 저희 커플은 당주님 덕에 관계가 망가졌습니다! 아. 안 해주시면 유즈키님의 성적 취향을 SNS에 모조리 까발리고 저는 이 자리에서 할복할 것입니다!”

호오라. 협박이라. 완전히 맛이 가버린 것일까.

제법 용감하다. 그래. 솔직히 말해서 이게 다 재능이지 어쩌겠나. 뭐 언젠가 유은하에게 써먹기 위해 연습한 것도 있다.

유즈키는 발에 매달리는 여성의 배를 발로 찼다.

퍽!

“켁!”

몇 번 나뒹구는 신선 조의 여성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가만히 보니 그 얼굴은 쾌락에 젖어있었다.

유즈키는 한숨을 쉬며 여성의 머리채를 붙들어 올렸다.

“너 같은 년은 언제든 새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처절한 상황이라니 내 주인으로서 보듬어주지 않을 수 없구나.”

“그. 그렇다면!”

희망이 담긴 눈을 보니 웃기기도 했다. 유즈키는 여자의 머리를 내려놓았다.

“벌려라.”

“네·네엣. 당주님!”

신선조의 여성은 개구리처럼 뒤집어져 자신의 다리를 열었다.

“물론 손가락으로 해준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안 했다.”

“엣? 자·잠시만 다. 당주님!”

유즈키는 목검을 들어 신선조 여성의 소중한 구멍에 들이박았다.

찌걱!

그렇게 몇 번 박아주다가 손가락으로 적당히 약올려주니 신선조는 조수를 뿌리며 그 자리에서 절정에 쓰러졌다.

“헤엑. 헤엑.”

파르르 떨면서 가버리는 여자의 모습에 유즈키는 흥미가 식었다는 듯 유즈키는 튄 애액이 묻은 손을 닦기 위해 적당한 것을 찾다가 언젠가 백화에서 받았던 사인을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백화를 본 적이 오래되었군.”

어차피 친구나 그런 관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압도적인 능력으로 적들을 두들겨 잡던 백화다.

유은하에게 자리를 넘겼다고 해서 이렇게 사라질 인물이 아닌데 말이다.

간간히 백화 TV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직접 백화가 나온 것도 아니다. 전쟁 이후 부상이 있다고 하는데, 부상으로 쓰러질 인물도 아니고.

“어? 가만히 보니 이거.”

시노하라 유즈키는 백화의 사인이 눈에 익었다.

백화의 사인은 유은하가 유리던전에 들어갈 생도 이름을 적어낼 때의 필체와 비슷했다.

설마 아니겠지. 아니, 가만히 생각해보니 얼굴 윤곽이 조금 닮았을지도.

‘정말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

시노하라 유즈키는 유은하의 필체와 백화의 사인을 비교했다.

역시 비슷하다. 단순히 우연이 아니다. ‘백화’라는 단어와 유은하라는 단어에서 ‘화’와 ‘하’가 너무 비슷하게 생겼다.

백화의 사진과 유은하의 사진을 비교해보았다.

얼굴을 비롯한 몸매를 하나하나 전부.

시노하라에서는 따로 배우는 교육이 있다. 위장전술 정도는 단숨에 알아보는 그런 것. 그래서 어지간한 변장은 누군지 알 수 있다.

‘확실히 몸매도 그렇고 머리도 그렇고 비슷한데.’

여기서 성향만 좀 비슷하다면 더 비슷하지 않을까.

약간 백합 성향이라는 것까지 비슷하다.

그러고 보니 백화가 불방망이와 키스를 하던 모습도 찍혔었지.

유즈키는 예전 백화 TV 방송 녹화본에서 불방망이와의 키스 장면과 최근 유은하가 로자리아와 키스하던 것을 비교해보았다.

“아. 하하하. 하하. 와, 유은하. 진짜 무서운 여자네.”

설마하니 괴인이었던 데다가 고유능력만 몇 가지에, 밝혀진 것만 수십만 명의 조직을 이끄는 백화였다니.

정말이지 이렇게 무서운 여자가 다 있는가.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다니.

이거 잘 이용하면 협박도 가능하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하던 유즈키는 고개를 저었다.

일국의 권력을 쥐어틀고 있는 자신이 유은하를 얻자고 그런 치졸한 방법을 쓸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은 간다.

어떻게 해서든 시노하라 코토네가 아닌 유즈키로서 그녀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

“마리코. 한국에 갈 준비를 해야겠다. 포탈을 준비하라.”

“예. 당주님.”

어둠 속에 있는 마리코에게 명령을 내리고 유즈키는 한국으로 갈 준비를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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