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7화 〉 262. 마그라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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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게 굉장히 어이가 없어요.”
네가 내 밑에 있는 것만 더 할까.
“흠. 좋아 그럼 그년을 세뇌해보자.”
로자리아를 통해 그년을 세뇌하는 거다.
그 레오나를 백화교의 신도로 만드는 거지.
“하아. 하아악.”
“그런데 조금 전부터 흥분하는구나. 후후후. 재밌는 게 떠올랐어.”
엄청 재밌는 게 떠올랐다.
“그게 무슨.”
“너의 이 모습을 하녀들이 알면 어떻게 반응할까?”
“네?”
“상상해봐. 늘 고귀한 아가씨가. 알몸으로 보짓물 질질 흘리는 암캐였다니. 그것도 다른 여자를 주인으로 모시는 자기들과 똑같은 처지의. 아니, 아예 노예라는 점에서 한참 격 떨어지는 여자라니.”
이거 흥분된다.
하녀들은 자기 주인을 경멸하는 거지.
그리고 나와 똑같이 이년을 아래로 보는 거다.
“제·제발 그건 봐주세요.”
“설마 지금 내 말을 무시하겠다. 이건가?”
요하나 주제에 말대꾸? 그런 걸까 지금?
“그것은.”
“이 집은 누구 거지? 단순히 네 것인가?”
아니겠지?
“아뇨. 주인님의 것입니다.”
“그래. 그래. 너는 내 거니까. 내가 주인이지. 그렇다면 내가 뭔 짓을 해도 명령을 들어야지? 안 그래?”
내가 당장 나가서 왈왈거리라고 해도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이 네 위치라는 말이다.
그런 주제에 정신을 못 차려?
“네엣.”
“너한테도 나쁜 일이 아니라고? 너에게 정떨어진 이 집의 하녀들은 나를 주인으로 모실 테니까 말이야.”
“그럼. 어. 어떻게.”
“하녀들 앞에서 수간을 하는 거지. 어때?”
두근두근 두근두근
가슴이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이 년은 정말로 진짜다. 그걸 바라고 있다.
상상해보니 흥분하는 것인가?
좋아, 지금 당장은 생각할 시간만 주도록 하자.
“뭐 좋아. 지금은 시간만 줄게.”
“네?”
급할 필요는 없지.
“아무래도 고민이 되는 거 같으니 말이야. 억지로 시키기에는 네 주인은 너무 자비로움이 많으니까 말이야. 시간을 줄게. 생각해 봐. 너 서열정리가 되는 꼴이라고? 하녀들은 수간이나 하는 너를 짐승 이하로 볼 테고. 나한테 복종하게 만드는 거지. 즉. 다시 말해 점승 이하인 널 하녀들이 관리하게 되는 꼴이란 거지.”
상상만 해도 흥분되는구나.
본인도 그걸 바라는지 암컷 즙을 뚝뚝 흘리고 있고.
일단은 시간을 준 것만으로 만족이다.
“그건.”
“그건 뭐? 지금 하고 싶다고?”
지금은 떡밥을 던진 것만으로 만족하지만 말이야.
이 여자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주시면 좋겠어요.”
이미 마음속으로는 결정이 끝난 거겠지.
다만, 아직은 용기가 부족한 것 같다.
지금까지 자기가 쌓은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 레오는 됐고 루시우스는 어때?”
나는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면서 물었다.
“루시우스는 좀 단순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놈 생긴 것만 봐도 그렇기는 한데.”
생김새는 무식하게 힘만 사용할 것 같다.
“놈은 군대를 바닷속에 두고 있습니다.”
“해양 괴수인가?”
“넵.”
그래. 루시우스의 특징은 해양 괴수였다.
바닷속에서 넘실거리는 해일과 같은 괴수들이 상륙하여 각 나라를 휩쓸어버린다.
아마 지금은 한계가 있겠지.
“루시우스 본인의 힘은 얼마나 될까?”
“애초에 죄악들이 지금껏 제대로 싸우지 않은 이유는 승리를 확신하지 않아서입니다.”
그렇겠지.
원작에서 죄악들은 따로따로 싸워도 강했으니까.
원작에는 백화교 같은 강력한 괴인 집단도 없고.
처음 유은하의 죽음으로 일어난 게이트의 난으로 노동력도 꽤 상실한 상태에서 죄악과의 전쟁이 이어지니까.
그런데 지금은 다르지.
인간이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보다 약하다던가?”
“네. 승리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물밑으로 세력을 더 키우거나 조금씩 공격을 해서 깎으려고 한 건데.”
그래 보인다.
아마 레오도 어떻게든 사도를 구슬려 우리를 피해 입히려고 하겠지.
그럼 천공의 섬을 따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굳이 조심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너는 내 밑으로 떨어졌고 그 수컷 탈락해서 게이가 된 놈도 떨어졌으니.”
“네. 전력의 공백이 너무 큽니다. 해서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던 건데.”
오히려 죄악이 스스로 위기를 느끼고 있을 정도면 레오 새끼가 힘을 키울 생각을 주지 않는 게 낫지.
“여기서 내가 선공을 건 거지.”
침식지대를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죄악의 군단을 쓸어버렸지.
“네.”
“누가 이길 거라고 봐? 죄악과 우리의 싸움.”
나는 높은 확률로 우리 쪽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폭식의 권능을 가지고 있고 아지다하카다.
신검소유자인 최시우도 색욕이다.
