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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244화 (244/331)

〈 244화 〉 229. 사도를 엿먹이자(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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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를 까내리면, 영국에서도 아마 원탁이 난리가 날 거다.

“그렇겠죠. 특히 원탁이.”

“아까 말했듯이 유즈키도 알렌에 대해 알잖아. 아마 알렌이 먼저 반응하겠지.”

원탁의 중심에 있으니까.

“아예 알렌을 사도에 있는 죄악과 연관시키겠다?”

“비슷해.”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켜볼까?

일단 로자리아를 취하는 것은 사도의 반응을 본 이후에도 좋을 것 같아.

“그렇다면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다른 히로인들의 머리에는 섹스만 있어 내 보지만을 위해 혈안이 되었다면, 유즈키는 제법 차분하니 사도를 엿먹일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사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사도와 연을 끊는 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바로 사도의 명성을 깎아내리는 것.”

“오.”

단순히 알렌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도를 완전히 작살내기 위한 거구나.

“지금 사도를 뽑아내기 어려운 것은 결국 오랫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잖아요? 그것을 떨어트리는 거죠.”

“가능해?”

“못할 것도 없죠.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는데, 당신과 저는 보통 인물이 아니잖아요?”

“어, 그건 그러네.”

한국 최고의 아이돌 유은하와 일본의 영웅이자 절대적인 쇼군인 시노하라 유즈키. 이 둘이 사도에 맞서겠다고 하면 제법 호응이 있을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볼 때 지금의 사도는 있으나 마나다.

뒤에서 훈수만 안 두면 다행이지.

“한 명은 전쟁 영웅에 한국의 대표나 다름이 없고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죠. 저는 일본의 쇼군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생각해보니 한중전쟁 때도 사도는 어떠한 반응도 없었으니.”

원작의 최시우라면 그런 방법은 치졸하다면서 사도를 반대로 설득하려고 하지만, 나와 유즈키는 다르다.

사도를 무너뜨려야 더 속이 편해진다.

“그럼 제가 시작해 볼게요.”

“응.”

“물론 그전에;”

“응?”

유즈키는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그리더니, 머리에 도깨비뿔이 솟았다.

“해야죠?”

나는 그대로 뒤로 밀쳐져 유즈키에게 덮쳐졌다.

* * *

다음날, 유즈키는 막부 관료들을 소집했다.

가신들은 포탈을 타고 시노하라성으로 넘어왔다.

가신들 앞에서 유즈키는 선언했다.

“사도와의 관계를 재고할 것입니다.”

사도와의 관계 정리.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대군 전하. 사도와 척을 지시겠다는 것은 일본은 사도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도는 인류 최강의 조직이다.

세계 각국은 과거 미국의 핵우산처럼 사도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런 사도와 등을 돌린다는 것은 위험할 때 사도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히 지금의 사도는 오만하기 짝이 없으나 그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습니까?”

“저번 일은 사도에 항의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내는 것이 어떻습니까?”

치사하고 더러워도 어쨌든 사도다.

등을 돌리기보다는 항의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저번 일로 사도에게 등을 돌리기에는 너무 극단적이 아닌가 싶을 거다.

적어도 가신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분위기지만. 오늘의 유즈키는 아주 단호했다.

그녀는 이열로 앉아있는 가신들을 훑어보더니 손바닥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탕!

“저놈들이 그러니 우리를 더 우습게 보는 것입니다.”

“으음. 그렇기는 합니다만.”

가신들은 오랫동안 사도에게 나라가 지켜진 탓인지 여전히 반응이 모호했다.

그 사도가 있어 다른 빌런들이 사도의 보호를 받는 일본을 노리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즉, 사도와 등을 돌리게 되면 빌런들은 일본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지금 일본의 1년 국가 예산은 대격변이 터지기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100조 엔에서 50조엔. 아니, 그보다 더 줄었습니다. 그 마당에 1조 엔이나 매년 사도의 천공 섬을 유지하는데, 사용하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50조 엔에서 볼 때, 1조엔은 한참 작지만, 그렇다고 그게 적은 돈은 아니다.

