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7화 〉 192. 자본주의에 굴복한 유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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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슬쩍 흥순을 설득하기로 했다.
“그야 행복해 보이지 않는걸. 게다가 울 아빠 유부녀도 많이 가졌었어.”
“음. 그건.”
“울 아빠가 그랬어! 가장은 가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그런데 네 아빠는 전혀 그렇지 않잖아!”
“음, 아니 그건.”
아주 잠깐이나마 흥순은 아빠가 레이의 아빠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레이는 항상 비싼 옷을 입고, 게임기도 들고 다닌다.
딱 봐도 먹을 거 잘 먹고 고급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 보였다.
솔직히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이겠지.
“그럼 오늘도 흥순이네 집 놀러 가자!”
“왜 맨날 우리 집?”
“그야 류아네 집은 엄청 뜨거운걸.”
아버지가 드워프고 매일 같이 마도구 작업을 하다 보니 집안이 뜨겁다.
돈 벌면 따로 집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아직 드워프 가족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멀기만 하다.
“아니, 그건 나도 할 말이 없기는 한데, 보통은 부잣집인 너희 집에 가는 게 맞지 않아?”
“그렇지만 우리 집은 그 유녀가 없는걸.”
죄다 섹시한 언니들밖에 없으니 문제다.
그나마 송도에 사는 사람들 뒤져보면 유녀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친구네 집이 좋지 않을까.
“유녀가 없는 거랑 그게.”
“그리고 울 집 좀 비밀? 스러운게 많아서 아빠한테 따로 허락받아야 해. 아빠 지금 일본에 가 있으셔서 좀 걸려.”
레이는 눈치가 있는 여중생이었다.
아빠가 일본의 통치자를 따먹는데 방해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자신이 따먹을 아버지는 레이에게 히로인이었다.
한창 즐기고 있을 분위기를 깰 수는 없다.
‘암, 아빠는 내 히로인이니까!’
아빠의 히로인들에게서 반드시 아빠를 NTR하고 마리라.
쓸데없이 큰 꿈을 꾸고 있는 레이의 모습은 친구들의 눈에 아버지 생각을 하는 효녀로 보였다.
“나중에 꼭 보여주는 거야?”
“그랭.”
자신도 얼른 친구들을 집으로 들이고 싶다.
어여쁜 엄마들을 자랑하고 싶다.
그야말로 아빠의 화원인 엄마들을 자랑해서 나는 이런 여자라고 자랑하고 싶다.
그리해서 오늘도 흥순이네 집에 레이는 쳐들어갔다.
아버지인 흥부는 나랏일로 바쁘고,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 형편을 돌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기 시작하면서 흥순은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혼자 있는 집에는 현재 유녀가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었으니.
레이는 지금이 기회였다.
그녀는 살금살금 뒤에서 다가가 꽉 끌어안았다.
“유녀야 내가 왔다.”
“으아악! 오 오지 마!”
흑발의 생머리를 찰랑거리는 유녀가 격렬히 저항했다.
그렇게 반응하면 정말 기쁘다.
지금 당장 잡아서 침대에 내동댕이치고 싶다.
언젠가 레이에게 스스로 자기는 그 유명한 놀부라고 밝힌 이 유녀는 정말 깜찍하기 짝이 없었다.
이 꼴이 어딜 봐서 그 사진 속 우락부락한 한복 남성인가.
설령 진짜라고 해도 외관이 중요하다.
지금의 외관은 귀여운 유녀다!
만일 그 속에 수컷이 있다면 지금부터 조기교육으로 열심히 레즈로 만들어야 한다!
“크하하하핫! 내가 바로 네 주인님이시다!”
“무슨 헛소리를!”
유녀는 화가 치밀었다.
방송을 방해하는 것도 한두 번이다. 더는 참을 수 없다.
지금껏 당했으나 오늘만큼은 봐주지 않겠다.
오늘도 어김없이 쳐들어오시는 백발 미소녀쟝...
유녀와 여중생 ㅜㅑ
윗놈 미친 패도새끼.
오늘은 여중생쟝이 뭘 할까?
레이는 슬쩍 화면에 떠오른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고 싱긋 웃었다.
“더는 방해를 용납지 않겠다!”
놀부는 그간 티끌 모아 태산처럼 모아온 저금통의 돈을 믿고 주먹을 휘둘렀으나, 레이는 간단하게 막았다.
“네가 그럴 줄 알고 좋아할 만한 걸 가지고 왔지!”
“내가 좋아할 만한 거?”
레이는 유녀의 물음에 싱긋 웃으며 주머니에서 하얀 지폐 다발을 꺼냈다.
천만 원짜리 수표가 무려 10장이다.
