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 소프트 3 >
프리드먼 박사의 강의가 끝나자마자 구내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버드 대학 최고의 절세미녀인 안젤리나를 관음하기 위함이었다.
예상대로 그녀는 노천 테이블에서 커피를 음미하며 소설책을 탐독하고 있었다.
안젤리나는 섹시한 핫팬츠와 헐렁한 나시티를 걸치고 있었다.
곧게 빠진 육감적인 각선미와 풍만한 젖가슴이 내 두눈을 아리도록 파고들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비너스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얼굴의 소유자였다.
그린 듯한 아미와 고운 이목구비, 앵두같은 입술.
한국에 정연희가 있다면 미국에는 안젤리나가 있었다.
그녀에게 여러차례 대쉬한 경험이 있었다.
물론 그때마다 그녀는 나를 돌보듯하며 전번을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 마지막으로 안젤리나에게 다시 한번 대쉬할 생각이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심호흡을 길게 내쉰 후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안녕. 안젤리나."
그녀가 책에서 시선을 떼며 나를 쳐다봤다.
"하이."
의례적인 언사를 내뱉은 안젤리나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솔직히 말할게. 너랑 데이트를 하고 싶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뜻 밖의 말이 흘러나왔다.
"내가 그렇게 좋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그전에는 나에게 아무런 관심 조차 드러내지 않았던 그녀가 드디어 반응을 드러내 보였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자 안젤리나가 책을 덮으며 맞은편 자리를 손짓했다.
"일단 앉아서 대화나 해보자."
"오케이. 고맙다. 헤헤..."
내 입에서 바보같은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때, 안젤리나의 입에서 적나라한 언사가 쏟아져나왔다.
"나를 갖고 싶니?"
그녀는 도발적인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서구여성들의 특징이었다.
이럴 때는 남자답게 솔직히 답해야한다.
"당연한걸 뭐하러 물어."
그러자 그녀가 고혹적인 눈웃음을 내비치며 입을 열었다.
"너는 동양남자 답지않게 자신감이 넘치는거 같아."
"일반적인 동양남자랑 나를 비교하지마라."
그녀의 얼굴에 화사한 미소가 그려졌다.
쌀이 익어 밥이 되려는 순간이었다.
"케임브리지 시내에 쓸만한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에서 저녁이나 같이 할래?"
그러자 그녀가 환한 미소를 드러내며 내 폰에 자신의 전번을 입력했다.
그날밤.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후딱 해치우자마자 안젤리나를 내 아파트로 데리고 왔다.
우리는 포도주로 입가심을 한 뒤 진한 프렌치키스를 음미했다.
그러기를 얼마후 본격적인 사랑놀음에 몰두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거의 날마다 뜨거운 사랑을 불살랐다.
***
안젤리나와 학교 벤치에서 뜨거운 프렌치키스를 즐길 무렵, 우리를 지켜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느꼈다.
그녀의 앵두같은 입술에서 입을 뗀 뒤 주위를 둘러보자 부러움 그득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는 김명우가 보였다.
녀석은 경외심과 질투심이 복합된 표정을 지으며 한국어로 나를 향해 뭐라뭐라 중얼거렸다. 그러자 안젤리나가 궁금해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쟤가 뭐라고 하는거야?"
"덜 떨어진 놈이니까 신경쓰지마라. 그럼 강의 끝나면 내 아파트로 넘어와."
"그럴게. 허니. 쪽...!"
안젤리나는 내 입술에 진한 키스를 남긴 뒤 서양사학 강의실이 있는 북쪽 캠퍼스로 조신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명우는 그녀의 터질 듯한 애플힙을 홀린 듯이 감상한 뒤 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와! 시발. 놀랄 노자구만. 천하의 범생이가 저런 쭉쭉빵빵한 백마를 차지하다니. 낄낄..."
"임마.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라. 재수없게 비아냥 대지말고."
"자식아. 지금 좆나게 부러워하는거 안보이냐. 형 말투가 원래 이런걸 어쩌라는거야!"
녀석은 볼멘소리를 토해내며 내 옆자리에 털석 주저앉았다.
"비결이 뭐냐? 어떻게 꼬신거야?"
"그냥 들이댔지. '너랑 데이트 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좋다고 하더라. 후후...!"
"시팔. 골때리네."
"그래서 임마. 옛 성현들이 그런 말씀을 하셨잖아. '미녀는 용감한 남자가 차지한다'라고."