그 돈이면 피해를 복구하는 데 더 쓸 수 있겠지.

“확실히 필요 이상으로 분담금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당장 옆 나라의 하정석도 한중전쟁 일로 5조 원씩 내는 것이 아깝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하는 것도 없는 사도에게 돈을 갖다 바칠 이유는 없습니다.”

하정석도 아까워하기는 했다.

이유는 사도가 쓸모없는 존재였다는 것.

한중전쟁은 순전히 한국의 힘으로 치렀고, 한국 스스로 이겨냈다.

“그럼 좀 줄이시려는 겁니까?”

“분명 우리가 분담금을 적게 낸다면 사도도 오만하게 굴지는 못하겠지만.”

당장 사도의 사치에 쓰이는 돈이 10조 엔이나 줄게 된다면, 사도들 입장에서도 곤란하기는 할 거다.

그 거대한 천공의 섬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어마어마하니까.

“아예 내지 않도록 하죠.”

“예?”

“당장 저번 헬게이트 사건으로 피해를 복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1조엔? 무리입니다.”

유즈키는 고개를 저었다.

“네. 그건 그렇지만. 사도들이나 다른 나라가 납득하겠습니까?”

“납득하지 않는다면 자기들이 뭐 어쩌겠습니까?”

대격변 이후에도 일본은 나름 세계적으로 볼 때 잘 나가는 국가다.

오히려 유럽 중에서는 대격변 이후 몰락한 나라가 한 두 나라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나라들이 꽤 앞서는 부분이 있었다.

“영국 측에서 뭐라 할 수도 있습니다.”

“동맹국을 잃기 싫다면 우리를 자극하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의 유은하도 우리에게 협력할 것입니다.”

오올, 여기서 내 이름이 나오다니. 신선조로 변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아래에 습기가 찬다.

“그렇다면 해볼 만하군요.”

“유은하와 백화교가 함께 해준다면 확실히 사도가 없어도 될 것입니다.”

“당장 백화도 저번에 아국을 도운 일이 있던 것으로 압니다. 백화교가 우리를 돕는다면 굳이 사도의 보호가 없어도 되겠지요.”

빌런들의 침입을 더 큰 빌런인 백화교가 막아줄 수 있으니까

“네. 지금은 사도에 의지하기보다는 이웃 나라와 협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저희는 대군 전하만 따르겠습니다.”””

가신들은 유즈키의 반사도 정책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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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막부는 일본열도에 대내외적으로 반사도 정책을 선포했다.

특히 외신기자들 앞에 유즈키가 직접 나섰다.

“우리 일본은 이제부터 사도에 대한 모든 특혜를 거둘 것이며, 사도에 대한 일본 입국을 전면 금지합니다.”

와, 우리 유즈키 정말로 해냈어.

“대군 전하. 그렇다면 사도와 척을 지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일본인 기자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국익에 도움도 안 되는 사도에 유지 비용을 위해 매번 분담금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긴 것입니다.”

그렇지. 과거 한국으로 치면 주한미군이 중국군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 거나 다름이 없는데, 주둔 비용은 계속 갖다 바치는 격이니까.

“설마 저번에 벌어진 죄악의 침공 때문입니까?”

이번에는 백인 기자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래. 이번에 그것이 도화선이긴 할 거다.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들은 일본이 죄악의 침공에 신음을 흘릴 때, 가만히 저 하늘의 섬에서 놀고먹고 사치를 부리고 있었겠죠. 결국 우리 일본은 자국의 힘으로 저들을 물리쳤으나, 피해가 커 이웃인 한국의 원조도 받아야만 했습니다. 당장 국민들에 돌아갈 지원금도 오히려 부족한 상황인데. 도움도 되지 않는 정체불명의 조직에 돈을 갖다 바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노하라 유즈키는 단호했다.

그리고 지도자로서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

“사도 측에서는 이번에는 엄밀히 말해 실수고 뒤늦게 도우려고 하였다고 밝혔습니다만.”

