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2화 〉 외전먼 세계의 이방인(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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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뿔 난 올리비아의 맹공이 이어졌다.
“아니, 잠깐. 우리 대화 좀 하자니까?”“대화는 뭔 놈에 대화 시발련아. 너 때문에 마왕이 부활하게 생겼다고!”
심지어 내 일부로 말이다!
그렇게 뒷말을 하는데. 나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저쪽 세계에 대해 뭐 아는 게 있어야지. 하여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가 이 세계로 강제로 오게 한 것이 너무 안 좋았던 것 같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보지를 비빌까?
사과의 뜻으로 미안하다면서 보지를 비비면 좋을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온전히 유은하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운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닐까?”
“이건 시발 뭔 비엔나소시지 두리두리 엮인 것도 아니고. 이번에는 사복검이냐? 우습게 보여도 정도가 있지!”
키리리리링!
저건 궤를 달리하는 강함이다. 일단 진정시켜야 해. 여기서 진정시키지 않는다면 못해도 송도는 끝장난다.
게다가 최소 지연이 급이다. 아니, 어쩌면 지연이보다 더 강할지도 모르지. 당장 근력만으로도 나와 맞서는 것이 가능한데.
그렇다면 여기서는.
“좋아합니다! 올리비아!”
열렬한 사랑의 고백을 하겠습니다. 여러분!
이 정도는 해야 대장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올리비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지만.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정말로 반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니까.
이 보지는 내 보지라고 말할 용기가 있으니 말이지!
“너무 좋아해서 억지로 부른 거예요!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서는 작가 유은하로서 상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 *
일단 올리비아의 폭주를 멈추는 데는 성공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를 보고 어이없어하는 시선을 마주해야만 했지.
그리고 들은 사정은 놀라운 것이었다.
올리비아가 반반 치킨이 되어 하나는 중2병 마왕을 선언했다는 것!
“그럼. 네 인격이 분리되어 하나는 마왕이 되겠다 선언하고 도망갔다고?”
“뭐 쉽게 말하면 그런데. 지금 당장 위험한 건 이쪽 세계겠지. 따지고 보면 나는 저 세상으로 넘어오지 않게 선만 그어두면 그만이니까.”
올리비아는 정 없는 소리를 툭 내뱉는데.
물론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조금 너무한 거 아닐까?
“그럼 결국 이 망할 도마뱀 때문이네?”
지연이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렇게 쳐다보면 매우 부끄러운데. 아주 많이.
“그럼 그 마왕이 있는곳은?”
“아마 힘을 키우려면 마기가 가득한 곳에 있어야 할 테니 이 세상 어딘가에 있겠죠.”
마기가 가득한 곳이라. 그렇다면 북극이나 남극. 또는 대서양, 태평양 쪽인데. 그곳은 아직 정화하지 않았으니까.
아마 예상이 맞다면 그 두 바다의 섬 중 하나에 있을 테고. 남극과 북극은 사람이 있기 힘든 곳인데.
“아니, 그렇게 어림잡아 말한 들.”
레이첼이 무책임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맞아. 그렇게 어림잡아 말한 듯 우리가 어떻게 아냐고.
“여보세요. 저는 이쪽 세상이 처음이란 말입니다. 그년이 어디로 가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아마 마기에 이끌려 어디든 갔겠지.”
그렇게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뭐 그렇다고 해도.
“뭐. 일단 급할 게 있나?”
“무슨 소리야?”
“아니, 그렇잖아. 느긋이 가자고 느긋이. 어차피 힘 키우느라고 한참 걸릴 거 아냐 안 그래?”
이쪽은 좀 느긋해도 된다는 말씀.
“그렇기는 한데요. 당신들 세상만 위험할 텐데?”
“괜찮아. 괜찮아. 이 세계 전부 내가 지배하고 있으니까.”
“호오. 정말 대단하시네요. 후회 안 하십니까?”
후회라니. 아무리 그래도 인류 10억 갈아버린 아지다하카만 할까? 그건 아니거든. 결국 이 세상에서는 내가 짱이다..
