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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190화 (190/331)

〈 190화 〉 175. 유즈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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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따 먹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차는 나름대로 윤리관을 지켜 왔다.

마그뉴트와도 모녀의 정을 나눴을 뿐이다.

“왜 저러고 입는 거야?”

“기모노라서? 는 모르겠네. 어쩌면 유즈키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지.”

시노하라의 신선조가 유즈키에게 사랑에 빠진 걸 보면 그렇다.

지금 대충 각본을 짜보자면 유즈키는 나를 따먹기 위해 준비한 걸 수 있다.

나를 도발한 것도 그렇고. 원작의 시노하라 유즈키가 레즈가 아닌 것을 감안한다면 그녀는 나를 가지기 위해서 신선조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장난질을 쳤고, 그 결과 자신만만할 정도로 갓­핑거를 소유하게 된 것이다.

“보통 사람대접하는 여자가 노팬티라는 것은 원할 때 벌린다는 의미도 있을 거 같은데?”

“설마?”

한창 참고 있는데 최시우가 어마어마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말이 달라지지. 한 번 불러봐서 벗겨 볼까?

“어떤 민족은 손님이 찾아오면 자기 아내를 하룻밤 주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래. 어디서 그런 걸 들은 것 같다.

시노하라 유즈키는 지금 저 시노하라의 여자들에게 무엇이든 시켜도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상 위에다가 마리코를 알몸으로 눕히고 배랑 가슴에 해산물 같은 거 막 올리고 먹는다면 어떨까?

보지는 조개껍질로 가리면 완벽하겠지.

“그럼 마리코도 딱 그쪽이로군. 식사자리에서 확.”

“조금 전까지 혼나던 용용이는 어디로 가셨을까?”

레이나가 다시 뿔이 났다.

역시 여자라서 그런지 이런 걸 가볍게 넘어가지 않는다.

엄마가 딸이랑 사랑 좀 나눈 것이 뭐가 대수라고!

그런데 레이나가 금방이라도 내 꼬리를 뽑으려는 듯 손을 요망하게 움직이니 겁이 난 나는 꼬리를 말아야만 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깝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아침 식사가 시작되었다.

우리들은 모두 기모노 차림이다.

나름대로 일본에 온 기분을 내보자는 취지였다.

뭐 SNS에서 선보인다면 어떤 말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지금 또 반일 여론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 시국에? 가 나올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음식은 정말 맛있다.

차슈가 입에서 살살 녹는 기분이다.

면도 단단한 느낌이 내 취향에 맞기도 하고, 국물도 맛있다

“역시 고기도 부드럽고 국물도 퍽퍽해서 좋네. 이 집 라멘이 그만이야.”

“과연 일본 제일 가문의 요리사들이란 건가요.”

“맛있네! 이거.”

다들 반응이 좋다.

원래 내 입맛은 싸구려였는데 이거 입에 기름칠하는 기분이다.

송도에서는 레이첼이 밥을 매일 먹었다.

맛이 없다는 건 아닌데,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았다.

“그런데 유즈키는 뭐 하느라 코빼기도 보이지 않지?”

한수지가 말문을 열었다.

그러게 말이야. 유즈키는 원작에서 최시우 일행이 잠시 일본에 왔을 때도 아침마다 함께 식사했었다.

그만큼 지금 일본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간다는 뜻일까.

“뭐 테러가 있었으니까요. 아마 지도자인 이상 국민에게 뭔가 할 말이 있다거나 가신들을 불러 논의하지 않았겠어요?”

“맞아. 우리와 달리 유즈키는 일본 전국을 관리해야 하니까.”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방으로 시노하라 유즈키가 들어왔다.

그녀는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아마 밤새 일이 많았을 테지.

그런데 나는 지금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벚꽃이 그려진 검은색 기모노에 하오리는 뭔가 잘 어울린다.

“죄송합니다. 새벽에 가신들 회의를 해서 늦었습니다.”

“아닙니다. 그런데 저희는 총리를 만나지 않아도 되나요?”

그래도 명색이 백화교 단장으로 왔는데 얼굴마담인 총리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국제적인 관례가 아닐까.

아니면 정말로 얼굴마담으로만 슬 생각일까?

“예. 어차피 총리는 얼굴마담인 존재일 뿐이니.”

“음 혹시 우리가 빌런이라서 그렇다거나?”

그건 아니겠지만 놀리려고 그렇게 물어보니, 시노하라 유즈키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요. 빌런이라뇨. 일본인들이나 저희 시노하라는 백화교를 한국을 위해 싸운 의병단체로 보고 있습니다. 단장인 유은하 양은 원래 헌터고요. 여기 계신 분들도 전부 한성의 생도가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해주면 다행이다.

