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3화 〉 218. 유녀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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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흥부네 집.
흥부네 집에는 놀부로 살던 유녀가 오늘도 어김없이 레이의 침공을 받고 있었다.
레이는 가족 구성원인 흥순보다 먼저 흥부네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끼요오옷! 유녀야 내가 왔다!”
유녀의 침입에 방송하던 유녀가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시청자들도 익숙한 상황인지 아예 레이를 스트리머 취급했다.
“오·오지 마. 미친년아!”
레이는 언제나처럼 유녀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엎어치기를 하려 했으나 유녀가 방어 자세를 잽싸게 취하면서 실패했다.
이것이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뜻인가?
오, 오늘은 유녀가 덤비는데?
레이도 당황했누
오늘 자신만만하더니 업그레이드 하고 옴?
유녀 TV의 시청자들마저 꽤 당황한 듯 보였다.
“호오. 이번에는 꽤 결사 항전을 하는데?”
“한국인은 언제나 외적의 침입에 결사항전을 하지! 덤벼라! 악당아!”
호오라 자신을 악당으로 비유하다니, 이거 참 너무한다.
이래 보여도 자신도 아빠를 따라 K김치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 이 뜻이다.
그런 주제에 감히 저를 우습게 보다니. 자칭 애국 유녀를 용서할 수 없다.
“애국 유녀? 하지만 애국 유녀라도. 어?”
유녀가 제 손목을 잡자 레이는 눈을 깜박거렸다.
오늘따라 유녀의 결사적인 저항에 레이는 당황한 것이다.
대체 이 유녀가 오늘따라 왜 이리 저항하지?
“우하하하핫! 그리고 지금의 나는 강하다!”
유녀가 자신감 넘치게 선언했다.
끽해야 작은 몸이라 그런지 그다지 위엄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녀가 감히 자신의 공격을 막은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었다.
“유녀 보쌈이랑 부대찌개 사업 망했잖아?”
유녀는 얼마 전에 시작한 보쌈이랑 부대찌개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다.
그런데 이렇게 강할 수 있는가?
ㄹㅇ하찮은 유녀 주제에 뭔 보쌈이랑 부대찌개야.
ㅋㅋㅋ자기가 사장인데 아동학대 현장이라고 잡혀서 말아먹은 건 레전드.
그거 신장개업 대박 터지고 나서 3일 만에 유녀 학대 논란으로 망했자너.
이게 바로 삼일천하지.
처음에는 제법 잘 나갔으나 분명 자신이 사장인데 아동학대 논란이 터지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고 유녀 본인이 자기 정체를 증명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과거의 이야기다.
며칠간 그런 거센 파도가 유녀를 덮쳤으나 지금의 유녀는 달랐다.
“지금의 나는 엘프 코인 덕에 부자가 된 상태다. 이 말이야!!”
무려 최근에 투자한 엘프 코인이 대박이 터진 것이다.
이제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으니 이 부조리한 외침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호오. 그래서 이렇게 강하구나.”
이미 유녀로부터 능력에 대해 들은 레이는 납득했다.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가.
무려 그 크싸레 용과 엘프 사이에서 태어난 완벽한 존재가 아니던가.
“자, 그러니 지금의 나는 강력하다! 덤벼라! 이 문란한 여중생!”
“잠깐 엘프코인 이라고 했어? 엘프코인?”
엘프코인이라면 어머니인 레이첼이 만든 코인이 아니던가?
“그렇다! 왜 너는 다른데 박다가 날렸나보지?”
“여중생이 코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녀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흥부의 딸 이흥순이었다.
확실히 유녀의 탈을 뒤집어 쓴 누군가 아니면 여중생은 코인을 하기가 힘들다.
물론 레이에게 코인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코인이 올랐다면 떡락시키면 그만이니까.
레이는 마도 기어를 꺼내 어딘가로 통화를 걸었다.
[“어 레이. 무슨 일이니?”]
“엄마? 엘프 코인 그거 떨어트릴 수 있어?”
[“천산에 부탁하면 떨어트리는 건 어렵지 않을걸. 뭔 일 있어?”]
“두 시간만 떡락시킬 수 있어?”
[“불가능한 건 아닌데. 알았어.”]
“엄마 사랑행.”
레이는 엄마인 레이첼의 통화를 마치고 사악하게 웃었다.
지금도 제압할 수 있지만, 레이는 용용이의 피를 진하게 이은 딸이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약자를 짓밟는 것이 더 재밌다.
“뭐. 뭐야? 그 전화는?”
“우리 엄마가 엘프 코인 만드신 분이거든.”
