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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307화 (307/331)

〈 307화 〉 외전­먼 세계의 이방인(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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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2병 마왕 올리비아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

그거 아주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어디로 이동시키려고? 힘 강하면 어디든 위험하지 않아?”

“내 세계로 가면 되지.”

최시우의 물음에 올리비아는 간단하게 답했다.

응? 내 세계? 그럼 돌아가겠다는 건가?

“어? 잠깐. 그러면 돌아가겠다는 거야?”

“전에도 마계에서 마왕을 잡아서. 마계로 데려가서 거기서 끝내면 그만이야. 아마 마계도 박살이 날 테고 어쨌든 이익이지.”

아, 그렇겠네. 마계에서 싸운다면 사천왕의 세력도 밟을 수 있겠구나. 역시 내 새로운 히로인은 생각하는 것도 어떻게 이리 전략적일까.

아니야. 잠깐. 그렇게 되면 결국 이 세계에서 떠난다는 거잖아?

어쨌든 무슨 이유든 결국 떠나겠다는 건데.

“결국 이 세계에서 떠나겠다는 거 아니야?”

“그렇게 되겠지?”

그건 절대 안 되지.

“그건 안 된다니까?”

“시발 내 세계로 데려가 끝내겠다니까 그것으로 또 뭐가 문젠데?”

그래. 그렇게만 하면 지구에 아무런 영향이 가지 않겠지. 그렇지만 그 방법은 결정적인 허점이 있다는 말이다.

그건 바로.

“나는 네 보지를 따 먹기로 했어!”

“이건 진짜 미친년인가. 그게 급해?”

어이가 없다는 듯 올리비아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러니까 그 마왕은 여기서 이 세상에서 잡을 거다.”

“아니, 너희 세계에 피해도 안 주고 딱 좋을 텐데. 왜 그래? 아무리 레즈에 미친년이라고 해도 그렇지 좀 심각하다 생각하지 않아?”

그렇겠지. 그래도 이건 단순히 보지를 비비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세계에서 내가 히로인으로 정한 여자를 그런 식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

이렇게 헤어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 뻔히 아는데 말이야.

최소한 호감도는 팍팍 올려두고 다시 서로 오갈 수 있는 포탈 정도는 만들어둬야 보빔을 강제하지 않을 수 있다.

“그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너 같은 여자를 어떻게 놓쳐?”

“야. 너 그거 그냥 예쁜 여자들 다 따먹겠다는 집착이야.”

그래. 집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이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솔직히 너라면 너 같은 여자를 그냥 두겠냐?”

“아니. 여자가 보통은 그러지 못하지.”

나를 보통 여자로 취급하다니. 이거 정말 안 되겠네. 아무래도 보빔의 즐거움을 맛봐야 정신을 좀 차릴까?

“나는 가능하다니까?”

“그래. 그렇다치자. 그래서 무슨 방법이 있다는 건데? 네가 이렇게 억지를 부린다고 해서 다른 세계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있는뎅.”

그런 세계가 없기는 왜 없어? 이래 보여도 용용이는 관리하는 세계가 있다는 말씀이야.

예전의 내가 박살을 낸 세계.

그리고 파편을 흡수한 세계.

“뭐?”

“내가 운영하는 다른 세계가 있어. 정확히는 버려진 곳이긴 하지만.”

“하. 그래. 다른 세계. 뭐?”

“버려진 세계가 있다니까? 거기로 옮기면 된다고.”

내 말에 올리비아는 턱을 짚고 뭔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너 대체 뭐하는 여자야?”

굉장히 찝찝한 얼굴로 물었다.

오호. 아무리 올리비아라도 이 정도는 못할까?

“공간 이동 기술은 너도 있잖아?”

“아니, 버려진 세계라니. 뭔 그게 세계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응? 만들 줄 알아?”

올리비아는 세계도 창조할 수 있을까?

그럼 신 이상의 힘을 가졌다는 뜻인데. 어째 올리비아의 얼굴 상태가 썩 좋지 못한 것 같다.