애초에 빌런으로 취급하기에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지.

“그럼 다행입니다.”

저건 진실일 것이다. 만일 정말로 빌런 취급을 했다면 한국의 빌런과 친분을 가지려는 시노하라 유즈키는 정치적으로 꽤 흔들릴 것이다.

“게다가 총리는 지금 죄목이 있어서 이제부터는 시노하라의 당주인 제가 직접 유은하 양과 함께하려는 겁니다. 불편하신지요?”

죄목? 시노하라는 지금 총리를 쳐내려고 하는구나.

이것도 원작과는 좀 다르다.

아마 이번 일의 배후라 할 수 있는 총리부터 까내려 하는 것이겠지.

그다음은 자위대인가?

어차피 자위대는 지금 우익들의 군사조직에 불과하다. 실제로 자위대에서 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시노하라가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겠지.

다만, 원작보다 꽤 빠르다. 그만큼 우익세력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이겠지.

역시 나태의 죄악이 움직인 것이다.

나도 총리를 만날 생각은 없었다.

그런 변태 같은 원숭이는 하정석보다 못한 놈이니까.

“그런 늙은 원숭이보다는 아가씨가 그래도 보는 맛이 있겠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유즈키는 싱긋 웃었다.

역시 사랑스러워서 핥아주고 싶구나.

찌걱찌걱해주고 싶다.

“아, 그리고 혹시 부탁이 있는데.”

“무엇입니까?”

“정치적인 이유라서 말이에요. 그게…….”

그녀가 부탁한 것은 직접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손을 잡아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시노하라와 백화교가 좋은 관계라는 것을 보여달라는 뜻이다.

백화교가 일본 정부로 인정하는 것은 시노하라 가문이라는 것을 보여줘 총리와 우익세력을 조금이라도 눌러 달라는 보여주면 된다.

무엇보다 ‘유은하’가 인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초대 신검 유진석의 동생 유은하로, 한중전쟁의 영웅, 백화가 인정한 백화교의 단장. 이 타이틀만 있어도 충분하다.

"좋아 까짓 거 하죠 뭐."

기자회견은 점심무렵에 진행되었다.

레이나가 잠시 송도에 다녀온다길래 다른 애들도 함께 딸려 보내고 나만 인터뷰에 나가기로 했다.

시노하라 유즈키는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들 앞에 나와 함께 섰다.

유즈키는 무언으로 이미 주고 받은 것이 있는지. 기자들의 인터뷰는 주로 내 쪽으로 왔다.

“한중 전쟁의 영웅인 유은하 양은 시노하라의당주님과 친분이 있으시다던데 진실입니까?”

“예. 저는 이전부터 시노하라 당주님과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게 되었고, 저번에 방한하셨을 때 더 친분을 두텁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 다만 시노하라 유즈키는 시노하라 코토네였다는 점이 문제지만.

“어제 테러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 현재 한국에서는 다시 반일여론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사실 지금 떠오르는 여론은 내가 뭘 어쩐다고 될 것도 아니고 관심도 없다.

어차피 지금 반일이든 뭐든 있다고 해서 그게 크게 붉어질 일도 아니다. 회사원이던 세계는 역사, 영토분쟁이 있었지만 여기는 이미 다 끝났거든. 잠깐 떠오르고 말 거다.

그리고 시노하라 유즈키가 나설 일이지 나는 히로인들만 먹으면 되는 일이라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래도 예의는 갖추는 것이 좋겠지?

“테러는 저희가 오기 전부터 있던 거로 압니다. 테러 따위에도 죽지 않지만, 고작 테러 하나로 일본이 한국에 혐한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반일여론은 곧 잠잠해질 겁니다.”

나는 미소로 대답해주었다.

내 말에 일본 기자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뭔가 열심히 써내려 가거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래. 마음껏 찍어라. 나 같은 예쁜 여자를 이 시대에 언제 가까이서 보겠느냐?

“그렇습니다. 저와 유은하 헌터는 친분이 깊습니다. 앞으로 시노하라 정부와 백화교 자치령을 포함한 한국 정부는 우방이 될 겁니다.”

내 말에 이어 유즈키 역시 그렇게 말했다.

그래. 보지도 우방이 될 것이다.

서로 우방이 되어 필요할 때 비비고 또 비비고. 완벽하다.

“당주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우익세력들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요?”