"그래도 그렇지. 쟤는 우리 학교 최고 미녀잖아! 와...!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 너처럼 별볼일 없는 와꾸를 가진 놈이 어떻게 쟤를 꼬신거지? 당최 이해가 안된다고!"
녀석은 했던 말을 앵무새 처럼 무한반복하며 부러움과 질시가 그득한 언사를 쉴새없이 토해냈다.
***
안젤리나는 천향국색이란 단어가 잘어울리는 초미녀였다.
그런 탓인지 아무리 싸구려 옷을 입어도 그 옷이 명품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쭉쭉빵빵한 몸매와 그림 처럼 어여쁜 얼굴을 타고난 탓이었다.
안젤리나를 대동한 채 뉴욕 브로드웨이를 내방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뮤지컬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뮤지켤 공연을 관람한 뒤 인근의 시어스로벅 백화점으로 넘어갔다.
시어스로벅 백화점은 전세계 최고의 명품들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백화점이었다.
우리는 7층에 위치한 쥬얼리 샾으로 올라갔다.
싯가 2억원 상당의 다이아 목걸이를 안젤리나의 뽀얀 목덜미에 걸어주자 그녀가 고혹적인 눈웃음을 드러내며 내 품에 포근히 안겨들었다.
"고마워. 자기야. 그렇지만 너무 비싼거 같아서 좀 그래."
"부담갖지마라. 내가 사주고 싶어서 그런거니까."
"정말?"
"그래. 바보야. 하하..."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인근의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
강의를 파하자마자 안젤리나가 있는 중앙 도서관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녀는 기말시험을 앞둔 탓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했다.
안젤리나 곁에 다가가자 그녀가 검지 손가락으로 입을 막으며 조용하란 제스츄어를 취했다.
메모지에 내 의중을 적어서 건네자 안젤리나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뒤로 한 채 아파트를 향해 보무도 당당히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날밤.
아파트에서 안젤리나와 짜릿한 정사를 탐닉한 뒤 사랑의 밀어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을까, 그녀의 입에서 그럴듯한 제안이 흘러나왔다.
"기말 시험이 끝나면 아스펜에 있는 별장으로 놀러 갈래? 겸사겸사 스키도 즐기고."
콜로라도 아스펜은 미국 최고의 겨울 휴양지였다.
로키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그림같은 스키장이 지천에 널린 동네였다.
"그냥 리조트로 가면 안될까? 너희집 별장은 좀 부담되는데."
"걱정하지마. 우리집 식구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니까."
"너희 부모님들도 오는거냐?"
"응. 워싱턴 정기 회기가 이번에 끝나서, 아빠도 별장에서 한달 정도 쉬실 예정이야."
"워싱턴 정기 회기가 대체 무슨 말이냐?"
그러자 그녀가 조곤조곤한 어조로 대답했다.
"우리 아빠는 민주당 소속의 상원의원이셔."
상원의원은 주지사와 맞먹는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안젤리나는 범상치 않은 집안의 딸내미였다.
그런 사실을 알게되자 그녀가 더욱 좋아졌다.
미모와 스펙, 집안을 두루 겸비한 탓이다.
결국 그녀 집안의 별장에서 체류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기회에 안젤리나의 부친에게 눈도장을 받고 싶었다.
일주일 후, 콜라라도 아스펜
안젤리나가 산중턱에 있는 별장으로 나를 이끌었다.
별장은 두채의 건물로 이루어졌다.
본관은 호스트 룸이었고, 별관은 게스트 룸이었다.
안젤리나와 함께 본관으로 들어가자 중년 부부가 우리를 맞이했다.
그녀의 부모님이었다.
안젤리나의 부친은 차가운 얼굴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 뒤 의례적인 인삿말을 건넸다.
"자네가 안젤리나의 남자친군가?"
"그렇습니다."
그러자 그가 악수를 청하며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존 에드워드일세."
그와 악수를 교환한 뒤 옆에 서 있는 아름다운 부인에게 다시 한번 나를 소개했다.
"안젤리나의 남친인 이태수라고 합니다."
"저는 줄리안느에요."
안젤리나는 자기 엄마를 많이 닮았다.
그 정도로 줄리안느도 대단한 미녀였다.
"안젤리나한테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듣던 대로 체격이 좋으시네요."
그녀는 그리 말하며 내 탄탄한 근육질의 바디를 홀린 듯이 쳐다봤다.