“뭣이?”
몸이 유녀가 되면서 두뇌 회전이 그만큼 떨어진 ‘놀부였던 것’은 레이의 말을 알아듣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리고 그 말을 해석한 유녀는 쓰러졌다.
유녀는 절망했다!
“이야. 코인 떨어지는 소리 들리죠? 우리 유녀 약해지죠? 나한테 먹히죠?”
실제로 많이 약해지는 느낌이 팍팍 든다.
지금이라면 어렵지 않게 내던질 수 있을 것이다.
레이는 절망한 유녀의 팔을 잡아 어깨에 걸었다.
“으아아악!”
“엎어치기!”
그리고 그대로 침대로 내동댕이쳤다.
유녀는 지금 이 부조리한 현실에 눈물을 찔끔 흘렸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지만 어쨌든 자신은 유녀였다.
어째서 이렇게 엎어치기를 당하고 마음껏 놀림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
유녀를 상대로 이건 부정 못 할 아동 폭행이다.
믿을 것은 이제 시청자들뿐이었다.
“으아악! 야이 닭대가리 시청자 놈들아! 빨리 뭐라고 좀 해봐!”
그렇다면 지금으로서는 이 뭣도 안 되는 방송플랫폼에 돈을 받는 개 백수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유녀를 향해 거침없는 폭력을 사용하는 레이를 막아야 한다.
오늘도 두들겨 맞는 유녀. 이게 아동학대?
ㅅㅂ 엘프 코인 ㅅㅂㅅㅂ
아니 레이 이 텐련아. 코인은 건들면 안 되지. 악! 내 전재산!
근데 ㄹㅇ금수저인가. 전화 한 번으로 코인 떡락시키네,
저건 금수저 수준이 아닌데? 엘프 코인 규모 보면 뒷경제 주무르는 집안아냐?
그 로스 어쩌구 가문아님?
그 로스 가문 망한지 언젠데
쫑알쫑알 시끄럽다. 그까짓 거 다시 올려주면 되는 일이 아닌가.
“충분히 괴롭히고 다시 코인 시세 올려준다니까?”
이쪽은 엘프 코인의 가치를 언제든지 올릴 수 있다.
무려 천산이 뒤에 있는데 뭐가 걱정인가?
ㅇㅋ
레이의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럼 우리는 유녀를 맡기겠다.
유녀는 믿었던 시청자들에게 배신당했다.
아니, 맡기기는 누구 멋대로 누구한테 맡긴다는 건가?
“이 배신자들 같으니! 끄아아아악!”
발악하는 유녀를 침대에서 마음껏 굴린 레이는 히죽 웃었다.
이거 봐라. 유녀의 몸이 흥분했는지 뜨거웠다.
그간 열심히 만져댄 보람이 있었다.
유녀의 몸은 점차 레이의 계획대로 개발되어가고 있던 것이다.
“너 완전히. 흥분하고 있구나?”
“아. 안 했어!”
유녀는 고개를 붕붕 저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자신은 놀부다.
비록 개 같은 대통령 놈 밑에서 일하기는 했으나 한국 제일의 갑부다 이 말이다.
글로벌 기업 천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자본을 보유했었는데!
유녀가 되어 여중생에게 마음껏 굴려져 흥분? 변태가 따로 없다!
“호오. 아빠가 그랬어. 암컷들은 다 마조의 기질이 있다고. 다만 그 M속성이 깨어나는 끓는 점이 다 다른 거라고.”
대체 그딴 걸 딸에게 가르치는 인간이 세상에 어디 있나.
아니, 게다가 저 말은 너무 모순적이 아닌가.
여자가 보통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아니, 그 아비가 자기 딸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건가?
“아버지 뭐 하는 양반이야! 그런 걸로 치면 너도 여자.”
“나는 여자를 지배하는 여자다!”
레이는 그 누구보다도 용용이를 닮았다.
그러니 이 순간에도 소녀는 유녀를 지배하기로 했다.
비록 성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렇게 몰아붙이면 유녀는 제손에서 길들여질 거다.
“그딴 개논리가 어디 있어!”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레이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유녀를 덮쳤다.
“이 미친년이! 으아아아악!”
유녀는 그렇게 침대에서 굴려지고 또 굴려졌다.
근데 솔직히 매번 신세 한탄 하며 게임하는 유녀보다는 구르는 컨텐츠가 존나 재밌지 않음?
ㄹㅇ유녀는 시청자들을 위한 거라 생각하고 참아라.
이런 개 같은 배신자들이 다 있나!
