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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85화 (185/331)

〈 185화 〉 170. 요망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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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셨으면 뭐 일단 먹을거리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그건 그. 그렇지만.”

벌써 민트초코에 굴복하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인다.

“그럼 백합시대 콘서트라도?”

백합시대는 하정석 정권이 시작한 문화중흥정책으로 K­POP를 다시 한번 세상에 널리 퍼트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아이돌 양성계획으로 탄생한 여성 아이돌 그룹이다.

그룹 자체에 목소리 관련 각성자도 있어 단번에 인기 급상승하여 해외 차트에도 오르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알아줄 것이다.

따먹을까 하다가 아이돌은 아이돌 그 자체로 둘까 하여 일단은 참고 있다.

“보통 여자에게는 남자 아이돌을 소개해주지 않습니까?”

“우와 당주님이 남자아이들을 좋아하실 줄은.”

나는 살짝 장난기가 발동하여 입을 가리고 웃었다.

“아니 보통이 그렇다는 겁니다. 저는 딱히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겠지. 원래 이 여자는 오로지 시노하라와 나라를 위했었으니까.

아마 죄악일로 잠시 위장해서 한성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면 지금도 나와는 연이 없었을 여자다.

어쩌다 만날 수 있겠지만, 이 여자가 나에게 흥미를 가지지는 않겠지. 그냥 딱 비즈니스 파트너로만 볼 것이다.

그렇다면 이참에 조금은 더 점수를 따둘까.

“그럼 송도라도 구경하실래요?”

“오. 가능한가요?”

아마 유즈키에게 있어서 상당히 관심사 중 하나일 것이다.

아니, 유즈키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

침식지대를 아무런 기구 없이 완벽하게 정화했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백화가 한 것이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백화는 지금 잠적 중이고.

“네.”

“침식지대인 것이 아닙니까? 정말 완벽하게 정화된 거예요?”

이것 봐라. 은근슬쩍 떠보고 있네?

“네. 정화도 된 상태고, 게다가 천검의 아가씨라면 정화하지 않아도 내공으로 충분히 넘기실 수 있을 텐데요.”

"네. 그렇기는 하죠."

이곳에 있어봤자 사람들 시선만 끌 뿐이라 나는 그녀를 송도로 데려갔다.

그녀는 쭉 둘러보더니 싱긋 웃었다.

“사람들이 전부 평화롭군요.”

“9할은 괴인입니다. 나머지도 괴인화 직전의 사람들이 많고.”

게다가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열심히 출산율을 높여서가 아니다. 그간 침식지대에 갇혀서 살던 놈들이 충청도 쪽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 100만 이상으로 보고 있다.

“침식지대는 어떻게 정화하셨나요?”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네? 아.”

은근슬쩍 나를 놀리고 있네.

“전부 백화가 하고 저에게 넘긴 겁니다.”

“그럼 이 자치령은 온전히 은하 양의 것입니까?”

“넹.”

그렇다 한 번도에서 꽤 많은 영역이 내 땅이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북한 지역이나, 주요 거점에만 헌터 도시를 세운 동북 3성 쪽을 제외하면 나는 독재자 하정석 다음으로 가는 지배자가 아닐까.

심지어 돈도 많은 킹왕짱 용용이입니다.

“호오라. 천산에서 기초 인프라는 다 깔아준 거로 아는데. 처음에 백화가 괴인들을 규합하는 건 어려웠을 것 같네요?”

그것을 나한테 말해도. 나는 대답해줄 것이 없다.

“아, 그건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지금 자치령이 한국 정부보다 돈은 더 많 걸요?”

“예?”

거짓은 아니다. 하정석이 워낙 횡령해 먹은 것도 있고 말아먹은 정책도 있다.

마기만 있으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괴인과 달리 인간들은 먹을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쟁에 들어간 식량값도 어마어마하다.

당연히 마기를 정화하면 떼돈이 들어오는 나와는 다르다.

오히려 이쪽이 더 살기 편할 거다.

천산의 무인 편의점 시스템도 도입되었으니까.

“송도에는 한없이 넘쳐나는 코어에, 순도 높은 마력석까지 대량으로 있어서요. 마력석은 천산과 거래하고 있는데도 엄청 많습니다.”

아마 시장에 다 풀면 마력석 값이 어떻게 될까 궁금할 정도.

필요할 때마다 갖다 팔아서 자금줄 만들고 있으니 괜찮다만, 아마 한 번에 풀어버리면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

“호오라.”

“관심이 있으십니까?”

