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3화 〉 278. 레오의 침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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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석, 레오와의 전투 자체는 거의 막상막하다.
“오빠를 지원하는 편이 나으려나?”
어쨌든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
색욕인 시우랑 원거리 사격 지원 레이나를 붙여주면 레오도 쉽게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내가 갈까?”
“응. 너랑 레이나가 가.”
이 정도라면 비벼볼 만할 것이다.
“서울에 레오의 수하들이 침입했다는데?”
이번엔 레이첼이었다.
수하들이 침입했다라.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그럼 레오가 정말 작정하고 침공해온 건가?”
생각해보니 레오의 군단은 지금껏 그 모습을 비춘 적이 없었다.
“숫자가 수십만은 넘는 것 같아!”
“어디로 쳐들어왔는데?”
설마 한국에 쳐들어왔다는 건가.
“서울에 직접 쳐들어왔어!”
“젠장. 큰일이네.”
설마 이렇게 무지성으로 쳐들어올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하필이면 백화교의 군사력은 점령지에 퍼져있는 상황이고.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지금 당장 힘들다.
그렇다고 다른 죄악의 군대를 데려오기에는 사도와의 싸움으로 꽤 상처가 크고.
즉.
지금 한국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아닌가?
하필이면 만주에 신경 쓰느라 서울을 지킬 헌터 숫자도 부족하고. 백화교 군단도 부족하니 딱 레오에게 노출되기 좋았다.
“좆됐군. 지금 당장 유즈키에게 연락해야겠다. 막부군이라도 끌어와야겠어.”
“막부군을?”
“그래. 지금 송도에 있는 괴인 군단이라고 해봐야 1만도 채 안 돼.”
양성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 마당에 레오가 쳐들어왔다면 얼른 막부군이라도 끌어와야 한다.
유즈키에게 일단 전화를 걸었다.
[“설마 레오가 그쪽에 쳐들어갔습니까?”]
“아 이미 들어서 알고 있나?”
[“그걸 떠나서 지금 이쪽도 죽을 맛이거든요?”]
“무슨 소리야?”
[“레오 그 미친놈이 여기도 자기 수하들을 보냈어요. 게다가 중국의 홍위단까지 연결되어있습니다!”]
그럼 중국과 이어져 있다는 건가?
설마 내가 했던 짓이 본진 불타는데 밖에 깃발 꽂는 미친 짓이었나.
장학채 그 미친놈이 레오와 손을 잡을 줄은 몰랐는데.
“망했네.”
[“아직은 그래도 할 만하니까. 이쪽 일이 정리되면 신선조라도 보내줄게요.”]
“응. 잘 부탁해. 내 사랑.”
나중에 도와준 보답으로 보빨 좀 해주자.
그러고 보니 용용폭탄도 있지 않았나?
용용 폭탄이 지금 레이첼이 맡고 있었지?
나는 레이첼과 히로인들을 불렀다.
“그러고 보니 용용 폭탄이 남아있지 않았나?”
“있기는 한데. 그거 쓰게?”
아무래도 지금 그게 쓸 때가 된 것 같다.
“놈들 잡으려면 어쩔 수 없지. 적당히 작은 거로 레오의 수하들을 잡아 죽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상당히 폭발력이 클 것 같은데.”
크기야 하겠지. 그런데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형편이 아니다.
“일단 저지르고 봐야지.”
“하여간. 내가 조절해볼게.”
아무래도 레오가 그냥 저 머릿수만 믿고 온 것 같지는 않다.
다른 무언가가 있겠지.
“일단 혹시 모르니 나도 가볼게. 레이첼은 마그뉴트랑 함께 용용 폭탄으로 죄악의 수하들 좀 잡아줘.”
“알겠어.”
“나머지 애들은 점령지 단속하면서 레오의 수하들 잡고.”
이것으로 되었고, 그럼 나도 레오를 잡으러가야 하나?
* * *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몸의 레오가 최시우에게 달려들었다.