“후회할 이유가? 어차피 내가 이긴다니까.”
“뭐 좋아요. 그렇다 칩시다.”
“이쪽 세상에 대해 좀 더 알려줄게.”
내 목표는 올리비아에게 이쪽 세상의 문명이 가진 편함을 직접 깨닫게 하여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까부터 뭔 반말을.”
“싫어? 친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건데.”
“음 됐고. 일단 이 세상에 온 김에 이 세상이 어떻게 되먹었는지. 좀 봐야겠어요.”
“잘 생각했어.”
나는 올리비아에게 이 세상에 대해 알려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대격변 이후의 지구부터 알려주기로 했다. 지금 그녀의 세상과 비슷한 시기는 뭐 문명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의 지구니까.
그런데.
“그냥 역사에 대해 다 알려주세요.”
“인간부터?”
“어디든. 뭐 이 별이 태어난 순간부터라도 괜찮으니까.”
이 별이 태어나는 순간이라니. 설마 지구 자체를 말하는 건가?
지구가 46억 년 역사 아닌가? 그걸 일일이?
“기억할 수 있겠어?”
“당연하지.”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그래도 인류는커녕 지구의 역사를 알겠다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일까.
천재라는 걸까? 천재의 한 종류야? 나라도 그 정도 기억력은 없는데.
“뭐 이런 천재가? 이래서 내가 천재 싫어.”
내가 히죽하면서 내뱉는 말에 올리비아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호오. 그럼 나 돌아갈까?”
좀 장난을 했기로 서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그녀.
정말 내가 장난도 못 친다.
어쩔 수 없지. 지금은 그냥 말을 듣는 게 나을까.
“아니. 아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확 수틀리면 알지?”
“으음. 그런데 올리비아는 귀족 아니야? 그런데 말투가.”
말투가 너무 서민 틱 한데. 아무리 봐도 귀족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쪽이 편하지만, 과연 진짜 올리비아는 어떤 인물일까?
“이쪽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으니까. 게다가 네년이 반말하는데 굳이 나라고 맞춰줄 필요가?”
“아니, 뭐 그럼 됐고. 사정이라니?”
말투 가지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면 사정이라도 들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굳이 말할 것이 아니거든.”
중요한 것인가. 어째 고개를 휙 돌릴 뿐이다.
“에. 너무해. 그러지 말고 좀 알려줘. 응?”
“그건 좀 더 여기 상황과 너희 하는 거 봐서. 애초에 이건 굳이 말할 이유가 없는 거기도 하고.”
“아니면 뭐 귀족 몸에 다른 사람의 영혼이 합쳐지기라도 한 건가?”
내 말에 올리비아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어. 설마 진짜야?”
“비슷한 거니 그만 묻도록. 그 이상 여자에게 묻는 건 실례야.”
“참 자기 편할 때만 그러네.”
“그보다 너 말이 너무 많아. 나는 너 때문에 피곤하다고.”
올리비아는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면서 말했다.
마치 나는 정말 시끄럽다는 듯이!
“마. 말이 너무 많아?”
“이야. 은하 담당 일진이네.”
히로인들마저 내 담당 일진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는 거지.
어쩔 수 없지. 나는 내 히로인들을 배려하는 착한 여자다. 즉, 내 히로인들을 위해 나는 아낌없이 이 지구에 관해 설명해줄 수 있다.
“알았어. 좋아 알려줄게.”
나는 지구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서고를 통해 현존하는 모든 역사서를 꺼내어줬다.
좋아. 어디 한 번 해보자 이거야.
네가 정녕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생각이 있다 이거지!
“잠깐. 언어에 대해서도 알려줘야지.”
“어. 음 일단 이건 한글이라는 건데. 일단. 가르쳐줄게.”
갓종대왕님이 창제하신 갓글을 그 머리에 깨우쳐주마.
지구에 있는 동안 두유라이크 용용이란 단어에 대답할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공부에 빠진 올리비아는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흐음. 대단하구나. 과연.”