관심이 있다면 내가 어느 정도 대줄 수는 있는데. 이참에 시노하라와 관계를 맺는 것도 백화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시노하라도 나쁘지 않을 테고.

“시노하라와도 거래를 해주시겠습니까?”

“바라신다면야. 그런데 괴인 집단과의 거래는 일본이나 시노하라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건 아닌지?”

일단은 괴인 집단이니 말이야.

“그런 논리라면 괴인들을 의병으로 취급해서 전쟁에 동원한 한국이야말로 진작에 악의 축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지금 국제적으로는 백화교의 처지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네요. 심지어 동북 3성도 있으니.”

동북 3성이 백화교 수중에 있는데. 그거 가지고 뭐라 하는 나라가 있던가? 아니다.

그렇다는 것은 백화교의 막강한 힘이라던가. 또는 전쟁에 의병으로 참전하는 것을 보고 세계열강들이 눈감아주는 건지도 모르지.

아무튼, 나쁘지 않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은하 양.”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저렇게 목소리를 깔고 있다.

게다가 얼굴이 무시무시하다. 웃고는 있는데 살벌한 느낌.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나 지금 웃고는 있어도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그런 뉘앙스의 표정.

아무래도 여기서 말 한마디 잘 못 하면 한 대 날아올 것 같다.

“네?”

“코토네로부터 제 초대장을 받았다 들었습니다만.”

너한테 받았지. 음.

“커 흠. 음. 죄송합니다. 일이 있어서 조금 늦을 것 같아요.”

“그래도 명색이 시노하라의 당주가 직접 초청한 건데 너무하시네요.”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쩔 수 없다. 저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음, 그래도 이제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으니까요.”

사실 흥부 마누라도 따먹고, 마그뉴트도 따먹으면서 놀고 싶었지만, 유즈키가 이렇게 안달 나 있다면 내 어쩌랴.

“알겠습니다. 일주일 내로 갈게요.”

“그것이 정말이라면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혹시 이거 왕새우라도 선물로 들고 가야 할까?

아니, 그런 거치고는 가슴은 충분히 크잖아. 괜히 건드리지 말자.

지금은 나중에 위험할 때 도움 요청할 수 있는 막강한 백화교를 보여주자.

이번에는 훈련소를 보여주기로 했다.

“여기는 백화교 훈련소입니다. 괴인들의 사상교육과 전투 훈련을 시키고 있어요.”

“악의 조직이라는 건가요?”

실례네. 단순히 자치령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다르죠. 괴인이라도 충분히 교육하면 자기 본능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저건.”

유즈키는 훈련소 구석에서 서로 보기만 해도 훈훈하게 껴안고 있는 두 여자를 가리켰다.

“후후. 괴인들도 사랑하라고 가르침을 줬더니 괴인 부대에서도 커플들이 나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폭력의 본능에 굴하지 말라고 내가 직접 주입한 일명 백합주의라는 사상이다.

‘여자는 여자끼리!’ 뭐 그런 거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멀쩡한 부부나 암컷 수컷 연인 사이를 깨버리지는 않았다.

“아하. 그런데 하필 레즈를.”

“아름답잖아요.”

역시 아름다운 것이 좋은 법이지.

좆 비비는 거랑 보비는 것. 뭐가 더 보기 좋을까?

여자 입장에서는 전자일지 몰라도 몸은 암컷이오 내면에 악랄한 짐승이 잠재되어있는 내 눈엔 보비는 것이 더 좋다.

내 말에 그녀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코토네에게 들었지만 한결같으시네요.”

“사람은 늘 한결같아야죠.”

애초에 괴인 부대에 수컷도 적은 데 일부다처제를 하기에는 배 아파서 싫다.

여자는 여자끼리 이어져야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수컷일 시절이라면 이런 사상은 가지지 않았겠지만. 사람이란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법이다.

저기 서로 껴안고 있는 암컷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솔직히 전 국민 ts 화를 안 노린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작가 유은하를 설득하면 ts화 능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을 할 때다.

솔직히 모두가 예쁜 미녀가 되는 엔딩도 나쁘지 않을 텐데.

그렇게 되면 용용왕국 건설이다.

“무슨 생각하시나요?”

“아니에요. 잠시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좋았어 전국민 TS화의 꿈을 달성하는 거다.

상상만 해도 즐겁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악의 조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 계획?”

“그런 것이 있습니다.”

아직은 반 진심이고 또라이로 볼지도 모르니 참기로 했다.

“음, 정말 천산이네요. 천산이 인프라는 잘 깔았어요.”

“네.”