“고작해야 한국에서 좀 잘 나가는 빌런년 주제에!”
까아앙!
최시우는 그런 레오를 받아치면서 동시에 틈을 벌려 레이나의 화살로 정확히 레오를 격추했다.
콰아앙!
“그러니까. 고작 그런 빌런년에게 처맞는 게 네 운명이라니까?”
“대단하구나. 강하기는 강해.”
유진석은 지원 온 백화교의 간부들의 힘을 높이 평가했다.
설마하니 자신이 고전하던 상대를 이렇게 철저하게 무너뜨릴 줄이야.
“이제 그만하지 그래? 네 주제로는 우리 못 이겨. 심지어 백화교는 지금 전 세계에 간부들 나가 있는 거 들이지도 않았다고.”
최시우는 레오를 쳐다보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레오는 지금 죄악의 권능까지 사용가혹 있으나 최시우와 유진석을 이기지 못했다.
상대가 좋지 못했지.
하필이면 초대 신검 사용자와 2대 신검. 여기에 최시우는 색욕의 권능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이기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백화교가 그렇게 강한가?”
최시우와 함께 싸우고 있는 유진석조차도 놀라서 물었다.
“어 이게 강한 축에 속할지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이놈보다는 강하지 않을까요?”
설마하니 유진석에게 질문받을 줄 몰랐다.
“그렇겠군. 은하는?”
“은하는 지금. 안 그래도 레오 때문에 지휘부에서 병력 분산도 시키면서 레오의 수하들을 쳐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용용 폭탄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피해가 크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게 방법이겠지.
그런데 레오란 놈은 뭐가 그리 웃긴지 호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킥킥킥. 크하하하핫!”
“뭐야. 미쳐버렸나? 왜 이래?”
어이가 없다. 왜 이리 웃는 건가.
“내가 약하다고? 큭큭큭. 어이가 없군.”
지금까지 두들겨 맞은 주제에.
“그럼 약하지. 아니야?”
“미안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음? 호오라.”
레오가 품속에서 기이한 형태의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이상한 파편.
아니, 최근에도 본 듯한 것이다.
“이건 아지다하카의 파편이지. 전에 우연히 손에 넣은 거지만. 너희들도 아지다하카에 대해서는 모르지 않겠지?”
“아지다하카의 파편? 아지다하카가 말해준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알지?”
유진석은 아지다하카의 부활 가능성을 뒀다.
아지다하카는 대격변을 일으킨 재앙 그 자체다.
만일 그렇다면 모두가 나서야 한다.
“그야 죄악 자체가 아지다하카에서 나왔으니 말이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거지.”
“호오. 그렇군. 응? 그런데 자네는 왜 그리 웃나?”
“아하하. 아니에요.”
본체가 유은하라 저 파편 자체는 의미가 없을 텐데. 뭘 믿고 여기까지 왔나 했더니 고작 저것을 믿은 건가.
“적어도 한국 하나 날리는데 어려울 건 없을 것이다!”
“미친놈 아주 죽으려고 작정한 건가?”
유진석은 다급해 보이지만, 이건 절대 질 수가 없는 싸움이다.
생각보다 죄악보다 더 큰 힘을 갖게 되었다.
“대격변이 다시 터지는 거야. 내 알 바 아니고!”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저지른 것인가.”
안 그래도 대규모 괴수군단이 한국에 쳐들어와서 막는 것만 해도 힘든 처진데. 하필이면 이런 물귀신 방식으로 나오다니.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지.
유은하를 부르면 되는 일이다.
* * *
시우에게서 문자가 왔다.
[레오 아지다하카의 파편 가지고 있다는데?]
레오가? 그럼 내가 가야 할까.
레오 그 녀석이 어떻게 그걸 가졌는지는 모르겠네.
그렇다면 유진석이랑 최시우 선에서 끝날 일은 아니다.
즉, 그렇다면 내가 가는 것이 맞겠지. 출발할 때가 되었다.