그때, 안젤리나가 내 팔을 잡아끌며 부모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태수랑 스키 좀 타고 올테니까, 이따 봐."
"눈이 많이 내렸으니까 조심히 타거라."
에드워드는 그리 말하며 나를 향해 탐탁치않은 시선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내가 마음에 안드는 눈치였다.
안젤리나는 나를 별관 건물로 데리고 갔다.
건물 안에는 스키 용품이 한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녀는 큼지막한 스노보드 두개를 손에 든 채 나를 빤히 쳐다봤다.
"둘 중에서 뭐가 마음에 드니?"
그녀에게 솔직히 말했다.
"미안하지만 스노우보드를 타본 적이 없어."
그러자 안젤리니가 별일 아니라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1시간만 배우면 누구나 탈수 있다고. 그러니까 자기는 아무런 걱정을 하지마. 내가 다 알아서 해줄테니까. 호호..."
"알았다. 그럼 너만 믿는다. 하하..."
우리는 곧바로 산정상에 있는 스키장으로 사이좋게 올라갔다.
그녀 말대로 스노우보드는 무척 쉬웠다.
1시간 정도 연습하자 스노우보드가 어느 정도 몸에 익었다.
우리는 그날, 스키장에서 살다시피하며 스노우보드 삼매경에 흠뻑 빠져들었다.
며칠 후.
스노우보드를 만끽한 뒤 그녀의 부모님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식사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다.
안젤리나의 부친이 나를 싫어하는 내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탓이었다.
찜찜한 기분을 뒤로 한 채 안젤리나와 별관 건물로 들어갔다.
우리는 2층에 있는 침실에서 뜨거운 잠자리를 즐겼다.
그녀의 풍요로운 여체는 나에게 포근한 안식처를 제공했다.
언제나처럼.
다음날 아침.
별관 건물 뒤편에서 흡연을 즐길 무렵 안젤리나의 부친이 내곁으로 다가왔다.
에드워드는 냉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내 딸과 헤어지게."
내가 심하게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너무 말이 심했다.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그의 입에서 노골적인 망언이 쏟아져나왔다.
"솔직히 말하지. 나는 아시안을 좋아하지 않네. 그러니 내 딸의 몸에 아시안의 유전자를 절대 남기지말게!"
"인종차별주의를 대놓고 조장하시는 발언이군요."
"마음대로 생각하게. 그러니 오늘 이후로 내 딸을 절대 만나지마라!"
기분이 더러웠다.
미국의 잘나가는 정치인은 인종차별주의자였다.
더구나 그는 내가 좋아하는 안젤리나의 부친이었다.
결국 그길로 아스펜 공항으로 발길로 돌렸다.
안젤리나를 좋아했지만 이런 푸대접을 받으며 그녀 곁에 머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학교 주차장에 벤츠를 파킹할 무렵 안젤리나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미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빠 때문에 화가 많이 났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경영학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안젤리나가 내 뒤를 쫒으며 거듭 사과의 변을 쏟아냈다.
"미안해. 아빠 대신 내가 사과할게. 그러니까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될까?"
"너를 좋아하지만, 니 아빠라는 거대한 벽 때문에 너에게 다가서기가 쉽지 않아. 더구나 그는 면전에서 나를 대놓고 모욕했어. 니 아빠는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야."
그녀가 울듯한 얼굴로 내 앞을 막아섰다.
"그럼 이대로 끝내자는거야!"
"미안하지만 그러는게 좋을거 같다. 앞으로 보지말자."
그 말을 끝으로 강의실로 도망치듯 발걸음을 옮겼다.
그날밤.
명우의 집에서 밤늦도록 술을 함께하며 아스펜 별장에서 겪은 일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자 녀석이 분한 얼굴로 격한 어조를 내뱉었다.
"양놈 새끼들은 하나같이 백인우월주의에 찌들었다니까!"
명우가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그럼 안젤리나랑 쫑낸거냐?"
"그러니까 더 이상 신경쓰지말고 술이나 쳐마시자고!"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잘난 자식아!"
"부어라! 마셔라!"
내가 선창하자 명우가 후렴구를 내뱉으며 흥을 둗궜다.
"술술 술이 들어간다! 하하하...."
우리들은 동녁에 해가 떠오를 때까지 두주불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 마이크로 소프트 3 > 끝
ⓒ 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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