“오오. 이제 다 알겠어?”
그걸 설마 바로 다 본 거야?
정말 대단한 여자다. 과연 내 여자가 될 자격이 충분해.
“안다기보다는 우리 세계와 어떤지 비교해보려 한 거지. 안타깝게도 우리 마왕의 역사가 길어서 몇 번 세계가 초기화되었으니까.”
그럼 별이 태어난 이후의 역사가 없겠구나.
어쩔 수 없지.
“호오. 그래서 별이 생긴 이후의 역사에 대해 궁금했던 거구나.”
“뭐 비슷한 거야. 같은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과거가 비슷할지도 모르잖아? 다만 이 공룡이라는 존재가 조금 신기하군.”
올리비아는 공룡 백과사전에 있는 우람하지만 하찮은 앞발을 가진 티라노를 흥미롭게 쳐다본다.
“공룡이?”
“우리 세계는 거의 태초부터 마나라는 것이 존재했으니. 어쩌면 이 공룡이라는 것에 마기가 섞여 마물이 된 걸지도 모르겠어.”
일리가 있네. 확실히 우리도 공룡이 살았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다만 마나로 인해 올리비아 세상은 인간이 함께 진화해온 것이고, 마물화 시작한 공룡들은 지능이 높은 인간에 밀렸다던가.
“말만 들어보면 그럴듯하기는 하네.”
“과연 좋은 걸 알아가는군.”
“그나저나 건축 양식 같은 건 어때?”
판타지 세계와는 조금 많이 다를 거 같은데 말이야.
예를 들면 철근콘크리트 방식이라던가.
아마 판타지 쪽은 달리 마법으로 할 것 같은데.
“확실히 특이하군. 우리는 건축에도 마석이 많이 사용되니까. 철골과 석재. 그 외 다양한 것들만 봐도 이 세계가 마법과 마석없이 버텨온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여겨져.”
“우리 세계 무시하는 중?”
이거 서러워서 살겠나?
“그런 뜻이 아니야. 오히려 우리 세계는 마법 때문에 크게 발전하지 못한 건지도 모르겠어. 이건 좀 아쉽겠군.”
“그건 아닐걸? 너희 세계는 마왕과의 전쟁 때문에 몇 번 초기화되었다고 했잖아.”
아마 그 때문일지도 모르지.
전쟁이 세계를 발전시킨다지만, 그 상대가 같은 인간일 경우. 또는 머릿수가 받쳐줘야 한다. 인재도 나오지 않을 만큼 적은 인구수에서 세계가 얼마나 발전할까.
“그렇지.”
“당장 아르메리아가 조선 시대까지 보다 훨씬 잘살고 있을걸? 당대 유럽에 있던 나라들도 제국과 비교하면 좀 떨어질 거야. 뭐 마법이 있다는 점에서 아마 유럽은 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고 봐.”
개인적으로 그 아르메리아 제국이란 나라는 상당히 발전된 형태라고 생각한다. 당장 올리비아 복장만 봐도 이쪽 제복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뭐 됐고. 그럼 나는 좀 쉬지. 어디서 쉬어?”
“밥을 먹으러 안가?”
“어. 음. 딱히 배고프지는 않은데.”
에이 그래도 아니지. 한국에 왔으면 뭐라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지구에 온 의미가 없어지는데.
나는 살짝 그녀에게 매달렸다.
가슴을 부비부비하면서.
“얼씨구? 암캐 짓 하고 있네.”
“나 저런 거 안 당해 봤는데.”
지연이와 레이첼이 질투하고 있다.
후후. 걱정하지 마시라. 나중에 너희들에게도 충분히 해줄 것이니! 이 몸이 바로 누구인가. 용용이다.
올리비아를 공략하면서 히로인들에게 질투를 심었다가 나중에 사랑을 나누기 위한 빌드업을 하려는 것.
“먹자니까?”
“알았으니까. 가슴 밀어붙이지 마라!”
응? 이거 반응이 수상한데?
반응이 뭐 여자경험 처음하는 총각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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