능력으로 이미 사천왕급으로 강해졌을 테고. 다른 동료도 수준급 힘을 가졌다.
게다가 일본의 지도자는 혼돈의 오니다.
말은 다 한 셈이지.
“저는 주인님의 세력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지만. 흐윽. 적어도 지금만 보면 조금 더 우위에 계십니다.”
적어도 지금만 보면이라.
그렇다면 완전히 박살을 낼 수 있다 이 소리구만.
나는 그녀의 가슴을 계속 주무르면서 물어봤다.
“루시우스는 얼마나 강해?”
얼마나 강할까.
“루시우스는 직접 겪어보지 않았으니 솔직히 루시우스와 힘을 비교할 수는 없는데. 그 단순한 루시우스 조차 싸움을 피하고 있다는 것은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식 설정이 없으니 좀 아쉽기는 한데.
“혼돈의 오니와 싸운다면?”
“그건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흐으윽!”
가슴을 주무를 매다 느끼는 모습이 귀엽다.
“굳이 묻지 않아도 뭐 우리가 떡을 치겠군.”
죄악이 스스로 힘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면 말은 다한 셈이다.
굳이 힘을 키울 시간을 줄 이유가 있을까.
일단 인도네시아를 마저 정화해야겠는데.
그렇게 해야 레오 새끼 얼굴이 일그러지겠지.
“흐으윽. 으으윽.”
“느끼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 그러면 레오는?”
“레오는 선민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제일 잘난 줄 아는 사내라. 흐으윽.”
그래 보이기는 하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쓰레기다.
“안타까운 놈이네. 그럼 죄악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세계정복일 테고?”
“네엣.”
그 속내가 궁금하지만, 더 물어봤자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좋아. 일단 그점에 대해서는 알아서 해보지. 그럼 잘 생각하고 있어.”
“하으응. 네엣.”
자, 그러면 슬슬 발동해볼까.
로자리아에게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미국에 있는 레오나를 세뇌하도록 말이지.
나의 열렬한 신도기도 하고, 그녀의 능력은 백화교의 신도를 만드는데 적당할 테니까.
“그러고 보니.”
루시우스가 원작에서는 먼저 공격해오지 않았나?
해저 괴수들을 이용해 한국을 침공했었다.
최시우가 뼈 빠지게 적들을 막으려고 애를 썼고.
아마 슬슬 올 거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최시우에게 살짝 연락을 해두는 것이 좋겠지.
“네?”
“아니야. 그럼 혹시 레오나에 대한 정보를 더 줄 수 있어?”
“알겠습니다.”
그래. 그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이제 로자리아를 시켜 레오나를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자.
마그라의 얼굴이 볼 만 하겠다.
* * *
유은하의 명령을 받은 로자리아는 리틀케이트를 이용해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레오나의 집 위치까지 알아낸 로자리아는 레오나의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때마침 레오나는 바깥에 나와 있었다.
주인님이 알려준 바로는 저 여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근근이 살아간다는데.
“안녕하세요. 레오나님.”
“어. 누구신지.”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답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저는 백화님에게 선택받은 백화교의 성녀랍니다.”
자신은 이제 그 어떤 종교도 믿지 않는다.
성좌이고 로자리아인 자신이 믿을 건 오로지 유은하. 즉, 주인님 뿐이다.
그러니 백화교의 성녀로서 자신을 소개한다.
“아, 백화교라면.”
“알고 계신가요?”
“네. 최근 한창 유명한 분들 아닌가요?”
그렇지. 알고 있는 것이 정상이다.
주인님께서는 세상을 지배하실 분. 그런 분의 종교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죽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네. 그렇답니다.”
“백화교의 성녀가 이곳까지는 무슨 일로.”
왜 왔는지는 뻔한 거겠지.
너를 세뇌하라고 주인님께서 말하셨다는 것.
로자리아는 속으로 레오나를 비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길을 지나던 중. 이 집안에서 어두운 기운을 받았답니다.”
“어두운 느낌이라니. 제 집안에요?”
가만히 보니 금발의 미인이다.
주인님께서 좋아할 외모가 아닐까?
그렇다면 주인님을 위해 이 여자를 바쳐야 할 것이다.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혹시 가족 중에 큰 병에 걸린 분이라도 계신지요?”
이미 들어서 다 알고 있다.
분명 어머니가 불치병이 있다고 했지.
마기 중독이라고 들었다.
그저 어쩌다 보니 운이 안 좋아 침식지대에서 마기 중독에 걸린 거뿐이지만.
조금 각색할 필요가 있다.
다름 아니라 죄악인 마그라가 레오나와 사귀기 위해서 접점을 만드려고 몰래 레오나의 엄마를 마기에 중독시켰다.
라는 설정으로 만들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아시나요?”
“다 아는 방법이 있지요. 성녀라서요.”
주인님께서 알려주신 것이지만.
아무튼, 이 여자를 세뇌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자신은 성좌이면서 로자리아니까.
주인님의 힘만 있으면 사람을 세뇌하는 건 어렵지 않다.
물론 진심으로 떨어트려야 의미가 깊지만.
“설마 고쳐주실 수 있는 건가요?”
“네. 당연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 까지야.
그 정도야 별로 문제도 아니다.
“다만, 백화님에게 당신의 진심을 보이셔야 합니다.”
“진심이라면.”
그냥 간단한 것이다.
“이제부터 백화님을 믿으셔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도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레오나님께서 간절히 바라셔야 합니다. 백화님을 믿으십니까?”
이렇게 세뇌하는 것이다.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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