“엄마한테 애교부려서 받은 용돈 1억 원!”
“1. 1억? 1억이면 내가 인터넷 방송 며칠을 해야.”
아저씨 같은 유녀 컨셉으로 방송 며칠 만에 많은 시청자가 생긴 유녀였으나, 여전히 예전 같은 부를 채우려면 아직 멀었다.
오히려 지금은 하꼬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결국, 유녀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자본주의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철썩! 철썩!
수표 10장이 유녀의 뺨을 탄력 있게 후려쳤다.
“큭큭. 돈 싸대기 처음 맞아보지? 자, 유녀야. 울 어머니가 만들어준 특급통장으로 언제든 너한테 1억을 입금할 수도 있다고. 나를 뭐라고 불러야 하지?”
“크. 크으윽. 주·주이·주인님.”
결국, 돈 앞에 장사는 없었다.
강해져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할 것이다.
그저 애교 떤 것만으로 1억을 버는 이 부르주아 계집애를 넘어서고 말 것이다..
언젠가 이 치욕을 갚아주리라 굳게 다짐한다.
ㅁㅊ엄마한테 졸라서 받은 용돈이 1억;;
ㄹㅇ어디 다이아 수저인가.
쯧쯧 어린 것이 벌써.... 나라가 어찌 되려는지
위에 아조씨는 왜 유녀 방송에 오세요?
쓰레기가 다스려도 잘 굴러가는 나란데 여중생이 1억 든다고 나라 어쩌고 하는 거 보면 역겹거든요.
근데 여중생한테 1억 수표에 뺨 맞는 유녀의 기분은 어떨까?
실제로 유녀는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모습은 이래도 사내대장부로서 사업도 크게 한 몸이다.
딸 또래의 여자애한테 뺨따귀를 지폐로 맞고 있는데 기분이 좋을 리 있을까.
“크하하핫! 오늘 그 몸을 마음껏 탐할 것이야!”
“자. 잠깐. 이거 유녀 방송인데 그런.”
그런 말을 한다 해도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아빠가 세 번째 엄마를 덮칠 때 세 번째 엄마가 거부하면 늘 하는 말씀이 있었지. 문답 무용이라고.”
“으악. 저리 가 미친년아!”
물론 레이는 레이첼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사회를 배워, 인방에서 유녀가 성적인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레이가 한 것은 그저 유녀를 안고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하는 것.
아빠라면 여기서 알몸에 비비는 것이 추가되었겠지만, 미성년자인 만큼 분명히 선을 지키기로 했다.
이거 참 귀하거든요.
클립 따라.
크싸레 여중생 ㅜㅑ
채팅창은 꽤 재밌게 돌아갔다.
“너희들은 왜 안 말려?!”
마치 대형짐승에게 붙들려 이리저리 휘둘려지는 소형동물 같은 유녀가 류아와 흥순에게 따졌다.
“아니, 그야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저건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가 괴롭히는 것으로 느끼면 괴롭힘이야!”
“1년 만에 먹는 치킨이니까 어쩔 수 없는데.”
유녀는 마치 짐승처럼 물고 흔드는 것 같은 레이의 공격에 조카와 조카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흥순은 이미 치킨매수에 넘어가 실패했다.
“애초에 자기가 남자라고 굳게 믿고 있으면 레이의 힘은 막아야지?”
“얘 힘이 보통이냐? 그아아악!”
오늘도 아저씨 유녀 인방은 돈 많은 백발 미소녀 여중생의 난입으로 호황을 누렸다.
* * *
일본의 일도 마무리 짓고, 나는 모스크바로 왔다.
하여간 내 보지가 워낙 바빠야 말이지.
분신 용용이가 전해온 정보에 의하면 그 찐따 히키코모리 새끼가 요하나의 집에 의탁했다고 한다.
즉, 이제 끝장을 낼 때가 왔거든.
큭큭큭. 이제 바야흐로 때가 이르렀지.
무슨 때?
탐욕에 새끼 쳐야지 앜!
또 싸질렀다는 봐!
오기 전에 레이첼과 마찰이 있기는 했지만, 확실히 죄악을 임신시키는 것은 조금 미묘할 수 있다.
일단은 적이 아닌가?
요하나를 내 암캐로 삼기는 했지만, 유은하로서 삼은 것이 아니라 리틀 용용이의 모습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진심으로 새끼를 치고자 한다면 요하나에게 정체를 밝혀야 한다.
“자, 그럼 또 들어가 있어.”
“뀻!”
분신 리틀용용이를 집어넣고 리틀용용이로 변신했다.
그리고 살짝 밖으로 나가 사정을 살폈다.
아무래도 그 찐따는 응접실에 머무는 모양이다.
