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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254화 (254/331)

〈 254화 〉 239. 남아메리카 공격!(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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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괴인은 씨익 웃었다.

다리 하나야 걱정없다.

이 정도야 금방 재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이나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가 가진 세계수의 활은 너무도 강했다.

쾅! 콰광! 콰앙!

레이나의 화살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레이나는 그저 날리고 또 날렸다.

멈추지 않고 어지간한 포격보다 큰 파괴력을 자랑하는 화살을 계속 날렸다.

콰과과광!

계속된 포격이 문어 괴인의 다리를 날렸다.

재생하는 것보다 파괴하는 것이 더 빨랐다. 그러나 문어괴인은 아직 생각 중인 것이 있었다.

‘멍청한 년. 이렇게 날리면 자기 마기만 다할 터. 그럼 그때 신체를 재생해서 잡아 죽이면 될 뿐.’

“이 정도로는…….”

문어 괴물은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이미 유은하의 밑에서 괴인으로서 충분히 강해지고 순혈엘프의 힘에 세계수의 활까지 얻은 레이나는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레이나의 마기는 끊어질 줄 모르고 계속 거대한 화살을 날렸다.

꽈앙! 콰앙!

“…….”

마치 속사포와도 같은 공격에 문어괴인은 버티지 못하고 점차 그 모습을 잃었다.

단말마 하나 내지르지 못했다.

비명을 지르거나 살려달라고 외치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파괴되어가던 문어 괴인은 마침내 재생할 힘도 잃고 온몸이 파괴되었다.

“더러운 것들 같으니. 세상을 얻어서 뭐 어쩌려고?”

레이나는 죄악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령 초월체의 명령을 듣고 세상을 온전히 마기에 덮으려고 한다 해도 고작 이 정도 수준으로 뭘 하겠다는 건가.

레이나는 문어 괴인이었던 다리를 짓밟고 다시 빌런이 점령한 아르헨티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헨티나의 대부분의 지역은 레이나의 괴인 군단에 넘어왔다.

“자, 그럼 수용소의 아르헨티나 국민들을 모조리 해방하세요. 강제 노역하던 애들과 괴인 화가 된 사람들까지.”

피해를 본 국민들을 전부 해방했다.

그리고 레이나의 괴인군단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백화교의 깃발을 박았다.

이 역시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백화교의 간부 검은 화살과 그 군단이 죄악의 수하가 다스리는 아르헨티나를 해방하고 백화교의 깃발을 꽂았습니다.”]

* * *

최시우, 레이나의 괴인군단이 남미를 위아래로 공격할 무렵. 한수지의 괴인 군단은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페루로 진격하고 있었다.

다만, 한수지의 괴인 군단은 다른 진격로와 다르게 심심했다.

그럭저럭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의 인구수는 그리 많지가 않았다.

남미 자체가 현재는 칠레랑 볼리비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빌런들에게 정복당했다.

그 점령당하지 않은 지역조차 언제 당할지 모르는 처지고.

대격변시절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죄악에게 점령당한 다른 지역은 레이나와 최시우가 쓸어버리고 있지 않나.

그러니 한수지는 심심했다.

죽일 것들이 너무 적으니까.

“아, 따분해.”

“페루까지 가시면 괜찮으실 것 같습니다.”

한수지의 말에 부관이 애써 위로했다.

이렇게 되었으면 차라리 멀쩡한 사람이라도 죽여야 하는 걸까.

애초에 무언가를 죽이는 재미를 알려준 주제에 유은하는 하필 빌런이 적은 곳을 담당시켰다.

“백화교다!”

“죄악 님의 땅을 공격하다니!”

죄악이고 나발이고, 백화교가 온 이상, 이곳은 유은하의 땅이다.

그러니까. 저것들을 잡지 않을 수 없잖아?

오로지 두들겨 팰 뿐이다.

“죽여라!”

뭐 그래도 빌런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괴수들과 빌런들이 백화교와 대적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빌런의 수는 그럭저럭 있나 본데.”