역시 이럴 때는 전력의 보빔으로 한껏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글쎄다?”

“후후후. 아무튼 나는 그렇단 말씀!”

“그래. 그렇다면 그곳으로 옮겨도 나쁘지 않겠네.”

오 올리비아가 내 의견에 따라줬다.

“마계로 옮기지 않아도 돼?”

“마계는 다른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야. 마왕을 데려가지 않아도 혼자서 털어버리는 건 언제든 가능해.”

역시 올리비아. 내 마음에 쏙 드는 여자답다.

그럼 이제 더 늦기 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 *

여기는 북극. 지구의 북쪽에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 대륙.

여기는 엄청 춥다.

“춥기는 춥네.”

올리비아도 춥단다.

“너희 세상은 이런 곳 없어?”

판타지 세계라면 설인 같은 것이 사는 곳이 있을 것 같은데.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얼음의 나라 같은 곳이라던가.

판타지 세계 출신이면 궁금할 수밖에 없거든.

“없지는 않아. 다만 사람이 살고 있고 여기처럼 북쪽 끝에 있는 건 아니야.”

오. 재밌겠다. 한번 가보고 싶네.

나중에 한 번 내 쪽에서 가보는 건 어떨까?

“미친 거 아니야? 거기가 어디라고 와?”

“아니, 나 미쳤다는 소리만 너무 많이 들었는데?”

원래 다 그런 거지 뭘.

“원래 인생이란 게 그래. 받아들여.”

“그래. 받아들이면 편하겠지. 받아들이면 말이야. 그러니까 보지 대줘.”

욕읊 마음껏 들어줄 테니 보지를 비벼달라!

“내 몸은 소중하다.”

“후후훗. 어차피 본래 자기 몸도 아니었던 주제에! 좀 대주는 게 어때서?”

“정확히 말하면 반은 올리비아고 반은 노아였던 것 뿐이야. 노아가 죽었으니 나는 올리비아가 맞아.”

“그런 식으로 넘기려 해도 보지가 자지로 바뀌지 않아!”

보지를 달고 있는 사람이라면. 암컷이라면 누구든 나에게 대줘야 한다. 그것이 법칙이고 신인 나의 권리다.

작가의 권능을 가진 나한테?

“나 지금 너희 세계 회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거 맞냐?”

올리비아가 무척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음. 우리 올리비아가 나와의 회화 방법을 전혀 모르는구나.

그야 그렇겠지. 어쨌든 내가 원하는 건 보지니까.

“어. 그건 유은하가 이상한 것뿐이니까. 응. 너는 아무 잘못 없어.”

히로인들까지 나를 무시한다.

용용이가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을까.

암컷이 레즈인게 뭐가 그리 나쁠까?

“죽을래? 메테오 북극에 떨어지면 알지?”

“아니. 왜 또 협박해.”

“처신 잘하라고?”

갈수록 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러다 비비는 것은커녕 만져보는 것도 못할 것 같다.

그렇다면 보지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로 했다.

작가 유은하의 모드가 되면 감히 뭐라고 할까?

“후후후. 너무 그러지 마세요.”

“으엑 또 이상한 짓한다.”

올리비아가 징그럽다는 듯 치를 떨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언젠가 비비는 날이 오면 반드시 격하게 비벼주리라.

“하여간 보지 하나 먹기 위해 온갖 보빨을 아끼지 않네.”

히로인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아니. 어쩔 수 없다니까. 나 올리비아에게 진. 심이라고.

올리비아에 대한 진심이 이 정돈데 어쩔 수 없잖아?

쿠르르르르르르

그때였다. 저 멀리 보이는 어둡고 탁한 마기!

그 마기의 중심에 어떤 여체가 보였다.

검은색의 올리비아. 쿠키앤 크림이라면 쿠키 올리비아가 떡하니 공중에 있다!

그렇다. 이건 쿠키 앤크림으로 먹으라는 계시가 아닐까!

누구의 계시? 바로 용용이의 계시다!

“일단 저거 같은데?”