유녀는 차마 듣기 힘든 욕까지 해대면서 시청자들을 갈궜으나, 안타깝게도 시청자들은 유녀의 욕에 이미 멘탈이 단련되었다.
“개색기들아아아앜!”
얼마 후, 유녀는 그대로 떡실신하였다.
어쩔 수 없었다. 레이는 그만큼 강했으니까.
그리고 유녀방송의 컨텐츠는 거의 레이가 소비했다.
주 컨텐츠는 유녀 괴롭히기와 여중생끼리 훈훈한 게임방송이라던가.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고요. 내일 이 시간에 또 만나요~레바!”
레이는 손을 번쩍 들어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레바
레바
ㅋㅋㅋ유녀 레이한테 방송NTR당했노;;
방송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레이는 떡실신한 유녀를 대충 아무렇게나 버려두고 친구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친구인 이흥순과 류아는 뭔가 궁금증이 솟았다.
그러고 보니 레이의 집에는 언제 가보는 걸까?
“그런데 우리 언제 집에 데려가 줄 거야?”
참다못한 흥순의 말에 레이는 손뼉을 쳤다.
“으음. 아빠 아직도 바쁘기는 한데. 그럼 그냥 가볼까?”
이대로 안 데려가면 불만이 쌓인 흥순이 유녀를 못 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안 되지. 지금부터 암컷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싶은 레이는 유녀도 흥순이와도 떨어질 수 없었다.
그렇다면 송도에 데려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미리 말도 해뒀으니 친구들이 놀러가도 상관없도록 다 대비를 해뒀을 것이다.
“괜찮아?”
“응응. 엄마들만 있겠지만. 엄마랑 사전에 말도 해뒀으니까.”
“엄마들?”
설마 정말로 소문으로만 듣던 레이의 엄마들을 볼 수 있는 걸까?
“응. 엄마들. 그럼 갈 준비할까?”
레이는 어디선가 꺼낸 리틀 케이트를 꺼냈다.
진짜 요정 같이 조그마한 이것은 케이트의 능력개화로 얻은 능력 ‘리틀 케이트’로. 작지만 성능은 우수한 포탈이었다.
레이는 리틀 케이트에게 목적지를 말하면서 어디선가 꺼낸 민초쿠키를 입에 물렸다. 그러자 리틀 케이트의 배에서 거대한 빛이 뿜어져 포탈이 개방되었다.
“잠깐, 그 꼬마는 누구야?”
“이동식 포탈.”
진지하게 뭔가 따지고 싶었으나, 흥부와 류아는 말하는 것을 포기했다.
어차피 레이니까 전부 가능한 것이다. 레이니까.
초자연적인 현상도 레이라고 하면 다 끝난다.
그리고 그렇게 송도 펜트하우스로 이동한 두 소녀는 놀랐다.
“““어서 오렴.”””
레이의 엄마는 정말로 많았다.
그리고 하나 같이 정말 미인들이었다.
“아니, 잠깐 왜 이리 많은 건데? 여러 가족이 함께 사는 거 아니야?”
“자매나 뭐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은데.
흥순이와 류아는 경악했다.
레이니 그럴 것이다. 이 수준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만이 아녔다. 거대한 건물 전체가 레이네 가족이 사는 곳이라니. 좁은 집에서 사는 흥순과 아버지가 직접 집에서 마도구 제작으로 뜨거운 열기가 죽지 않는 드워프 집에서 사는 류아로서는 경악할 만했다.
”와, 진짜 부자인가 보네.“
”부럽다.“
특히 흥순은 솔직한 말로 정말 레이의 아버지란 사람이 제 어머니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와 함께 친하게 지내면서 레이가 은근슬쩍 주입한 사상의 영향을 받은 흥순은 가난한 삶이 지긋지긋했으니까.
아버지도 잘하는 거 없다는 말도 일리가 있었고.
어쨌든 어머니 외모는 나쁘지 않으니까.
레이도 원하는 것 같으니 한 번?
‘이건 순전히 아빠가 나쁜 거야.’
지금까지 어머니랑 자신을 방치하기만 했다.
뭔가 돈 좀 생기려고 하면 곧바로 빼앗기까지 했지.
그런 삶은 지긋지긋하다.
”흥순아 네 어머니 아빠한테 소개해줄래?“
”좋아.“
”응? 진짜?“
”아니, 잠깐. 아. 아니야.“
흥순은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솟았으나 가정을 파탄 내기는 싫어 철회했다.
물론 레이가 그것을 그냥 넘길리가 없지만 말이다.
'좋아. 흥순이와 한가족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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