한수지가 이끄는 괴인 군단은 주로 단병접전으로 특화된 보병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검과 창이 주 무기였으며, 당연히 그 실력도 출중했다.

한수지가 창을 휘두르자 검붉은 화염이 일대를 집어삼켰다.

수많은 빌런이 죽었다.

“건방진 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네놈을 비롯한 다른 놈들까지 모조리 죽여주마.”

이번에는 거대한 갑옷 덩어리인가.

가까이서 보니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괴수들을 보고 있자니 확실히 이건 전쟁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 봤자 왜인지 모르게 자신보다 약해 보이지만. 그래도 제법 강해 보이는데, 얼마나 강할까?

그래서 한수지는 한 손으로 창을 높게 잡았다.

“흥. 고작 계집년이 나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네년을 죽여 백화교에 선전포고를 하겠다!”

꼴에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건가.

“확실한 건 선전포고의 개념을 모르는 놈이구나.”

그렇다면 진지하게 싸울 필요가 있나?

저 정도로 멍청한데 말이다.

이미 백화교에 의해 죄악에 선전포고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이제 와 선전포고는 무슨 선전포고?

“선전포고라는 건 이미 남미에 백화교의 군대가 상륙했을 때부터 시작되었거든?”

까아앙!

한수지의 염화창과 검은 갑옷의 마기를 머금은 거대한 창이 맞붙었다.

거대한 불길과 마기가 서로 팽팽하게 맞선다.

어느 한쪽도 밀리지 않는 힘과 힘의 싸움. 그러나 검은 갑옷은 당황했다.

“크윽. 뭐냐. 무슨 계집애가 왜 이리 강해? 고작해야 인간 주제에.”

일반인이 어떻게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아무리 봐도 고작 한참 어린 계집이. 그것도 약해 보이는 것이 이런 힘을 가졌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한수지는 씨익 웃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고 있으니, 이거 웃긴 노릇이다.

“고작해야 인간? 그 정도로 되겠어?”

콰아아아아아!

염화의 창에 검은 불길이 머금어졌다.

어느새 한수지의 머리 위에는 용의 뿔이 돋아나 있었다.

피부는 새하얗게 변하고, 두 눈은 뱀의 형상을 띠고 있다.

“뭣이?”

“백화교가 빌런 조직인 걸 감안해야지. 나는 뭐 일반 인간인 줄 알았냐? 돌대가리야?”

카가가각!

한수지의 검은 불은 갑옷을 집어삼켰다.

“크어어어어억!”

검은 불은 갑옷의 몸에 금을 남겼다.

마기가 새어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몸이 부서질지도 모른다.

갑옷은 침을 삼켰다.

설마 백화교의 전력이 이 정도일 줄 누가 알았을까.

죄악의 수하라고 해서 저들을 무시하면 안 되는 거였다. 조금이라도 대비를 해뒀어야 했는데.

‘하필 준비가 아직 안 되었을 때, 공격해 오다니. 죄악님. 부디 제게 힘을!’

물론 죄악이 힘을 줄 수 있을 리 없다.

갑작스러운 기습이었다.

죄악들 역시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 하는 와중에 이런 공격에 어디 대비를 할 수 있었을까.

한수지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검은 갓옷에게 다가갔다.

그 위압감에 검은 갑옷은 뒷걸음질 쳤다.

저건 뭔가 다르다.

질적으로 다르다. 그냥 흔한 괴인 암컷이 아니다.

“뭐야, 설마 죄악에게 도와달라 빌고 있기라도 한 건가?”

“네년은 대체.”

저에게 죽는 자들도 다 마찬가지지만.

“너 죄악에게 힘을 받았다고?”

“그. 그렇다! 그런데 한낱 괴인 따위가 어떻게!”

뭘 뻔한 걸 묻고 있어.

그야 자신이 강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나는 아지다하카님으로부터 힘을 받았는데?”

“뭣!”