“레이첼. 지연이 좀 잘 맡아줘.”
내가 옆에 있어 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지.
그렇다면 레이첼이라도 곁에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슨 일 있어?”
“슬슬 이 싸움을 끝낼 때가 되었으니까.”
오. 나 좀 멋진 듯?
지연이가 활약할 일이 없는 것은 좀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레오 네가 잡아야 해?”
“응. 아지다하카의 파편을 가지고 있다나 봐.”
대체 주인인 내가 있는데. 그 파편을 가져서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아무튼 내 파편이 있다는데 내가 가야지 어쩌겠어.
“네 파편?”
“응. 그러니까 가서 밟아줘야지.”
그 파편이 내 거라면 주인이 왔으니 돌려받아야 한다는 소리다.
게다가 레오는 아마 그거 하나만 믿고 있을 텐데.
아마 어이가 없겠지?
“정신머리가 없네. 누구 파편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그러게 말이야.”
“알겠어. 그럼 이쪽은 내가 맡을게.”
그렇기는 한데. 레이첼 혼자서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슬쩍 밖을 봤다.
밖에는. 정확히 말하면 바다 쪽에서 거대한 물량의 괴수들이 덮쳐오고 있었다.
그 숫자는 정말 어마어마해서 무시하기 쉽지 않은 숫자다.
송도의 괴인들이 방벽을 세우고 막고는 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아. 내 파편을 이용했다면 꽤 힘든 전투가 될 수도 있으니까.”
레오는 그동안 모은 힘을 한국에 사용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과 송도.
정말 대규모 군단이 밀려 들어왔다.
전쟁 이상의 규모. 그간 레오가 얼마나 많은 힘을 비축했는지 알만하다.
“걱정하지 마. 저 정도는 나나 마그뉴트도 막으니까.”
“그래. 그러면 좋겠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그럼 이제 가보는 거야?”
“응. 대격변 터지면 큰일이니까.”
지금 상황에서 대격변이 터지는 것은 원작보다 최악의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잘 다녀와.”
“이 싸움이 끝나고 돌아오면.”
“개소리 지껄이지 말고.”
“칫.”
좀 장난 좀 쳐보겠다는데 이거 너무 남편을 대충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거 사망 플래그라고 하지 않아?”
“그래서 그냥 농담 따먹기 해본 거야.”
“아무튼 잘 다녀와.”
나는 케이트를 이용해서 서울 도심까지 날아갔다.
아주 난리가 났다.
한국에서 좀 이름 있는 헌터들도 그렇고. 일반 헌터들도 모두 하나같이 시민들을 피난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을 뒤덮는 괴수들.
그래. 레오가 그간 와신상담 힘을 모으고 있었구나.
그래 봤자다. 결국 저것들은 언젠가 처리될 것들이지.
“호오. 유은하가 아닌가.”
“은하. 네가 여기에 어떻게 온 거야?”
딱 레오랑 유진석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유진석에게 들키면 안 되니 적당히 조절해야지.
괜히 내가 아지다하카 본체라고 말하면 여러모로 곤란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내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거든.
“일단 나도 저놈을 잡아야 할 거 같거든.”
“저놈은 위험하다. 아지다하카의 파편이 있어!”
그러니까 내가 온 거지.
내가 본체라고 해도 이 미친놈이 작정하고 이곳에서 터트리겠다고 하면 곤란하다.
“그러니까 내가 나서야지. 그 미국에 게이트가 하나 있어.”
“게이트라니?”
혹시 모르니 거기로 데려가야지.
지금 이곳에 두면 서울 시민들만 곤란해지니까.
게다가 상황을 보니 레베카를 비롯해서 헌터들이 나설 정도니까 말은 다 한 셈이지.
“여기서 이놈이 대격변을 터트리면 위험해. 그러니 미국과 연결된 게이트에 집어넣을 생각이야.”
적어도 거기 있으면 대격변이 터져도 안심이지.
어차피 살아있는 생명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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