“음. 더는 테러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겁니다. 시노하라는 휘하 길드에 우익세력을 보이는 대로 죽일 것을 명하였습니다. 일본 국민 여러분도 저희 시노하라를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언제든 우익세력으로 보이는 자들을 발견하신다면 신고하십시오. 시노하라 '정부'는 국민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내릴 겁니다.”

유즈키는 시노하라를 '정부'라고 했다. 완전히 일본을 지배하겠다는 의미다.

그렇게 인터뷰가 끝이 났다.

인터뷰가 끝나고 시노하라 유즈키는 나를 자기 방으로 데려갔다.

“오늘 저 잘 한 것 같죠?”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원하실 때까지 머물러주시지요. 헌데 다른 분들은?”

“아, 저쪽 송도에 잠시 다녀온다고 하였습니다.”

레이나를 비롯한 히로인들은 잠시 레이첼에게 보냈다.

일단 적당히 레이첼과 레이에게 얼굴도 들이밀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혼자 있어야 유즈키를 따먹을 수 있다.

“가능한가요?”

“백화교 측에는 포탈능력 사용자가 있거든요.”

“그렇군요.”

즉, 결계가 있어도 언제든 들어와 너를 따먹을 수 있다 이 소리지. 각오해라. 시노하라 유즈키. 널 따먹겠다.

자, 일단 먼저 덮칠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가만히 떡밥을 던져보기로 했다.

“그런데 보상은 없나요?”

“보상이라 하시면 원하시는 거라도?”

내 물음에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진짜 이대로 모른 척할 것인가? 이런 나쁜 년. 지금 나는 하고 싶어서 아랫배가 후끈후끈해요.

나는 그녀에게 바짝 붙었다.

“아시면서. 그때 입맞춤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면 유혹하려고 했다거나.

결국 내가 그윽한 눈빛을 보내자, 항복했는지 어깨를 으쓱였다.

“음. 역시 곱게 넘어가려 하지 않으시는군요.”

“뭐 그렇죠. 이래 보여도 확실한 용용이라서.”

즉, 얼른 섹스하자는 거다. 섹스!

이미 머리에서는 ‘천검’이라 불리는 그녀에게 어울릴 정도로 마음껏 손가락을 움직여주고 있었다.

좋아, 이제 직접 하는 것만이 답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접근하던 찰나, 시노하라 유즈키가 뒤로 물러났다.

“백화 님 정말 이러셔야겠어요? 저는 일본의 지도자고 당신은 백화교의 단장인데.”

그녀의 입에서는 폭탄 발언이 튀어나왔다.

“역시 알고 계셨나요?”

흠,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알아채다니, 나중에 물어봐야 할 것이다.

“예. 관심 있는 사람은 뒷조사까지 하는 것이 저라서.”

관심이라니. 즉 나랑 하고 싶다는 말이 아닌가?

그렇지. 내가 관심이 있는데 유즈키가 나에게 관심 없을 리가 없다.

문제는 백화인 것을 깠다면 나도 깔 것이 있다 이 말이다.

“그거 참 감사합니다. 코토리 양?”

나는 그렇게 뇌까리면서 은근슬쩍 손을 움직였다.

“하기야. 제가 아는데 당신도 아는 것이 당연하겠죠.”

“그래서 보상은?”

나한테는 유즈키가 사실은 한국인이라던가. 사실은 엘프라던가. 서큐버스라던가 정체가 뒤바뀌어도 상관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상이 아닌가.

나는 지금 섹스가 고파요! 보비고 싶어요!

“좋아요. 드리죠. 어차피 당신은 던전에서 대놓고 여자를 희롱하는 인물이니 뭐 어떻습니까.”

“응?”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금 전처럼 자꾸 물리는 식이 아니라 나를 가소롭다는 듯, 눈웃음을 지으며 것처럼 바라보더니 그대로 나를 밀어 넘어트렸다.

그저 넘어트린 것만이 아니다.

어떻게 개조한 방인지 벽에서 줄이 나와 내 양팔을 묶어버렸다.

“시노하라 당주의 방에는 당주가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움직이는 장치들이 있죠. 벽에 숨어있던 이 끈은. 침입자를 바로 벽에 매달아 심문하기 위함인데. 이게 이렇게 써먹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아니, 신선조들을 생각하면 결계를 뚫는 것 자체가 힘들 것이다.

이 끈은 분명히 말해 지금 같은 용도가 아닐까.

문제는 이걸 왜 나한테 묶었냐 하는 것이다.

“잠깐, 갑자기 뭐 하는 짓?”

“보상 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요. 당신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나도 꽤 연습했죠.”

“그게 대체 무엇이길래.”

대충 무엇인지 예상은 가지만.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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