“그러게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그래. 그래. 한수지가 가리킨 방향에는 무척 꼴리는 존재가 있었다.

검은색의 슈트를 걸친 금발의 올리비아가. 이쪽을 보면서 매혹적으로 웃고 있다.

후후후. 쿠키 올리비아. 반드시 따 먹고 말겠다.

“존나 섹시하게 생겼는데.”

“아니. 저걸 보고 꼴린다고 해도 비비면 안 된다고.”

검은색의 올리비아. 검은 슈트를 입은 금발의 여성.

백발인 올리비아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꿀꺽.

뭔가 기분 이거 너무 좋은데. 쿠키앤 크림을 양쪽에서 먹을 수 있다니!

­흥. 그만 좀 만져라.

­좋으면서 튕기기는. 봐봐 여기는 솔직한데?‘

­그쪽 말고 이쪽을 만져. 쟤는 솔직하지 못하거든. 나는 언제나 프리야.

­흐흐흐. 그럼.

­앗 됐어! 나를 만져!

오오오. 그래. 그거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여기서 내가 흑의 올리비아를 반드시 가져야 할 이유가 생겼다.

상상만 해도 벌써 아래가 젖어오는데 이거 더 말해 뭐해?

이건 반드시 따 먹어야 한다 이 말씀이다.

그러니 나는 당당하게 선언할 것이다.

나는 흑의 올리비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흑의 올리비아. 너는 내 거야!”

“또 시작이야?”

흑의 올리비아는 내 발언에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올리비아랑 하는 짓이 똑같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마음껏 가지고 놀아줄 수밖에!

그런데. 흑의 올리비아의 눈이 일반 올리비아에게 향하고 있다.

“그래. 그런 거군.”

일반 올리비아는 그 시선에 뭔가 느낀 듯 대답했다.

뭐야. 왜 나 말고 너희만 아는 거야?

이 용용이를 두고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다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나를 무시하는 처사라구요.

“저 올리비아? 서로 무슨 텔레파시라도 주고받으시나요?”

“저년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알겠어.”

“뭔데요?”

같은 올리비아끼리 뭔가 통하는 게 있던 건가?

“애초에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내가 이곳에 오기를.”

어 대충 예상은 했지만 말이야. 이거 뭔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느낌이다. 정말이면 딱 애니 같은 느낌 아닐까?

“이곳에서? 어째서?”

“나와 마지막을 대화하고 싶었을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서로 누가 주인인지 가리자는 거구나.”

그렇다는 것은 이건 내가 둘 중 하나를 정해야 한다는 소리일까?

이거 참 고민이 많아지는데. 아무리 나라고 해도 둘 다 가질 수는 없다는 이야기잖아. 그건 안 될 말이다.

나는 둘 다 다 가지고 싶어.

그렇다는 건 방법은 하나뿐이다.

“자. 흑의 올리비아! 덤벼라! 내가 바로 지구의 정복자 용용이다!”

그건 바로 내가 상대하는 것이지.

앞으로는 내가 상대해야 하니. 올리비아와 협력은 필수다.

“야. 무슨 소리야? 여기서는 그냥 나와 저 녀석을.”

“시끄러워.”

이동시키라는 그런 쓸데없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다.

그건 들어줄 수 없는 개소리야.

나는 그렇게 매몰찬 여자가 아니란 말이지.

“뭐? 야. 지금 장난칠 때가.”

“일단 흑챙이가 이곳에 있을 때부터 이미 이 일은 우리의 일이기도 해. 너도 그랬잖아? 나 때문에 흑챙이가 태어난 거라고.”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의 일이다.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진지하게 1대1로 싸우겠다? 이건 봐줄 수 없는 처사다.

“그래서. 네가 도와주겠다고?”

“맞아. 나는 딱 느낌이 왔거든. 저 녀석을 상대하는 건 너 혼자 힘들 거야. 안 그래?”

“아니. 그건. 모르는 일이지.”

모르는 일이고 나발이고. 사람은 쉬운 길을 가야 한다.

고난의 길을 사서 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마조 새끼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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