“죄악 따위가 원조 격인 재앙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야? 설마? 그런 거야? 정말로?”

죄악의 힘을 받은 자와 아지다하카의 힘을 받은 자가 같을 수 있을까?

애초에 격의 차이가 있다.

이제 막 죄악의 힘을 받고 서서히 힘을 키우는 남미의 빌런과 아지다하카의 힘을 받고 총애까지 받는 괴인이 같을까?

“크윽! 도망쳐야 하는데!”

검은 갑옷이 몸을 일으키더니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딜 도망치려고 하나.

그걸 봐줄 리가 없지 않나. 죄악의 군세는 오늘을 시작으로 철저히 박살이 날 것이다.

특히 저 갑옷 덩이를 죽이는 것이 첫 시작이다.

한수지는 창을 고쳐잡았다.

이제는 슬슬 끝을 내야겠지.

쉬이익 콰지직!

염화의 창은 검은 갑옷의 몸을 꿰뚫었다.

상대는 너무도 쉽게 무너져버렸다.

약해도 너무 약하지 않나?

“아니, 정말 유치하고. 따분하다고.”

실력도 없는 주제에. 뭘 잘난 채인가.

“젠장. 대체 아지다하카가. 왜!”

“당연하지. 나는 아지다하카의 여자니까.”

아지다하카의 여자와 일개 죄악의 힘을 얻은 검은 갑옷이 같나.

한수지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야 그렇겠지. 아무리 봐도 이건 압도적인 전력이 아닌가?

사실 조금 걱정하기도 했는데 고작 이대로라면 괜찮을 것이다.

“!! 아지다하카는 여자가 아닌가!”

한수지는 도끼를 꺼내고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있는 힘껏 검은 머리의 투구를 내리쳤다.

콰직!

검은 갑옷의 머리에 도끼가 박히자, 검은 갑옷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몸 전체가 마기로 이루어져 있던 것인지 그도 아니면 아직 덜 만들어졌던 건지, 순식간에 갑옷은 그 형체를 잃었다.

한수지는 형체를 잃은 검은 갑옷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요즘 시대는 백합이 대세인 걸 몰라?”

검은 갑옷이 죽으면서 함성을 지르는 백화교의 괴인 군단은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페루까지 나아갔다.

본격적으로 백화교가 남미를 시작해서 사방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하니, 죄악들은 세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 * *

[백화교 남미 장악! 알고 보니 죄악의 본진? 백화교 죄악으로부터 남미해방 천명하다!]

신문 일면에는 남미 각 나라의 수도에 백화교의 깃발을 꽂는 백화교의 괴인들이 그려져 있다.

나는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박아연의 보빨을 받으면서.

“음, 실력이 가면 갈수록 느는구나. 만족스러워.”

클리를 굴리는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매일 시켜 먹으니 당연하지.”

“뭐라고?”

“죄송합니다. 아가씨.”

그래. 그래. 알아서 잘 모시라 이 말이다.

“마음에 들어. 최근 들어 우리 아연이 덕에 보지 감도가 더 좋아졌어.”

한국말도 수준급이 되었다.

역시 사람은 한글을 할 줄 알아야지.

중국처럼 꼬부랑글자는 입에 안 맞는다는 말이다.

“저, 그럼 하다못해 몸과 머리를 좀 붙여주셔야.”

“없어도 이제 길은 다 외웠잖아?”

머리 없는 박아연의 몸은 그래도 이제 머리 없이 편의점까지도 잘 움직인다.

물론 갈 때는 오토바이 헬멧이나 말가면 같은 것을 쓰고 다닌다.

머리 없는 거 들키면 괴인으로 의심받기 딱 맞으니까.

“머리 없는 꼴로 다니기에는 조금.”

음, 확실히 고난이긴 하겠지.

지금 박아연에게 머리 없이 돌아다니는 건 마치 장님에게 아무것도 없이 평범하게 걸어 다니는 거랑 비슷할 테니까.

뭐 봐주지 못할 것도 없다.

조건에 따라서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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