“아니, 패배한 것도 모자라서 여자 집에 의탁이나 하다니 정말 한심하네요.”
탐욕 암캐의 목소리다.
정말이다. 그 덕에 치욕을 줄 수 있겠지만 저 멍청한 새끼는 다른 죄악도 아니고 굳이 이 집을 골랐다.
음습한 새끼. 쯧쯧.
“그러면 어쩌라고? 얼굴까지 수배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유즈키가 자기 명치를 때린 그 찐따를 그려 수배를 내렸다.
그것도 세계급 규모의 수배령.
이 멍청이는 이제 가면 쓰고 변신하지 않는 이상 얼굴 들고 다닐 수도 없을 거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멍청하게 행동하래요? 당신이 성공적으로 도망칠 수 있던 이유가 뭔지 알아요?”
“뭐. 뭔데?”
“유은하가 당신을 그냥 놔준 거죠.”
그래. 그래. 바로 그거지. 네 녀석에게 나는 온갖 치욕을 줄 생각이다.
“그게 무슨.”
“능력을 쓰는 당신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것은 언제든 당신을 결딴낼 수 있었다는 의미. 유은하는 원래 자기 적은 가차 없이 쓰러트리는데 당신을 놓아준 이유가 뭐겠어요? 죽일 가치도 없다는 뜻이죠.”
“큭.”
죽일 가치보다는 더한 치욕을 주기 위해서지.
“게다가 그 수많은 헬게이트를 조종할 능력도 없으면 그냥 포기하던가! 어휴. 폭식은 한국을 압박이라도 했지. 당신은. 에휴,”
“나도 할 만큼 했어. 그만 좀 해라.”
그건 맞는 말이다.
그거 하나는 찐따가 마지막 힘을 다한 것이다.
그대로 진행되었으면 작가 유은하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내 히로인들은 시노하라 성 우주디팬스를 벌였을 것이다.
“시노하라 유즈키 보세요. 더 강해지고, 막부를 성립해서 죄악에 복수심을 활활 불태우고 있다고요. 일본은 한국 다음으로 위험한 나라가 될 거예요.”
“그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미안하게 생각하면 단가?
“미안하다면 답니까? 유즈키가 혼돈의 오니가 되었으면, 죄악 급이라고요. 유즈키에게 뒤늦게 능력을 쓰려 해도 안 먹힐 테고.”
탐욕의 능력도 결국 괴수들에게나 주로 통할 테니.
“그건.”
“결국, 이 모든 것은 당신 탓이라는 거죠. 쯧쯧.”
그래. 다 이건 찐따새끼의 대패다.
지금도 내가 파둔 함정인지도 모르고 알아서 요하나의 집에 있으니, 나는 요하나를 마음껏 따먹을 생각이다.
“그래도 좀 너무하는 거 아닌가? 나는 그래도 노력해봤는데. 피해도 좀 입히지 않았나.”
어휴. 누가 찐따새끼 아니랄까 봐. 징징거리는 것 봐라.
그래. 틀린 말은 아니지. 피해는 입혔다. 헌터 수만 명 피해 입혔으면 잘한 거지.
물론 정작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유즈키는 멀쩡한 것이 문제다.
오히려 유즈키는 오니화로 인해 훨씬 더 강해졌고, 일본은 막부 아래에 하나로 통일되었다.
심지어 모든 일을 벌인 것이 죄악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죄악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으니, 이건 죄악에 최악의 결과를 내놨다.
“알맹이를 잡아야지 그깟 말단 헌터들 수만 명 피해당한다고 어떻게 될 줄 알았어요? 최소한 시노하라 유즈키는 잡았어야지.”
“뀨웃!(나님 등장!)”
당당하게 응접실로 가서 내 스스로를 과시했다.
“어머, 후후 류크 깨셨어요?”
“뀨이잇!(저건 뭐야?)”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저 빌어먹을 놈을 가리켰다.
즉, 내 구역에 저 새끼를 왜 들였냐는 말이다.
“아, 저 사람은 그냥 갈 곳 없어서 당분간 객식구로 있을 예정이니 걱정마세요.”
“뀨루룩? (정말이지?)”
자, 이제 곤란하게 만들어서 한 번 박아보자.
“네. 당연하죠. 제게는 당신 뿐이에요.”
“뀨루루. 뀨루루르륵! (그러면 우리 사랑을 보여주자고!)”
자, 우리의 힘찬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자 암캐!
내 말에 그녀는 잠깐이나마 찐따의 눈치를 봤다.
“지·지금요?”
저딴 놈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뀨이잇!(지금 당장!)”
나는 재촉하면서 일부러 발톱으로 꾹꾹 눌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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