“백화교에서 동원 가능한 병력은 얼마나 되나요?”

갑자기 중요한 것을 묻고 있네.

유즈키는 일본의 수장이다.

제 아무리 총리와 적대하는 입장이더라도 일국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한국의 상황이 궁금할 것이다.

저번 전쟁에서도 봤을 테니 위기의식을 느낄지도 모르고.

나를 압박하려고 왔으나 동시에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일국의 통치자로서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오. 그건 기밀인데 말이죠.”

“백화교 단장이라고 해도 헌터시잖아요? 뭐 국가기밀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일단은 빌런이니.”

백화교는 백화 TV 시절부터 의병참전까지 이미지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아직은 색안경을 낀 사람들이 있다.

그나마 내가 단장으로 있으니 앞으로 나아질 것이다.

“일단 백화교 단장이라는 입장에서 숨기고 싶은 겁니다만. 뭐 조금은 과시해도 되겠죠?”

“상당한가 봐요?”

당연하지. 내가 키운 백화굔데 말이다.

“먹을 것이나 신체 스펙에 구애받지 않는 괴인들은 기본적인 훈련방식만 배우고 바로 투입할 수 있거든요? 아마 최대 20만은 될 거예요.”

그만큼 숫자를 써먹을 만큼의 전쟁은 없을 것이다.

실제 원작에서도 한중전쟁이 규모가 제일 컸다.

죄악이 강한 것은 강한 것이고, 규모가 컸던 것은 한중 전쟁이었다.

아마 이 괴인 군단은 전쟁보다는 백화교를 지켜서 하정석을 견제할 수단으로 써 먹힐 거다.

“엄청나네요.”

“아마 한국 헌터들보다 많을걸요?”

한국 헌터들이나 군까지 다 끌어봐도 10만이 될 듯 말 듯 할 테니까.

과거랑 달리 지금 시대는 마도 문명이라 재래식 무기를 아무리 동원해도 의미 없다.

물론 핵 빼고. 그마저도 게이트를 건드릴 수 있다고 폐기해버리니 결국 헌터가 짱짱맨이다.

그런 헌터와 맞설 만한 병력만 20만이라는 거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로군요.”

“따지고 보면 다른 나라도 괴인들이 침식지대에 있을 테니까요.”

사실 따지고 보면 다른 나라도 침식지대에 괴인들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을 하나로 통합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없으니까.

죄악들도 괴인들을 다루기는 하겠지만, 아마 통합시키지는 못할 거다. 워낙 성격들이 더러워야 말이지.

용박이 요하나는 용박이 답게 괴수들만 기르고 있고, 나태의 경우에는 그나마 괴인들을 자기 밑으로 두게 되지만 그런 히키코모리를 상대로 많은 수가 모일 것 같지는 않다.

본인 스스로도 지금에 만족할지도 모르지.

“결국 백화. 아니, 유은하가 잘 인솔하고 있는 거네요?”

“뭐. 그. 그렇게 되겠죠?”

백화랑 유은하를 자꾸 배배 꼬아서 말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송도를 함께 구경하던 유즈키는 귀엽게 웃었다.

“후후. 오늘은 즐거웠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죠. 시노하라 성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시노하라 유즈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살짝 내게 다가오는데.

응? 입술에서 족 소리가 났다.

그래. 지금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여자는 내 입술에 키스했다.

아주 가볍게. 짧은 터치만큼 한 것이다.

달콤한 체리향이 입안으로 퍼지는 느낌이다.

달콤달콤.

그리고 일국의 지도자란 년이 이거 참으로 요망하다.

이게 지금 무슨 의미일까? 나하고 비비자는 의미겠지.

“자·잠깐, 조금 전에 이게 무슨 의미?”

나는 살짝 떠보듯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요망한 년은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눈웃음을 짓는 것이 아닌가?

“오시면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가보죠.”

나한테 윙크를 한 번 하더니 포탈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 헌터 협회나 도쿄로 바로 연결된 곳이겠지.

“!!!”

시발! 이걸 그냥!

한번 덮쳐버릴까 하다가 참았다.

진지하게 덮치고 싶었는데 겨우 참았다.

최근의 용용이는 참을성이 있는 착한 용용이입니다.

모녀근친레즈보빔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금은 참는다. 그리고 시노하라성에서 유즈키랑도 하는 거지. 완벽한 계획이다.

“후후, 의외로 저도 당신과 같은 부류일 수도 있으니까. 오게 되면 기대하는 게 좋을 거랍니다?”

꿀꺽

이걸 안 가고 배겨? 반드시 가야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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