또 다른 백인 기자가 사도 측에서 밝힌 기사를 인용하였으나, 유즈키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그건 말이 안 된다는 듯, 그녀는 차갑게 말을 이었다.

“그야말로 말장난입니다. 그런 논리라면 과거 우리 일본이 제국주의 일본제국 시절 서양 열강의 침략에 맞서 아시아 해방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거짓말도 진실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사도가. 그것도 천공의 섬으로 세계 각지를 쥐잡듯이 샅샅이 볼 수 있는 작자들이 몰랐다? 무능력한 게 아니고 무엇입니까?”

“커흐흠.”

사도 편을 들려던 기자는 그 자리에서 머쓱하게 착석했다.

시노하라 유즈키는 사도에 대한 팩폭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주제에 일본에서 갖다 바치는 돈을 그리워하는 건 말도 안 되겠죠. 심지어 사도는 우리에게 협력한 한국의 유은하, 백화교에 한국정부를 통해 항의했다고 하니 참으로 치졸하기 짝이 없지 않습니까?”

여기까지 이어가니. 드디어 나올 것이 나왔다.

“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우리 사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망발을 하는가?”

와 틀딱 노인네가 나타났다.

꼴에 사도란 인간이다.

“사도에서 나오셨습니까? 뻔뻔하시군요.”

“사람이 언제나 완벽한가? 거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거지. 그렇게 우리를 몰아붙이고 싶은가?”

전에 봤던 그 늙은 사도다.

분노의 죄악과 어울리는 꼴이 아주 잘 어울린다 했는데.

“그렇게 일본의 돈을 바라십니까?”

그래. 일본이 돈이 많기는 많지.

동북 삼성 개발에도 일본이 돈 엄청나게 투자했거든.

“돈 때문에 내가 이러나?”

“돈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천공의 섬유지 비용을 위해 일본의 재력이 없으면 안 되니 곧바로 찾아와 추태를 부리는 것은 아닙니까?”

맞지. 저건 추태다.

“우리를 거지로 아나?”

“그 잘난 천공의 섬 유지비용에 들어가는 일본의 분담금만 10조입니다. 여타 잡다한 비용까지 합하면 30조는 너끈하죠. 나는 내 국민도 아닌 사도 따위보다 이 나라, 일본. 열도에 사는 일본인들이 더 소중합니다.”

와, 언냐 존 멋!

“그런 취급 받기 싫으면 당장 일본에서 떠나십시오. 이미 입국 금지는 선언되었습니다. 이 이상 일본에 계시겠다면.”

어느새 노친네 주위로 신선조들이 나타났다.

상대는 사도, 신선조로는 상대가 되지 않겠지만.

“자위권을 사용하겠습니다.”

막부의 쇼군이 위엄을 보이기에는 충분했다.

“이 무슨. 마치 우리를 악당처럼 취급하다니!”

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바탕 변명 아닌 변명을 하려다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번지려 하는 모습에 사도가 뭘 어찌할 수 있을까.

하긴 여기서 신선조들을 잡는 순간, 일본과는 완전히 적이 되는 격이니까.

그렇다면 이쪽도 그에 걸맞은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

“왜 그러세요?”

몰래 근처에서 지켜보는 나를 보필하던 마리코가 궁금해했다.

그녀는 내가 일본에 있을 때는 나를 지키는 호위로 임명되었다.

뭐 형식상이지만.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

아주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여기서 그저 유즈키만 나서는 것보다는 한국의 유은하도 나서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 이상한 건 아니겠죠?”

“괜찮아. 나도 직접 선언하는 거지.”

여기서 유즈키의 옆에서 함께 하는 것이다.

유즈키가 사도와 말싸움 하는 사이, 나도 그 자리에 끼어들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오. 한국의 유은하가 아닙니까?”

“대군 전하와 친하다는 것은 알았으나, 사적으로 찾아올 정도라는 말인가?”

친하다 뿐일까! 무려 보비는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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